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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 최강자 놓고 격전
[FOCUS] 동남아 인터넷 삼국지- ② 전망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웨이이양 economyinsight@hani.co.kr

웨이이양 尉奕陽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쇼핑몰에 지급결제 서비스 오보의 캐시백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오보에 투자했던 토코피디아는 고젝과 합병하면서 자사의 오보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REUTERS

동남아 인터넷기업들 사이의 경쟁은 그랩과 고젝의 승차 공유 서비스 전쟁에서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덩치를 불리고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점차 ‘슈퍼 생활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없게 되자 식품과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가 급속히 성장했다. 그랩의 매출을 보면 2020년 음식 배달 서비스의 거래액과 이익이 승차 공유 서비스를 앞질렀다. 중국 ‘디디추싱(승차 공유)+메이퇀뎬핑(음식 배달)’ 형태의 통합 플랫폼도 틀을 갖췄다.
고젝의 사업 확장 방법도 그랩과 비슷하다. 토코피디아와 합병한 뒤 동남아식 ‘타오바오(전자상거래)+디디추싱+메이퇀’ 형태의 완전체를 갖췄다. 이번 합병으로 대형 플랫폼들은 규모의 효과를 추구하는 한편 각자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을 확보했다.

다음 전쟁터
‘천하를 삼분하는’ 기본 구도가 만들어진 뒤 동남아 인터넷 대기업은 약속한 것처럼 다음 사업 분야인 금융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랩과 고투, SEA는 제각각 금융 플랫폼을 갖고 있다. 대출과 보험, 투자 등 여러 분야를 다룬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지급결제 서비스가 3개 대형 플랫폼이 집중하는 핵심 업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산업담당 책임자 스와루프 굽타는 “지급결제 플랫폼이 흑자로 전환하지 못했지만 3사는 당분간 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결제 플랫폼은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사용자의 신용 상태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비넥스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사토 데루히데는 말했다. “전자상거래와 승차 공유 서비스 등 ‘장터’는 수많은 사용자와 한계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또 지급결제를 비롯한 금융서비스는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런 장터의 거래가 원활해지도록 한다. 둘은 ‘왕과 왕후’처럼 서로를 보완한다.”
고투파이낸스 설립은 고투그룹이 금융사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준다. 금융은 고젝과 토코피디아의 사업이 중복되는 몇 안 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통합하기 쉽지 않아 두 기업의 합병 성공을 좌우할 수도 있었다. 고젝에는 지급결제 플랫폼 고페이가 있다. 토코피디아는 지급결제 서비스 업체 오보에 투자해 관련 사업면허를 간접적으로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은행법은 기업이 ‘전자지갑’ 서비스 사업면허를 1건만 보유하도록 제한했다. 고투가 고페이와 오보를 동시에 갖고 있으면 합병을 마무리 지을 수 없다. 토코피디아도 2018년 오보에 투자할 때 앞으로 고젝과 합병하면 반드시 오보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토코피디아는 오보를 잃고 싶지 않겠지만 합병을 마무리하려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토코피디아는 지금 오보의 지분을 인수할 대상을 찾고 있다. 오보의 다른 주주인 그랩이 이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그랩 또한 금융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재 금융사업의 거래 규모가 승차 공유나 음식 배달 서비스를 크게 앞질렀다. 그랩이 공개한 상장 신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금융사업의 총결제액(TPV)이 89억달러(약 1조원)였고 최근 3년 동안 연복합성장률이 102%였다. 2023년 결제액이 19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랩은 기업공개 관련 내용을 소개하면서 금융이 잠재력 큰 사업 분야라고 투자자에게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SEA의 디지털금융 플랫폼인 시머니(SeaMoney)의 2020년 모바일 결제금액은 78억달러가 넘었다. 또 2020년 4분기 사용자 수는 연인원 2320만 명이었다.

