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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산업 성장으로 정책 전환
[집중기획]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니켈 ② 변수
[142호] 2022년 02월 01일 (화) 루위퉁 economyinsight@hani.co.kr

루위퉁 盧宇桐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칭산그룹이 8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조성한 모로왈리 산업단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이 단지에 입주하는 대가로합자회사 지분 일부를 칭산그룹에 양도한다. 칭산그룹 누리집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합자기업들의 주주 명단에 칭산그룹이 등장한다. 중국 기업이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입주해 단지의 토지, 부두, 도로 등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대가로 합자회사 지분 일부를 칭산그룹에 양도하는 협력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거나 칭산그룹과 손잡는 것이 ‘선택권이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동력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원재료의 수급 불일치 문제가 발생했다. 그 여파로 니켈과 리튬을 포함한 금속 가격이 폭등했다. 2021년 3월 칭산그룹의 하이니켈매트(고순도 니켈을 만들기 위한 중간 생산물) 생산라인이 시운전에 성공했다. 스테인리스강 생산에만 투입했던 니켈제품을 동력 배터리 제조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시장에서는 니켈 공급과잉 전망이 나왔다.

롤러코스터 장세
영국 런던금속거래소 니켈 가격이 4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한 달에 14%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왕성한 수요로 런던금속거래소 니켈 가격은 2021년 10월 t당 2만달러에 도달했다. 7년 만의 최고치였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 니켈 가격도 2021년 10월 역대 최고인 16만위안에 근접했다. 원가 통제와 공급 안정을 위해 관련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고민해야 했다.
배터리 수요를 고려하면 니켈은 구조적 공급 부족 상태다. 세계 니켈광은 황화 니켈광과 홍토 니켈광으로 나눈다. 황화 니켈광은 제련을 통해 하이니켈매트와 배터리용 니켈인 황산니켈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황화 니켈광은 매장량이 적다. 세계 니켈 매장량의 28%에 불과하다. 여러 해 동안 채굴해 매장량이 줄었고, 채굴 어려움도 커졌다. 나머지 72%를 차지하는 홍토 니켈광은 배터리용 니켈로 직접 가공할 수 없다. 주로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의 니켈은 주로 홍토 니켈광이다.
동력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늘자 기술 발전 압박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2018년부터 홍토 니켈광에서 황산니켈을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칭산그룹이 2021년 3월 해당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했고, 리친도 5월 홍토 니켈광에서 동력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개발하면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직면한 세 가지 장벽 가운데 하나를 해결할 수 있다.
안신증권은 인도네시아에 동력 배터리용 니켈 공장을 설립할 때의 세 가지 어려움으로 기술, 자본 지출 주기, 광업권 허가를 꼽았다. 칭산그룹과 협력하면 너무 긴 자본 지출 주기도 해결할 수 있다. “기반시설과 수도, 전기가 있고 현지 정부와 관계를 구축할 필요 없이 직접 산업단지에 입주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에 진출하는 것보다 편리하다.” 현지 니켈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 기업의 선택을 이렇게 평가했다.

