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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우대정책·생태계 구축 설립 중심지 경쟁 치열
[TREND] 아시아 패밀리오피스 열풍- ② 홍콩과 싱가포르
[143호] 2022년 03월 01일 (화) 양민 economyinsight@hani.co.kr

양민 楊敏 저우원민 周文敏 <차이신주간> 기자

   
▲ 싱가포르 최대 암호화폐 자동입출금기(ATM) 운영업체 대너리스(Daenary’s) 점포와 암포화폐 ATM. 패밀리오피스 설립 장소로 싱가포르가 주목받는 데는 암호화폐 거래에 관대한 정책도 작용한다. REUTERS

“2018년 홍콩은 중국 국내 부호와 화교가 역외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2~3년 동안 홍콩 내부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이런 흐름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한 패밀리오피스 연구자의 설명이다. 딜로이트가 발표한 보고서도 이런 사실을 보여준다. ‘2021년 딜로이트 국제자산관리중심지 순위 보고서’를 보면 홍콩은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위치와 주요 역외 위안화 거래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자산관리서비스 규모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2017~2020년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싱가포르에 추월당했다.
“내가 접촉한 초고액 자산가 가운데 적어도 6~7개 가문이 패밀리오피스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처음에는 홍콩으로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예 정착했다. 중국 국내 사업을 정리하고 옮겼거나 중국에 일부 사업을 남긴 사례들이 있다.” 싱가포르에서 벤처투자사를 설립한 왕펑은 고객 상황을 이렇게 소개했다.
싱가포르 DBS은행 프라이빗뱅크 사업부가 2021년 발표한 ‘거버넌스와 승계: 패밀리오피스와 아시아 화교집단’ 보고서를 보면 지난 3년 동안 중화권에서 온 고객이 두 자릿수로 늘었다. 리원슈 책임자는 “고객의 35~40%가 중화권에서 왔고 40%는 동남아지역, 20%는 싱가포르 현지 고객”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공세
“코로나19 사태가 싱가포르 자산관리·패밀리오피스 업계의 성장을 촉진했다.” 애니 고 싱가포르경영대학교 가족기업연구소 수석고문은 “최근 세계의 많은 부가 상장한 과학기술형 기업이나 암호화폐 자산에서 생겨났다”며 “많은 부유층이 지정학적 요인과 건강, 안보 등을 고려해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패밀리오피스의 발전을 지원했다. 싱가포르는 자산관리업을 정부가 지원하는 기간산업으로 선정했다. 부처 간 협업으로 산업정책과 세금정책, 이민제도 개혁을 추진해 자산관리업 발전을 촉진했다. 2019년 2월 싱가포르 정부는 ‘적격 펀드’(싱가포르 투자관리자가 관리하는 펀드)와 관련된 현행 면세정책(싱가포르 소득세법 13R, 13X, 13CA에서 규정한 특혜)을 2024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고 면세 범위를 확대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신청인은 싱가포르에서 가족 자산을 보유한 펀드회사와 이 펀드를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할 수 있다. 펀드 등록지와 투자 실체, 투자 규모 등 조건에 따라 통화감독청(MAS)에 금융서비스 면허 면제와 면세 혜택을 신청해 승인된 패밀리오피스는 금융서비스 면허를 면제받고, 특정한 투자에서 얻은 이익의 면세 혜택을 받는다. 신청인은 싱가포르 인력부(MOM)에 취업비자(EP)를, 배우자와 자녀는 부양가족비자(DP)를 신청할 수 있다. 일정한 거주 조건을 채우면 싱가포르 영주권이 나온다.
경제개발청(EDB)의 ‘글로벌 투자 프로그램’(GIP)은 더 높은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인에게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한다. 2020년 1월 시행한 정책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업액이 연간 5천만싱가포르달러에서 2억싱가포르달러(약 1780억원)로 늘고 창업·투자·관리 경력 5년이 넘는 패밀리오피스 책임자는 특정 수익에 대한 면세 혜택과 함께 곧바로 싱가포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통화감독청은 단독패밀리오피스(SFO)가 제3자의 자금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서비스 면허가 없어도 되지만, 싱가포르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조항과 다른 자본관리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니 고 교수는 “싱가포르가 이미 상속세를 없앴고 여러 해 동안 자본이득세를 징수하지 않았다”며 “패밀리오피스 또는 펀드관리기관의 설립을 장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금융중심지로서 자금의 자유로운 이동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 “세금제도는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패밀리오피스의 발전을 추진할 동력도 아니다. 정부는 전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패밀리오피스 발전에 유리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였다. 경제개발청과 통화감독청은 2019년 3월 패밀리오피스발전국(FODT)을 설립해 패밀리오피스 생태환경 조성에 힘을 쏟았다. 2021년 10월에는 ‘글로벌-아시아 패밀리오피스 서클’을 만들어 업계 참여자가 협력하고 공유하는 기반을 제공했다. 정부가 은행·대학과 함께 패밀리오피스 방안을 개발하면서 패밀리오피스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훈련자원과 교육을 지원했다.

