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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세계고기 35% 배양육
[SPECIAL REPORT] 활짝 열린 대체식품 시장- ③ 전망
[137호] 2021년 09월 01일 (수) 필리프 베트게 economyinsight@hani.co.kr

필리프 베트게 Philip Bethge <슈피겔> 기자
피올라 킬 Viola Kiel 자유기고가

   
▲ 식품공학 연구자들은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거나 항생제를 투입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친환경 건강식 대체 고기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REUTERS

베를린의 채식 식품회사 비건즈(Veganz)는 대체식품 혁신의 실례를 보여준다. 이 회사가 자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비건즈는 현재 약 160가지의 생산 품목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공장 중 하나는 쉬벨바이너 거리에 있다. 이 거리는 ‘비건 골목’이라고 불린다. 치즈공장 안은 열대지방처럼 덥다. 안데르존 잔토스 질파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치즈의 숙성 과정이며 견과류 우유, 곰팡이 배양 등에 관한 이야기를 선 채로 들려준다.
여기서는 캐슈베르(Cashewbert)가 생산된다. 캐슈베르는 캐슈너트를 원료로 만든 치즈 카망베르다. 이 제품에는 우유가 들어 있지 않다. 맛은 어떨까? 진짜 카망베르 맛에 상당히 가깝다. 다만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질감만은 진짜 카망베르처럼 되지는 못했다고 질파는 애석해한다. 카망베르를 그렇게 매력적으로 부드럽게 해주는 요소는 카세인(Casein·치즈의 주성분 단백질)과 농축버터인데, 두 가지 다 동물성 제품이기 때문이다. 비건즈의 영업책임자인 모리츠 묄러도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와 소젖으로 만든 치즈가 서로 다르듯, 여기서도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시인한다. 그런데 그 정도 차이가 정말 나쁜가?
‘대체 단백질’ 업계의 선구자들은 앞으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본다. 미래의 식단도 그만큼 폭이 넓어지리라 내다본다.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아나 마르틴은 “이제 우리는 아주 다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2050년이 되면 당장 90억 명을 먹여 살려야 할 상황이 되지 않느냐.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연구해야 한다.” 마르틴은 모조 식품 단계를 벗어나 지속가능한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려 한다. 비록 “그런 식품을 현시점에서는 제대로 상상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가짜 고기가 아닌 지속가능한 식품 개발
음식 전문가 뤼츨러 역시 음식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신상품과 ‘씹는 맛’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철저한 개혁, 예를 들어 ‘세포배양 농업’(Cellular Agriculture·세포배양으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생명공학 기술) 같은 분야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네덜란드의 약리학자 마르크 포스트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한 햄버거를 선보였다. 의학자이기도 한 그는 소의 전구세포 몇 개를 추출해 근섬유 2만 개를 배양한 뒤, 이 근섬유를 140g의 다짐육 덩어리로 만들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뤼츨러는 그 햄버거 패티를 시식할 기회를 얻었다. “여성이 한입에 먹을 만큼 작은 고기, 인류 역사에 큰 획을 남길 거대한 발전”이라고 동료들과 함께 농담했다고 뤼츨러는 회상했다. 이후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정말 동물 한 마리를 완전히 도축해야만 식용 고기를 얻을 수 있는 걸까? 수십 개 신생기업이 이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한다.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잇저스트’(Eat Just)는 2020년 싱가포르에서 새 역사를 썼다.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닭고기로 만든 요리를 레스토랑에 내놓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스라엘 기업 슈퍼미트(Supermeat)도 매주 몇백㎏씩 ‘클린미트’(배양육)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렸다.
식품공학 연구자들은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거나 항생제를 투입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친환경 고기를 개발하려고 애쓴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스테이크는 기존 고기보다 에너지 소모가 35~60% 적을 뿐 아니라 땅을 98%나 적게 소모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연구 결과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가스는 80~95% 경감된다고 한다. 남은 과제는 이제 고기 세포를 배양할 매개체를 최적화하는 일뿐이다. 아직 세포를 증식하는 배양 시설은 극소수다.
“세포배양육은 특히 아시아의 초대형 시장과 미국에서 큰 관심을 끄는 주제가 될 것이다. 주머니 모양의 얇은 반죽에 소를 채우는 만두형 음식, 또는 너깃 같은 음식에는 이제 곧 배양육을 사용할 것이다.” 뤼츨러는 이렇게 예언한다. 기업 컨설팅 전문 업체 커니의 경제전문가들도 “배양육의 미래는 활짝 열려 있다”는 데 동의한다. 이들은 2040년에는 전세계 식용 고기 중 35%가 생물반응기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때가 되면 실험실에서 만드는 비용이 축사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진다. 이는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배양버섯 식품도 실험실에서 개발 중
신생기업인 머시랩도 배양버섯으로 이 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까? 머시랩 창업자 마첸 리츠크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함부르크 공과대학 실험실의 유리통 속에서는 이 회사의 버섯 균사체가 자라고 있다. 성장한 균사체가 발효되고 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크기가 되면 가열 뒤 소금물에 담근다. 보관 기간이 길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때부터는 사실상 식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 번 굽거나 볶으면 본연의 향내가 더욱 먹음직스럽게 풍긴다.
작은 프라이팬 위에 벌써 완자 네 개가 지글거린다. 겉모양은 영락없는 동그랑땡이다. 바삭하니 기름에 잘 익은 표면이 노릇노릇하게 반짝인다. 한입 베어 물고서 천천히 씹어본다. 적당히 공기가 들어가서 부드럽다. 즙은 풍부하지만 맛은 좀 낯설다. 마치 향수가 좀 들어간 것처럼. 그러나 그리 문제되진 않는다. 양념 맛은 좋다.
이 실험실 버섯은 언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까? 머시랩의 제품은 앞으로 유럽연합의 식품 허가를 받아야 한다. 투자가들은 벌써 이 버섯 식품업이 성공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작은 신생기업에 순식간에 130만달러(약 15억원)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그렇다면 5년 뒤에는 어떨까? 리츠크는 “그때 우리는 세 대륙을 넘나들며 몇백만 품목을 판매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혁명을 일으키려면 이런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 Der Spiegel 2021년 제27호
Das bessere Fleisch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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