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이 위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등 사회구성원의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차이트>가 철학자인 에바 폰 레데커(40·Eva von Redecker) 이탈리아 베로나대학 교수와 디르크 메스너(60·Dirk Messner) 독일 환경청장을 한자리에서 만나 ‘기후위기 학습’을 주제로 공동 인터뷰를 했다. 폰 레데커는 독일 출신의 유명 페미니스트 철학자이며, 메스너는 2020년부터 독일 연방정부의 환경청장을 맡고 있는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 분야의 전문가다.

막시밀리안 프롭스트 Maximilian Probst 자유기고가
아나레나 숄츠 Anna-Lena Scholz <차이트>기자

▲ 독일 출신 에바 폰 레데커는 지금은 이탈리아 베로나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레데커 교수님, 당신은 농촌에서 성장했고 지금은 철학자로 대학에서 일한다. 농촌에서 자라는 동안 당신은 삶을 위해 무엇을 배웠나?
에바 폰 레데커 내가 열두 살인가 열세 살쯤 어느 날 겪은 일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마구간에서 오물을 치우고 있었다. 아버지가 오셔서 내 수레를 못마땅하게 바라보시더니 “머리로 하는 노동과 손노동은 연관이 있다”고 하시면서 수레 뒷부분에 쌓여 있는 오물을 앞부분, 즉 수레바퀴 바로 위로 옮기라고 하셨다. 그러자 갑자기 수레는 절반이 가벼워졌다. 모든 노동은 아무리 따분하고 단순 반복하는 일이어도 지적 문제이기도 하다.
메스너 청장님, 당신은 대학 시절 한국의 서울에서 한 학기를 보냈다. 서울이 더는 낯설지 않게 다가온 순간이 있는가?
디르크 메스너 1987년, 그때는 한국 사회가 변혁과 배움의 과정에 있었던 아주 흥미로운 시기였다.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졌고, (한국인은)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이러한 변혁 속에서 나는 마치 집에 있는 듯 친근함을 느꼈다. 당시 나는 이 세계 모든 곳에서 인간이 쟁취하려는 보편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 Die Zeit 2021년 제53호
“Manch Neues erscheint lange abstrus”
번역 최현덕 위원

* 2022년 2월호 종이잡지 90쪽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