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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중국 엔비디아의 꿈 ② 장단점
[137호] 2021년 09월 01일 (수)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9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클라우드컴퓨팅회의에서 제프 장 최고기술책임자가 새로 개발한 인공지능 전용 칩 한광800을 소개하고 있다. REUTERS

2019년 11월 비런테크는 중국 상하이에 사무실을 얻어 업무를 시작했다. 쉬링제 비런테크 사장은 “대형 인터넷기업의 인공지능 연산 수요가 해마다 40% 이상 급증하는 것에서 기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 플랫폼은 해마다 상품이 늘어나 검색과 추천 모델의 규모가 커졌다. 정부와 기업이 시장에 진입했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등 국유기업의 인공지능 연산 수요 또한 늘었다.

넘치는 수요
중국 대도시마다 스마트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 연산능력을 일종의 공공서비스로 만들어 현지 기업에 제공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반도체산업에서 통용되는 ‘무어의 법칙’(새롭게 개발되는 메모리칩의 능력은 18~24개월 만에 약 2배가 된다는 법칙)에 비춰 인터넷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설치한 서버의 사용 수명은 보통 3년 이하다. 막대한 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하는 기업이 해마다 서버의 3분의 1만 교체해도 구매량은 상당하다.
비런테크는 외국 대기업과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는 게 아니다. 2022년에 첫 제품으로 7나노미터(nm) 공정의 GPGPU(GPU의 범용 연산)를 출시할 계획이다. 쉬링제 사장은 “인공지능 연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미지 렌더링(합성) 등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간소화하고 GPU의 대부분을 범용 연산에 사용하면 연산능력이 엔비디아 제품을 능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쉬링제 사장은 수준 낮은 국산 제품으로 외국산 GPU를 대체할 수 없으리라 판단했다. 2022년이면 엔비디아가 2020년 출시한 A100이 성능의 기준이 될 것이다. 게다가 GPU 기판 구매비용이 생산원가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 제품이 엔비디아보다 못하기 마련”이라며 “사용자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제품을 교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라리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삼륜차를 타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력을 집중해 가장 어렵고 중요하며 큰일을 먼저 추진할 것이다.”
비런테크가 자금조달에 전력투구할 때 투자자들도 반도체업계에서 투자할 대상을 찾았고 서로의 요구가 맞아떨어졌다. 미국 대형 법률회사 캐튼뮤신로즌먼 등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중국 반도체업계에서 흡수한 벤처투자자금이 1400억위안(약 25조원)을 넘었다. 인터넷업계를 추월해 가장 많은 투자금을 빨아들인 산업이 됐다. 2021년 1~5월 164개 반도체기업이 400억위안 이상 투자받았다. 2019년 전체 투자금액에 근접한 수치다.

범용 vs 전용
GPU에 대한 투자 방향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전용 칩이 구글의 클라우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처럼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는 한광(含光)800, 바이두는 쿤룬(昆侖)을 개발했다. 텐센트는 미국 반도체 회사 AMD 출신이 주로 포진한 엔플레임테크놀로지(燧原科技)에 투자했다. 하지만 실제 제품에 적용한 결과 전용 칩은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한광800은 스마트시티 기술인 시티브레인(城市大腦)에서 이미지와 동영상을 처리하기 위해 설계했고 다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 중국 항저우의 교통 상황 동영상이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淘寶)의 상품 사진 등이 처리 대상이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컴퓨팅 플랫폼의 자양칭 수석연구원은 “알리바바 기계학습(머신러닝) 연산능력의 80%가 상품·광고 등 추천시스템에 사용된다”며 “최대 할인행사인 11월11일 솽스이(雙十一) 기간에는 1초에 수십만 건의 검색을 처리해야 하므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두루 쓸 수 있는 엔비디아 GPU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야오펑 BAI투자 투자담당자는 “과거에는 인공지능 훈련에 엔비디아 제품만 쓸 수 있었다”며 “인공지능 훈련 과정에서 신경망 모델이 정해지지 않아 범용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광시 레노버그룹 부사장은 앞으로 두 종류의 인공지능 가속기가 나오리라 예측한다. 하나는 특정 상황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위한 컴퓨팅 가속기다. 반도체를 설계할 때부터 목표를 겨냥해 최적화하고 전력소비도 GPU보다 적게 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범용 컴퓨팅 가속기다. 인공지능의 연산자와 알고리즘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범용 컴퓨팅으로는 지금도 GPU가 최적이다. “인터넷기업과 인공지능 업체는 수요와 응용 시나리오가 비교적 명확하다. 그래서 전용 칩이 적합하다. 반면에 독립된 제조사는 범용 칩을 개발해 더 많은 기업에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낫다.”
왕광시 부사장은 “레노버가 ‘새로운 컴퓨팅’의 시각에서 전체 산업사슬을 파악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CPU(중앙처리장치) 분야는 ARM 아키텍처 기반의 중국산 CPU 제조사 파이티움, 인공지능 칩은 캠브리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 소자 FPGA는 헤라클레스마이크로(京衛齊力)를 각각 선택했다. 2020년 말부터 여러 팀으로 나눠 GPU 제조사를 조사했다. 각 팀의 전담 기업을 지정해 기밀과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후 2021년 메타엑스와 무어스레드에 투자했다.

