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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담론 허찌르는 새로운 '경제의 눈'
새 월간지 '이코노미 인사이트' 특징1
[0호] 2010년 05월 03일 (월) 김회승 honesty@hani.co.kr

 그리스 정부의 재정위기가 불거진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그리스 정부와 월가의 큰손들이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로 ‘장부외 부채’를 만들어 국가부채 규모를 일부러 숨긴 사실을 들춰냈다. 보도 내용은 경악스러운 것이었지만, 이 위기를 그리스 정부와 월가의 ‘도덕적 해이’로 환원하는 것은 올바른 진단이었을까? 그렇다면 이들 외신 보도는 경제 보도라기보다는 범죄적 행위를 다룬 전형적인 ‘사건’ 보도로 자리매김해야 하지 않을까.
 영미권 유력지들이 온통 이들의 부적절한 거래를 파헤치는 데 집중할 때,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리스 내부를 들여다봤다. 랄프 호페(Ralf Hoppe) 기자는 한 국가의 위기는 물론 유로존을 넘어 전 세계로 위기감이 확장되는 사이, 한가하게도 그리스의 한 평범한 가정을 찾아가 그들의 저녁식사 자리를 관찰하며 대화를 경청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이 집의 가장은 유럽연합(EU) 보조금이 나오는 온실 건축 과정에서 비용을 부풀리는 일에 협조했다. 그는 “(유럽연합에 가입한 뒤) 돈을 얻어낼 수 있는 작지만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리 했을 것”이라고 자위한다. 가족들은 시험관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운전면허를 딴 얘기를 나누며, 이 나라의 거대한 뇌물 사슬 구조를 개탄한다. 누구나 무시하는 교통법규를 지키다 검문에 걸려 총격전을 벌인 테러리스트의 얘기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슈피겔>은 “(유럽연합에 가입하기 위해 부채를 숨긴) 그리스의 비밀이 밝혀졌다. (그러나) 돈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가족은 그리스 문제의 해결책인 동시에 이 나라가 가진 문제의 일부분”이라고 진단한다. <슈피겔>은 ‘그리스 가족의 부패상’이 아니라, 유럽연합 역내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의 현장 작동 실태를 파헤쳤다. 영미 유력지가 이 사태를 경제 외부의 사건으로 본 반면, <슈피겔>은 경제 내부의 구조에서 바라본 셈이다.
 5월 창간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경제매거진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지금 독자와 시장이 원하는 경제저널리즘은 과연 무엇이냐’라는 물음에서 잉태됐다. 온·오프라인에 경제 뉴스는 넘쳐나는데, 왜 독자와 시장의 정보 갈증은 더 커지는 걸까? 경제 전문지를 표방하는 매체는 늘어나는데, 왜 경제 기사의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걸까? “일간지 하나만 읽으면 나머지는 ‘이하동문’이라고 할 정도로 대동소이한 내용과 분석뿐이다. 경제 매체는 많은데 ‘바로 이거다’라고 무릎을 칠 만한 영감있는 기사가 드물다.”(이진우 엔에이치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
 이런 현상은 영미권 주류 매체의 시각과 프레임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저널리즘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1980년대 이후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등 ‘금융 엘리트 언론’의 의견과 태도는 지구촌 경제담론 형성에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월간 <신문과 방송>이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국내 언론의 금융위기 관련 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용한 취재원의 51.5%가 외국의 언론매체와 전문가, 관료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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