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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등 각축 속 한국도 참여
[집중기획]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니켈 ① 개발 열풍
[142호] 2022년 02월 01일 (화) 루위퉁 economyinsight@hani.co.kr

전기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배터리의 주요 재료인 니켈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국과 일본, 브라질 등은 니켈 매장량이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 일찌감치 진출해 니켈광산을 개발하고 산업단지도 조성했다.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는 2021년 현지 배터리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니켈을 매개로 자국 산업의 구조전환을 꾀하는 현지 정부는 잦은 정책 변경으로 기업들을 속 태운다. 인도네시아 니켈 확보전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_편집자

루위퉁 盧宇桐 <차이신주간> 기자

   
▲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VALE)의 인도네시아 자회사가 술라웨시섬 소로와코 부근에 세운 니켈 제련 공장에서 방화복을 입은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인 발레는 술라웨시섬 일부의 채굴권을 확보했다. REUTERS

6천㎢ 면적에 상주인구가 20만 명에 못 미치는 인도네시아의 소도시 모로왈리에 있는 건물은 대부분 2층이나 3층 구조다. 이 도시에서는 오토바이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지난 1년 동안 이 조용한 열대 지역 소도시에 투자금 수십억달러가 쏟아졌다. 이곳에서 신에너지자동차의 핵심 재료인 니켈을 채굴하기 위해서다.
이 소도시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2021년부터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니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의 니켈 가격은 2021년 10월 t당 15만8천위안(약 2970만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2월3일 기준으로 14만8900위안까지 떨어졌지만, 연초보다 16.3% 오른 금액이다.

니켈의 보고
은백색 금속인 니켈은 연성과 전도성이 우수하다. 고온에 잘 견디며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많이 사용한다. 세계에서 생산하는 니켈의 3분의 2가 이 용도로 쓰인다. 니켈은 전이금속이어서 리튬이온과 반응해 배터리의 밀도를 높여준다. 삼원계 리튬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이유다. 신에너지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니켈 자원을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니켈 자원의 분포는 고르지 않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니켈 매장량이 가장 많다. 각각 세계 매장량의 23.7%와 22.6%를 차지한다. 다음은 브라질, 러시아, 필리핀 차례다. 니켈의 품위(함량)가 낮고 채굴 난도가 높은 호주와 브라질의 생산량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쏠려 있다. 2020년 세계 생산량(250만t)의 31%(76만t)를 인도네시아가 차지했다. 필리핀의 비중은 13%(32만t)였다. 중국의 니켈 매장량은 280만t(3.2%), 연간 생산량은 10만5천t에 그쳤다. 대외의존도가 80% 이상이다.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니켈 자원은 수출정책의 변화를 가져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에서 광석을 제련해 부가가치를 높이기를 원했다. 2014년 초에는 보크사이트와 니켈을 포함해 가공하지 않은 여러 원광의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 채광 기업은 현지에서 제련과 정련을 거친 뒤에야 광물을 수출할 수 있다. 2017년 초 니켈 원광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지만, 2020년부터 다시 금지했다.
중국계 기업은 인도네시아 니켈 자원 사업에 비교적 일찍 진출한 덕분에 일정 비중을 차지했다. 2009년 중국 민영기업 칭산그룹(青山集團)은 인도네시아 광업기업 빈탕델라판(Bintang Delapan)그룹과 투자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합자회사를 설립해 중술라웨시주 니켈광산 공동 채굴에 들어갔다. 2013년 두 기업은 스테인리스강 산업단지(모로왈리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중신건설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칭산그룹의 세계 니켈시장 점유율은 18%였다. 인도네시아는 수출제한 정책을 이용해 중국의 니켈 제련 산업을 이전받았다. 2020년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니켈선철(NPI) 생산국이 되었다.

