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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방지 위해 판호 발급 동결
[ANALYSIS] 중국 신작 게임 출시 중단- ① 배경
[142호] 2022년 02월 01일 (화) 관충 economyinsight@hani.co.kr

관충 關聰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9월 초 중국에서 미성년자의 게임시간 제한 규정이 발표된 뒤 신규 게임 출시 허가인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 베이징의 인터넷카페에서 온라인게임을 하는 남성. REUTERS

신규 게임의 ‘출시 허가증’인 판호(版號) 발급이 2년 만에 다시 중단됐다. “2021년 게임업계가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판호를 받지 못한 것이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게임업체 관계자는 “판호 신청 뒤 발급까지 이르면 4개월, 늦으면 1년 넘게 걸렸다”며 “규제를 강화한 뒤로는 판호만 받으면 배급할 수 있는 신작들이 모두 감감무소식이었다”고 말했다.
2021년 9월 초 미성년자의 게임시간을 제한한 게임중독 방지 규정이 나온 뒤 시장에서는 국가신문출판서 누리집에 매월 발표되던 판호 심사 결과가 8월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침묵의 신호’는 지금까지 계속됐다. 그동안 신작 게임의 허가가 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조정과 반성이 진행됐다.

침묵의 신호
게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게임중독 방지 규정 발표 이후 게임의 인증·접속 시스템에서 판호를 점검하고 게임실명제를 강화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신규 판호 발급이 정체된 주요 이유라고 판단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게임도 사전 심사와 허가를 받는다. 중국 게임과 수입 게임 모두 그렇다. 신작 게임을 상업적으로 배급하려면 반드시 감독 부처인 국가신문출판서로부터 판호를 받아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 게임시장에서 판호 발급은 회사 매출과 직결된다.
2021년 6월1일 수정된 ‘미성년자보호법’이 시행됐다. 미성년자가 게임에 접속하기 전 반드시 실명인증을 거치도록 법률로 규정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중고등학생들의 ‘팬덤 문화’와 사교육, 잘못된 연예계 관행이 차례로 감독 대상이 됐다. 중국 투자자 중심의 A주 시장에 상장한 화남 지역 게임사 투자자는 “사교육 업계 정비 다음 대상을 추측할 때 많은 사람이 게임을 꼽았다”고 말했다.
2021년 가을 개학을 앞두고 국가신문판공서는 미성년자의 게임중독 방지를 위한 통지를 발표하고 중고생의 게임시간을 이전의 주당 10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국가신문판공서는 2019년 말 미성년자의 하루 게임시간을 1시간30분, 휴일에는 3시간으로 제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학생들의 실제 게임시간은 규정을 초과했다. 공산주의청년단 등 관련 기관이 발표한 ‘2020년 전국 미성년자 인터넷 사용 현황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을 이용하는 미성년자 가운데 ‘평일 게임시간이 2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 비율이 13.2%로 2019년(12.5%)보다 조금 높았다. 신규 판호 발급을 중단한 감독 당국은 게임 계정 대여 업계와 불법 게임을 중점 단속했다.
2018년 3월 이후 8개월 동안에도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 그 기간 게임업계 구도가 재편됐다. 2017년 20%였던 게임산업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에도 2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명확한 문건이나 사건 통보 없이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 텐센트 게임사업 관계자는 “각 게임 개발사의 상황을 보면 언제쯤 판호를 받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2021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전시회·콘퍼런스(차이나조이)에 마련된 넷이즈 홍보관. 그해 8월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한 보도가 나오자 업계 선두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다. REUTERS

몸 낮춘 업계
총량 통제를 시작하면서 2018~ 2020년 국가신문출판서가 발급한 게임 판호의 수가 해마다 줄었다. 2021년 1~7월 누적 발급 수는 755건에 그쳤다. 판호가 가장 절실한 사람은 누구일까? 제품을 충분히 비축한 대기업은 개발주기를 늘려 우수한 제품에 집중하고 신작 출시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게임중독 방지 규제의 영향을 받았고 관련 상장사의 주가가 흔들렸다. 중소형 개발사는 단기간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수익구조여서 신작을 출시해 연명해야 하는 실정이다. ‘판호 위기’로 생존이 위협받음에 따라 직원을 줄이거나 업무를 조정해야 했다.
게임사는 이익률이 높고 신경제(디지털) 분야에서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업종이다. 사용자 침투율 증가가 한계에 이르렀지만 중국의 게임산업은 계속 성장했다. 사용자의 유료서비스 이용 의사도 줄지 않았다. ‘2021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 게임시장의 실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 2900억위안(약 54조원)을 넘었다. 모바일 매출이 2255억3800만위안으로 비중이 더 커졌다.
“이익이 있으면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상하이 게임업계 전문가 궈쉬둥은 몇 달 동안 신규 판호를 발급하지 않는 것은 “감독 당국이 게임업계의 열기를 식히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작과 IP(지식재산권) 열풍이 고조되고 게임산업의 성장 속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두세 배에 이르면서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단기자금이 유입된 것이 긍정적 방향은 아닐 수 있다.” 2021년 하반기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에 관심이 쏠려 일부 게임주가 폭등하기도 했다.
게임은 과금(충전소비)과 중독성 때문에 학부모들의 골칫거리다. 감독 당국이 중독방지 규정을 발표하자 업계는 당황했다. 지난 20년 동안 성장했지만 여론에 비친 모순된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다. 2021년 8월3일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한 보도가 나오자 게임주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업계 선두인 텐센트와 넷이즈(網易)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게임사는 여론의 압박 속에 최대한 몸을 낮췄다.