   
▲ 영국 기업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은 2019년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세우고 본사까지 이전했다. 다이슨 누리집

홍콩의 반격
싱가포르가 2019년부터 패밀리오피스 생태계를 구축하자 홍콩은 위기를 느꼈다. 홍콩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외국과 홍콩 현지 사람들이 홍콩의 경제와 사회환경을 오해하고 홍콩에 투자하거나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말했다.
홍콩도 패밀리오피스 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021년 6월 홍콩투자청은 패밀리오피스 전담팀을 구성했다. 홍콩에서 운영하는 패밀리오피스를 위해 무료자문서비스를 제공해 외국 패밀리오피스가 홍콩에 진출하거나 홍콩에서 업무를 확장하도록 지원했다. 홍콩투자청 재경금융산업·패밀리오피스 글로벌 책임자 황헝더는 “전담팀을 만든 뒤 세계 50여 곳에서 문의가 왔다”며 “9개 패밀리오피스의 업무를 위해 협조했다”고 말했다.
패밀리오피스를 겨냥한 정책 보완도 잇따랐다. 홍콩특별행정구는 2020년 8월31일부터 ‘유한책임투자자펀드(LPF) 조례’를 시행했다. 황헝더는 “LPF 제도를 도입한 뒤 1년 동안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 400여 개 LPF가 홍콩에 등록했다”며 “패밀리오피스를 위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홍콩이 도입한 LPF 구조는 사모펀드(PEF) 설립과 패밀리오피스의 투자 경로 확대에 유리하다.
2021년 4월 홍콩은 세수우대정책을 발표해 홍콩에서 운영하는 적격 LPF가 지급한 성과보수의 세율을 낮췄다. 외국 펀드의 이전에 관한 법률이 2021년 11월1일 발효돼 홍콩으로 이전하는 역외펀드의 인지세가 면제됐다. 황헝더는 이렇게 말했다. “성과보수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는 더 많은 사모펀드가 홍콩으로 이전해 자금을 운용하도록 돕고 투자를 촉진할 것이다. 홍콩이 아시아지역 패밀리오피스 중심지로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투자자에게 완벽한 지원과 편의를 제공하도록 각종 조처를 내놓을 것이다.”
앞으로 아시아지역 패밀리오피스 시장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될까? 황헝더는 홍콩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중국 국내와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을 강조했다. 중국 국내에서는 디지털 분야 기술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산관리회사와 패밀리오피스, 초고액 자산 보유자가 주식·채권과 자산관리 등 여러 경로로 중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패밀리오피스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공한다. 중국에 있는 자산관리회사와 초고액 자산 보유자도 이런 경로로 홍콩 자본시장에 참여하길 원한다. 홍콩은 아시아 2대 사모펀드시장이며, 500여 개의 사모펀드와 벤처투자회사가 활약하고 있다.