   
▲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 칭산그룹이 말루쿠제도 웨다베이에 조성한 산업단지(IWIP). 칭산그룹은 프랑스 광업회사 에라메(Eramet)와 손잡고 웨다베이 니켈광을 개발한다. 칭산그룹 누리집

인도네시아의 꿈
신에너지차 물결 속에서 니켈 수요는 새로운 성장점을 맞았다. 동력 배터리용 니켈이다. 공급 안정과 원가 통제 등을 이유로 중국의 원료·양극재 제조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화유코발트(華友鈷業), 브룬프그룹(廣東邦普), 이브에너지(億緯鋰能) 등 중국 기업은 2021년 모두 40억달러를 투자해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배터리용 니켈 제련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동력 배터리에 잠재된 사업 기회를 확인했다. 원재료 생산 대국에 만족하지 않고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 전체를 겨냥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리튬배터리 최대 생산국으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최대 니켈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때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자국 투자를 설득하고 있었다.
2020년 12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모두 98억달러(약 11조1700억원) 규모의 동력 배터리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9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현지에서 10GWh 규모의 배터리공장 공사에 들어갔다. 이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동력 배터리 생산공장이다. 테슬라와 중국 배터리업체 CATL(寧德時代)도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설립 의사를 밝혔다.
자금이 움직이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제품 수출제한 정책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니켈제품 수출금지령을 내리거나 관련 세금을 매길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자동차 배터리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에 인도네시아의 불확실한 정책과 강력한 해외 경쟁사에 대응해야 하는 중국 기업은 인도네시아 투자 과정 중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신에너지자동차의 동력 배터리는 크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리튬을 기반으로 니켈·코발트와 망간 또는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로 나뉜다. LFP 배터리에는 니켈을 쓰지 않는다. 니켈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신에너지자동차에 주로 쓰인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0월 중국 삼원계 배터리 설치용량은 54.1GWh로 전체 용량의 50.3%를 차지했다.
니켈은 삼원계 양극재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소재의 에너지 밀도는 높아진다. 다른 삼원계 배터리 소재인 코발트는 매장량이 적고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 매장돼 있다. 배터리 제조업계는 코발트의 공급 리스크를 고려해 하이니켈배터리(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함량을 60~70%에서 80~90%로 크게 높인 배터리) 기술로 방향을 전환했다. 니켈 용량을 높이고 코발트 용량을 낮추는 기술이다. CATL이 생산한 811배터리는 양극재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이다.
중신건설투자증권이 2021년 11월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배터리용 니켈 수요량은 약 14만t으로 전체 수요의 7%를 차지했다. 스테인리스강 산업에서 70% 넘는 니켈을 소비했다. 신에너지자동차 수요가 늘고 하이니켈배터리로 전환하면서 삼원계 배터리의 니켈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2025년이면 59만t, 연평균 복합성장률 32%에 이를 전망이다. 신에너지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스테인리스강 수요가 안정적으로 늘면서 2023년부터 니켈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이제 세계 대형 광업기업이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고지가 됐다. 현지 니켈산업은 인도네시아 기업과 서방 광업기업, 중국 기업이 삼분하는 국면이다. 인도네시아 기업은 국영기업 아네카탐방(Aneka Tambang·안탐)과 민영기업 하리타(Harita)가 대표적이다. 안탐은 주로 투자 유치를 하고 니켈 생산은 많이 하지 않는다. 궈하이(國海)증권 분석에 따르면 안탐의 2020년 니켈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1.04%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 화교 기업인 린롄싱(林聯興)이 소유한 대형 광업기업 하리타는 중국 기업과 많은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 닝보리친(寧波力勤)투자유한공사의 자회사는 하리타와 10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니켈 사업을 추진했다. 1기 공장이 2021년 5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VALE)는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속한다. 2006년 인도네시아 자회사 발레인도네시아를 설립했고, 술라웨시섬 특정 지역의 채굴권을 확보했다. 일본 광업회사 스미토모메탈마이닝도 발레인도네시아의 일부 지분을 보유해 니켈 생산량의 20%를 맡았고, 나머지 80%는 발레의 캐나다 자회사가 생산했다.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포말라 지역 항구에서 부두 노동자들이 국영 광업기업 아네카탐방(Aneka Tambang)이 생산한 니켈 원광을 화물선에 싣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산업은 현지 기업과 서방 광업기업, 중국 기업이 삼분하고 있다. REUTERS

