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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처럼 의약품 시장 장악할 것
[COVER STORY] ‘슈퍼 약물’의 도래- ③ 전망
[137호] 2021년 09월 01일 (수) 예르크 블레흐 economyinsight@hani.co.kr

예르크 블레흐 Jörg Blech
클라우스 헤킹 Claus Hecking
<슈피겔> 기자

   
▲ 제약업계는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그리고 큐어벡이 mRNA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본다. 2021년 6월20일 대만의 한 공항에서 노동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운송하고 있다. REUTERS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mRNA 기술은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될 전망이다. 투자은행인 베렌베르크캐피털마켓(Berenberg Capital Markets)이 내놓은 연구보고서는 mRNA 의약품 시장이 2030년까지 연매출 880억달러(약 101조원) 규모로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수즈창은 업계가 거둬들일 향후 수입의 절반 이상은 mRNA 기반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그리고 단백질 치료제에서 나온다고 내다봤다. 그는 선구적인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mRNA 시장을 당분간 계속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그리고 큐어벡 등이 mRNA 혁명을 주도할 것이다. mRNA는 개발하기에 무척 까다로운 신기술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전만 해도 mRNA 기술을 연구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의학사를 본다면, 다른 기업들이 mRNA 신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으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바이오엔테크, 2023년 암치료제 출시
이런 이유로 수즈창은 아무래도 독일의 두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이 가장 앞서갈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제약산업에서 테슬라나 애플과 유사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자금력이 막강한 제약 대기업들에 맞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 다시 우위에 설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만 해도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의 진격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바이오엔테크는 업계 관계자들에게만 알려진 무명의 기업이었다. 바이오엔테크의 직원 수는 2019년 말 1323명이었는데, 그해 매출액은 최대 1억2800만유로(약 1730억원)에 적자가 무려 최대 1억7900만유로(약 2415억원)에 이르렀다. 당시 바이오엔테크 두 공동설립자의 주안점은 mRNA 암치료제 개발이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암 연구를 단 한 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인 엘마어 크라우스는 “바이오엔테크는 단 한 순간도 손에서 암치료 연구를 놓지 않았다. 덕택에 바이오엔테크는 지금 앞서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년간 제약·바이오기술 산업에 몸담아온 크라우스의 핵심 관심 부문은 RNA이다. 크라우스는 현재 독일중앙협동조합은행(DZ Bank)에서 RNA 부문을 감정평가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의 임상연구보고서가 긍정적 결과를 낸다면, 2023년이나 2024년에 mRNA 암 치료제가 상용화될 수도 있다고 크라우스는 말한다.
크라우스는 선구적인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거대 제약업체들과 비교해 앞선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구적 스타트업들은 mRNA 기술의 성분뿐만 아니라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일부 특허를 받았다.” 그래서 제네릭(복제약) 전문업체들은 mRNA 의약품 복제가 힘들 것이라고 한다.
바이오엔테크는 연구개발에도 더 이상 자금난을 겪지 않는다. 바이오엔테크의 2021년 매출액은 120억유로(약 16조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10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바이오엔테크는 유럽연합과 최대 18억 회분 넘는 코로나19 백신 장기 납품계약을 했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바이오엔테크에 지속적인 수입원이 될 것이다. “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애플의 아이폰에 비교할 수 있다. 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수많은 사람이 꼭 갖고 싶어 해서 추가 지급도 마다하지 않는 제품이다.”
바이오엔테크가 거대 제약기업에 인수될 위험은 없을까? 이 질문에 애널리스트들은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러기에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바이오엔테크가 이제는 너무 비싼 몸이 됐다는 것이다. 2021년 6월 셋째 주 초 기준 바이오엔테크의 시가총액은 약 530억달러(8월5일 기준 1천억달러, 약 115조원 규모)였다. 하지만 바이오엔테크 인수 희망자는 주주들에게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물론 바이오엔테크 주주들이 회사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바이오테크의 경쟁자는 화이자뿐
바이오엔테크 대주주 슈트륑만 형제는 200억유로(약 27조) 이상의 보유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현재 전혀 없다. 우르 샤힌이 보유한 지분은 약 70억유로인데 그 역시 매각과는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샤힌과 슈트륑만 형제의 계획은 바이오엔테크를 독일에서 벗어나 글로벌 플레이어로 만드는 것이다. 바이오엔테크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업체는 코로나19 백신 협력파트너사인 화이자다. 화이자는 향후 다른 질병에 대해 자체 mRNA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 협력으로 화이자 연구원들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앨버트 불라 CEO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 “mRNA 기술은 극적인 효과와 역시 극적인 잠재력이 있다. 화이자는 규모와 노하우 덕택에 현재 mRNA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있다.”
미국 기업 모더나의 시가총액은 심지어 바이오엔테크보다 더 높은 800억달러(8월6일 기준 1600억달러, 약 183조원)에 이른다. 모더나 최대 주주인 아르메니아·레바논 혈통의 누바 아페얀(58)은 20여 년 전부터 자신의 벤처캐피털 기업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을 통해 바이오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수익으로 향후 몇 년간 충분하게 자금을 조달받아서 새로운 mRNA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엔테크와 달리 모더나는 지금까지 백신 개발에 주력해왔다고 엘마어 크라우스는 설명한다. 암치료제의 경우 모더나는 바이오엔테크만큼 앞서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큐어백은 바이오엔테크와의 경쟁이 더 버거울 것이다. 두 번째 mRNA 선구자인 큐어백은 암 연구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실패로 상당히 힘이 빠져 있다. 큐어백이 2021년 6월16일 발표한 중간 결과에 따르면 큐어백 백신의 면역 효능은 47%에 불과했다. 큐어백 백신의 승인 시점도 불투명하다. 승인이 언제 되든 전세계적으로 주문받지 못하고 재고로 남을 확률이 아주 높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백신접종 캠페인에 큐어백 백신을 포함하지 않았다.
어쩌면 유럽연합과 체결한 2억2500만 회분, 추가로 1억8천만 회분 옵션에 대한 계약도 취소될 수 있다. <슈피겔>의 질의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유럽의약품청이 승인하지 않으면, 큐어백 백신은 출시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큐어백 백신 구매에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큐어백이 1회분당 10유로(약 1만4천원)에 유럽연합에 팔기로 한 계약이 취소될 경우, 이는 새로운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엄청난 현금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외에 변변한 매출을 올리지 못한 큐어백에 엄청난 타격이다. 큐어백의 2020년 매출은 5천만유로(약 674억원)가 채 되지 못했다.

