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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허가·상업화 가속
[집중기획] 의료 인공지능 ① 현황
[141호] 2022년 01월 01일 (토) 허수징 economyinsight@hani.co.kr

허수징 何書靜 쑨옌란 孫嫣然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업체인 잉퉁과학기술이 2020년 안저 검사 AI 제품의 3등급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잉퉁과학기술 누리집

병원에 진출한 뒤 3년 만에 의료 인공지능(AI)에 ‘파란불’이 켜졌고 상업화 속도가 빨라졌다. 2020년 1월 AI 의료기기가 처음으로 ‘3등급(類) 의료기기 허가증’을 받았다. 2020년 하반기부터 허가증 발급 속도가 빨라져 8장이 추가됐다. 2021년 9월까지 13개 기업의 17개 AI 의료제품이 3등급 의료기기 허가증을 받았다. 대부분 영상 판별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이다. 주로 폐결절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과 당뇨병 시망막병변 안저 사진을 대상으로 한다.
3등급 의료기기 허가증은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의료기기를 1~3등급으로 나눈다. 1등급 의료기기는 수술칼과 수동 병상침대, 의료용 얼음 주머니 등 위험도가 낮고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의료기기다. 심사나 허가가 없어도 안전을 보증할 수 있다. 2등급은 감독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통제할 수 있는 의사가 임상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이다. 혈압계, 산소발생기, 의료용 분무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3등급은 가장 엄격하게 통제하는 의료기기다. 의료기기 경영 허가증이 필수다.

험난한 과정
2018년부터 2등급 허가를 얻어낸 AI 의료제품이 3등급 허가증을 받을 때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맨 처음 허가증을 받은 잉퉁과학기술(鷹瞳科技·Airdoc)의 천위중 최고의료책임자는 말했다. “2019년 업계의 겨울이 찾아왔다. 2020년 3등급 허가가 1건도 통과하지 못했다면 업계 경쟁사 3분의 1이 줄었을 것이다.” 3등급 허가증은 제품의 신뢰성을 보증하고 환자로부터 비용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한다. 상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다.
영상 판별은 전형적인 의료 AI의 응용 분야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이 분야 제품을 위한 뜻밖의 기회를 제공했다. 가장 먼저 3등급 허가증을 받은 안더이즈(安德醫智·BioMind)의 량웨이민 회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정확도가 낮아 흉부 CT 사진이 주요 판단 근거였다”고 말했다.
일부 AI 제품이 코로나19를 정확하게 판별해 코로나19가 심각하지 않은 지역의 의사에게 귀중한 진단 경험을 제공했다. 국가공업정보화부가 2020년 7월 진행한 폐렴 AI 제품의 진단보조평가에 참여한 17개 기업 제품 대부분이 폐렴 여부를 판별해냈다. 이 가운데 3개 기업 제품은 코로나19 감염 사실도 비교적 정확하게 가려냈다.
영상 판별 제품은 오랜 기간 세대교체를 거쳤고 의사들의 인정을 받았다. 3급 갑등 병원(중국은 의료기관을 평가 기준에 따라 1급부터 3급까지 구분하고, 등급마다 갑·을·병으로 분류한다. 3급 갑등 병원은 우리나라 3차 의료급여기관에 해당한다. -편집자) 영상의학과 의사는 말했다. “2018년 업무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폐결절 판별 도구를 사용한다. 어제 폐결절 AI 그래픽카드를 업데이트하느라 1시간 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그동안 결과보고서를 1건도 완성하지 못했다.”

