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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타트업의 디지털전환 성공 요건
[세계는 지금] 영국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정윤서 jys0916@kotra.co.uk

코로나19로 디지털전환이 더욱 가속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일반화함으로써 기업의 인적자원 재배치도 직간접으로 이뤄진다.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와 결제도 온라인에서 이뤄져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린다. 영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영국 사례에서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위한 기반이 무엇인지 살폈다.

정윤서 KOTRA 런던무역관 부장

   
▲ 영국 스타트업의 디지털전환은 한국 기업에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위한 기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가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총리실 앞 거리에서 만나는 모습. REUTERS

코로나19 이후 영국 의료자원이 감염병 환자 치료에 집중되면서 일반 환자가 원활하게 치료받기 어려워졌다. 런던은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만큼 디지털헬스 관련 스타트업이 여럿 활동하는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원격진료 스타트업에는 사업을 확장할 기회다.

기술보다 커뮤니케이션 중요
아큐릭스(AccuRx)는 영국 디지털헬스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의료 분야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8년 문자메시지로 의사와 환자가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원격진료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문자메시지에 더해 비디오 상담, 의료 설문, 디지털문서 보안 전송 등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의사와 환자의 입체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담은 전화 통화로 시작하지만, 외상과 같이 의사가 직접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환자에게 영상진료를 할 수 있는 링크가 포함된 문자를 전송해 상처 부위를 보며 원격진료를 하도록 했다. 아큐릭스는 2021년 1월 영국 스타트업 지원 기관 ‘테크네이션’이 운영하는 스케일업(규모 확대) 프로그램인 업스케일(Upscale)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필라테스 강사 린다 세거스텀은 골프선수를 위한 필라테스 과정을 운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골프를 칠 수 없어 정상적으로 과정을 운영할 수 없었다. 그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인텔리전트 코어’(The Intelligent Core)를 창업해 면대면 과정 대신 온라인 과정을 운영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화상상담 플랫폼인 줌을 활용하고 페이스북 라이브방송도 했다. 지금은 누리집에 비디오 영상을 라이브러리 형태로 구축했고 인터넷사업의 특성을 활용해 외국에서도 고객을 확보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했던 사업이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한 것이다.
두 사례 모두 높은 수준의 정보기술이 아닌 문자 전송, 영상회의, 온라인 데이터 관리 등 상대적으로 평이한 수준의 기술을 써서 사업을 일으켰다. 기술보다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한 것이 성공의 열쇠로 볼 수 있다. 현지에선 디지털전환에 기술도 중요하지만 고객과의 의사소통, 공감 등 소프트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기업에서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중요하다. 디지털전환을 위한 기반으로 디지털전환에 적합한 기업문화, 이를 실현하는 인적자원과 조직을 들 수 있다. 기업문화-인적자원-조직이 뒷받침될 때 디지털기술을 통해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이 가능한 것이다.
디지털전환을 위한 기업문화로 다양성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디지털전환으로 전세계 인터넷을 쓸 수 있고, 누구나 특정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 열렸지만, 한 나라에선 문제되지 않은 디자인이나 문구가 다른 나라에선 크게 문제가 돼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서 철수시키고 관련 기업이 사과하는 일도 생겼다. 영국 기업 유니레버가 흑인 여성이 자사 제품 도브를 사용한 뒤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하고 광고를 삭제한 적도 있다.
이런 문제는 기업이 종교적, 인종적, 문화적, 성별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를 더 적극적으로 육성했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양성은 기업 내에서 견제와 균형을 일으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에 접근해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사고를 줄이는 방어적 측면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공격적 측면에서도 기업 내 다양성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디지털전환에서 다양성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디지털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글로벌센터가 2018~2019년 중 기업 디지털 관리자 508명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직위의 약 85%가 남성이다. 성별 다양성이 낮은 이유로, 디지털전환이 데이터기술과 관련된 업무가 많고 업무 강도가 세서 장시간 노동이 필요하다는 편견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더 많은 여성이 디지털전환에 참여하도록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적자원 측면에서 직원들에 대한 인간적 관심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일반화하면서 직원의 소속감이 저하되고 동료와의 유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아이디어와 성과를 동료들과 공유하지 못해 적절한 경력 개발 기회를 얻지 못할 우려도 크다. 기업은 직원이 소외되거나 도태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원은 스스로 업무상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전파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일하지만, 실질적으로 서로를 볼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직원이 업무상 자율권을 가지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다면 동료와 더 잘 연결된 느낌이 들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도 이를 실행하려면 직원이 필요하고 리더는 직원이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도록 장려해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감하는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전환이 퍼질수록 인적자원 재배치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직원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실직에 대한 걱정이 커질 것이다. 기업 구성원 간 공감이 커질수록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투명성이 커지고, 해고보다는 직무전환을 통한 고용 유지 노력이 더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인적자원 측면에서 중요한 또 다른 축은 인재 확보와 직원 역량 개발이다. 디지털전환이 기술과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부 기업은 발전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인력을 줄이고 유연한 고용계약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위한 창의적 자원 투입 확대를 저해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직원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무 관련 독서를 폭넓게 하고 가능한 업무 경험을 쌓는 한편, 멘토를 찾고 업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 측면에선 급변하는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 역량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이 신속하게 디지털화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만큼 기존 기업들도 조직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면 스타트업과 같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기존 조직에 초소형 단위조직을 만들어 의사소통 속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조직 역량을 고려할 때 기존의 성공한 방식을 단순히 복사-붙여넣기를 해서는 디지털전환 시대에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특정 사업에서 성공한 방식이 다른 영역 사업에서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에 성공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유효한 요소를 찾아 적절하게 적용해야 한다.
기업문화-인적자원-조직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신속하게 디지털전환을 이룰 것이다. 최근에는 무료 혹은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다양하게 있어 중소기업도 디지털전환을 더 쉽게 추진할 수 있다.

   
▲ 영국 중소기업들은 신사업 개발과 성장에 디지털전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인터넷 인프라를 잘 갖추려 한 영국 정부의 노력이 있다. 영국 재무부 관계자가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중소기업의 디지털 활용도 주목
영국의 디지털전환 관련 기업 사례와 같이, 영국 중소기업들은 신사업 개발과 성장에 디지털전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대규모 기술 투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요구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영국 중소기업 디지털전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은 인터넷 인프라를 잘 갖추고 창업 여건도 좋아, 향후 디지털전환과 관련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만한 사례가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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