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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는 어떻게 슈퍼리치가 됐을까
[SPECIAL REPORT] 세기의 기업가 일론 머스크 해부- ① 생애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일론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로켓, 대규모 터널을 만들고 있다. 그는 인간을 화성에도 보내고,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한다는 야심만만한 계획도 세웠다. 이처럼 도전정신으로 가득한 ‘슈퍼리치’이지만 기술 발전을 맹신하는 사람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인류의 미래를 자기 손으로 만들어간다고 외치는 일론 머스크, 그는 어떤 사람인가. _편집자

지몬 하게 Simon Hage
기도 밍겔스 Guido Mingels
<슈피겔> 기자
헬레네 라우베 Helene Laube 자유기고가

   
▲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는 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들을 뒀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프로 모델로 활동한다. REUTERS

전세계적으로 언론이 취재차 전화를 걸 수 있는 기업인의 어머니는 많지 않을 것이다. 메이 머스크(73)는 얼굴에 미소를 활짝 지으며 <슈피겔>과의 화상 인터뷰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델로 활동하는 그는 아들 일론 머스크 덕에 더욱 유명해졌다. 메이의 사진은 여러 잡지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그는 가수 비욘세 영상에 나온 적이 있고 건강 식단을 주제로 강연도 한다.

남아공 출신의 2남1녀 중 장남
“나는 일론 머스크가 어릴 적부터 천재라고 지인들에게 말했다. 친구들은 으레 엄마니까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메이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뒀다. “장남 일론은 친환경적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 차남 킴벌 머스크는 레스토랑 몇 곳을 운영하는데 신선한 지역 생산 재료만 사용한다. 그리고 막내딸 토스카 머스크는 머스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운영한다.”
메이는 자녀 셋의 커리어를 모두 같은 선상에 놓고 바라보는 것 같다. 장남이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란 사실은 우연일 뿐이다. 일론의 자산은 2010억달러(약 248조원)로 추정된다.
올해 50살인 일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전기자동차의 혁명가이자, 화성 탐사 야망을 가진 로켓 개발자이다. 수백만 팔로어를 거느린 트위터 중독자이기도 하며, 비트코인 흥행 돌풍의 주역이자 주식계 반항아로서 ‘글로벌경제 팝스타’로 통한다. 그는 무엇보다 전세계 가장 유명한 기업인으로 손꼽힐 것이다. 더 나은 미래가 도래할지 인류가 의구심을 품는 시기에, 일론은 기술 진보를 재발견한 사람으로도 통한다. 팔방미인형 기술 천재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토머스 에디슨에 비견되기도 하며,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21세기형 아인슈타인으로도 통한다. 일론 머스크로 살아보는 것, 근사하지 않겠는가?
일론 머스크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그는 어떻게 지금 위치에 올랐을까?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무엇보다 그는 어떻게 지금 자신이 성취한 것을 해냈으며, 왜 다른 사람들보다 하루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진 것처럼 보일까? 2018년 9월 미국 유명 코미디언 조 로건은 2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온라인 팟캐스트 생방송에서 머스크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팟캐스트 생방송은 머스크가 위스키를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신이 갖가지 엄청난 일을 해내는 것을 보노라면, 저 사람은 대체 어디서 저런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는지 의문이 절로 든다.” 그러자 머스크는 “자신은 외계 생명체”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 일론은 자주 무아지경에 빠졌다. 그럴 때면 그는 옆에서 누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듣지 못했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더는 인지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머릿속을 거닐고 있었으며, 그가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고 어머니 메이는 작가 애슐리 밴스에게 말했다. 밴스는 머스크의 자서전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를 썼다.
이 때문에 부모는 일론에게 혹시 청각장애가 있는지 검진받게 했고, 심지어 수술까지 받게 했다. 하지만 수술 뒤에도 머스크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메이는 아들이 지금도 여전히 종종 그런 상태를 보인다고 했다. “이제는 아들이 아무리 말을 못 들어도 그냥 내버려둔다. 그냥 지금 로켓이나 뭐 그런 것을 머릿속으로 설계 중이려니 생각한다.”
그러나 일론이 어린 시절을 몽상에만 잠겨 보낸 것은 아니다. 동시에 그는 악몽과도 같은 학창 시절을 보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컴퓨터광이자 책벌레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의 학교에서 폭력적인 일진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프리토리아 학교에선 미국 학교라면 절대 용인되지 않았을 정도의 폭력이 난무했다”고 일론이 말한 적도 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일론과 킴벌은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갔다. 일론에 따르면 엔지니어이던 아버지 에롤 머스크는 같이 지내기 힘든 사람으로 “인생을 비참하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천재적 재능이 있던 머스크는 공상과학 서적과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그는 12살에 ‘코모도어 VIC-20’라는 컴퓨터로 익힌 프로그래밍 실력을 십분 발휘해 블래스터(Blastar)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에게 컴퓨터는 부모, 혹은 학교보다 더 기댈 수 있는 고향 같은 존재였다. 독일 출신의 문화이론학자 마르틴 부르크하르트는 저서 <디지털화의 짧은 역사>에서 젊은 시절 머스크가 컴퓨터에 몰두하면서 “세계를 구조적으로 낯설게 여기게 됐다”고 적었다. 부르크하르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컴퓨터 논리와 결부했고 “컴퓨터의 이성을 실물경제로 이입”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결과로 훗날 ‘주행하는 운영체계’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가 만들어졌다.
머스크는 1994년이라는 적절한 시기에 실리콘밸리로 간다. 동생 킴벌과 함께 투자를 요청했던 당시 벤처캐피털리스트(Venture Capitalist)들의 절반은 인터넷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넷스케이프(Netscape) 상장 이후에야 달라졌다. 그즈음 인터넷으로 돈을 번 사람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후일 동생(킴벌 머스크)과 다시 투자금을 구하러 다녔을 때는, 모두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 일론 머스크(왼쪽)가 동생 킴벌 머스크(오른쪽)와 함께 스콜재단 의장인 제프 스콜(가운데)과 인터뷰하고 있다. 일론은 킴벌과 함께 인터넷 기반의 지역정보 제공 시스템 ‘집투’(Zip2)를 창업했다. REUTERS

스타트업 페이팔로 15억달러 챙겨
일론은 동생 킴벌과 함께 1996년 한 벤처투자가로부터 300만달러(약 35억원)를 투자받았다. 3년 뒤인 1999년, 컴퓨터 제조업체 컴팩(Compaq)은 일론이 생애 처음 설립한 인터넷 기반의 지역 정보 제공 시스템 ‘집투(Zip2) 코퍼레이션’에 약 3억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27살의 일론은 그가 보유한 지분 7%에 대해 2200만달러(약 259억원)를 받았다. 그는 이 자금을 종잣돈 삼아 인터넷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스타트업을 만드려 했다. 그렇게 일론은 1천만달러를 투자해 온라인으로 금융서비스를 하는 ‘엑스닷컴’(X.com)이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후일 페이팔(Paypal)로 이름을 바꾼다. 2002년 페이팔의 시가총액은 6천만달러를 넘어섰고, 눈독을 들이던 온라인쇼핑몰 이베이가 페이팔을 15억달러에 인수했다. 그에 따라 일론은 1억8천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이렇게 엄청난 자본금을 마련한 일론은 자신이 실제로 열정을 갖는 분야인 우주공학과 전기자동차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해인 2002년, 일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그의 다음 스타트업인 스페이스X(SpaceX)를 설립했다. 그가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일론은 테슬라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했고 경영에도 직접 나섰다.

ⓒ Der Spiegel 2021년 제41호
Der Überflieger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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