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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 노동 관행과 작별 잇따라
[SPECIAL REPORT] 달라진 중국 인터넷업계- ① 실태
[138호] 2021년 10월 01일 (금) 위안루이양 economyinsight@hani.co.kr

최근 중국에서도 인터넷업계, 특히 게임업계의 초과노동이 주요 이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2시간, 일주일에 6일 일하는 ‘996’ 노동 관행이 대표적이다. 여가를 중시하는 젊은층의 거부감이 거세지고 당국의 감독이 강화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플랫폼노동에선 아직 거리가 멀다. 초과노동 줄이기 바람이 부는 중국 인터넷업계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_편집자

위안루이양 原瑞陽
관충 關聰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인터넷기업에서 일상화돼 있는 ‘996 근무제’와 초과노동을 풍자한 그림. 바이두

‘인구 보너스’(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높아 얻는 추가적인 경제성장 잠재력)가 한계에 이르고 감독정책이 강화되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중국 인터넷업계가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고용제도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2021년 6월 초 인기 게임 <화평정영>(和平精英)과 <환락투지주>(歡樂鬥地主)를 개발한 텐센트 산하 광쯔스튜디오그룹(光子工作室群)에선 모든 직원이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퇴근한다. 다른 근무일에도 밤 9시 전에 모두 사무실을 떠나도록 했다.
6월24일에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快手)가 7월1일부터 대소주(大小周) 근무제를 폐지하고, 필요에 따라 직원이 초과근무를 하면 정부 규정대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콰이서우는 중국 인터넷기업 최초로 주말근무를 중단했다. 대소주 근무제란 한 주는 일요일만 쉬고 그다음 주는 토·일요일 이틀 쉬는 ‘격주 토요 휴무제’를 말한다. 대소주 근무제 폐지는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매주 6일 근무하는 ‘996 근무제’가 와해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콰이서우의 뒤를 이어 여러 해 동안 996 근무제를 유지했던 바이트댄스(字節跳動)도 내부 논의를 거쳐 8월1일부터 대소주 근무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초과근무를 해야 할 때는 부서나 개인이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최근 ‘동네 공동구매’(Community Buy) 시장을 선점하느라 바쁜 메이퇀유쉬안(美團優選)도 이 흐름에 따르기로 했다.
인터넷기업의 정규직 직원에게는 주 5일 근무를 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와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인터넷 호출 자동차 등 인터넷 기반 신흥 업종에서 일하는 택배와 음식배달 노동자, 운전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가 감독정책 범주에 포함되면서 인터넷 플랫폼들의 부담이 커졌다.

노동자 권익 보호 강화
6월23일 국가교통운수부 등 7개 부처는 ‘택배 배달원의 합법적 권익 보장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고. 7월22일에는 국가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신형 취업 형태 노동자의 노동권익 보호에 관한 지도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7월27일 시장감독총국 등 7개 부처는 ‘음식배달 플랫폼의 책임 이행과 배달원 권익 보호에 관한 지도 의견’을 제시했다. 잇달아 나온 문건들은 사회보험료와 산업재해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고용 형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기업과 시장의 관점에서 노사관계 조정은 매우 중요하다. 2019년 말 있었던 감원 바람과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996 근무제에 관한 논의, 메이퇀 배달원의 과도한 업무 부담 논란(2020년 9월8일 잡지 <인물>의 ‘음식배달서비스 배달원, 시스템에 갇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온 뒤 메이퇀과 어러머(餓了麼)의 시스템이 △배달원에게 설정한 배송 시간이 너무 짧고 △안내하는 노선에 역주행 구간이 포함됐으며 △배송 시간을 초과할 때 벌금을 부과하는 등 배달노동자에게 가혹하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됨),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 직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이 일어났다. 일련의 사건은 인터넷기업의 직원 채용과 조직 구조, 구체적인 업무 추진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자본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콰이서우가 대소주 근무제 폐지 방침을 밝힌 다음날 주가는 7.99% 올랐다. 반면 노동자 권익 보장을 약속하는 정책이 발표된 뒤 택배와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의 주가는 떨어졌다. 내국인 대상 A주 시장에 상장된 택배회사 윈다(韻達)와 선퉁(申通), 위안퉁(圓通)의 주가는 보름 연속 하락했다. 윈다의 누적 하락 폭은 22%에 이르렀고, 선퉁과 위안퉁도 10% 넘게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스(百世)의 주가는 한 달 사이 약 50% 폭락했다. 배달원의 권익 보장에 관한 의견이 발표된 뒤 메이퇀의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해 29% 떨어졌다.
“인터넷업계의 고용형태를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은 다르다. 초과근무를 하지 않거나 (정규직의) 근무시간이 줄면 인건비 지출을 줄이 수 있다.” 대형 인터넷기업 인사부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배달원과 운전기사에 대한 사회보험 등 복지를 늘리면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메이퇀이 배달원의 사회보험료를 내야 한다면 배달서비스 요금을 인상해야 할 것이다. 회사는 가격경쟁력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텐센트·알리바바 등 고속성장으로 시장을 과점한 기존 대기업이나 바이트댄스·핀둬둬 등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기업 모두 대소주와 996이 일반적인 근무형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로 굳어져 자발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 “급여를 인상하지 않고 대소주 제도만 폐지하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 얼마 전 베이징에서 집을 장만한 바이트댄스 직원은 “대출받을 때만 해도 대소주 폐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뜻밖”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직의 하루 초과근무수당이 6천위안(약 100만원)이다. 이틀이면 평범한 회사 직원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한다.”

