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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어 자동차로
[COVER STORY] 세계 반도체칩 전쟁- ② 확산
[143호] 2022년 03월 01일 (화)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弛 자이사오후이 翟少煇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12월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오포가 자체 개발한 첫 반도체칩 마리아나X를 공개했다. 오포는 이 칩의 사양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가장 강력한 이미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포 누리집

반도체칩 개발의 중요성은 자명하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가운데서는 오포(OPPO)가 가장 적극적이다. 2020년 2월 오포는 회사 내부적으로 반도체칩 개발 사업인 ‘마리아나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태평양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의 이름을 가져와 반도체칩 개발의 어려움을 상징했다. 오포는 2020년부터 대대적으로 인력을 영입해 개발조직을 구성했다. 특히 중국 반도체칩 제조사 UNISOC(紫光展銳)의 직원을 많이 영입했다. 반도체칩 분야 투자자는 “오포가 반도체칩 제조를 위해 수십억위안을 투자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2021년 12월14일 오포는 자체 개발한 첫 반도체칩인 신경망처리장치(NPU) 마리아나X를 공개했다. 2022년 1분기에 고급형 스마트폰 파인드엑스(FindX)에 탑재할 계획이다. 천밍융 오포 창업자는 “과학기술 기업에 기본적인 핵심 기술이 없으면 미래가 없고, 핵심 기술이 없는 플래그십(주력 제품)은 공중누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야심 찬 오포
퀄컴에서 근무했던 장보 오포 반도체담당 사장은 오포가 NPU를 개발하는 이유를 “시중의 범용 NPU가 이미지 수준의 인공지능(AI) 처리만 할 수 있을 뿐 연산처리 능력과 전력 효율은 동영상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범용 NPU 하나로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기 어렵다. 단말기 제조사인 오포는 사용자의 불만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오포의 야심은 NPU에 그치지 않는다. 오포의 반도체칩 개발 계획을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포의 목표는 CPU와 GPU 등 시스템반도체 수준의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는 것이다. 오포는 1천 명 규모의 개발팀을 구성했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채택하고 개발한 제품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이다.
“오포가 새롭게 구성한 반도체칩 개발팀의 핵심 구성원이 미디어텍과 UNISOC 등 모바일 프로세서 제조사 출신이라서 선진 공정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오포가 아직 지식재산권(IP)을 완벽하게 확보하지 못했고 개발 경험이 미숙하다.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용 반도체를 선택해 ‘단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다른 회사의 기술을 조합하고 위탁생산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샤오미도 조용히 분발하고 있다. 2021년 12월7일 설립한 상하이쉬안제(上海玄戒)기술유한공사는 등록 자본금이 15억위안(약 2828억원)이고, 집적회로 설계와 반도체 제품 판매가 주요 사업 분야다. 법정 대표가 정쉐중 샤오미 휴대전화담당 사장이다. 샤오미가 반도체칩 개발을 위해 설립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2014년 베이징샤오미쑹궈(北京小米松果)전자유한공사를 설립하고 모바일 SoC를 개발했다. 2017년 첫 모바일 SoC 펑파이(澎湃)S1을 발표하고 보급형 스마트폰 ‘미5C’에 탑재했다. 이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샤오미와 가까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펑파이S1 개발 계획을 결정할 때 주류 공정이 28나노였다. 경험이 없던 샤오미는 이 공정을 적용했지만 해당 SoC를 출시했을 때는 주류 반도체 공정이 16나노 이하에 진입해 펑파이S1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펑파이S1은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최초의 반도체칩이지만 안전성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후 새로운 SoC 제품을 공개하지 않던 샤오미는 2021년 3월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 펑파이C1을 공개했다. 이 이미지 프로세서는 샤오미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폴드에 탑재됐다. 야간 촬영 등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메라 기능을 개선하는 데 쓰였다. 정쉐중 사장은 “펑파이C1의 개발 기간은 2년, 비용은 1억4천만위안”이라고 밝혔다.
2021년 12월10일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전력량 계산 칩을 공개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신형 배터리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칩의 로컬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샤오미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야간 충전 습관을 파악한다. 장시간 완충 상태로 있지 않게 하여 배터리 수명을 늘려준다. 관계자는 “샤오미가 SoC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SoC를 출시하기 전에 배터리 관리나 오디오·영상 유형의 비교적 간단한 반도체칩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는 왜 영상 기능을 선택했을까? 중국 모바일 프로세서 제조사 임원은 “전용 이미지 프로세서는 SoC보다 개발하기 쉽고 퀄컴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상 효과를 개선해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차이를 느낄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 기능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앞으로 이미지 처리 능력에 대한 기준이 올라갈 것이다.” 지금 주목받는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도 이미지 처리가 중요하다. “시야를 넓혀 스마트폰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난다면 이런 능력을 갖추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구글은 단일 이미지 프로세서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았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사업 책임자는 “구글은 2016년 중반 반도체칩 개발을 결정했다”며 “그 뒤로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 단일 AI 프로세서 개발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 촬영을 예로 들어 “전체 모바일 프로세서가 이미지를 처리하므로 AI 칩 하나를 추가한다고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 모바일 시스템 반도체(SoC) 개발에 적극 나선 샤오미가 2021년 3월 공개한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 펑파이C1. 이 이미지 프로세서는 샤오미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폴드에 탑재됐다. 샤오미 누리집

