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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의 교훈
[Editor's Letter]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2020년 11월 말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300원 안팎이었다. 1년 만에 1800원대로 올라섰다가 유류세 인하로 1700원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요소수 홍역도 가까스로 넘겼다. 중국의 석탄과 전기 부족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휘발유 가격과 요소수 파동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위기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중국에선 전기 부족으로 공장과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일부 지역에선 제한 송전이 이뤄졌다. 동절기에 접어든 유럽에선 난방과 발전에 쓰이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비상이 걸렸다.
에너지 위기가 초래할 일상의 불편함은 상상을 넘어선다. 미국에 잠시 체류하던 몇 년 전, 폭설과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전에 대비해 차량 배터리로 노트북을 충전하는 장치를 샀다. 전력 복구에 며칠 걸리는 게 다반사여서 인터넷도 먹통이 되고, 냉장고 안의 음식도 모두 썩어 버려야 한다. 또한 독일이 11월16일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새 통로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운영 허가 절차를 중단한 것은, 에너지 위기가 언제든 지정학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등 2022년에 선거를 앞둔 국가들이 전기료와 난방가스비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에너지 쇼크는 내부 정치 지형을 바꿀 만한 파괴력도 있다.
글로벌 에너지 대란을 두고 일부에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비웃으며 화석연료를 푸대접한 대가라는 식으로 호도한다.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글로벌 쇼크 앞에서 전세계가 놀라며 우왕좌왕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다시 화석연료’를 은근히 조장하는 것은 달리는 열차를 멈춰 세우려는 시도와 같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글로벌 에너지 및 기후 혁신’ 편집자이자, <필요 속도 탐욕>의 저자인 비제이 바이테스워런은 최근 비영리 경제뉴스 매체 <마켓워치>에 출연해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더 잘할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전환에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단기계약과 현물시장에 의존하는 천연가스 시장을 과거에 했던 방식인 장기계약 위주로 다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력망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을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거나 낙관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으면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9월 사설에서 영국 정부는 그동안 ‘위기가 없는데 왜 위기관리를 하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는데, 이는 영국 정부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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