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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대 리스크는 ‘머스크’
[SPECIAL REPORT] 세기의 기업가 일론 머스크 해부- ③ 비판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지몬 하게 Simon Hage
기도 밍겔스 Guido Mingels
<슈피겔> 기자
헬레네 라우베 Helene Laube 자유기고가

   
▲ 2021년 8월 독일을 찾은 일론 머스크(왼쪽)가 기독교민주연합 대표 아르민 라셰트를 만나 대화하며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는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실제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내가 일종의 사업가나 그와 유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머스크는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말한다. 전기나 디지털, 우주탐사 발명을 하는 ‘하드코어 엔지니어링’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설계자로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려 한다.”
머스크가 설립하거나 인수했던 수많은 기업이 그 자신에 의해 가려지는 일이 많다. 브랜드보다 최고경영자(CEO)가 더 유명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머스크는 테슬라이고, 스페이스X이며, 그의 다른 기업들도 모두 그 자신이다.

브랜드보다 경영자가 더 유명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2006년부터 자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전까지만 해도 머스크는 대형 투자자이자 회장이었다. 공동설립자 마틴 에버하드가 CEO로서 사업 전반을 맡았다. 처음에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 더 관심을 두는 듯했고, 테슬라에는 간간이 얼굴만 비칠 뿐이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첫 모델인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 출시 뒤 테슬라가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지자, 테슬라에 대한 머스크의 자세가 180도 달라졌다. 머스크는 더 이상 경영진 그늘에만 서 있으려 하지 않았다.
마이크 해리건은 당시 이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다. 테슬라에서 마케팅과 고객서비스를 총괄한 해리건은 “머스크는 테슬라가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는 걸 깨달았고,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고 <슈피겔>에 전했다. 해리건은 머스크한테서 머스크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때 머스크는 이 지시가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신이 이 지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다른 적임자를 찾을 것이다.” 이렇게 머스크는 당시 ‘글로벌 브랜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상 받는 것을 좋아했다고 해리건은 회상한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 공산당 전 서기장이 초대 회장으로 있었던 비영리기구 ‘그린 크로스 인터내셔널’(Green Cross International)이 테슬라에 상을 주려는 계획과 관련해, 머스크는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을 만나기도 했다. 조지 클루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테슬라의 로드스터를 초기에 사들였다.
테슬라 공장에도 ‘스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 1천여 개와 일부 조립기계는 머스크가 붙여준 유명한 만화 캐릭터 이름을 갖고 있다. 머스크는 돌연변이 히어로들이 세계 지배를 놓고 인간에게 대항해 싸우는 내용의 코믹스 <엑스맨>(X-Men)에 나오는 등장인물 아이스맨(Iceman), 선더버드(Thunderbird), 사이클롭스(Cyclops) 등의 캐릭터 이름을 로봇과 조립기계에 붙여줬다.
돌연변이 히어로 이름은 플렉시글라스(투명 아크릴) 케이스에 새겨 있다. 케이스 안에는 뽑기 기계의 집게 모양처럼 생긴 기구가 열심히 작업 중이다. 머스크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디지털로 연계된 로봇시스템이 초 단위로 차량을 제작하는 공장을 꿈꾼다. 그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배가한다는 복안이다.
머스크의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애정은 자동차 모델에서도 잘 드러난다. 머스크는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가 가능하며 부분 자율주행하는 컴퓨터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대다수의 경쟁업체보다 자동차의 인터넷 연계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에는 대형 표지판에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Excellence is not an act, it’s a habit)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직원들의 과제는 ‘미래 창조’(Building the Future)인데, 이는 사회주의 정권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머스크의 기업들은 기업가로서 머스크의 특성인 도전정신과 극단적인 효율 지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두 가지의 결합은 그에게 전무후무한 성공과 동시에 적잖은 문제도 안겨줬다.
머스크의 로봇군단은 기대한 것보다 효율성이 훨씬 낮았고, 그 결과 공장 노동자 수천 명은 극한 노동에 내몰렸다. 노동자는 12시간씩 교대 작업을 했고 다음날 지각하지 않으려고 자가용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테슬라 공장은 일손 부족으로 대혼란이 발생했고, 머스크 자신도 테슬라 공장을 ‘생산 지옥’이라 불렀다.
결국 테슬라 공장 라인을 정상 가동한 것은 기계가 아닌 엔지니어였다. 엔지니어들은 공항을 연상시키는 각종 부품별 복잡한 컨베이어 시스템을 제거했다. 그리고 최종 조립 등 중요한 핵심 업무는 다시 정비사와 기술자에게 넘어갔다. 머스크는 로봇으로 자동화된 프로세스는 맹신했지만, 인간은 거의 신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컴퓨터 세계로 도피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만 같았다.
테슬라 공장의 열악한 노동 여건은 점점 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의 노동보호기관 워크세이프(Worksafe)에 따르면 테슬라 공장에서의 산업재해와 만성 질병은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노동자 대표들은 노조에 적대적인 테슬라의 기업 분위기와 낮은 임금수준, 그리고 높은 직원 이직률을 전한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줄곧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 법원이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 테슬라 직원인 흑인 남성에게 사용자 쪽이 1억3천만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실도 2021년 10월 초 알려졌다. 사용자 쪽이 직원을 충분히 인종차별에서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타고 가다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머스크 제국’의 운전자인 머스크를 가장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이는 머스크 자신이다. REUTERS

