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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는 내연기관 이퓨얼로 최후의 반격?
[GREEN] ‘전기 기반 연료’ 이퓨얼(e-Fuel)- ① 옹호자들
[143호] 2022년 03월 01일 (화)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의 새 정부는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젤·가솔린 자동차 등 내연기관 차량은 이제 쓰레기가 돼야 하는가?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하는 게 과연 정답일까? 이런 물음이 제기되는 가운대 ‘전기 기반 연료’를 뜻하는 이퓨얼(e-Fuel)이 신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퓨얼이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지몬 하게 Simon Hage
펠릭스 바데비츠 Felix Wadewit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슈피겔> 기자

   
▲ 2021년 1월23일 한 남자가 전기차 밴을 살펴보고 있다. REUTERS

랄프 디에머는 내연기관의 마지막 옹호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가솔린엔진이 장착된 자신의 베엠베(BMW) 스포츠카에서 전화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슈투트가르트 방향으로 630㎞ 거리의 아우토반을 주행하는 데 약 6시간이 걸린다고 디에머는 계산했다. 그러나 같은 가격대의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200~30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경로에서 두 번 충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 경우 6시간이 아니라 7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디에머는 “(지금의 전기차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석유·에너지업체 로비 조직
실린더와 분사기에 대한 디에머의 호감은 이 장치의 기능과도 관련 있다. 그는 163개 회사를 대표하는 로비 조직인 이퓨얼연합(e-Fuel Alliance)의 상임이사다. 이 협회는 엑손모빌 같은 석유회사, 지멘스에너지 같은 에너지기술 제조업체, 그리고 보슈나 말레와 같은 공급업체가 모인 힘 있는 연합체다.
이들 업체는 모두 소리 없이 다가오는 가솔린·디젤 엔진의 죽음을 되도록 오래 지연한다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졌다. 디에머는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기후중립적 이동성에서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치와 산업이 한 유형의 이동성에만 의존하는 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여름에 설립된 이 단체의 주장은 처음에는 매우 그럴듯하게 들린다. 이들에 따르면 모든 기후목표는 심각한 혼란이나 복잡한 기술 변화 없이 생각보다 훨씬 덜 복잡한 방식으로 충족될 수 있다. 가솔린·디젤 자동차를 계속 생산할 수 있고, 기존 주유소와 정비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정말 만약에 전세계 자동차 약 13억 대에 간단하게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연료, 이른바 이퓨얼(e-Fuel)을 공급할 수 있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퓨얼은 내연기관에서 연소할 때 기존의 가솔린과 마찬가지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만 생산을 위해 대기 중의 CO₂를 포집한다. 따라서 이퓨얼을 사용하는 것은 기후중립적이다. 최소한 이퓨얼의 옹호자들은 그렇게 주장한다. 지멘스에너지의 신에너지 사업부문 책임자인 스테파노 이노센치는 “이퓨얼과 전기차가 서로 이상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퓨얼 없이 기존 차량의 탈탄소화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독일 정치권의 관심도 상당히 컸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인공 합성연료가 전기차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유럽의회에서 강력하게 지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흔들리고 있다. 하필 독일 연방교통부 장관이 폴커 비싱이다. 그는 지금까지 기술에 대한 개방성을 주창했지만 최근 도로교통에서 합성연료를 활용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자유민주당(FDP) 소속 정치인인 비싱은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가장 효율적인 곳에 사용해야 한다. 승용차의 경우에는 전기 구동장치”라고 말했다. 다음날 연방의회에서 발언 수위를 약간 낮췄지만 그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변함이 없다. 기후목표는 이모빌리티(e-Mobility)의 도움을 받아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싱의 전략 수정은 정치권도 자동차산업계도 전기차의 승리 행진을 막을 생각이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BMW, 벤츠,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수백만 대를 시장에 출시했다. 그들은 새로운 방식의 구동장치에 투자한 수십억달러가 결실을 보기를 원한다. 독일과 유럽연합 정치인들은 이모빌리티를 운송 부문에서 CO₂ 배출량을 신속하게 줄이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퓨얼의 대량생산을 위한 기반시설이 현재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산시장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결정이 내려졌다. 테슬라 열풍에 매료된 투자자들은 독일의 자동차산업계에 명확한 전기차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보조금 지원을 받는 전기차의 공세가 점점 더 고객에게 수용되고 있다. 2021년 11월과 12월에 독일에서 판매된 자동차 5대 중 1대는 이미 순수 전기차다.