외국기업 출신 창업 행렬
이번 GPU 창업 열풍 속에서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톈수즈신과 메타엑스는 비런테크와 마찬가지로 GPGPU 시장에 먼저 진입한 뒤 이미지 렌더링 기능을 보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톈수즈신은 설립 초기 빅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컴퓨팅을 개발했고 2018년부터 GPGPU로 방향을 틀었다.
정진산 톈수즈신 최고과학책임자는 GPU 제조사 ATI에서 근무했다. ATI가 AMD에 인수된 뒤 책임연구원으로 승진했다. 2018년부터 톈수즈신에서 GPGPU를 개발했다. 톈수즈신은 2021년 3월 첫 번째 7나노미터 공정 칩을 공개했다. 공동창업자 리윈펑은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출신이다. 2015년 톈수즈신 설립에 참여했지만 최근 투자자와 의견이 맞지 않아 사임하고 댜오스징에게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겼다.
국가 공업정보화부 전자정보사 사장을 지낸 댜오스징은 당시 중국 반도체산업 정책을 주관하는 관료였다. 2018년 5월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쯔광그룹 공동사장에 취임했다. 모바일 반도체 설계업체 쯔광잔루이(紫光展銳),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장춘추(長江存儲), 반도체 설계업체 쯔광궈웨이(紫光國微) 등 반도체사업을 주관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던 쯔광그룹은 2020년 말 채무 위기에 빠졌고 2021년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댜오스징은 5월 쯔광그룹을 떠나 톈수즈신에 합류했다. 중국산 반도체로 대체하려는 국유기업과 스마트컴퓨팅센터를 건설하는 각 지역 정부가 GPGPU의 목표 고객이기에 댜오스징이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톈수즈신 쪽은 기대했다.
메타엑스 창업팀은 AMD 출신이다. 천웨이량 최고경영자는 AMD 그래픽 IP 개발 선임이사, 양젠 최고기술경영자는 AMD 연구원이였다. 두 사람이 2020년 9월 메타엑스를 창업했다. 비교적 늦게 출발한 메타엑스는 첫 제품부터 5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GPU 분야에 유독 AMD 출신이 많은 이유는 상하이에 2천 명 규모의 AMD 연구개발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왕광시 부사장에 따르면 상당히 긴 기간 AMD의 GPGPU 엔드투엔드(처음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핵심 개발을 상하이에서 했고, 이미지 렌더링 기술은 미국에서 개발했다.
GPU 분야 최강자 엔비디아에선 미국에서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중국은 판매 중심이다. 그렇지만 직원들은 창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무어스레드는 2020년 10월 설립됐다. 최고경영자는 전 엔비디아 중국 지역 총경리 장젠중이다. 최고기술경영자 장위보도 엔비디아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에이아이로 옮겼다. 메타엑스와 달리 무어스레드는 GPGPU가 아닌 GPU에 직접 도전했다.

업체 경쟁력
투자자들이 보기에는 PPT 자금조달에 가까웠지만, 연예인처럼 유명세를 얻은 이들 GPU 분야 스타트업의 장단점이 명확하다. 텐수즈신은 정부와의 관계가 강점이다. 핵심 경영진이 교체된 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메타엑스는 종합 능력을 갖춘 연구팀이 강점이다. 시장과 자금조달 측면에서 경쟁사를 따라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무어스레드의 장점은 장젠중 최고경영자의 영업력이다. 엔비디아에서 14년 근무한 그는 중국 GPU 고객사의 상황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가장 늦게 진출하는 바람에 경쟁사들이 기술개발 인력을 휩쓸어갔다. 비런테크의 강점은 사람이다. 필요한 인력을 고루 갖췄고, 창업자들이 각자 장기를 갖고 있다. 서로 다른 기업 출신이라서 연구하던 시스템과 아키텍처(게임 등 소프트웨어의 구성 요소 사이의 관계)가 다르다. 모여 있으면 자기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 수 있다. 기술 방향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장원 회장의 경영능력과 판단력이 시험받을 것이다.
“회사마다 강점이 있고 각자 다양한 투자자를 유치했다.” 왕광시 부사장은 “어느 정도 단점이 있어도 장점이 충분하면 자원, 시간,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며 “창업자의 학습능력이 뛰어나면 단점을 신속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9호
“中國英偉達”夢想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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