   
▲ 2018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승차 공유 서비스 고베트’의 출범에 맞춰 홍보 활동에 나선 전통 의상 차림의 여성들. 경쟁 플랫폼 그랩에 견줘 고젝의 국외 사업은 부진한 편이다. REUTERS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
인터넷금융 분야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동남아 인터넷금융 플랫폼의 사업방식이 알리바바그룹 계열 핀테크 회사인 앤트그룹을 모방했다고 지적했다. 지급결제 서비스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친밀도를 높인 뒤 필요한 사용자에게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들 기업과 투자자는 금융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 감독을 강화하자 시장에선 회의적인 견해도 나온다.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정부가 기존 은행업과 실물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인터넷금융 플랫폼의 과도한 확장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업 분야를 떠나 각 지역 시장을 차지하는 것이 동남아 인터넷 대기업에 가장 중요한 임무다. 인구가 세계에서 네 번째,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모두가 차지하기를 원하는 시장이다. SEA와 그랩, 고투에는 각각의 강점이 있다. SEA는 거래 규모에서 토코피디아를 따라잡아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14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그랩에는 인도네시아가 이미 매출을 낳는 주요 시장이 됐다. 인도네시아에 뿌리를 둔 고투는 대도시는 물론 지방까지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사용자 경험과 현지 문화, 소비습관을 가장 잘 이해한다. 사토는 말했다. “동남아를 얘기할 때 인도네시아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동남아 인구의 40%가 이곳에 있다.”
비교적 일찍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벤처투자자 사토는 10년 전 인도네시아에 처음 왔을 때 본 광경을 소개했다. 구식 검은색 휴대전화가 인기 상품이었고 거리의 상점마다 휴대전화를 팔았다. 그는 모바일인터넷이 인도네시아의 주요 통신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감했다. 인도네시아 국민의 절대다수가 고도로 분산된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이들을 모바일인터넷으로 연결하면 현지의 경제적 역량을 엄청나게 높일 것으로 보였다.
인도네시아가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그의 판단이 옳았다는 점을 증명한다. 구글과 테마섹홀딩스(싱가포르 국부펀드), 베인앤드컴퍼니가 공동 발표한 ‘2020년 인도네시아 디지털경제 보고서’를 보면 전자상거래 한 가지 분야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54%에 이른다. 2020년 디지털경제의 전체 매출액은 440억달러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1240억달러로 늘어나 연복합성장률이 23%에 이를 전망이다. 유럽계 투자회사 유라제오의 파트너 쥘리앵 미알라레는 말했다. “인터넷기업이 동남아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회사 차원에서만 고려할 게 아니다. 국가 경제가 디지털경제로 전환하도록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확장
인도네시아는 다원화한 동남아 시장의 일부분이다. 동남아 인터넷기업과 투자자들은 베트남은 물론 남아시아에 해당하는 인도 등 다른 신흥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단일 시장에 집중할지, 여러 시장에 동시에 진출할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동남아 인터넷업계의 구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고투는 인도네시아 시장만 파고든 전형적인 사례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과 타이, 싱가포르에서도 사업을 펼쳤다. 고투그룹 대변인은 “이미 진출한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SEA와 쇼피는 동남아 6개국은 물론 멕시코와 브라질 등 다른 신흥시장으로 사업을 넓혔다. 그랩은 동남아 각국 시장에서 사업부문마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매출·결제금액 기준으로 승차 공유 서비스 72%, 음식 배달 50%, 전자결제 23%를 차지했다.
벤처캐피털 거비파트너스의 장톈단 동남아 최고운영책임자는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지만 대도시는 포화상태”라며 “모바일인터넷 기반 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지방 도시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투는 다른 나라에서 열세를 보인다. 사업 확장 성적이 그랩이나 SEA보다 못하다. 국외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고 현지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현지화는 다른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관건이다. 아무리 많은 자금을 지원해도 직원과 전략의 현지화가 모자란다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2호
東南亞互聯網巨頭“三國殺”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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