개발 러시
2025년 기한이 만료되는 발레인도네시아의 채굴권을 연장하기 위해 발레와 스미토모메탈마이닝은 2020년 현지 합자기업의 지분 20%를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인알룸(Inalum)에 매각했다. 거래가 성사된 뒤 발레와 스미토모메탈마이닝의 지분은 각각 44.3%, 15%로 줄었다. 그 대가로 술라웨시섬 채굴권을 2025년 이후로 늘렸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른 서방 기업은 프랑스 광업회사 에라메(Eramet)다. 현지에서 중국 칭산그룹과 손잡고 2017년 합자회사 웨다베이니켈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말루쿠제도 웨다베이 산업단지(IWIP)에 자리잡은 에라메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니켈광산인 웨다베이 니켈광을 개발한다. 이곳은 칭산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개발한 두 산업단지 중 하나다. 웨다베이니켈 지분 57%가 칭산그룹, 43%가 에라메 소유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채굴과 제련 기업은 두 섬에 집중됐다. 섬의 윤곽이 알파벳 K와 비슷해 면적이 큰 술라웨시섬을 ‘대K섬’, 작은 말루쿠제도를 ‘소K섬’이라고 부른다. 웨다베이 산업단지와 안탐, 리친, 하리타의 공장이 소K섬에 있다. 대K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테인리스강 생산기지인 모로왈리 산업단지와 발레인도네시아가 있다.
2009년 칭산계 기업인 상하이딩신(上海鼎信)투자그룹이 현지 기업 빈탕델라판과 합자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광업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칭산그룹은 합자회사의 지분 50.35%를 보유했다. 합자기업은 빈탕델라판이 광업권을 가진 술라웨시섬의 4만7천㏊ 니켈광산을 채굴했다. 2013년 두 기업은 재계약 후 이 섬에 모노왈리 산업단지를 개발했다. 딩신그룹이 산업단지 지분 49.9%를 확보했고, 술라웨시광업투자가 25%, 빈탕델라판이 25.1%를 가져갔다.
<원저우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9년 6월 샹광다 칭산실업 이사국 의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2018년까지 8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누리집을 참조하면 이 산업단지는 전체 면적이 2천㏊가 넘고 단지 안에 발전소, 해운용 부두, 공항, 통신기지국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한 주요 사업이기도 하다. 2021년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약속한 듯이 이곳을 정착지로 선택했다.

‘선구자’ 칭산그룹
“20세기에 싱가포르 기업이 중국에서 쑤저우 산업단지를 개발한 것과 같다.” 인도네시아 현지 니켈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모로왈리 산업단지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모로왈리 산업단지 연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단지가 자리잡은 중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지역 바호도피는 인구가 1만 명에 못 미치는 작은 마을이다.
부근에 깊은 바다가 있고, 과거에는 기반시설이 열악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각종 기반시설이 들어섰고 수도와 전기, 주거, 교통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됐다. 신에너지차 열풍 속에서 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의 광업기업과 양극재 제조사는 이 ‘쾌속 통로’를 이용해 현지에 진출했다. 2018년 10월 화유코발트는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배터리용 니켈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차이나몰리브덴그룹(洛陽鉬業)도 2019년 이 사업에 합류했다. 같은 해 성툰광업(盛屯礦業)과 화유코발트는 웨다베이 산업단지에 니켈 제련 공장을 설립했다.
2021년 들어 세계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이 늘자 중국의 양극재 제조사도 인도네시아 투자를 시작했다. CATL의 자회사 부룬프그룹과 이브에너지, 삼원 전구체 제조업체 GEM(格林美), 중웨이신재료(中偉股份)가 배터리용 니켈 개발을 위해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투자를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누적 투자금액이 30억달러를 넘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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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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