   
▲ 2021년 2월 홍콩 시내 북란타우병원 감염통제센터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AI 의료기기 사용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지만 아직 의사 보조 수준이다. REUTERS

거듭된 적자
기업 관점에서 상상력을 동원해본다면 의료시장은 중국의 광대한 기층사회에 있다. AI 기술을 대규모로 응용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기층의료기관 대부분은 진단 능력이 부족하다. AI를 통해 훌륭한 의사의 경험과 능력을 ‘습득’하면 의료자원 불균형을 현저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수요가 발생하자 감독 당국의 허가 절차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이 분야에 뛰어든 기업이 늘었지만 성숙한 상업화 수준에 도달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선위샤오 이카이캐피털(易凱資本) 집행이사는 이렇게 정리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투자설명서 4건을 종합해보면, 의료 AI 기업은 매출액으로 연구개발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적자가 매출액의 몇 배에서 몇십 배에 이른다.
커야(科亞·Keya)의료는 업계 최초로 3등급 의료기기 허가증을 획득한 기업 중 하나다. 주요 매출액이 병원에 제공한 연구개발서비스 수입이다. 2020년 매출액이 70만9천위안(약 1억3천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 비용으로 1억1700만위안(약 216억7500만원)을 지출했고, 4억8700만위안 적자였다.
현재 의료 AI 기업의 매출은 주로 병원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거나 연구용역을 제공해 발생한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어 여러 제품의 임상 가치는 대부분 환자나 의료보험회사에 직접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선위샤오 집행이사는 “제품 성능이 상업화 가능성을 결정한다”며 “제품 성능이 충분하면 다양한 상업화 경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업화를 추진해야 하는 의료 AI 기업의 부담은 갈수록 커졌다. 자본시장은 2019년 혹한을 겪은 뒤 성숙한 기술을 갖춘 기업을 선호했고 해당 기업의 상장을 압박했다. 2021년 커야, 잉퉁, 투이샹과학기술(推想科技·Infer Vision), 수쿤과학기술(數坤科技·shukun)이 기업공개 일정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최근 1년 동안 업계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 투자자본은 매출액이나 상장 같은 성과를 독촉했다.”
안신증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의료 AI 분야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나 64억위안에 이르렀다. 반면 투자 건수는 43건으로, 가장 왕성했던 2018년에 견줘 40% 줄었다. 시리즈A 투자 건수의 비중이 2019년 57%에서 40% 하락했다. (상당히 성공 궤도에 오른 기업에 투자하는) 시리즈C와 시리즈D 투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 18%나 됐다.
“최악의 시기가 지나갔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더 많은 기회를 확인했다고 말할 수 있다.” 쑨위후이 즈위안후이투(致遠慧圖)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첫 도전은 제품 개발, 그다음이 허가증이었다. 이제 첫 번째 제품을 출시했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늘려나갈 것이다. 또 제품이 기층의료기관에 필요한 능력을 제공했는지, 외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더 많은 기회
“3년 전에 비해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정책이다. 3등급 의료기기 허가증을 비롯해 정책이 명확해졌다.” 선위샤오 집행이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기업이나 감독 당국 모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이었다. 정책이 명확하지 않아 의료 AI 분야 기업의 최대 불확실성이 정책이었다.
중국에서 의료용 AI 제품이 처음 병원에 들어간 것은 2017년이다. ‘무면허’ 상태로 병원의 연구개발을 도왔다. 2018년부터 제품이 하나둘 2등급 허가증을 받아 의사가 업무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2등급 허가증은 지방 식품약품감독관리국의 심사를 거쳐야 받을 수 있다”며 “임상시험이 강제 조건이 아니어서 크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3등급 허가증은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서 심사하고, 적어도 2년 이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3등급 허가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제품의 혁신성이다. 쑨위후이 최고경영자는 “어쨌든 신문물이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제품의 임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감독 당국은 매우 신중했다. 기업과 병원, 전문가와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천위중 최고의료책임자도 “의료 AI 제품의 등록 과정은 일반 의료기기와 비슷하지만 제품 혁신성이 강해 감독 당국도 생소한 분야”라며 “그래서 더욱 신중해지고 기업은 더욱 엄격한 검사와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이 제시한 안전성과 유효성의 두 가지 요건 가운데 안전성이 기본이다. 모든 위험을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널리 쓰이는 제품을 평가할 때는 대체로 참고할 만한 근거가 있다. 예를 들어 주사기를 평가할 때는 시중 제품을 참고하고 각종 지표를 대조하면 된다. “그런데 AI 의료제품은 새로운 제품이어서 참고할 대상이 없다.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모든 증거를 검증받아야 한다.” 천위중 최고의료책임자의 말이다.
최근 3등급 허가증을 받은 제품이 늘었지만 감독 당국은 제품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지금까지 허가증을 받은 17개 제품 가운데 12개 제품에는 제조사가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계속 추적해야 한다는 조건이 첨부됐다. 이투과학기술(依圖科技·YITU)의 아동 수부 엑스레이 영상 골연령 평가보조 소프트웨어도 그런 사례다.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고려해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그래서 신청 기업이 연령, 인종, 지역 등의 요소를 결합해 딥러닝 알고리즘의 일반화 능력을 연구하도록 권고받았다.

