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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독립선언, 쫓는 자와 쫓기는 자
[Editor's Letter]
[143호] 2022년 03월 01일 (화)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2022년 초부터 반도체 관련 소식이 뜨겁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설계하는 미국의 엔비디아(NVIDIA)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반도체설계 기업 Arm을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독점을 우려한 각국 규제기관들이 제동을 걸었다. 삼성이 2021년 반도체 매출 기준으로 인텔을 제치고 3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Arm 인수전에도 참여하겠다며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장면만큼이나 속도가 빠르고 몸싸움이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의 ‘미래 패권’을 둘러싼 반도체 전쟁이 1라운드였다면 지금은 2라운드쯤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체산업이 지닌 국가안보적 속성이 부각되고,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붕괴를 목도하면서 그 충격파가 연쇄적으로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모양새다.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한국과 대만, 중국 등 특정 지역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자동차업체와 스마트폰 기업은 반도체를 자체 설계·개발하려 한다. ‘반도체 독립선언’이자 반도체 전쟁의 재점화다.
지역적으로는 유럽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월 초 ‘유럽 반도체칩법’ 도입을 제안하며 ‘자력갱생’을 선포했다.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430억유로(약 58조8천억원)를 투자해 현재 9% 수준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반도체 재기 시도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파이낸셜타임스>), 1990년대 전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4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유럽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네덜란드 에이에스엠엘(ASML)이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등 유럽의 반도체장비 기술은 여전히 높은 벽을 자랑한다.
컴퓨터, 스마트폰, 서버, 자동차 등 시스템과 단말기 생산 기업들이 반도체 수요자를 넘어 개발 경쟁에 나선 점도 향후 반도체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클라우드 업계에선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중국 알리바바클라우드 등이 나섰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우 애플, 화웨이, 삼성이 몇 년 전부터 자체 개발한 반도체칩으로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했다. 테슬라, 샤오펑 등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로 평가받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반도체칩 자체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산업 간 경쟁에서 국적의 경계는 희미해진다. 그래서 이번 반도체 전쟁은 훨씬 더 중층적이고 복합적이다.
<이코노미 인사이트> 이번호에선 다시 불붙는 ‘반도체 대전’의 전체적인 그림을 조망한다. 특히 최근 중국 쪽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와 스타트업이 반도체산업에 뛰어들어 벌이는 경쟁을 촘촘하게 소개한다. 세계 최초로 고준위핵폐기물 영구처분시설을 짓고 있는 핀란드 현장 기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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