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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전략 성공, 마케팅 고비용
[집중기획] 중국산 브랜드의 부상 ② 허실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선신웨 economyinsight@hani.co.kr

선신웨 沈欣悅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6월 중국 베이징 시내의 밀크티 체인 나이쉐 매장에서 배달 플랫폼 기사가 음료를 갖고 나가고 있다. REUTERS

중국 신소비 브랜드의 성장은 지금까지 세계의 공장을 구축한 공급망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위안치썬린이 자체 공장을 설립하기 전까지 젠리바오나 수빙양(速冰洋) 등 전통 음료공장이 생산을 대행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 왕훙(網紅)이 만든 식품 브랜드 리즈치(李子柒)의 수십 가지 제품도 위탁생산된다. 퍼펙트다이어리와 프롤라시스, 치유천(稚優泉) 등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가 급성장한 배후에도 생활용품 생산지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에 있는 수백 개 위탁생산 공장의 지원이 있었다.
소비재 산업은 공급망이 대체로 비슷해 시장의 관심이 브랜드에 집중된다. 자문업체 써드브리지의 전문가는 “메이크업 화장품 위탁생산에서 중요한 것은 제조법이 아니라 브랜드의 경영전략”이라고 말했다. “제조법이 같고 가격이 같아도 브랜드가 다르면 퍼펙트다이어리처럼 인기 제품을 만들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사모펀드 책임자는 “소비재 산업의 창업과 신제품 출시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1~2년 걸리던 일이 몇 달 사이에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규 브랜드가 자신을 증명할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셈이다.