   
▲ 2018년 7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의사와 AI 의료기기의 대결에 참가한 의사들이 뇌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뇌종양 진단과 뇌혈종 확장 예측 능력을 놓고 맞붙은 이 시합은 AI의 2 대 0 압승으로 끝났다. REUTERS

녹색통로
중국은 최근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하는 허가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식약총국은 2014년부터 ‘혁신 의료기기 특별심사 절차’를 시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녹색통로’라고 불렀다. 이 절차에 들어가면 식약총국에서 파견한 전문가가 신고와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지도한다. 성급 지방정부가 녹색통로에 진입한 기업에 세금 감면과 현금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기업이 녹색통로에 주목하고 뛰어들었다. 쑨레이 식약총국 의료기기기술평가센터 주임은 9월6일 열린 포럼에서 “녹색통로를 시행한 2014년에 138건을 접수했다”며 “해마다 신청 건수가 늘었으며 2018년 식약총국이 기준을 높인 다음부터 약간 줄었다”고 말했다. 2021년 8월까지 식약총국에서 모두 1612건을 접수했고, 333건이 통과됐다. 통과 비율은 약 20%였다.
의료 AI의 감독 방향을 확립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협력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2019년 식약총국,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위생건강위원회 산하 14개 기관이 AI 의료기기 협력 플랫폼을 구축했고 바이오 소재를 대상으로 두 번째 플랫폼도 만들었다. 쑨레이 주임은 “정부의 역량을 발휘해 의료기기 분야의 혁신을 추진할 목적으로 이런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AI 플랫폼이 설립되기 전까지 AI 제품은 1건도 허가를 얻지 못했다. 플랫폼이 만들어진 뒤 심사지도 원칙과 요점을 만들었다.” 쑨레이 주임은 “중국의 의료 AI 분야 감독은 국제적인 수준이고 일부 국가에서 중국의 평가 기준을 참고한다”고 말했다.
규범을 제시하고 진입 기준을 설정하라는 업계의 요구는 정부가 감독을 개선한 동력이었다. 선위샤오 집행이사는 “AI 의료 분야의 규범과 기준을 수립해 우수한 제품에 대한 상업화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적인 성향의 의료시장에서 중요한 일이다. 공신력 있는 감독 표준이 나오지 않으면 업계 발전에 이롭지 않다.

국제적 감독 수준
의료기기 심사와 허가는 앞으로 더 개선할 여지가 많다. 지금까지 발급한 3등급 허가증은 단일 부위의 단일 상황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폐결절 CT와 폐렴 CT 소프트웨어는 모두 흉부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각각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의료업계 투자자는 말했다. “업계에서 이미 다양한 병증, 다양한 부위를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다수의 병증에 대해 한번에 허가를 내준다면 투자자에겐 호재가 될 것이다.”
정책이 점차 명확해지면서 허가증은 투자자본이 기업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됐다. 기업도 허가증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쑨레이 주임은 “최근 의료기기 혁신이 매우 활발해 사회자본이 대량 진입했지만 기업은 냉정을 유지하면서 과학적 규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9호
醫療AI“拿證”之後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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