열악한 노동조건에 이직률 높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머스크는 직원들의 건강보다는 생산목표치 달성에 더욱 신경 쓰는 것처럼 보였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코로나바이러스 패닉”은 “바보 같으며”, 캘리포니아주 관할 당국의 공장 폐쇄 지침은 “파시스트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머스크와 몇 년을 함께 일했던 한 수석엔지니어는 머스크가 모든 것을 변화시키지만, 유난히 자신만은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외부의 조언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외부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타인의 해석이 끼어드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고 한다.
머스크가 지난 몇 년간 상당수의 테슬라 임원을 내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더그 필드 수석개발자와 마이클 슈베쿠치 전 부사장은 애플카로 넘어갔다.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를 설립한 것도 테슬라 전 직원들이었다. 다임러 임원을 거쳐 테슬라 사장이던 제롬 길렌도 2021년 7월 테슬라와 결별했다.
임직원 이직률이 높은 테슬라의 기업문화에 물음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과도하게 머스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가? 자신의 지시는 무조건 실행돼야만 직성이 풀리는 머스크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임직원이 존재할 수 있는가?
2021년 봄에 벌어진 일은 테슬라 엔지니어들이 머스크의 야심만만한 지시에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머스크의 지시를 수행하려면 직원들의 안전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머스크는 2021년 말까지 100% 자율주행자동차를 완성하겠다고 2021년 초 발표했다. 당시 테슬라는 이미 일부 고객과 직원에게 주행보조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시스템’(FSD·Full-Self-Driving) 베타버전을 출시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테슬라 고객들은 9월부터 FSD 베타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조만간 출시가 예정돼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타당성을 추종하는 머스크에게 논리적인 귀결이다. 그의 타당성 이데올로기에서 인간은 오히려 방해 요소로 작동할 뿐이다.
그러나 테슬라 내부 전문가들조차 머스크의 장밋빛 발표 내용에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 감독 당국인 차량국(DMV)이 3월에 작성한 메모가 이를 증명해 보인다.
머스크가 발표한 2021년 말까지의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완성 계획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테슬라의 한 엔지니어가 밝혔다. 테슬라의 현 기술 수준은 레벨2의 운전자보조시스템(Driver Assistance System) 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현 기술 수준은 부분 자동으로, 차선을 지키고 브레이크를 걸며 가속하고 추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운전자는 여전히 운전에 대한 전적인 통제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 컴퓨터가 실수하면 운전자가 운전 통제권을 갖게 된다.
이 정도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경쟁업체인 베엠베(BMW)나 다임러도 보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차량국의 메모에 따르면, 테슬라가 2021년 말까지 완전자율주행 단계인 레벨5에 도달할지에 대해 엔지니어들은 확신하지 못했다. 차량국 메모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 한계를 대중이 오해하고 기술을 오용할 경우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테슬라가 인지했다”는 것이다.
 

   
▲ 테슬라 기업의 주가와 운명은 전적으로 머스크의 인기에 달렸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일론 머스크 인스타그램

테슬라는 2016년 ‘오토파일럿’
(Autopilot) 출시 이후 거듭되는 사고로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테슬라 자가용 운전자들은 운전 중에 핸들에서 손을 놓고 다른 일을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6년 이후 사망자 11명이 발생한 테슬라 차량 교통사고 33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교통사고 33건은 공통으로 운전자보조시스템이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도로교통안전국은 안전조사에도 착수했다. 테슬라 모델 12종이 앰뷸런스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빚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의 방식은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 포드자동차의 자회사 ‘아르고 AI’(Argo AI)나 구글 자매회사 웨이모(Waymo) 등의 경쟁업체들과 달리, 테슬라는 ‘라이다’(LIDAR·광원과 수신기를 사용해 원격의 개체를 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기술)를 활용하지 않는다. 고가의 라이다 덕택에 무인자동차는 360도 각도로 주위 전체를 정확하게 스캔할 수 있다. 반면 머스크는 카메라 센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라이다가 “고가인데다 불필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팀을 이끌던 스털링 앤더슨은 견해가 다르다. 오토파일럿 기술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누구나 라이다를 활용한다고 앤더슨은 지적한다.
머스크와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는 어쩌면 머스크 자신일지도 모른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자신에 맞춰 운영하고 있으며, 자신을 통해 테슬라를 브랜딩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기업의 운명은 전적으로 머스크의 인기에 달렸다. 테슬라를 떠나는 임원이 늘수록 테슬라의 머스크 의존성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머스크 없이도 생존할 수 있어야
따라서 테슬라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머스크와 공동창업자로부터 홀로 서는 일이 점점 더 어렵게 된다. 2019년 여름 머스크의 최측근이자 공동창업자인 제프리 B. 스트라우벨 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테슬라를 떠났다. 테슬라에서 15년간 CTO직을 지켰던 스트라우벨은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스트라우벨은 그가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회사 레드우드머티리얼스(Redwood Materials)에 대한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혁신가이자 경영인으로서 훌륭하다고 칭송했다. 하지만 테슬라나 애플 등의 혁신적인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경영인은 자신의 부재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문화를 창조해내야 한다. 아이디어, 제품 그리고 미션은 개인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Der Spiegel 2021년 제41호
Der Überflieger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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