업계의 반성
게임은 콘텐츠산업의 IP 개발과 운영, 수익 회수를 위한 중요한 산업으로 이미 거대한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이익률이 높아 우수한 콘텐츠 창작자를 흡수했다. 게임 투자자는 “그만큼 비싼 연봉을 감당할 업종은 게임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격한 규제 속에서 업계는 게임 공급을 줄이고 품질을 높였다. 조악하게 표절한 ‘환피’(換皮·가죽을 바꾼다는 뜻으로 내용물은 같지만 겉모습만 살짝 바꾼 표절 행위) 게임과 수익만 추구하는 중과금 게임을 걸러내고 우수한 게임을 내놓았다. 여러 게임사는 업계 종사자들이 부러워하고 수익률이 높은 3A급(고비용·고품질·대규모) 작품을 출시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투자은행 CICC(中金公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평균 990명이던 A주 상장 게임사 개발직 직원 규모가 2020년 1182명으로 늘었다. 2021년 1~3분기 평균 개발비 지출은 4억4천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늘어났다.
“지난번 판호 발급 제한 때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정비했다. 이번 규제가 기업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판호 발급만 재개되면 월 매출액 2억위안 넘는 작품을 바로 만들 수 있을까? 대부분 그만한 실력이 없다. 개발능력과 심미적 감성, 차세대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조직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A주 상장 게임사에 근무했던 게임 분야 투자자의 평가다.
중국 게임업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문화·콘텐츠 산업과 마찬가지로 게임 창작자는 상업적 이익과 콘텐츠 품질 사이에서 고민한다. 과금 기준과 사용자 체험의 균형을 유지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판호가 없는 게임을 판매하고 외부 서버로 접속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등 저작권 침해 문제도 여전하다. 최근 업계 내부에서 우수한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 여러 명이 팀을 짜서 싸우는 방식인 텐센트의 대작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 차세대 기술로 화질을 전면 개선하고 동양적인 매력을 더하는 등 비주얼을 종합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의 출시를 예고했다. 왕자영요 누리집

감독의 ‘과녁’
“2021년 11월 텐센트 플랫폼의 접속 단계에서 안면인식 검증이 필요한 사례가 하루 평균 686만 건 발생했다. 그중 70% 넘는 계정이 인증을 거절당하거나 통과하지 못했다.” 정레이 텐센트 미성년자보호시스템 책임자는 2021년 12월15일 중국게임산업총회에서 이런 상황을 공유했다. 텐센트의 미성년 사용자 게임시간 비중은 6.4%에서 0.7%로 줄었고, 게임 매출액에서 미성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서 1.1%로 줄었다.
게임의 과도한 이용과 소비를 예방하는 것이 이번 규제가 겨냥한 ‘과녁’이다.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60%가 넘는 텐센트와 넷이즈가 가장 먼저 타격받았다. 두 게임사가 개발한 <왕자영요>(王者栄耀, Honor of Kings), <화평정영>(和平精英), <황야행동>(荒野行動) 등은 여러 사용자가 함께 경기하고 교류하는 체험을 중시하고 보편성이 강하다. 학생 사용자가 적잖아 어느 정도 영향받을지 시장의 관심이 컸다. 중독방지 규제를 실시한 첫 주, 텐센트의 <왕자영요> 서버가 먹통이 되자 이 사실이 위챗 인기검색어에 올랐다.
게임사들은 최신 실적보고서에서 미성년 사용자의 매출액 비중을 공개했다. 빌리빌리(Bilibili), 유주(游族), 완메이스제(完美世界), 싼치후위(三七互娛) 등 상장사들에선 그 비중이 대부분 1% 이하였다. 2021년 3분기 텐센트와 넷이즈 매출액에서도 미성년 비중이 1% 미만이었다. 하지만 텐센트는 실적 증가율이 현저하게 둔화됐고, 국내시장 게임산업 성장률도 5%에 그쳤다.
게임사들은 “중독방지 검증 시스템을 금융업계 수준으로 강화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계정을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등 중고생이 규제를 피하는 방법이 언론에 공개됐다. 그러자 9월8일 텐센트와 넷이즈 등 게임사와 계정 대여 업체, 게임 중계 업체 관계자들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와 국가신문출판서에 불려갔다. 이후 보완 조치가 이어졌고, 게임 계정 대여와 생방송 중계 사이트들이 미성년자의 접근을 차단했다.