   
▲ 2021년 9월15일 자카르타 외곽 카라왕 산업단지(KNIC)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착공식.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 둘째)이 착공 버튼을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종합 하청업체
하지만 이번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 기업 대부분은 광업권이 없다. 일부 기업은 칭산그룹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문제를 해결했다. 예를 들어 삼원 전구체 제조업체 GEM과 CATL의 자회사 부룬프그룹은 인도네시아에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필요한 니켈광 원료를 칭산계 광산기업에서 우선으로 구매했다. 칭산계는 니켈광 공급을 보장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종합 하청업체’ 역할을 하는 것 외에 배터리 원료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은 신에너지업계에 진출하려는 칭산그룹의 목표에 부합한다. 2021년 9월 초 리징 칭산그룹 부사장은 스테인리스강 사업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신에너지사업으로 중심을 옮기고 리튬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월 초 프랑스 기업 에라메는 칭산그룹과 공동으로 아르헨티나의 리튬 염호사업을 시작하고 리튬 생산공장을 함께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칭산그룹이 공장 설립에 최대 3억7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칭산그룹이 지분 49.9%, 에라메가 50.1%를 갖는 구조다. 이것은 칭산그룹이 리튬자원 개발에 처음 진출한 사업이다.
리징 부사장은 리튬배터리 사업을 수직과 수평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직 통합은 산업 가치사슬 양쪽 끝에서 중앙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양쪽 끝이라면 칭산그룹이 인도네시아에 갖고 있는 니켈광과 2017년에 설립한 배터리 제조업체 루이푸에너지(瑞浦能源)를 말한다. 산업 가치사슬 양단에서 중앙으로 확장하면 칭산그룹의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평 확장은 중국 선두기업과 협력해 신에너지산업 가치사슬을 키우는 것이다. 리징 부사장은 말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 리튬염 공장을 건설한다고 하자. 모로왈리 산업단지 안에 발전소와 코크스화 공장이 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리튬염 공장 운영에 가장 중요한 천연가스와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리튬광 생산 대국인 호주와 가까운 편이어서 운송비가 적게 든다.”
칭산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리튬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있다. 2021년 9월 중국 리튬염 생산업체 성신리튬에너지(盛新鋰能)가 모노왈리 산업단지에 연간 6만t 규모 리튬염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리튬염 공장이며, 성신은 3억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니켈광 자원에는 코발트가 함께 매장되어 있어 이 공장이 완공되면 칭산그룹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세 가지 금속 재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의 도전
신에너지자동차 열풍이 불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을 통해 자국의 산업구조 전환을 희망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무국 누리집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21년 9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공장 착공식에서 “인도네시아가 원재료 채굴과 배터리, 전기차 생산 등 세계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성장 전략은 ‘원재료 수출국’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제조업 진흥을 추진해 수입제품 의존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니켈 산업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니켈광을 배터리셀로 가공하면 부가가치가 6~7배로 커지고, 배터리 완제품을 만들면 가치가 11배로 늘어난다.” 배터리산업이 성장하면 전기오토바이와 전기버스, 전기자동차 등 연관 산업의 투자 매력도 커진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배터리공장 설립이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관련 산업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2019년 대통령령으로 전기차의 사치세 부과를 면제하는 등 장려정책을 시행했으며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2019년 대통령령 제55호에서 “정부가 전기차와 관련 부품 제조사에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관련 기업은 전기차에 일정 비율의 인도네시아산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2023년까지 이륜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최소 40%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그 비율을 2025년 60%, 2026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목표다. 사륜전기차 부품의 국산화 비율은 2021년 35%, 2023년까지 40%로 올린 뒤, 2030년 80%를 달성할 계획이다.
홍콩무역발전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전기차 제조와 수출 허브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종 장려정책은 전기차 연관 산업, 특히 배터리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위도도 대통령도 “현지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한 외국 투자자는 인도네시아 자원을 이용해 원가경쟁력이 높은 동력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건설하는 배터리공장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배터리 제조 공장이다. 11억달러를 들여 2024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요가 늘면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10GWh에서 30GWh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0년 말 인도네시아 정부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니켈의 최소 70% 이상을 현지에서 가공해야 한다.
또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는 2020년 12월 발표한 공고문에서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할 의사가 있고 투자금이 최고 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CATL이 배터리에 사용할 니켈의 60% 이상을 현지에서 가공한다는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CATL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 2021년 8월 러시아 북부 노릴스크에 있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의 나데즈다 공장에서 제련 작업을 하고 있다. 니켈 매장량이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많은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러시아, 필리핀 차례다. REUTERS