   
▲ 2021년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최대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행사장에 설치된 짧은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 홍보관의 로고. 콰이서우는 중국 인터넷기업 최초로 주말근무를 중단했다. REUTERS

달라진 분위기
인터넷업계는 높은 연봉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이른바 수평적 조직 구조로 신세대 직원을 끌어들였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터넷업계 인력중개업체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인력은 보통 995를 원하지 996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말에 하루만 쉬면 피로가 풀리지 않고 멀리 나갈 수도 없다. 하루 초과근무수당으로 5천위안을 준대도 초과근무는 꺼린다.”
“지금은 초과근무까지 요구하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없다.” 상하이의 게임개발사 인사부 직원은 “코로나19로 ‘벼락부자’가 된 게임회사들이 우수한 직원을 붙잡기 위해 996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연차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부가 조건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퀘스트모바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중국의 모바일인터넷 사용자 수는 사상 최고치인 11억6400만 명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962만 명 늘었다. 하지만 2020년 6월 1761만 명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둔화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동영상, 인터넷쇼핑의 침투율은 90%를 넘겼다. 기업이 주요 사업을 위해 돈을 뿌려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시대가 지났다는 뜻이다.
게다가 새로운 모바일인터넷 강자들은 ‘선배’ 업체들처럼 상장 열풍에 편승하기 힘들 것이다. 상장 전 심사 항목에 ‘데이터 보안’이 추가되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여러 인터넷기업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기념 ‘오프닝 벨’을 누를 기회를 잠시 유보했다. 스톡옵션의 유혹은 인내심으로 변했다.
7월13일 링전궈 전국정치협상회의 인구자원환경위원회 부주임은 “플랫폼경제가 매점매석식 독점과 ‘부추 썰기식’ 경쟁, 무제한으로 잉여노동과 잉여가치를 착취하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람의 두 다리를 전기자동차의 두 바퀴로 삼고 두 팔을 스마트로봇처럼 부리는 것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발전과 배치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바이트댄스의 고민
성공한 신세대 인터넷기업인 콰이서우와 바이트댄스가 내부 논의를 거쳐 업무시간을 조정한 것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수한 인력을 붙잡으려면 임금과 스톡옵션 외에 휴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업체들은 알게 됐다. 텐센트에서 근무했던 바이트댄스 직원은 “텐센트에서는 프로젝트 기한에 쫓길 때 자발적으로 회사에 남아 야근했다”며 “바이트댄스에선 야근이 필수였다”고 말했다. 대소주 근무제가 없어져 바이트댄스 직원은 매달 10~20%의 초과근무수당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인사 업무를 맡은 량루보가 창업자 장이밍에 이어 바이트댄스의 최고경영자가 된다고 (2021년 5월) 발표되자 일부 직원은 996 근무제 폐지를 예상했다. 과거 바이트댄스가 정기적으로 시행했던 ‘최고경영자와의 대화’에서 한 직원이 량루보에게 주5일 근무제를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지 묻자, 장이밍이 나서 “주말에 이틀 모두 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바이트댄스는 사업과 조직이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 각국에 있는 정규직 직원 수가 11만 명으로 늘었다. 직장인 인맥 커뮤니티 마이마이(脈脈)가 발표한 ‘2021 인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디지털기업 가운데 바이트댄스에 가장 많은 인재가 유입됐다. 메이퇀, 디디추싱, 부동산중개 플랫폼 베이커(貝殼) 등 O2O 생활서비스 기업 직원들이 이직하기를 가장 희망하는 기업이다. 수많은 전자상거래 기업의 인재가 바이트댄스로 옮겼다.
현재 바이트댄스 직원의 구조를 보면 16%가 바이두 출신이다. 13%는 텐센트, 10%는 메이퇀, 나머지는 디디추싱과 알리바바에서 넘어왔다. “이런 기업의 직원들이 경력 2년을 넘기면 이직했다.” 인력중개업체 관계자는 “인력의 근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2년이다. 직급이 낮은 직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직한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에서 일했던 직원은 “2021년 초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抖音)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모든 부서에서 인력이 부족했다”며 “연구개발직 수요가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인력이 부족해 개발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인력을 연초보다 2배로 늘려야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소주 근무제를 없애려고 하자 바이트댄스 내부에서 반론이 제기됐다. 의견 조사 결과 찬성과 반대, 기권의 비율이 엇비슷했다. 결국 장이밍 창업자가 7월에 대소주 근무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부서에 따라 다른 행태를 보였다. 바이트댄스 화둥 지역 직원은 “내가 속한 교육사업부는 직원이 1만 명이 넘는다”며 “대소주 근무제가 없어졌어도 부서의 KPI(핵심성과지표)가 낮아지지 않았고 많은 직원이 자연스럽게 주말에도 일한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에서 KPI가 낮다고 해고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KPI는 승진이나 상여금과 연계된다. 바이트댄스 직원에게는 3월과 9월 두 차례 승진 기회가 있다. 데이터 도구를 통한 실적 분포 조사에서 중급 이상의 평가등급을 받으면 연봉과 직급이 조정된다. 15개월분 이상의 상여금을 받을 수도 있다.
바이트댄스 교육사업이 둔화한 진짜 이유는 감독정책에 있다. 2021년 2월 말까지만 해도 바이트댄스 산하 교육브랜드 다리교육(大力教育)은 “앞으로 4개월 동안 1만 명을 공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교육 규제가 시행돼 규모가 늘어난 조직을 갑자기 조정해야 했다. 베이징교육사업부 직원은 그가 속한 사업부가 “최근 대대적인 감원을 했고 동종업계 이직이 두 달 동안 금지됐다”고 밝혔다.