그렇다면 전기차 열광이 여전히 독일의 도로 위를 달리는 약 4800만 대의 가솔린·디젤 자동차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기존 자동차 소유자들은 가솔린 가격 상승과 더 엄격해지는 기후법에 따라 그들의 자동차를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될까?
미국의 자동차 연구단체 카(CAR)의 대표 페르디난드 두덴회퍼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오늘날의 구매자에게 쓸모없는 구식 모델이 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중기적으로는 중고차 가격이 폭락할 것이다. 임박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그는 빠르게 전기자동차로 갈아타거나 내연기관차를 리스해서 타라고 권장한다.
정치권의 옵션은 제한적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독일 정부는 내연기관차를 더 비싸고 덜 매력적이게 만들어 시장에서 더 빠르게 사라지도록 할 수 있다. 좀더 부드러운 해결책을 선택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턴트가 제안한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이퓨얼의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면 디젤·가솔린 자동차를 더 천천히, 어쩌면 더 기후친화적인 방식으로 퇴장시키고 급격한 가치 손실을 완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이런 시나리오가 정말 의미 있는가?
독일 니더작센주 북서부 엠슬란트의 한 건설현장에서 그 답을 추측할 수 있다. 사방이 들판인 이곳에 디트리히 브로크하겐이 서 있다. 그는 여기서 약 55㎞ 떨어진 올덴부르크에서 자전거를 타고 왔다. 브로크하겐은 수평선에서 회전하는 풍력터빈을 가리켰다. 이 터빈은 그의 것이다.
2022년 봄, 브로크하겐은 이곳에서 제대로 한번 시작할 생각이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최초의 이퓨얼이 몇 배럴 흘러나올 것이다. 이곳은 독일에서 대규모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첫 공장이 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에너지기업이 아니라 브로크하겐이 대표로 있는 기후보호단체 아트모스페어(Atmosfair)가 건설하고 있다. 반면 많은 기업이 여전히 기다리면서 ​​국가지원금을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이퓨얼의 생산은 실험실에서 시험관을 채우는 수준에 불과했다. 엠슬란트에서는 산업 생산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보다 상당히 과장됐다.
브로크하겐은 이 시설의 생산량이 하루 8배럴, 연간 350t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컨테이너 몇 개를 겹쳐놓은 것보다 별로 크지 않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이지만 생산공정은 극히 복잡하다.
아트모스페어는 에너지집약적 공정을 위해 4개의 풍력발전단지에서 친환경 전기를 조달했다. 먼저 물을 산소와 수소로 전기분해한다. 그다음 수소는 약 200도의 반응기 안에서 CO₂에서 얻은 일산화탄소(CO)와 혼합된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생산된 기후중립적인 원유가 만들어진다. 이 원유의 1ℓ당 가격은 5유로(약 6800원) 이상이다.
엠슬란트의 공장은 합성연료와 일상생활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를 보여준다. 에어버스 A350 한 대로 이 공장에서 온종일 생산하는 양을 12분 안에 모두 태울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대규모 생산 시설은 아직 계획 단계이거나 건설 중이다. 어차피 브로크하겐은 이 귀중한 물질을 주유소에 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퓨얼의 에너지효율은 배터리에 비해 너무 나쁘다. 대신 인공연료는 항공기에 사용할 생각이다. 장거리 비행용으로 배터리를 만든다면 무게가 너무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수년간 이 분야에 관한 과학자들의 평가는 명확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팔코 위케르트는 “모든 주요 연구에서 승용차 부문은 배터리 전기차가 지배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25곳 이상의 연구소 소속 연구자 200명과 함께 그는 데이터를 평가하고 독일이 기후목표를 달성할 방법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든다. “승용차에 이퓨얼을 사용해 기후보호에 효과적인 기여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가 이퓨얼을 사용하는 기존 승용차보다 CO₂ 배출량을 5배나 더 줄이기 때문이다.

   
▲ 독일 베를린에 있는 대형 전기·가스 공급 회사인 RWE의 연료 충전기 모습. REUTERS

이퓨얼 공급 제한
합성연료는 생산할 때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100㎞를 주행하는 데 전기차는 약 18㎾h의 전기만 필요하다. 합성연료로 구동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그 6배 이상인 115㎾h의 전기가 필요하다. 또한 진짜 문제는 친환경 전기가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친환경 전기는 도로교통뿐만 아니라 산업과 난방에도 필요하다.
위케르트는 녹색수소 그리고 특히 이퓨얼의 공급이 최소한 2030년까지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따라서 이퓨얼은 항공운송과 같이 더 효율적인 대안이 없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PIK 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이후에도 합성연료를 기존 자동차에 주유해 사용하려면 연간 500TWh(테라와트시)의 전기가 필요하다. 이는 독일의 현재 연간 전력 수요 전체에 해당한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 Der Spiegel 2022년 제4호
Werden 48 Millionen Autos wertlos?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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