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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이하 서민용 공급 ‘속도전’
[TREND] 급변하는 중국 임대주택시장- ① 현황
[138호] 2021년 10월 01일 (금) 왕징 economyinsight@hani.co.kr

왕징 王婧 뉴무장취 牛牧江曲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임대주택업체 유플러스가 무주택 청년들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내부 공간 이미지. 유플러스 누리집

2020년 임대주택 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전에 없던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춘절 연휴가 지난 다음에도 기업이 업무를 재개하지 못하자 수많은 임대주택이 공실로 남았다. 임대주택 운영회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됐고 집주인에게 임대료를 내지 못해 업계에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유플러스 국제청년단지’(YOU+國際青年社區) 창업자 류양은 반년 넘게 침묵했다. 10년 전 그는 광저우시 하이주구 펑황가도(구 이하 행정단위)에서 콜게이트 치약공장 건물을 빌린 뒤 10개월 동안 공장을 아파트로 개조해 청년들에게 임대했다. 2012년 6월 임차인을 모집한 지 한 달 만에 건물에 있는 133호실이 가득 찼다.
이후 유플러스는 여러 지역에서 낡은 공장이나 공사가 중단된 건물을 찾아 펑황단지의 경험을 복제했다. 상당 기간 유플러스는 고정자산에 투자하는 ‘중자산’(重資產) 방식으로 건물 전체를 임대해 수리했다. 집중식 임대주택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반면에 분산식은 운영사가 개인 소유 주택을 빌려 임대하는 방식이다. 운영사가 처음에는 고정자산 투자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경자산’(輕資產) 형태를 택했지만 기업 가치를 높이려 리스크를 무릅쓰고 고정자산 투자를 늘렸다. 이에 따라 운영사의 덩치가 눈덩이처럼 커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10년 만의 변화
2021년은 유플러스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다. 정부가 발표한 감독 정책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류양은 업계가 거침없이 성장하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는 임대주택을 케이크에 비유했다. 자산은 속에 있는 시트고, 임대주택 운영은 그 위에 있는 생크림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각자 케이크 시트와 크림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크림만 만들기로 했다.” 류양은 자산을 확보한 지역 국유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중국 주택임대시장과 업계 동향을 연구하는 이쥐(易居)기업그룹 산하 자문기관 CRIC(克爾瑞)의 왕웨이 임대사업부 총경리는 “주택임대시장 주요 기업들이 국유기업과 협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주택임대시장이 변한 것이 중요한 배경이다. 2021년 1~7월 중앙정부 부처와 지역 정부는 모두 50건이 넘는 주택임대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시장 질서 정립과 재정·금융 지원 제공, 토지 공급 확대 등이 포함됐다.
7월22일 한정 국무원 부총리가 서민에게 시세 이하로 공급하는 보장성 임대주택 공급을 강조했고, 7월30일 중앙정치국회의에서도 임대주택의 발전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보장성 임대주택의 규모는 이미 상당하다. 1선 대도시인 광저우와 상하이에선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년)에 보장성 임대주택 60만 가구와 40만 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전체 주택 공급 물량의 45%와 40%다.
7월2일에는 국무원 판공청이 ‘보장성 임대주택 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는 처음으로 국가 차원의 주택보장 체계를 명시한 정책 설계다.” 차오진뱌오 주택도농건설부 주택보장사 사장은 7월7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부 주택보장 체계의 중심은 공공임대주택, 보장성 임대주택, 공유재산권 주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 임대주택은 도시로 유입된 이주민과 청년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국유기업이 주도하는 보장성 임대주택 공급은 과거 시장에 공급됐던 임대주택과 그 목표가 비슷하다. 보장성 임대주택은 정책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시장의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