   
▲ 제약업계는 mRNA 기술이 글로벌 제약시장에 거대한 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REUTERS

백신 성공 못한 큐어백 주가 급락
큐어백 백신의 낮은 효능이 보도되면서 큐어백 주가는 급락했다. 보도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큐어백 주가는 50% 급락했다. 큐어백의 시가총액도 80억유로(약 11조원) 이하로 바이오엔테크나 모더나보다 훨씬 낮다. 그렇다고 큐어백이 다른 기업에 인수될 위험이 큰 것은 아니다. 대주주들의 승인 없이는 큐어백 인수는 불가능하다. 큐어백 대주주인 에스에이피(SAP) 공동창업자 디트마어 호프는 자신이 소유한 ‘디비니 호프 바이오테크 홀딩’(Dievini Hopp BioTech Holding)을 통해 큐어백 지분 약 43%를 보유하고 있다. 큐어백의 다른 대주주는 큐어백 지분의 16%를 보유한 독일연방 산하 독일재건은행(KfW)이다.
디트마어 호프는 바이오기술 투자 행보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체의 사업에 간섭하지 않는다. 호프가 소유한 ‘디비니 호프 바이오테크 홀딩’에서 주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그가 아닌 프리드리히 폰 볼렌 운트 할바흐 CEO다.
할바흐는 신경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테크 분야를 잘 알며 이 분야에 상당한 열정도 있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이나 여타 벤처투자자들과의 협력을 꺼리고 자기 힘으로 해내려는 편이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실패 사례처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억만장자 디트마어 호프는 수년 전부터 바이오테크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2018년 바이오테크 부문에 14억유로(약 1조9천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프는 최소 16개 바이오테크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 투자가 실패했다. 큐어백은 아직 실패 사례에 속하지 않았다.
현재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마다 투자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코로나19 백신 성공 이후 바이오테크 부문은 그야말로 골드러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mRNA 기술의 잠재력은 무한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인더스트리스는 mRNA 치료제를 세포에 주입하는 데 필요한 지질나노입자(LNP) 제조업체이다. 에보닉의 지질나노입자 시장잠재력은 2026년 50억달러 이상 추정된다. 에보닉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과의 공동 프로젝트에서 인체의 여러 조직과 장기에 대한 맞춤형 mRNA 제조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 중인 mRNA 의약품 150개 넘어
현재 전세계에서 mRNA에 기반한 치료제와 백신 150개 이상이 개발 중이다. 스타트업들이 혁신에서 앞서나가는 경우가 많고, 제약 대기업들은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 앞다퉈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관련 임상연구보고서의 대략 절반은 북미에서 준비 중이다. 텍사스 메디컬 센터의 병원인 휴스턴 감리교 병원에는 자체 임상연구보고서에 사용할 맞춤형 mRNA를 제작하는 독자적 부서가 있을 정도다.
우르 샤힌 바이오엔테크 공동설립자는 바이오테크에서 경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독일에서 신산업 구축이 중요하다며 “국가는 이를 당연히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독일에서 바이오테크 업계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생산설비 승인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승인 절차는 상당히 단축됐다. 중증질환 치료제의 경우 당국은 임상연구보고서 구상 단계부터 관여한다. 임상연구보고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계속 중간 결과를 보고받는다. 코로나19 백신에서 효과를 입증한 사전 검토 절차는 여러 암치료제 개발에 적용된다. 중증질환의 경우 사전 검토 절차가 완전히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에보닉 CEO인 크리스티안 쿨만은 “신기술에는 혁신을 가장 우선시하고 인센티브를 더 많이 제공하며 금지조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산능력 확대는 글로벌 생산 체인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을 더 독립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시 ‘세계의 약국’이 되는 것은 전략적으로 좋은 목표다. 이는 독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도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독일을 ‘세계의 약국’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는 충분히 있다. 큐어백 연구원들은 버튼만 누르면 mRNA를 출력하는 프린터(휴대용 mRNA 치료제 제조 설비)를 개발 중이다. 튀빙겐 큐어백 클린룸에 시제품이 있어, 최초의 분자 샘플을 만들고 있다. 이런 프린터 기기는 비교적 운송이 쉬워서 환자 맞춤형 치료제 제조를 현지에서 지원한다. 큐어백 공동창업자 잉마어 회어는 이 모든 것에 한계란 없다고 말한다. “10년 뒤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다수가 mRNA 기반 의약품일 것이다.”

ⓒ Der Spiegel 2021년 제25호
Die Medizin von morgen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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