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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노벨경제학자 그리고 ‘기술혁신’
[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138호] 2021년 10월 01일 (금) 조계완 kyewan@hani.co.kr

한겨레 기자 

   
▲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학 교수가 2018년 12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벨재단 누리집

“그대 브루투스여! 인간을 무너뜨리는 건 운명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실수이다.”
2021년 5월 출간된 윌리엄 노드하우스(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책 <그린의 영혼: 복잡한 세계에서 갈등과 전염의 경제학>은 어느 대목에서 <줄리어스 시저>(셰익스피어)를 인용한다.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변화 도전은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적인 시장 실패(즉 ‘운명’)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후변화의 적은 개별 행동주체들(생산자·소비자·정치인)의 태만·무지·편견·고집 등에 따른 판단 결함과 의사결정 오류(즉 ‘실수’)라고 그는 설파한다.
노드하우스는 “장기 거시경제 분석에 기후변화를 통합하는 계량모델 연구”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2018년 말 노벨상 수상 연설 ‘기후변화: 경제학에 덮친 최후의 도전’에서 그는 각국이 국제 탄소세를 부과해 이산화탄소배출 거래 가격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에서 외부불경제 효과와 무임승차를 효율적으로 막기 위한 기구로 ‘국제 기후클럽’을 결성하자고 주창했다. 그는 시장의 힘과 역동성을 굳게 신뢰하고 ‘과학’으로서 경제학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다. 온난화 문제도 시장(논리)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지구 기술공학’ 같은 기술혁신을 통해 놀랄 만큼 많은 대응 수단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에너지 부문에서의 급속한 기술혁신”을 당면 기후변화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결책으로 꼽는다. “기후변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문제 앞에 놓인 진정한 어려움은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지속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을 얼마나 경주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외에 다른 불필요한 장애물들은 교육과 인내심 있는 논박을 통해 제거돼야 한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이지만, 과도하고 극단적인 기후변화 예측 및 비관론과 정치인들이 지어내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2009년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환경주의자들이 “정치를 변화시켜 기후를 구하자! 변화해야 할 것은 기후가 아니라 정치”라고 외쳤는데, 노드하우스는 정치보다 기술변화를 더 선호하는 쪽이다.
단순화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지난 200여 년간 기술에 의한 공업화·산업화가 온난화 문제를 초래했지만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혁신도 기술이 이뤄낼 수 있다는 관점이 노드하우스의 ‘지구온난화 경제학’에 깔려 있다. 온난화 감축이 큰돈이 된다면 전세계 자본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어 거대한 기술적 진보가 갑작스럽게 과연 일어날까? 이윤 동기가 작동하도록 시장에 내버려두면 가격 조정 기능을 통해 복잡한 문제가 쉽게 풀릴까?
인류에게 요청하는 고귀한 호소로도,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경제행동 기본원리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까닭이 있다. 온난화는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뽑아내기 매우 까다로운 가시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지에 사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만약 중국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베이징 대기층에만 남아 존재한다면 중국은 당장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산화탄소 분자는 국경을 개의치 않는다.
덧붙여, 우리가 무심코 흔히 쓰는 ‘탄소중립’이란 말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인간 문명을 포함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대부분 ‘탄소(기반) 생명체’다. 즉, 탄소 원자를 기본 골격으로 갖고 있어 ‘유기체(화합물)’로 불린다. 그런 탄소를 줄이자는 시대적 요청이 아니다. ‘이산화탄소 중립’이 올바르고 정확한 표현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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