국가급 시스템
외국에서는 게임중독 방지를 위해 영화나 드라마처럼 연령등급을 구분해 진입 기준을 설정한다. 중국도 게임에 연령등급을 표시하지만 외국처럼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또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에서 설정하는 것처럼 ‘자녀보호기능’으로 청소년의 게임시간을 감독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중독방지 방법은 신분증을 이용한 실명인증이다. 기술력 있는 기업은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접속과 결제 단계에서 의심스러운 계정을 다시 검사한다. 텐센트와 넷이즈는 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게임 접속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쥔차오 변호사는 “게임 개발사의 중독방지 기술에 차이가 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관련 있지만 비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할 때마다 일정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 자체는 법적 의무가 아니다.”
“정말 규제할 수 있을까? 부모의 신분증을 가져갈 수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도 일부 부모는 아이가 마음대로 하도록 방임한다.” 게임사 중간관리자의 말이다. 시장조사업체 CNG(伽馬數據) 조사 결과 미성년 사용자의 85.8%가 중독방지 규제의 제한을 받았다. 나머지 14% 정도는 규제를 빠져나갔다. 부모의 신분증으로 게임에 접속하기도 했다. 콘솔게임기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규제 시스템의 범위 밖에 있다.
2021년 7월 말까지 5천여 개 기업과 많은 게임이 ‘국가급 중독방지 실명인증 시스템’에 접속했다. 주쥔차오 변호사는 “과거에는 대다수 게임사가 공안부에서 위탁한 기관을 통해 사용자 신분 정보를 인증하고 인증한 수량만큼 비용을 냈다”고 말했다. “현행 국가급 시스템은 신분증 번호와 이름을 대조하기 때문에 중독방지 효과가 더 좋고, 기업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21년 10월1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국가신문출판서는 ‘미성년자 인터넷게임 중독방지 신고 사이트’를 개설했다. 게임사의 문제점을 신고하면 게임 인증과 이용시간, 충전·결제 단계에서 규정을 위반한 게임사가 조사받는다. 이로써 일반 대중도 게임중독 방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궈쉬둥은 “중독을 방지하려면 아이가 스스로 시간을 제한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가정마다 상황이 달라 시스템이나 게임사 규제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모가 강압적으로 아이의 게임을 막을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고 왜 좋아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과도하게 과금하는 모바일게임만 있는 게 아니라 건전하고 재미있는 콘솔게임도 많다.”
게임중독은 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2021년 10월29일 교육부와 중앙선전부 등 6개 부처가 공동으로 ‘초중고생 인터넷게임 중독방지 강화 통지’를 발표했다. 이 통지는 △콘텐츠 심사 △이용시간 제한 △공교육과 사교육 협력 △감독과 문책의 네 가지 분야에서 중독예방을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의 인터넷게임 중독방지 성과를 지역 교육과 학교관리 업무 성과의 평가 근거로 삼겠다고 명시했다.

   
▲ 2021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중국 에드워드게이밍 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팀이 결승전에서 전년도 우승 팀인 한국 담원기아를 3 대 2로 꺾고 승리해 중국 게임 사용자들을 흥분시켰다. 에드워드게이밍 웨이보 계정

이(e)스포츠에도 영향
게임중독방지법 시행 뒤, 미성년자의 게임시간이 크게 줄었다. 한동안 뜨겁던 전자스포츠(e스포츠) 분야로도 불똥이 튀었다. 다른 운동 종목과 마찬가지로 e스포츠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16살쯤 청소년 대표 훈련에 들어간다. 매주 3시간이라는 규정을 지키면 상비군 소속 선수들의 훈련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중국 에드워드게이밍 팀이 2021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국내 사용자들을 흥분시켰다. 에드워드게이밍클럽 운영회사 슈퍼젠(超競互娛)의 우리화 최고경영자는 “중독방지 규정이 선수 선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업계에서 e스포츠 선수들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미성년 후보 선수의 훈련시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그는 “시장이 안심하고 업계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바란다”며 “미성년자 게임중독 방지는 정책의 큰 틀이고 우리도 감독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50호
游戲版號: 沉默的信號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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