인터넷 트래픽 의존
신소비 브랜드가 선호하는 마케팅 방식은 인터넷 플랫폼 활용이다. 웨이보(微博)와 샤오훙슈(小紅書), 더우인(抖音), 빌리빌리(Bilibili) 등 콘텐츠 플랫폼과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핵심 오피니언 리더(KOL)를 통해 홍보와 피드광고를 하거나 인터넷 생방송 판매(라이브 커머스) 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 뒤 고객을 회원 시스템이나 커뮤니티에 가입시켜 관리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소비재 업체와 다르게 신소비 브랜드는 인터넷 생방송의 주목적을 브랜드 홍보에 둔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방송에서 제품 성분과 제조 기술 설명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생방송으로 고객의 호감을 사고 방송이 끝난 뒤 지속해서 홍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대부분 제품이 객단가가 높고 인터넷 생방송에서 환영받는다.
더우인의 유명 생방송 진행자 뤄융하오는 신소비 브랜드 방송을 할 때마다 10만~50만위안(약 8900만원)을 받는다. 신소비 브랜드는 이 정도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는 진행자와 1년 단위로 계약해 1~2주 간격으로 방송한다. 1회 방송에서 총매출액(GMV)이 100만위안이 넘으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퍼펙트다이어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비용을 가장 많이 투입했다.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매출액 대비 판매비 비율이 65%에 이른다. 또 위안치썬린의 마케팅비 비중은 전통 음료 브랜드보다 훨씬 높다. 2021년 들어 중국 베이징의 유명 상권인 싼리툰 거리 양쪽 버스 정류장과 길가 전광판 광고를 위안치썬린이 석 달 넘게 독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퍼펙트다이어리가 SNS와 오피니언 리더가 제공한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형태의 광고에 집중했다”며 “그러나 사용자 방문(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올라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써드브리지 전문가는 “위안치썬린의 강점은 브랜드가 소비자 머릿속에 비교적 일찍 각인됐고, 인기 제품을 출시한 다음에도 자본을 투입해 마케팅을 줄이지 않고 시장을 확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확장 경로
선두를 차지한 브랜드는 서둘러 매장을 늘리고 제품군을 확장했다. 하루빨리 진정한 ‘브랜드 장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012년 광둥성 장먼시에 있는 15㎡의 작은 밀크티 가게에서 시작한 시차는 전국에 약 800개 매장을 운영한다. 나이쉐는 2021년 2월 기준 507개 매장을 보유했다.
이들 업체는 차음료만 개발한 게 아니다. 시차는 2017년 베이커리 제품을 출시했다. 2019년 차와 커피를 혼합해 칵테일을 시도했다. 2020년부터 시차와 나이쉐, 러러차(樂樂茶) 등은 사업을 더 확대했다. 탄산수, 말린 과일, 티백 등 포장된 식품은 물론이고 컵과 우산 등 식품 이외의 품목도 개발했다.
써드브리지 전문가는 “시차와 나이쉐의 목표는 슈퍼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의 부가가치는 파생상품 판매에서 나온다. 화장품을 출시해도 소비자가 기꺼이 구매하는 것이다. 매장을 늘리는 것도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편의성만 추구한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위안치썬린은 탄산수 외에도 우롱차, 밀크티, 과일음료, 이온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 무설탕 차 ‘칭젠’(青煎)을 선보였다. 신제품이 나오면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공급해 반응을 살핀 뒤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위안치썬린은 “제품 연구와 개발이 강점”이라고 자부하면서 “제품의 95%를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음료 대리점 관계자는 “위안치썬린이 업계의 일반적인 현상을 말로 표현한 것”이라며 “음료 회사마다 공급업체에서 제공한 제조법이 쌓여 있고 최종적으로 출시한 제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케세이캐피털이 위안치썬린 투자를 결정할 때 투자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지역 시장까지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가격인가?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면 해외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할까?”
퍼펙트다이어리의 모회사 야센이커머스는 ‘중국의 로레알’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인수·합병으로 제품 구성을 확충했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구비했다. 최근 1년 동안 퍼펙트다이어리보다 가격대가 높은 리틀온딘(小奧汀)과 프랑스 스킨케어 브랜드 갈레닉,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 이브롬을 인수했다.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퍼펙트다이어리가 해외에서 인수 기회를 찾아 브랜드 전환을 마무리하도록 지원했다.
사모펀드 책임자는 “새롭게 부상한 신소비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이 예전과 다르지만 소비재 산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훌륭한 제품과 교묘한 마케팅, 높은 투자자본수익률(ROI), 효율적이고 통제 가능한 유통전략이 그것이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브랜드이고 제품 판매가 끝이 아니다.”
모든 브랜드와 투자자가 최근 성행하는 신규 브랜드 방식을 찬성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오랫동안 검토하던 신생 스킨케어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고 대형 투자기관이 지분 투자를 했다. 하지만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갈수록 늘어 ‘고빈도 마케팅으로 끌고 가는 성장 방식’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쉬전 캐세이캐피털 이사총경리는 “트래픽에 의존하는 브랜드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마케팅 공세로 매출액을 늘리고 가짜 수요를 만들면 마케팅을 줄인 뒤 실적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 마케팅을 계속 유지하면 한계수익이 줄고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 “진정한 소비재 브랜드라면 브랜드에 대한 목표 고객군의 충성도가 높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을 통제할 수 있다. 수익 창출 능력도 크다.”

   
▲ 2020년 8월 베이징 시내에 있는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다이어리 매장에서 손님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있다. REUTERS