잇단 정책 변화
2021년 들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책을 다시 조정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9월 <블룸버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니켈 함량이 40% 미만인 니켈제품의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발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 장관의 말을 인용해 니켈 함량 70% 미만의 니켈제품 수출세 징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의 니켈 제련 산업을 확장해 배터리 산업 가치사슬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안타이커(安泰科)에 따르면 니켈 함량 40% 미만인 제품은 주로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쓰인다. 인도네시아의 스테인리스강 생산능력이 자국 원료 생산량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해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안타이커는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수출정책을 이용해 산업 고도화를 압박한 선례가 있다. 2014년 초 인도네시아는 가공하지 않은 보크사이트광과 니켈광을 포함한 원광의 수출금지령을 내렸다. 현지 제련공장 설립 속도가 부진하자 2017년 규제를 약간 완화해 니켈광 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해당 기업이 수출허가증과 함께 수출 물량을 할당받고 5년 안에 현지에 제련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애초 계획을 2년 앞당겨 2020년부터 니켈광 수출을 다시 금지했다.
이런 정책 변화는 인도네시아 현지 니켈 제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했다. 궈신증권 자료에 따르면 2015~2020년 중국 니켈선철 생산량의 연복합증가율이 5.5%인 반면 인도네시아 생산량은 82.6%를 기록했다. 2020년 인도네시아의 니켈선철 생산량은 61만3천t을 기록해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니켈선철 생산국이 됐다.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소로와코 부근에 있는 발레인도네시아의 니켈 제련 공장. 니켈을 통해 산업구조 전환을 희망하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에서 가공하는 비중을 계속 높이도록 하고 있다. REUTERS

고려할 변수들
니켈 가격이 상승하자 중국 기업은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투자를 시작했다. 경제매체 <차이신>이 잠정 집계한 결과 2022년 가동 예정인 중국 기업 배터리용 니켈공장의 생산능력이 21만5천t에 이른다. 2021년에는 18t 규모였다. 니켈 분야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공장이 가동되면서 2022년 하반기에 니켈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원 확보는 기업에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어느 시기에 투자하는지가 중요하다. 니켈 가격이 너무 높을 때는 좋은 시점이 아닐 수 있다.”
장기적인 산업 가치사슬 시각에서 보면 니켈과 코발트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중국 기업이 앞다투어 선점해야 하는 배터리 산업의 고지일까? 여러 중국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리튬배터리 산업이 아주 초기 단계라고 평가한다. 인도네시아 상황을 잘 아는 투자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력 배터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에너지자동차 산업의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유럽은 신에너지차 산업의 성장 초기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소비를 자극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비슷한 장려정책을 내놓지 않았고 그만한 재정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리튬배터리 산업 가치사슬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열대우림기후 지대다. 장마철에 신에너지자동차가 침수되면 보험처리 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관련 업계가 아직 이런 업무에 미숙하다. 또한 인도네시아에는 석탄자원이 풍부해 화력발전 비용이 저렴한 점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에너지와 에너지저장 산업 발전을 견인할 동력이 부족하다.
“칭산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해 경험을 쌓았고 배터리 제조용 니켈사업에 투자했다. 지금은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의 니켈 채굴과 제련 분야에서 앞서 있다.” 인도네시아 개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공장의 운영 방식을 보면, 현지에서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해 기본적으로 가공하고 중국으로 운송해 정밀가공한 뒤 다른 원재료와 함께 배터리를 생산한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가 인도네시아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어떤 신호일까? 리튬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인건비가 비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아직 인건비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기반시설 여건이 중국에 미치지 못하고 현지의 공장 설립 요건이 중국보다 까다롭다.
최대 변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출정책이다. 여러 관계자는 원광 수출을 금지해 세계 최대 니켈선철 생산국이 된 인도네시아 정부가 리튬배터리 분야에서도 이런 성공 사례를 ‘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리튬배터리 산업 가치사슬을 어느 정도로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인도네시아 투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과 중국 국내 생산비용의 변화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결국 양국의 원가 경쟁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하반기 중국 일부 지역에서 전력공급을 제한하고 에너지 규제를 시행해 공장 조업에 타격을 준 점도 중국 국내 산업의 해외 이전을 촉진할 수 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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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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