   
▲ 텐센트 산하 게임업체 광쯔스튜디오그룹이 개발한 인기 게임 <화평정영>의 최신작. 광쯔스튜디오는 2021년 6월 초부터 모든 직원이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퇴근하도록 했다. 광쯔스튜디오 누리집

발 빠른 콰이서우
상장 일정이 연기된 다음부터 바이트댄스를 향한 구직자의 선호도가 줄어들었다. 바이트댄스 전문 인력중개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콰이서우 직원도 바이트댄스로 이직하길 원하지 않고 샤오훙수(小紅書) 등 미상장 기업이나 텐센트, 메이퇀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콰이서우가 상장 시기를 잘 선택했다”며 감탄한다. 콰이서우는 2021년 2월 상장 뒤 사흘 만에 정규직 전원에게 자사주 100주가 포함된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때 주가는 3만홍콩달러(약 446만원)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텐센트도 자사 주식을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더우인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콰이서우가 대소주 근무제를 폐지해 바이트댄스의 부담이 커졌다.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1군에 속하는 더우인과 콰이서우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각각 6억 명과 4억 명이다. 계속 서로 추격하며 경계한다. 바이트댄스 선전 지역 직원은 말했다. “캠퍼스 채용 때 소문이 들린다. 두 기업이 연봉 수준을 비슷하게 맞추고 인재를 서로 데려가기 위해 경쟁했다. 상대가 대소주 근무제를 없앴는데 우리는 그대로 둔다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을까 걱정한다.”
2020년 12월31일 기준 콰이서우 직원은 모두 2만1499명이다. 서른 살 미만이 71.25%이고, 남녀 비율은 6 대 4다. 2020년 콰이서우의 매출액은 587억7600만위안이었고, 직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273만3900위안으로 같은 기간 바이트댄스보다 약간 높았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0호
互聯網告別“996”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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