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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 따르면 값비싼 대가 치른다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이치영 young@gilbut.co.kr

이치영 길벗 경제경영1팀 과장

   
 

<투자의 배신>
켄 피셔·라라 호프만스 지음 | 이진원 옮김 | 길벗 | 1만9800원
지난 몇 개월간 한국 증시는 지루한 조정 장세를 이어가며 약세장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 진입한 초심자들의 행운이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투자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익률 하락과 맞물리면 투자자는 자칫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 결과 큰돈을 잃고 주식시장에서 패배자처럼 도망치듯 빠져나오게 된다. 어떻게 하면 불안정한 장세에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조금이라도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성장주의 아버지이자 워런 버핏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필립 피셔의 아들인 켄 피셔는 운용자산이 1880억달러(약 223조원)에 이르는 피셔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월가의 전설’로 불린다. 그는 이번에 펴낸 책을 통해 우리가 충분한 투자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실패하는 이유로 충분히 의심하지 않는 실수에서 원인을 찾는다. 모두가 사실이라 믿는 것을 의심하고, 데이터와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성공적인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극단적 움직임
투자의 세계에는 엄청나게 많은 통설이 존재한다. 위대한 거장들의 격언부터 오랜 기간 시장에 머물며 사람들이 깨달은 상식도 포함된다. 이러한 시장의 지혜를 따른다면 누구나 원하는 만큼 고상한 수익을 낼 법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만큼의 수익률을 얻기는커녕 훨씬 부진한 수익률에 허덕이는 일이 흔하다. 첨단기술과 정보, 집단지성을 동원하면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압도적 다수의 투자자가 처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왜 그럴까? 우리 두뇌는 투자에 적합하게 진화하지 않은 탓에 시장을 완전히 오판할 수 있다. 위험이 가장 적을 때조차 오히려 위험이 커졌다고 느끼는 이유가 그렇다. 게다가 인간은 지나치게 단기적으로 사고하려는 본능 때문에 시장에 장기투자하기가 힘들다. 변동성도 투자를 어렵게 하는 것에 한몫하는데, 아무리 베테랑 투자자라 하더라도 시장의 극단적인 움직임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투자자를 지배하는 미신들
시장엔 많은 미신이 있다. 흔히 채권을 초안전자산으로 여기며 안전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09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가격이 9.5% 하락하며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고, 이때 세계 증시는 30% 폭등했다. 또한 어떤 이는 약세장이 끝나고 강세장이 분명해질 때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증시가 널뛰는 가운데 강세장의 시작을 알리는 정확한 지표는 없다. 오히려 특별한 신호를 기다리다가 초기의 강한 반등을 놓치면 약세장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기회조차 놓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패시브(안정적 수익 추구) 투자는 초보자도 할 만큼 쉽다는 미신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심리적 차원에서 보면 틀렸다. 보통의 투자자는 매매 욕구나 추종 지수를 바꾸고 싶은 욕구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빠른 손절매가 무조건 좋다고 여겨 미래 수익을 스스로 단절하는 행위도 나타난다. 이처럼 투자자는 알게 모르게 미신에 올가미처럼 꽉 매여 있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투자는 확률 게임
본능을 따르면 편안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다가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은 우리의 본능에 따라서만 움직이지 않고 복잡한 요인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시장의 통념, 지혜, 상식이라 일컫는 것을 타파하려는 용기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투자는 확실한 게임이 아니라 ‘확률 게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크고 작은 실수를 줄여 계좌가 한번에 망가지는 일을 피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모두가 믿는 통념과 상식을 의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시장을 이기는 진정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투자를 하면 된다.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알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비즈니스 모멘트
EBR 제작진, 팩트스토리 지음 | EBS BOOKS | 1만8천원
EBS에서 방영한 다큐 프로그램 <모멘트>를 바탕으로 지은 책이다. ‘기업의 모든 것은 그해 결정됐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기업과 기업인, 상품을 성공으로 이끈 ‘그해’를 집중 조망했다.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단한 1983년 ‘2·8 도쿄 구상’, 1983년 소니 워크맨의 미국 진출을 비롯해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등 초일류기업의 결정적 순간으로 초대한다.






   
 

금융 버블 붕괴
사와카미 아쓰토·구사카리 다카히로 지음 | 구수진 옮김
한스미디어 | 1만7천원
금융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저자는 금융시장이 이미 버블 영역에 들어섰고 ‘터지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2009년부터 양적완화와 저금리 시대가 시작돼 10년간이나 지속됐다. 다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천문학적 유동성이 투입됐다. 이 거품은 ‘초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결국 자산 가격 대폭락을 예고한다.





   
 

청소년을 위한 행동경제학 에세이
한진수 지음 | 해냄출판사 | 1만5800원
일상생활에서 때때로 누구든 충동적으로 결정한 뒤 후회한다. ‘공짜’나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어에 현혹돼 예상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르기도 한다. ‘보통의 인간’이 저지르는 비합리적 행동을 이해하는 데 행동경제학은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경인교육대학 사회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청소년에게 합리적 경제주체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
대학내일20대연구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1만7천원
베이비부머와 86세대는 MZ세대를 사회에 관심 없는 세대로 이해하고, 소비권력을 가진 대상으로만 바라본다. 하지만 지금 MZ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1970~80년 시대 못지않은 사회권력이 돼가고 있다. 손쉽게 태그 하나만으로도 강력한 의사전달력과 파급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추구하는 ‘공정’은 흔히 얘기하는 공평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만한 합리성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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