유통 역학관계
음료 대리점을 운영하는 예차오는 2019년 여름부터 위안치썬린 제품을 판매했다. “위안치썬린이 초반에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2019년 폭발적 성장은 천시와 지리, 인화가 모두 작용한 결과였다.” 그때 대도시에 있는 편의점이 중국산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위안치썬린과 왕훙 음료 브랜드 한코우얼창(漢口二廠)처럼 객단가가 높고 새로운 유행에 부합하는 브랜드가 공백을 채웠다. 그전까지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대부분 수입 브랜드였다. 일본과 한국 음료의 비중이 높았다.
신규 브랜드가 세븐일레븐이나 패밀리마트 같은 유명 편의점에 입점하기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체인형 편의점이 성장하면서 양쪽이 서로 원하는 부분을 채워줬다. 예차오는 “비엔리펑(便利蜂)이 입점비(매대비용)를 받지 않아 대리점들이 거기서 신제품을 중점적으로 홍보했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비엔리펑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확장했다. 입점비는 소매업체에서 신상품을 입고할 때 요구하는 비용이다. 편의점은 보통 품목당 50~200위안을 받으며 대형 쇼핑몰은 더 비싸다.
2016년부터 편의점의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 중국연쇄경영협회 자료를 보면 업계 매출액 증가율이 해마다 하락해 2016년 31%에서 2019년 13%로 내려갔다.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액 증가율도 2016년 27%에서 2019년 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소매업에서 편의점은 온라인 충격이 적은 분야다. 2019년 편의점을 제외한 소매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마이너스 2%였다.
신소비 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얻자 브랜드에 유통업체와 가격을 협상하는 권한이 생겼다. 예차오는 “2020년 왕훙의 브랜드 리즈치가 대형 유통매장에 진출할 때 입점비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지켜본다. 이런 대접을 받는 브랜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아주 인기 있는 왕훙 브랜드라야 가능하다.”
방문 고객이 점차 줄어드는 대형 매장은 리즈치와 비슷한 브랜드를 더욱 환영했다. 중국연쇄경영협회의 ‘체인형 슈퍼마켓 경영현황 보고’를 보면 방문 고객 감소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 보고서가 조사한 업체들에선 2019년 단일 매장 일평균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일평균 주문은 전년도 2204건에서 2101건으로 줄었다.
외국계 체인형 매장 임원은 “소매업자의 제품 선택은 최종적으로 달성한 이익률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1년 매출액이 1억위안이면, 이익 목표는 2천만위안이다. 어느 분야에서 이익이 발생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신규 브랜드가 충분한 이익을 낸다면 입점비는 문제되지 않는다. 신소비 브랜드가 한 가지 유통에만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일정한 규모가 되면 슈퍼마켓을 비롯한 주요 유통 경로에 진입해야 한다.”

위안치썬린의 힘
브랜드가 가진 힘은 제품 가격을 인상할 때 나타난다. 예차오에 따르면 2019년 위안치썬린이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대리점 가격을 15병(1상자) 35.5위안에서 37.5위안으로 올린 뒤 다시 42.5위안으로 올렸다. “가격 인상이 잦았고 한번에 10% 넘게 올렸다. 반면 코카콜라는 몇 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더 일찍 위안치썬린 유통을 맡았던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위안치썬린이 다른 음료 브랜드와 비슷하게 초기에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 개 성급 지역을 묶어서 대리점을 지정하고 대리점을 통해 그 아래 유통 경로로 제품을 공급했다. 가격을 깎아주는 대신 증정품을 제공했다. 대리점 등급에 따라 100상자를 주문하면 20~30상자를 끼워주는 방식이었다. 제품이 인기를 얻자 증정품을 점차 줄였고 2020년부터 유통 경로에 돈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그동안 비슷한 탄산수 제품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예차오는 “소비자는 비내구성 소비재에 대한 충성도가 없고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품을 고르기 마련”이라며 “위안치썬린은 선택권 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안정적인 브랜드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 신제품 출시 때 제품 공급 효율이 전통 음료 브랜드와 비교가 안 된다. “캉스푸(康師傅)와 코카콜라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의 계획성과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이들은 유통업체와 오랫동안 같이 일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넓은 매장에서 어떤 신제품을 언제 어느 위치에 진열할 것인지 하는 결정권이 유통업체에 있다.”
편의점 상품 진열대의 위치는 소비 브랜드가 경쟁하는 대상이다. 2018년 처음 편의점에 들어갈 때는 위안치썬린 제품이 진열대 맨 아래층에 있었다. 지금은 냉장 진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중간층을 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좋은 자리에서 밀려났다. 경쟁사가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위안치썬린 투자자의 설명이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2호
消費新國貨鵲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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