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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필터에 가려진 인플루언서의 민낯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44호] 2022년 04월 01일 (금) 김효선 ssun_0317@naver.com

김효선 미래의창 과장

   
 

<인플루언서>
볼프강 M. 슈미트·올레 니모엔 지음 |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1만6천원
오전 8시, 모두가 출근 준비로 바쁜 이 시각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공복에 체중계에 올라가고 웬만한 카페 못지않은 브런치를 뚝딱 차려내고 카메라 앞에서 메이크업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자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콘텐츠로 만든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조차 그 모습을 사진 찍어 올린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일상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얻으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인플루언서는 존재 자체가 살아 있는 광고판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를 흔히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일에서 칼럼니스트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들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 해도 모두가 인플루언서는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이들 모두를 인플루언서라고 한다면 특별히 인플루언서라는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2007년 무렵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인플루언서는 ‘자신만의 콘셉트로 각종 상품을 홍보하는 콘텐츠(사진, 동영상, 텍스트 등)를 만들어내는 SNS 스타’를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의 최고 권력자
광고가 시장에 등장한 이래 소비자는 원하든 원치 않든 광고를 봐야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난사하는 광고가 위기를 맞고 있다. 텔레비전(TV) 광고와 달리 온라인 광고는 애드블록 기능으로 건너뛰기가 가능해졌다. 이에 비해 인플루언서의 광고에는 애드블록 기능을 적용할 수 없다. 콘텐츠에 광고가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팔로어들은 제품으로 완전무장한 인플루언서의 일상을 되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엿본다. 그들에게 인플루언서의 광고는 중간에 난데없이 끼어든 훼방꾼이 아니라, 보고 싶고 즐기고 싶은 하나의 콘텐츠다.
언뜻 보기에는 기존 광고 기법을 사용하는 듯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같은 증언 광고라고 해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다. 연예인이 제품을 광고해도 실제로 쓰는지 안 쓰는지 대중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는 실제 일상 속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긴다. 식사 전에 이너뷰티 제품을 먹고, 잠들기 전에 팩을 하며, 제품과 자신을 어떻게든 연관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광고계의 새로운 꽃이 됐다.

친절하고 다정한 우리의 이웃
그러다보니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한 인플루언서를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은 ‘돈벌이’다. 그들의 시작은 돈벌이가 아니었다. 여기서 인플루언서의 진화 과정을 2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1단계는 순수한 목적으로 영상을 올리다가 수천~수만 팬을 거느리게 된 온라인 스타들의 등장이다. 2단계는 이후 그들에게 팬덤이 생기고 협찬이 들어오면서 일상에서 이런저런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콘텐츠로 만드는 인플루언서로 진화하는 것이다.
1단계를 거쳐 2단계로 온 이들은 돈벌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지만, 수많은 팔로어를 호령하며 2단계로 바로 진입한 이들은 손가락에 불이 나도록 계산기를 두드린다. 알맹이 있는 콘텐츠와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자기 자신, 일상, 외모, 소비 따위로 콘텐츠의 폭을 제한한다.
팔로어에게는 이런 모습을 철저히 숨긴다. 소비자가 단순 제품 광고인지 실제 사용 후기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팔로어에게 위화감이나 거리감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 예전 스타들은 팬에게 그야말로 ‘별’이었다. 이에 비해 인플루언서는 팬이 자신을 대등하게 느끼도록 한다.
인플루언서에게 팔로어는 ‘친구’다. 친구에게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물어보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쓰는 제품이라며 광고 계약한 제품을 추천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는 마무리 멘트와 함께. 인플루언서가 팔로어에게 말하는 선택의 자유는 광고주의 이익에 맞게 재단된 자유, 플랫폼이 설정해놓은 알고리즘 안에서의 자유일 뿐이다.
인플루언서도 결국 자본주의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광고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다. 자본주의의 논리와 알고리즘 속에 발버둥 치는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목격함으로써 그들에게 열광하는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인플루언서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통찰을 얻기 바란다.

   
 

재난 인류
송병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만2천원
1755년 포르투갈 리스본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참히 무너지고 쓰나미가 몰려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몽주의자들은 실질적인 원인과 대책을 찾으려 논쟁했는데, 이는 지적 혁명의 전환점을 가져왔다.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 폭발부터 코로나19까지 인류가 재난을 극복하며 어떻게 역사적 변화를 끌어냈는지 살핀다.






   
 

수소경제
이민환·윤용진·이원영 지음 | 맥스미디어 | 2만원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신진교수상을 받은 이민환 캘리포니아주립대(머세드) 기계공학과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수소 분야 석학들은 이 책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적극적인 수소정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연장선에서 세계 각국의 수소정책 방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 수소경제의 규모와 전망, 문제점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익이란 무엇인가?
헤르만 지몬·유필화 지음 | 쌤앤파커스 | 2만2천원
국내외에서 ‘유니콘’으로 추앙받는 기업들은 이익이 전혀 나지 않는데도 투자금이 쏟아진다. 스톡옵션 블록딜 ‘먹튀’ 논란에서 보듯, 잘못된 인센티브 제도 때문에 임원들은 회사의 이익을 외면하고 영업사원들은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는다. 두 저자는 현실에서 가장 간과되는 경영의 제1원칙이 ‘이익’이라며, 이를 망각하면 결국 좀비기업으로 전락한다고 경고한다.





 

   
 

리더의 질문법
에드거 샤인·피터 샤인 지음 | 노승영 옮김 | 심심 | 1만6800원
최고의 리더십은 지시가 아닌 ‘겸손한 질문’에서 나온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겸손’은 겸손한 성격이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임무를 완수하려면 ‘서로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의 발언을 끌어내고, 모르는 것을 묻고,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는 기술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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