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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전기차 위해 환경오염
[COVER STORY] 친환경 에너지전환의 딜레마- ③ 전기자동차의 역설
[141호] 2022년 01월 01일 (토) 옌스 글뤼징 economyinsight@hani.co.kr

스 글뤼징 Jens Glüsing 지몬 하게 Simon Hage
슈테판 슐츠 Stefan Schultz 알렉산더 융 Alexander Jung
닐스 클라비터 Nils Klawitter
<슈피겔> 기자

   
▲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광물자원을 훨씬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약점이 있다. 2021년 9월 미국 애리조나주 전기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REUTERS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형태에 따라 특수 광물자원 150~250㎏을 필요로 한다. 이 가운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흑연, 니켈, 구리다. 나머지는 망간, 리튬, 코발트다.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자동차 라인을 확대하면서 이들 광물자원의 수급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베엠베 CEO의 약속
베엠베(BMW)의 올리버 칩세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초 고객과 주주에게 BMW가 “전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도시의 공기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모든 구성요소까지 환경친화적으로 깨끗이 하겠다는 것이다. 칩세 CEO에게 이는 불법으로 아동노동이 이뤄지는 광산, 하천을 유해물질로 오염시키는 광산에서 채굴한 광물자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현실의 전기차 공정에서 배터리의 가장 중요한 부품에 해당하는 코발트를 둘러싼 환경오염 사례가 적지 않다.
칩세 CEO의 약속은 값싸고 공허한 친환경 구호로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그런 약속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약속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는 (친환경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내연기관차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판매 유인책이 사라지게 된다.
전기차와 전기배터리에 쓰이는 광물자원 생산에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를 운전하는 것이 여전히 친환경 측면에서 장점이 압도적으로 많다. 기후보호 측면에서 전기차는 분명히 장점이 많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내연기관차가 20만㎞ 주행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은 총 40t에 이른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집중적으로 배출하지만 전기차는 해당 거리 주행에 탄소를 불과 절반 정도만 배출한다.
전기차의 약점은 내연기관차보다 광물자원을 훨씬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채굴되는 주요 광물자원이 다수 포함됐다. BMW가 최근 출시한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 아이엑스(iX)의 배터리에는 코발트 6㎏, 리튬 10㎏, 구리 60㎏이 들어간다. 모두 가솔린차량이나 디젤자동차에는 거의 혹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광물이다.
향후 20년간 친환경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 증가량의 절반 정도는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의 수요 증대 예상치와 관련 있다. BMW는 2030년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이 전기차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에서 전기차의 비율은 3%에 불과하다.
BMW는 이런 예측을 통해 딜레마에 빠졌다. 독일 뮌헨의 부유한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콩고의 광산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희생을 치러서는 안 되는 것이다. BMW의 파트리크 후데 원자재관리·에너지·충전 부문 부사장은 “자체 공장에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BMW는 평범하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광물자원을 생산한다는 중간 딜러의 말만 무조건 믿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BMW는 광산업체에서 직접 리튬과 코발트를 사들인다. BMW는 광물 채굴을 주로 손으로 하는 콩고 광산업체가 아닌, BMW의 자체 기준으로 꼼꼼하게 평가한 모로코와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의 광산업체에서 광물자원을 사고 있다.
파트리크 후데 부사장은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광산업체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BMW가 환경기준과 사회기준의 준수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하청업체 100곳 이상이 매년 협력 선정에서 탈락한다.”
BMW는 광산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래서 숙련된 감사위원들이 깜짝 현장방문을 정기적으로 하거나, 광산업체 직원들이 BMW에 직접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후데 부사장은 설명했다. “광산업체의 위법 사항이 밝혀지면 우리는 즉시 현지 광산의 미흡한 점을 철저히 보완하도록 지시한다.”
그러나 실제 BMW의 여력은 샘플 제품의 관리·감독에만 그친다. 협력업체들이 계약에 명시된 사회기준과 환경기준을 준수하는지는 협력업체에 맡겨둘 수밖에 없다. 그나마 협력업체의 위법 사항이 밝혀지더라도 BMW는 해당 협력업체와 쉽사리 결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코발트 대형 생산업체를 금방 찾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 도요타는 전기차의 약점을 타개하기 위해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 광물자원 소비의 최소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요타의 수소자동차 미라이 1세대에서 자동차 한 대당 백금 40g이 필요했지만 신규 모델(사진)에서 백금 필요량은 3분의 1가량 줄었다. REUTERS

