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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수술 성공할까
[Editor's Letter]
[139호] 2021년 11월 01일 (월)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2021년 하반기 중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다. 1996년 사업을 시작해 승승장구하던 헝다그룹은 성장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전국 280개 도시에서 1300개의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출액 1100억달러, 고용인원만 20만 명이었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 건강관리, 여행, 스포츠, 전기자동차 사업까지 손을 뻗쳤다. 재벌의 전형적인 문어발식 확장이다.
헝다그룹 사태가 부동산에 크게 의존했던 중국식 성장모델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다. 토건 성장 과정에서 부동산 재벌기업의 과잉부채가 누적됐고, 성장에 목마른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를 앞다퉈 부추겼다. 부동산은 달콤한 당의정을 입힌 쓰디쓴 약이었다.
일부에선 헝다 사태와 빅테크 기업, 사교육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를 한데 묶어 ‘사회주의로의 복귀’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재단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2020년 주요 건설사의 자금조달과 금융기관의 부동산대출을 집중적으로 규제한 것이 헝다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됐지만, 헝다그룹은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 발행 기업일 만큼 부실 덩어리였다. 이런 부동산 개발업체를 계속 방치하는 게 되레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빅테크 기업과 사교육에 대한 규제도 ‘공산당의 말을 듣지 않아 민간 대기업들을 손봤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인 비판은 너무 일면적이다. 접근 방식과 속도의 차이가 있지만, 빅테크 기업의 이익 독과점과 이에 따른 부의 쏠림을 막기 위해 미국과 한국에서도 규제를 검토·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사교육 과열로 계층 사다리가 무너진다는 경고음도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최근 행보는 양극화 심화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지니계수가 0.46~0.49를 오갔으며, 이마저도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2021년 2월 보도했다. 지니계수(0~1)는 값이 클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며, 대체로 0.4를 사회 불안정을 초래하는 한계선으로 본다. 불평등과 이에 따른 민심 이반은 한 국가가 쇠락하는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다 같이 잘살자’는 중국의 공동부유 구호는 이념적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성격을 지닌다.
중국이 경제의 새판을 짜겠다며 칼을 빼 들었는데 결과가 성공적일지는 별개의 문제다. 건설투자 부진, 일자리 감소, 소비 회복 지연 등은 단기적으로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술에는 고통이 따를 텐데, 그 뒤에 체질이 개선되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중국 정부의 진짜 실력이다. 이번호 <이코노미 인사이트>에서 ‘기로에 선 중국 경제’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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