장기임대주택 프리퀄
류신 광둥성 주택관리협회 회장 겸 유플러스 공동창업자는 “2009년까지 주택임대시장 운영은 집주인에게서 집을 빌린 뒤 재임대하는 방식이었다”며 “영향력을 갖춘 브랜드가 없었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쯔루(自如), 유플러스, 모팡(魔方) 등 브랜드를 갖춘 운영업체가 생겼고 시장이 태동기에 들어섰다.
“2016년 유플러스를 시찰한 리커창 총리가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물었다.” 류신은 “업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대답했다. “그때는 회사를 등록하러 가도 공상국에서 ‘주택임대사업’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지, 아파트단지 관리업체인지 되물었다.”
2015년 말 열린 중앙도시업무회의는 부동산의 재고 소진을 지시했다. 농민과 농민공의 도시 진입을 독려하고, 판자촌 재개발에서 현물 주택이 아닌 보상금 지급으로 임대시장을 육성해 미분양 부동산을 소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후 임대시장 육성과 관련된 문건이 집중적으로 발표됐다. 2015~2016년 중앙정부 차원의 임대시장과 임대주택 운영업체 육성·지원에 관한 문건 8건을 발표했고, 관련 회의를 세 차례 진행했다.
자본도 주택임대 분야로 눈길을 돌렸다. 2014년 9월 유플러스가 1억위안(약 181억원)을 조달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이끄는 순웨이캐피털(順為資本)이 리드투자자였다. 2015년 초 임대주택 운영사 단커궁위(蛋殼公寓)가 설립됐고, 당시 링크드인차이나 사장이던 선보양으로부터 에인절투자를 받았다.
2017년 중앙정부 9개 부처가 공동으로 임대주택 중점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은행이 주택임대사업 대출을 늘리고 주택임대사업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도록 독려했다. 그러자 창업자와 후각이 예민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정책이 방향을 제시하고 금융이 힘을 보태자 임대주택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베이커(貝殼) 소속 연구원이 작성한 통계를 보면, 2014년 6억위안이던 임대주택사업 투자가 2015년 22억위안으로 늘었다. 이후 20억~25억위안을 유지하다 2018년 74억위안, 2019년 116억3천만위안으로 치솟았다.

   
▲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첸안 개발단지 안의 짓다가 만 아파트 건물. 유플러스는 낡은 공장이나 공사가 중단된 건물을 찾아 임대주택으로 개조해 공급했다. REUTERS

예정된 위기
분위기가 과열되자 위기가 찾아왔다. 2017년 2월부터 시안하오시자궁위(西安好熙家公寓)와 광둥고워궁위(廣東Go窩公寓) 등 임대주택 운영사 여러 곳이 자금난을 겪었다. 2018년에는 임대료 대출서비스를 이용했던 여러 임대주택 운영사가 부도 처리됐다. 모두 분산식 임대주택 운영업체였다. 단기간에 임대 매물을 확보하고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금융권 대출을 크게 늘렸다. 주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먼저 임차인에게 1년치 월세를 일시불로 받고 집주인에게는 한 달 또는 분기별로 임대료를 지급했다. 시간차를 이용해 자금을 돌린 것이다. 다음은 임대료 대출이다. 1년치 월세를 일시불로 내야 하는 임차인이 임대계약 체결 때 운영사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게 하는 방법이다. 금융기관이 임차인 대신 임대료를 지급하고 임차인은 금융기관에 달마다 대출금을 상환했다. 마지막으로 집주인에게 임대하는 가격보다 싸게 임차인에게 빌려줬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집주인에게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운영 방식에선 자금회전이 생명이다. 임대시장이 침체되거나 대출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리스크가 수면 위로 나올 수 있다. 2020년 10월 계속 적자였던 단커궁위의 자금회전이 코로나19 사태로 끊겨 임대주택업계에 최대 위기를 불러왔다. 단커궁위는 집주인에게 약속한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했고, 집주인과 임차인이 충돌을 빚었다. 임차인 수십만 명이 피해를 보았고, 각 지역 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단커궁위는 경영진 사임에 이어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다. 2021년 4월7일 뉴욕증권거래소는 단커궁위의 상장폐지 절차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주식유한공사(CICC)가 4월12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 분야는 한때 여러 업체가 동시에 성장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영기업의 사업모델이 성공하지 못했다. 고속성장 과정에서 일련의 재무·경영 리스크가 불거졌다. “2019년부터 운영사의 부도 사태가 이어졌고 임대주택은 민생을 보장하는 공공정책의 범주로 돌아갔다. 임대주택시장을 집중식, 중자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최적의 방향’이다.”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국유기업 활용
2017년 7월 9개 정부 부처는 인구가 순유입되는 대도시와 중형 도시에서 국유기업의 주택임대사업 추진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 임대료와 임대기간을 안정시키고, 재고 주택을 활용해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며, 임대주택의 유효 공급을 늘리는 등 국유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주문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연구원의 장샤오루이 부원장은 “정부가 국유기업 주도를 요구한 것은 국유기업이 정책을 집행할 능력이 있고 정부가 감독하기에 편한 이유도 있지만, 국유기업 보유 토지와 주택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자원을 활용해 임대주택을 지으면 이른 시일 안에 공급을 늘리고 임대료를 안정시킬 수 있다.”
후징후이 징후이싱크탱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분야에서 “집을 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한계점”이라며 “집을 빌리는 것은 ‘쌀과 국수’에 해당하지 ‘전복과 새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택임대 분야는 기업이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자본투자에 적당한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유플러스는 국유기업의 자산을 활용한 적이 있다. 2015년 류양은 광저우 시내 중심부에 흉물로 남아 있는 건물에 주목했다. 건물의 주인은 차이나텔레콤 광둥지사였다. 절차 하자로 15년 동안 공사를 중단한 상태였다. “광저우시 노른자위에 있고 지하철 입구에서 2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광저우시장을 찾아가 도움을 얻고 모든 절차를 마친 후 임대주택으로 개조했다.” 류양은 “여기에 668호실을 만들었고, 98% 이상의 입주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텔레콤 광둥지사는 방치됐던 건물로 해마다 1천만위안이 넘는 수익을 얻었다.

