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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기후관계장관회의 신설해야
[이창곤의 웰페어노믹스] 녹색복지국가를 위한 전략 ③ 정부조직 개혁
[142호] 2022년 02월 01일 (화) 이창곤 goni@hani.co.kr
   
▲ 2021년 1월6일 그린피스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앞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유권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의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는 가운데,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서 녹색복지국가 관점에서 눈길 끄는 공약 중 하나는 바로 정부조직 개편 방안이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상실이란 생태위기에 맞서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국가 기능의 녹색복지화와 생태사회 정책의 통합적 대응이 중요하며, 이를 맡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행정체제 구축, 즉 정부조직 개혁이 긴요하기 때문이다.

잇따른 기후에너지부 신설 공약
2022년 1월 지금껏 각 후보의 공약과 발언을 모아보면, 2022년 5월 출범할 새 정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조직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근 10년 만의 정부조직 개편인데, 이는 새 정부 출범 초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의제로 떠오를 소지가 다분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후에너지부 △대통령 직속 우주산업전략본부 △데이터전담부서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특히 “에너지 관련 업무가 분산돼 있어 통합정책을 할 수 없다. 2050년까지 탄소제로로 가기 위해 통합 관할 부서가 필요하다”며 기후에너지부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분권형 책임장관제 도입 △삼권분립 정신에 입각한 행정부 운영 △디지털 플랫폼 정부 등을 내세웠다. 윤 후보 쪽은 분권형 책임장관제가 각 부처 장관에게 전권을 부여하되 결과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주창한다. 심 후보는 “세계는 디지털 전환을 넘어 녹색 전환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후 문제는 더는 환경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의 문제이자 안보 문제”라고 개편 취지를 밝혔다. 지지율 상승으로 고무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을 앞세우면서, “정부조직 개편 전에 청와대 조직을 반으로 줄이고, 장관에게 권한을 주고, 국정 결정은 국무회의에서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 후보의 발언과 공약, 시민사회의 요구 등을 모아 살펴본 결과, 공통적이면서 비중 있게 거론되는 안은 기후에너지부 신설이다. 이 방안은 이번 대선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2017년 대선 때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고,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후보도 유사한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최소화하기로 방향을 잡으면서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추진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어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그린뉴딜이 추진되고,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어느 때보다 기후위기 대응이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기후위기 대응 전담부처 신설 방안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인수위원회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생태위기 대응을 위한 행정부 내 전담부처 신설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공통된 추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기후변화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부서를 백악관 안에 신설했고, 독일의 ‘신호등 연정’도 환경부와 별도로 ‘경제와 기후보호부’를 새로 두었다. 이탈리아 정부도 에너지정책과 환경 업무를 통합한 ‘생태전환부’를 마련했으며, 프랑스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를 통합한 생태포용전환부를 두고 있다.
녹색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행정부 내에 기후 등 생태위기 대응을 위한 전담부처 신설이 아주 중요하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공약은 이 점에서 고무적이나 그것만으로는 통합적 대응을 하기엔 역부족이기에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기후위기 대응 전담부처 신설과 병행 추진해야 할 방안으로 ‘기후관계장관회의’ 신설을 제안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경제정책 총괄 조정기구로 경제부총리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장관회의를 두고 있다. 또 사회부총리인 교육부 장관이 주재하는 사회정책의 범부처 총괄조정기구로 사회관계장관회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주재하는 범부처 조정기구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도 있다.
적어도 이들 회의와 같은 위상으로 새 정부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상실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실행 관제탑으로서 기후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할 것을 바란다. 생태위기 대처는 환경부만으로 감당할 수 없고, 기후에너지부 등 전담부처 신설만으로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생태위기 대처는 범부처의 통합적 대응이 중요하기에 이를 논의하고 조정하고 의결하는 총괄 회의체로서 기후관계장관회의가 필요하다. 이 회의는 기후전담부서 장관을 기후 부총리로 격상시켜 주재하는 게 좋을 것이다. 다른 관계장관회의처럼 안건을 효율적으로 협의하기 위한 실무조정회의를 부속으로 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기후관계장관회의와 기후에너지부 등 전담부처의 구체적 역할과 임무에 관해서는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의 기후에너지부 방안은 지극히 에너지 등 산업과 경제성장의 논리에만 따른 것이란 생각에서다. 기후정의와 녹색(생태)복지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녹색거버넌스’로서 기능은 물론, 환경부와 산업부의 관계, 그리고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와의 역할 조정 등을 놓고 충분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기획재정부 개편도 필수
정부조직 개혁과 관련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슈는 다름 아닌 기획재정부의 개편 논의다. 기재부가 각 부처의 정책과 관련된 예산부터 전체 나라 살림을 운용·결정하는 ‘정부 위의 정부’로 기획·재정·경제·공공기관까지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기재부 개혁은 정부조직 개편 1순위로 강력한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요지는 기획과 예산의 기능을 분리하자는 것으로, 세부 내용을 놓고 더 많은 숙의가 필요하지만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 반드시 실행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권력자나 특정 조직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시민 세금으로 마련된 나라 살림, 즉 정부 재정은 사회적 위험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쓰여야 한다. 생태위기란 메가톤급 사회적 위험에 맞서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보장하는 녹색복지국가 실현은 응당 정부의 가장 우선적인 역할이다. 정부조직은 바로 이런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개혁돼야 하는 것이다.

* 복지를 다년간 살피고 책도 펴냈다. 그러다 ‘복지와 경제의 호혜적 융합’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늦깎이 경제 공부에 매달리는 언론인이자 사회과학도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개혁, 그 수단으로서 좋은 정책과 복지정치에 특별한 관심을 쏟는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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