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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외면하는 존슨 행정부
[집중기획 ] 브렉시트 부메랑 ② 예고된 위기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베냐민 안자리 economyinsight@hani.co.kr

베냐민 안자리 Benjamin Ansari 클라우스 헤킹 Claus Hecking
닐스 클라비터 Nils Klawitter 얀 풀 Jan Puhl
미하엘 자우가 Michael Sauga
외르크 쉰들러 Jörg Schindler
<슈피겔> 기자

   
▲ 2021년 10월13일 대형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영국의 주요 항구에는 수많은 컨테이너가 제때 수송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REUTERS

브렉시트 구인난은 실상 예고된 위기다. 조너선 포테스 런던 킹스칼리지대학 경제학 교수는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영국 경제가 심각한 곤경에 빠지리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예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까지 그는 비교적 자유로운 이민 정책을 추구한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 행정부에서 경제수석으로 일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후임 총리들은 브렉시트를 관철하면서 정반대의 이민 정책을 추진했고, 이제 도처에 그 흔적을 남겼다. 포테스 교수는 “정부는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이게 브렉시트다. 당신들은 이것에 찬성투표를 했다”고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EU 탈퇴는 “영구적 재앙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국가의 번영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브렉시트, 영국 번영 희생시킬 것”
이 진실은 영국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영국인 수백만 명이 브렉시트 찬성에 투표한 주요 이유는 이민 제한이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치른 뒤, 브렉시트 지지자 중 33%는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주요 이유가 “이민과 국경에 대한 통제를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을 어떻게 해낼지는 브렉시트 찬반투표를 할 때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선거운동 기간에 보리스 존슨 총리는 캐나다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이민 제도를 설파했다. 이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다수의 외국인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보수 강경파는 훨씬 더 엄격한 규칙을 도입했다. 독일 베를린 과학정치재단의 영국 전문가인 니콜라이 폰 온다르차는 영국의 보수 강경파가 처음부터 “동유럽의 값싼 노동력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이민자를 억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수십 년 동안 영국에 살았던 EU 시민이라도 2021년 6월30일까지 거주 자격을 신청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추방될 위험에 처한다.
여기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간과한 것은 유럽 대륙의 먼 지역에서 온 값싼 노동력은 오래전부터 영국 경제 모델의 일부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그것이 표면에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가 끝나고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폰 온다르차는 말했다.
인력 부족은 공급 위기를 악화한다. 존슨 총리와 그의 사람들은 여전히 ​​끈질기게 이 사실을 부인한다. 오늘날까지 그들은 오직 코로나19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핑계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런던 퀸메리대학의 팀 베일 정치학 교수는 말한다.
한편, 봉쇄가 끝난 뒤 경제활동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른 한편으로 많은 영국인이 브렉시트 이후 EU 역내시장에 남아 남쪽의 아일랜드 공화국과 열린 국경을 유지하는 북아일랜드를 부러워한다. 북아일랜드 주유소에서는 공황 구매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베일 교수는 이번 위기가 존슨 총리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상징 정치만으로 정부는 존속할 수 없다.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들은 빵도 원한다.” 특히 최근 영국의 일반 시민을 괴롭히는 것은 휘발유 가격 급상승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존슨 총리는 주요 선거공약 하나를 실행했다. 보건·의료 부문에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근래 들어 가장 급격한 세금 인상을 승인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중에 도입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금을 다시 없애려 한다. 베일 교수는 “발생한 문제가 사람들의 지갑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지점에 도달하면 어느 순간 존슨 총리의 낙관론도 역부족이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존슨 총리 자신도 현재 발생한 문제에서 상당 부분의 원인이 브렉시트임을 입증하는 가장 인상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모든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트럭 운전기사를 위한 비자 5천 개를 승인한 것이다. 3개월짜리 단기 비자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유럽 대륙 전체에서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하다. 그래서 관련 업계는 존슨의 제안을 실제로 받아들일 노동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벨기에의 주요 화물 운송업체 시트라(Sitra)의 영국 지사를 도버(Dover)에서 운영하는 짐 맥파넬도 같은 의견이다. 맥파넬은 30년 동안 운송업계에서 일했지만 지금처럼 인력이 부족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 업계는 완벽한 폭풍우를 겪고 있다. 많은 내국인 운전기사가 은퇴했고, 젊은 영국인들은 이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동유럽인 대부분은 이미 영국을 떠났다.”
이들이 몇 주 일하겠다고 영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폴란드 국제운송업협회의 안나 브레진스카리비카는 화물차 운전기사는 언제라도 더 좋은 조건에 독일이나 네덜란드에서 일할 수 있다며 “유럽 전역에서 이들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인은 이제 브렉시트로 자국이 얼마나 매력을 잃었는지 고통스럽게 경험해야 한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노동자에게도 마찬가지다. 한때 영국은 체코, 리투아니아, 폴란드 사람에게 동경의 장소였다. 지금 젊은 동유럽 사람들은 더는 영국을 고려하지 않는다. 나이 든 이주노동자들은 영국을 떠났다. 한번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힘들다.
학업을 마친 뒤 영국으로 이주했던 폴란드 여성 마르타 림스(30)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처음에 그는 장난감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나중에는 파티 이벤트 회사에 입사했다. 림스는 자기 직업을 좋아했지만 “런던의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들고 그것을 감당할 만한 일자리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림스는 영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친구들이 사는 북부 독일에서 일을 찾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다시 글로벌경제 강국이 되려 했다. 하지만 영국은 지금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고립됐고, 영국인들은 자신들이 혼자임을 실감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거나 휘발유와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균형을 되찾아줄 단일 유럽 시장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구인난과 원자재 공급난 등 여러 부메랑 현상을 불러오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행정부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REUTERS

괴상한 브렉시트 성공담
영국 정부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이 점점 더 괴상해지고 있음에도 영국 정부는 고집스레 ‘브렉시트 성공 스토리’를 고수하고 있다. 도미닉 라브 법무부 장관은 국외에서 노동자를 데려오는 대신 기업이 “필요한 직종에 영국인 전과자를 모집하라”고 제안했다. 세탁공장 운영자 브라운은 이런 발언에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공장 견학을 마치고 브라운은 사무실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그가 구석의 금고 쪽으로 향하면서 “(돈이 있던) 예전에 쓰던 것”이라고 말했다. 금고 위에 설치된 모니터에 공장을 살펴보는 실시간 동영상 화면이 떠 있다. 브라운은 마우스를 잡고 두 대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비추는 화면을 번갈아 전환했다.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는 시기에 할 수 있는 약간의 관리·감독이다. 그는 “브렉시트 이전의 안정성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EU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았다. 그러나 현실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 Der Spiegel 2021년 제40호
It’s the Brexit, stupid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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