땅값 낮추기
그러나 정부의 정책 발표 뒤에도 상당 기간 대다수 국유기업은 보유 부동산을 임대주택용으로 제공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주택임대사업은 투자 주기가 길고 수익성이 낮은 것이 근본 이유였다.
왕웨이 총경리에 따르면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돈은 인테리어비·운영비와 자산으로 나뉜다. 인테리어비와 운영비는 대략 5~7년이면 회수할 수 있다. 자산 매입비용은 입지 조건에 따라 차이가 크다. 상품주택(건설사가 분양한 매매 가능 주택)을 빌린다면 현행 임대료 기준으로 수십 년이 지나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저소득층 대상의 보장성 임대주택은 정부가 임대료를 통제해 수익률이 더 낮다.
정부는 자산 매입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시도했다. 2017년 8월 상하이 징안구는 상업용지 2필지를 임대주택용지로 변경해 임대주택 건설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지역도 이런 방법을 따랐다. CRIC가 최근 발표한 <중국 주택임대 백서>를 보면 2020년 말까지 각 지역에서 임대용지 239필지(건축면적 1520만5천㎡)를 공급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임대용지 가격은 주택용지의 3분의 1 수준이다.
백서에 따르면 임대용지 매입자 가운데 국유기업이 많다. 상하이디찬(上海地產)과 선전인재안거그룹, 상하이도시투자(上海城投)를 비롯한 10개 지역 국유기업이 해당 토지를 낙찰받았다. 전체 거래의 3분의 1이다. 선전시에서는 선전인재안거그룹이 임대용지 전부를 가져갔다.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 베이징·상하이 등 1선도시와 항저우·난징 등 2선도시 지역 국유기업들이 주택임대시장에 진출했다. 중자산, 집중식이 공통된 특징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국유기업이 주택임대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단순한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부문의 비중 확대가 민간부문의 비중 축소로 이어짐)로 해석할 순 없다”고 말했다. “국유기업은 상품주택 개발 비중을 낮추고 임대주택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주택임대시장은 민생과 직결돼 있다. 얼마 전까지 임대주택 운영사의 부도 사태가 이어졌기에 이 분야를 완전히 시장에 맡긴다면 정부가 안심할 수 없다.”
왕웨이 총경리는 “처음 상장한 9개 공모형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상품 가운데 일부는 예상 수익률이 4.5%였다”며 “일부 임대주택사업의 원가수익률이 이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형 리츠 투자자는 대부분 기관이다. 기관은 주로 현금흐름의 안정을 고려한다. 리츠가 투자조합의 일부인 사례가 많다.”
류양은 “리츠가 정착된다면 물론 기쁘겠지만, 이는 투자금 회수 문제를 해결할 뿐 운영 수익성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유플러스가 리츠를 이용하면 더 많은 협력사가 자산을 제공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1호
住房租賃市場變局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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