테슬라의 선견지명
중국의 신생 자동차 제조사는 대부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겨냥한다. 샤오펑과 웨이라이자동차는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사용하면서 자체 개발도 시작했다. 2020년 4분기 실적보고회에서 허샤오펑 샤오펑 창업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혁신은 샤오펑이 다른 경쟁사와 차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가장 먼저 반도체칩 개발을 시작한 자동차업체다. 2019년 엔비디아를 버리고 자체 개발한 14나노 공정의 자율주행 반도체칩을 내놓았다. 테슬라는 애플의 반도체 설계 아키텍트를 채택했고 NPU를 개발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할 계획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반도체칩 개발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율주행을 위한 반도체칩을 개발해 강력한 연산처리 능력을 확보한 뒤 끊임없이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자동차의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체 개발한 반도체칩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저렴하고 전력 소모가 적어 남는 전력으로 자동차가 더 많이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위대한 기업이지만 고객사가 너무 많아 자원을 배분할 때 범용 반도체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에만 관심이 있다. 우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모두 이 임무를 위해 설계한다.”
2년 뒤 테슬라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021년 8월 테슬라는 신경망 통신 훈련에 사용하는 반도체 D1을 공개했다. TSMC의 7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클라우드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신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
BAI(베르텔스만 아시아지역투자· Bertelsmann Asia Investments)의 투자 책임자 싱야오펑은 “자율주행 반도체칩은 특정한 상황을 겨냥해 설계한 전용 AI 반도체”라며 “자동차 제조사는 응용환경과 데이터, 센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어 적당한 반도체 설계팀을 찾으면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선두의 자동차 제조사는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가 업체의 센서 솔루션과 연동해 더욱 훌륭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그런 수요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기 어렵다.” 그는 “처음부터 엔비디아 제품을 뛰어넘기는 어렵고 데이터를 수집해 개선하면서 몇 년이 지나야 역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SoC
자율주행 외에 자동차업계의 수요는 스마트 콕핏(조종석) 반도체칩이다. 자동차 안에서 갈수록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장치를 구동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 퀄컴 제품을 쓰고 있다. 테슬라도 이 범용 반도체칩 개발은 시작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인텔 제품을 사용하다가 지금은 AMD 제품으로 교체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이 분야에서 추월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2021년 12월10일 지리자동차가 간접투자한 신칭커지가 차량용 SoC 룽잉1호를 공개하고 2022년 양산해 자동차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리수푸 지리자동차 창업자는 선즈위 당시 지리자동차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이카퉁커지(億咖通科技)를 설립했다. 지리자동차와 바이두, SIG아시아투자가 투자해 인허(銀河) 운영체제(OS)와 자동차업계의 안드로이드를 개발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2018년 이카퉁커지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중국에 설립한 합자회사 안머우커지(安謀科技)와 함께 신칭커지를 설립했다. 본사가 후베이성 우한에 있고, 직원은 상하이·베이징·미국에서 나뉘어 일한다. 선즈위 이카퉁커지 최고경영자가 신칭커지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때 퀄컴과 구이저우성 정부가 합자로 설립한 반도체 제조사를 경영했던 왕카이가 신칭커지의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왕카이 최고경영자는 “신칭커지 성장 과정에서 지리자동차가 제품 개발과 적용 모두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앞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든 전기자동차든 모두 스마트 콕핏을 도입할 것이다. 이는 비탄력적 수요이므로 신칭커지가 이 분야 반도체칩 개발부터 시작했다. 자율주행을 실현하려면 연산처리 능력이 강력한 반도체칩이 필요하다. 이것이 신칭커지의 다음 단계 연구 방향이 될 것이다.”
신칭커지는 2024년 룽잉2호를 발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능을 겨냥한 제품으로 관련 설계 업무가 시작됐다. 이 제품의 연산처리 능력이 룽잉1호의 32배 이상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2026년 ‘룽잉3호’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산처리 능력을 더 높여 ‘자동차 대뇌’로 만들 계획이다.

   
▲ 2021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지리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링크앤드코(Lynk & Co) SUV 출시 행사가 열렸다. 지리자동차는 간접투자한 신칭커지가 개발한 차량용 SoC 룽잉1호를 2022년 양산해 자동차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UTERS

뒤늦은 각성
다른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투자 방식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 진출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 호라이즌로보틱스(地平綫)의 최대주주다. 2021년 초 이 회사는 호라이즌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반도체칩 공동개발팀을 구성하고 테슬라에 버금가는 반도체칩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 미국 자동차 제조사는 2021년 반도체 공급난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은 뒤에야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2021년 11월18일 포드자동차와 글로벌파운드리스가 구속력이 없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드가 자율주행, 배터리관리시스템, 차량통신장치에 사용할 반도체를 개발·생산하도록 글로벌파운드리스가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마크 러스 제너럴모터스(GM) 사장은 “퀄컴, NXP반도체,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TSMC 등 7개 반도체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동차용 반도체칩의 기능을 통합해 세 유형의 칩을 개발하기로 했다.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칩의 종류를 95% 이상 줄일 계획이다. 그는 이런 노력이 원가를 절감하고 복잡한 공급망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반도체칩 개발 능력은 반도체칩 공급난 속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2021년 2분기 실적보고서에서 테슬라는 “개발팀이 19종의 신규 MCU(마이크로프로세서와 입출력 모드를 결합한 칩)를 신속하게 설계·개발·검증했고, 소프트웨어를 다시 개발해 신형 반도체칩에 적용함으로써 반도체 공급난의 영향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자동차업계에서 반도체 제조사는 보통 3·4차 협력사다. 시장수요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공급난을 겪은 뒤 세계 상위 10위의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절반이 반도체 설계팀을 꾸려 공급망 통제를 강화했다. 가우라브 굽타 가트너 부사장은 말했다. “TSMC와 삼성 등 반도체 위탁생산업체는 자동차 제조사의 반도체칩 개발을 위해 선진 공법을 제공하고, (Arm 등) 반도체칩 공급사는 관련 IP를 지원해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맞춤형 반도체칩 개발이 쉬워질 것이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호
芯片混戰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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