   
▲ 2021년 12월19일 홍콩 입법회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이 투표 거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의 정세 불안으로 패밀리오피스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었다. REUTERS

비교우위
집합패밀리오피스(MFO)를 운영하는 다이러는 “MFO 설립을 앞두고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교했다”고 말했다. “홍콩에는 우수한 투자 분야 인재가 많다. 주식시장 또는 유통시장을 봐도 홍콩은 아시아지역의 자산관리 중심지다. 홍콩은 중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면 역내외 인력의 협업에 유리하다. 이것이 홍콩의 강점이다.”
그러나 다이러는 최종적으로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고 베이징에 연구·마케팅팀을 만들었다. “홍콩의 인건비와 임대료가 싱가포르보다 20% 가까이 비싸다. 홍콩은 금융감독도 보수적인 편이다. 문제를 처리할 때 싱가포르만큼 개방적이고 효율적이지 않다. 그리고 최근 많은 사람이 홍콩의 앞날이 밝지 않을 것이라고 느낀다.”
중국 과학기술 기업 창업자 저우샤오훙도 “패밀리오피스 지역을 선택할 때 홍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세금 환급 조건에서 싱가포르가 더 유리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많은 문제에서 중립을 유지했다. 혁신의 가능성과 제도의 강점이 있었다.” 중국 칭화대 가오하오 주임은 “싱가포르 자본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핀테크, 디지털 자산, 녹색금융 등 새로운 분야에서 강력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은 개선할 부분이 많다. 디지털 자산이 세계 여러 기관투자자의 자산 배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가 추월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경영대학교 리콩치안경영대학원 탄쯔민 교수는 “패밀리오피스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혁신적인 상품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세계 암호화폐의 중심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 분야를 선도할 잠재력도 있다. 싱가포르에서 벤처투자사를 설립한 왕펑은 “패밀리오피스의 자산 배분에서 암호화폐 자산의 비중은 평균 10%”라고 말했다. 차이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은 2021년 말에 공개적으로 “암호화폐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2021년 7월 블록체인 게임과 NFT(대체불가능토큰) 개발사 애니모카브랜드는 5천만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그 투자자 가운데 마윈과 차이충신이 이끄는 블루풀캐피털이 들어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 DMC회계사무소는 “소량의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비중을 늘리면 자금세탁 문제와 관련될 우려가 있다”며 “패밀리오피스 설립 과정에서 준법 리스크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
칭화대 가오하오 주임은 패밀리오피스 설립 지역을 선택할 때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형 패밀리오피스가 본사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지만 홍콩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데 방해되지 않았다.” 물론 최근에도 홍콩 자산관리 업계의 자산관리규모(AUM)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금고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지만 금고 안의 돈을 더 많은 투자수익을 위해 홍콩에 투자한다. 어쨌든 중국인은 국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고속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면 이런 유동자금이 다시 금고에 들어갈 수 있다. 결국 경제성장에 유리한 기업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모두 패밀리오피스의 성장을 제약하는 문제가 인력이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다이러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갑자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졌는데 그 업무를 맡을 인력이 모자란다. 패밀리오피스를 만들고 운용하는 것은 창업 못지않게 힘든 일이다. 사업이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그럴 시간과 여유가 없다. 이럴 때 MFO가 좋은 선택지가 된다.”
다이러는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은 국제적 안목을 갖춘 우수한 투자 분야 인력”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력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에 많다. 이들은 아시아지역을 꺼린다. 패밀리오피스도 이런 인력이 요구하는 연봉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세계 최정상 헤지펀드에서 근무하는 투자관리자는 “패밀리오피스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운용할 자금 규모가 작았다. 수익이 적으면 압박이 크고 윗사람의 한마디에 해고될 수도 있을 것이다.”

ⓒ 財新週刊 2022년 제2호
亞洲家族辦公室熱潮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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