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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취 기회 뒤편엔 지속불가능한 압박노동
[FOCUS] 스타트업 어바웃유의 창업 성공기- ② 기회와 위험
[142호] 2022년 02월 01일 (화) 프리츠 하베쿠스 economyinsight@hani.co.kr

프리츠 하베쿠스 Fritz Habekuss
베른트 울리히 Bernd Ulrich
<슈피겔> 기자

   
▲ 2021년 9월13일 독일 베를린의 어바웃유 패션쇼에서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REUTERS

어바웃유는 제도판 위의 창조물이다. 잘못될 여지가 처음부터 적었기에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3600억유로 규모의 유럽 패션산업 시장은 이미 거대하다. 2026년에는 4500억유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중 상당 부분이 온라인 시장이다. 뮐러는 간편한 배송·반송 시스템, 충분한 재고 확보, 적절한 가격 산정 등 기본적인 업무만 잘해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초기에는 이런 업무 중 많은 부분을 모회사인 오토에서 떠맡았다. 뮐러의 주 임무는 좋은 상품을 고르고, 정보기술(IT) 부문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마케팅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성공했다. 뮐러는 현재까지 회사를 스타트업처럼 운영한다. 그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같은 건 배부른 대기업 지원자나 찾는 것이라고 여긴다. 이것이 결국 뮐러의 성공 비결일까? 아니면 전형적인 정보기술 직업인의 특징 중 하나인가?
뮐러는 “배우고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에게 회사는 “대학의 연장선”이다. 기업이 그토록 원하는 많은 것, 즉 디지털 성향과 창의성 등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어바웃유 같은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일찍부터 많은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자유를 준다.” 대신 초기 임금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대학 졸업 뒤 초임 연봉으로 6만유로(약 8100만원)를 받고 싶은 사람은 “대기업이나 투자은행에 입사하는 게 낫다”고 뮐러는 주장한다.

회사는 “대학의 연장선”
뮐러는 어바웃유가 갓 입사한 직원에게 (같은 일을 해도 정규직 평균연봉보다) 10~15% 임금을 적게 주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3~5년이 지나면 평균연봉 8만7천유로가 넘는다. 30살 미만 노동자에게는 괜찮은 급여다. 경영진은 최상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받는다.
(신입 직원) 초봉을 올려줄 여력은 이미 있지만 뮐러는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는다. 대신 그는 의식적으로 어바웃유를 선택하는 구직자를 찾는다. 뮐러는 일중독자를 원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상사가 보기에 능력이 없는 사람, 이전 직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대로 성과가 없는 사람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성과자도 한계에 부딪히는 일이 적잖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60시간, 때로는 80시간을 일하며 매출을 몇 배로 늘렸던 마케팅 전문가는 나중에 디스크가 발병해 몇 주간 회사에 나오지 못했다. 그는 근무시간을 단축해 복직하려 했지만 “뮐러가 원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결국 그는 해고됐고 그의 자리에 20대 중반 인물이 고용됐다.
또 다른 이들에게 어바웃유는 완벽한 ‘경력 발판’이다. 한 젊은 재무관리자는 입사 첫날부터 (성공에) 굶주렸는데, 회계 부서에 일하면서 ‘나인 투 파이브’(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매일같이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대부분 젊고 의욕 있는 인재를 찾는 기존 회사들로부터였다. 그는 스카우트 제의 중 하나를 받아들여 연봉을 두 배로 늘리고 일하는 시간은 줄였다. 현재 그는 30대 중반인데 유로화로 6자리 단위의 급여(1억원 이상)를 받는다.
그렇다면 회사의 압박은 어떤가? 뮐러는 새벽 3시에 업무 지시 전자우편을 보낸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저녁형 인간이다. “내가 일하는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 적이 없다. 나도 내 업무 시간을 누군가한테서 강요받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레멘 시의회의 자유민주당(FDP) 소속 시의원 토레 셰크는 이를 다르게 본다. 2020년까지 셰크는 어바웃유의 인사부문 책임자였다. 자신의 스타트업을 세우기 위해 브레멘으로 이주한 그는 어바웃유에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도전적이고 지루하지 않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멋진 일자리이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셰크에게 어바웃유는 ‘스타트업 업계의 골드만삭스’다. 조금은 비슷한 면이 있다. 어바웃유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타사의) 인사담당자에게 매력적인 인재다. “우리는 누가 빠른 속도를 따라올 수 있는지, 누가 요구에 부응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런 분위기는 “도전적인 환경”을 만든다. 다만 이 속도를 수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인력) 변동은 회사의 내부적인 경험 축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 점이 회사에 가장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가장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경쟁업체인 찰란도 역시 어바웃유의 놀라운 적응력을 높이 평가하고 두려워한다. 실제로 어바웃유의 세 공동창업자는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점점 더 미쳐가는 그들의 아이디어”로 인정받고 있다고 역시 유명 창업가인 플로리안 하이네만이 말했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이탈리아 밀라노 구도심 가장자리에 위치한 공공 수영장에서 마지막 수영객이 떠나자 뮐러의 직원들이 일을 시작했다. 비디오월(멀티비전)을 세우고, 입구에 붉은 카펫을 깔았다. 이날 저녁 어바웃유는 이탈리아에서 출시 행사를 열었다. 프리오프닝(Pre-Opening) 행사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카운트다운만 볼 수 있음에도 전날 누리집에 150만 명 이상이 찾았다. 수백 명의 인플루언서, 언론인, 블로거가 이제 나머지 일을 할 것이다.
뮐러는 자신의 “기술적 구현 기계”, 즉 어바웃유의 업무가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목표는 영원히 지속하는 회사를 세우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성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 자신도 어바웃유가 마지막 창업 기업이고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고 굳게 믿는다. 자신은 임시 기업가일 뿐이다.

정치인 되기 위한 발판
뮐러는 20살 때 이미 자신의 진정한 목표는 정치가가 되는 것임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데이터를 이용해 사회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측정하고 기술의 도움을 받아 이 데이터에서 구체적인 정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정당을 세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독립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큰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이자만 받아 살면서 함부르크시장 선거에 입후보해 돈을 좀 쓰려면 2천만유로는 있어야 한다고 뮐러는 계산했다. 2008년, 그는 10년 안에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서 다음 목표는 40살에 재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때까지 이제 7년 남짓 남았다. 성공에 취한 기업가가 정치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일까, 아니면 뮐러는 정말 함부르크시장이 될 기회를 얻을까? 함부르크시장이 될 기회를 얻는다면 어바웃유는 무엇보다 뮐러에게 매우 개인적인 경력 발판이 되는 것이다.

ⓒ Der Spiegel 2021년 제47호
In der Karrieremaschine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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