도요타, 기술로 상황 타개 시도
이러한 상황의 타개책으로 기업은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 광물자원 소비의 최소화를 시도할 수 있다. 도요타의 수소자동차 미라이 1세대는 자동차 한 대당 백금 40g이 필요했다. 신규 모델에서 백금 필요량은 3분의 1가량 줄었다. 도요타는 2040년까지 차량 한 대당 사용하는 백금을 5g까지 줄이려 한다. 물론 이렇게 상당한 기술 진보를 이루더라도 자동차산업의 광물자원 의존도는 조금 줄어들 뿐이지 아예 없앨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서구 국가들은 (친환경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광물자원을 중국에 심각히 의존하고 있다. 독일광물자원청(GMRA)의 페터 부흐홀츠 청장은 “중국은 현재 전세계 광물자원 공급의 50%를 차지해, 미국이 20세기 중반에 누렸던 초강대국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막강한 독점적 지위는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대 광물자원 채굴국이다. 동시에 중국은 파트너 국가들과 체계적으로 네트워크를 이뤘고 이들 국가가 중국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칠레, 볼리비아, 콩고 등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희소 광물자원 채굴권을 확보했다.
광물자원 가공에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는 한층 극명하게 드러난다. 정제 광물 26개 중 23개의 대표적 생산국이 중국이다. 희토류 가공에서 중국은 전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광물에서 시작해 전기차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 직접 관여한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량의 75%를 맡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거대한 광물자원국인 중국의 시장 권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것을 우려의 눈길로 바라본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역내시장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연합이 특히 희토류 수급에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10년 전 희토류 수출을 불시에 제한해 희토류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고 전세계를 희토류 공급난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전세계에 엄청난 압박 수단을 지녔음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는 결국 독일이 광물자원 수급 전략과 관련해 첫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남미에 대한 투자를 지정학적 파워 게임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에 엄청난 규모의 차관을 제공해 자국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이들 국가의 중국 의존도를 키워갔다. 독일 경제학자 토마스 슈트라우프하어는 “중국 정부가 하는 일에 우연은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권력의 냉정한 전략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광물자원 접근권은 이미 외교 수단이 됐다.

OPEC보다 막강한 ‘차이나 파워’
중국이 현재 누리는 유일무이한 입지가 중국에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됐기 때문은 아니다. 광물자원은 세계 곳곳에 골고루 매장돼 있다. 독일은 자체 금속 수요 일부를 국내 매장량으로도 감당하고 있다. 독일 하르츠 산지나 에르츠산맥의 광산업은 수백 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독일 재계는 의존도 심화를 무릅쓰고 국외 광물자원 수입을 선택했다. 광물자원을 수입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하면 스스로 손에 흙을 묻힐 필요가 없어진다.
광물자원 수입국들은 자국의 폐광산을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막강한 권력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투자자들은 미국의 유일한 희토류 광산 마운틴패스(Mountain-Pass) 가공시설을 2018년 재가동해 희토류를 채굴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철광석 업체 LKAB는 채굴 쓰레기에서 희귀한 원료를 추출할 계획이다. 다른 광산업체들은 지구에 마지막 남은 광물 매장지인 심해에서 광물 수백억t 채굴을 검토 중이다.

ⓒ Der Spiegel 2021년 제44호
Raubbau im Namen der Umwel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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