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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소리 없는 기후혁명
[COVER STORY] 독일의 소리 없는 기후혁명
[135호] 2021년 07월 01일 (목) 프랑크 도멘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정부는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을 통해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에서 야심만만한 목표를 세웠다. 이는 경제와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누가 얼마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백가쟁명식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프랑크 도멘 Frank Dohmen 지몬 하게 Simon Hage
알렉산더 융 Alexander Jung 미하엘 자우가 Michael Sauga
슈테판 슐츠 Stefan Schult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슈피겔> 기자

   
▲ 독일 정부가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을 통해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에 본격 나서면서 백가쟁명식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 안드레아스 쇼이어 교통부 장관은 “모든 일이 몹시 어려워질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낸다. 쇼이어 장관이 2021년 3월21일 베를린에서 한 오토바이 단체와 회의하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독일 내각회의에 법률 수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은 보통 의례적인 절차에 가깝다. 법률 수정안의 문제점 등은 대체로 해당 부처 차관 차원에서 사전에 조율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장관들은 내각회의에서 해당 법률 수정안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손만 들면 된다.
2021년 5월12일 수요일 내각회의에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25쪽 분량의 수정안 주요 내용은 과거 독일을 4대 경제대국으로 만들어준 석탄·오일·가스 시대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겠다는 거였다.

   
▲ 스벤야 슐체 독일 환경부 장관(사회민주당)은 내각회의에서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이 통과된 직후 “2주 전만 해도 오늘의 이런 반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슐체 장관이 2021년 3월12일 베를린에서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 통과 뒤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REUTERS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 의결
내각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은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을 앞두고 불편한 표정이 역력했다. 안드레아스 쇼이어(기독교사회연합) 교통부 장관이 그 장본인이었다. 쇼이어 장관은 내각회의에서 의결될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으로 “모든 일이 몹시 어려워질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각회의 참석자는 모두 수정안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손을 들었다. 이로써 독일 기후혁명은 완결됐다. 독일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기후보호의 세부 사항에 발목 잡혔고, 의구심과 로비의 벽에 갇혀 단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눈 깜짝할 사이 새 기후보호 법적 대처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독일이 2045년까지 기후중립을 이루겠다고 순식간에 결의한 것이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독일 정부의 미적지근한 행보에 제동을 건 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다. 독일 헌재는 2021년 4월29일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한다는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의 결의 내용이 2030년 이후 미래 세대의 기본권인 자유권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헌재는 기존 기후변화대응법이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2030년 이후로 미루고 있으며, 2031년 이후부터 더 긴급하고 단기적으로 강력한 조처가 필요해 필연적으로 다음 세대의 기본권인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스벤야 슐체(사회민주당) 환경부 장관은 내각회의에서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이 통과된 직후 “2주 전만 해도 오늘의 이런 반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헌재 판결이 내려진 날, 슐체 장관은 즉각 환경부 직원들에게 기후변화대응법 수정안 마련을 지시했다. 슐체 장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65%, 즉 기존 합의보다 10% 더 감축하는 내용을 담도록 주문했다. 수정안은 2040년까지 88% 감축, 2045년까지는 1990년 수준의 감축을 뼈대로 한다.
이제 산업계, 에너지 기업들과 소비자에게 엄청난 과제가 주어졌다. 사회 주체들의 사회적 대립 없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차기 정부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정 관리를 전환하지 못한다면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볼 것이다. ‘기후전환에 따른 부담을 누가 질 것인가’란 물음은 향후 몇 년간 정치적 분배 투쟁에서 핵심 구실을 할 것이다.
최상의 경우 기후변화대응법은 미래 세대의 부를 보장해줄 전후 최대 현대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정치권은 기후변화 대응 과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 것 같다”고 베를린 생태연구소 펠릭스 마테스 연구조정관은 지적한다.
마테스의 계산에 따르면 독일은 탄소예산(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배출이 허용된 온실가스 총량) 61만t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2030년 이후 탄소배출 예산은 소진될 전망이다. 그래서 더 일찍 탄소예산 절감에 들어가야 한다. 마테스는 “기후전환을 위한 기술은 이미 마련돼 있다”고 말한다. 싱크탱크 기후중립재단(Climate Neutrality Foundation)이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에서 마테스 연구팀은 독일이 기후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시뮬레이션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탄소배출 가격이다. 탄소배출 가격이 비쌀수록 탄소배출량을 줄일 동인이 커진다. 하지만 마테스는 탄소배출 가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지속가능한 기술로 전환을 독려하는 추가 지원 수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대한 빠르게 기존 메커니즘을 세련되게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마테스는 독일 정부의 의뢰로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어떤 부담이 발생하고 그것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담할지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그 결과 세 분야가 독일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독일에서 기후보호와 관련해 가장 뒤처진 부문은 교통이다. 독일 정부가 탄소배출량 상한선을 대폭 낮추면서 자동차업체들은 탄소배출량 감축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자전거 애호가들이 2021년 3월7일 베를린 거리에서 기후온난화 대처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이고 있다. REUTERS

1. 건물
독일 건물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2020년 기준 약 1억2천만t이다. 건물 배출 온실가스는 2030년까지 43% 줄여 6700만t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독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은 건물에서 나온다. 그런데도 매년 전체 건물의 1%만 에너지효율을 높이려고 개조한다. 2018년 이 비율은 0.8%로 급락했다. 현재 속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독일 에너지공사(DENA)는 지적한다.
독일 에너지 분야 싱크탱크 ‘아고라 에네르기벤데’(Agora Energiewende)는 ‘기후중립 독일 2045년’ 연구보고서에서 친환경 에너지 건물 개조 비율을 연간 1.75%로 크게 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보고서에 나오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기름난방이나 가스난방은 2025년 이후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되고 대신 열펌프가 대중화할 것이다. 열펌프는 2030년 추가로 600만 개, 2045년에는 800만 개가 더 사용된다. 정부는 창문 교체와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 단열, 난방 교체 비용 지원을 시작했다. 국가는 빌트인 열펌프 공사에 투자액의 최대 50%인 3만유로(약 4천만원)를 부담한다. 그런데도 독일은 건물 부문에서 여전히 기후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 지원금만으로는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상의 무엇이 더 필요하다. 대체 어디에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대립이 불거지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국가 탄소배출 거래에 건물 부문이 포함됐다. 탄소 1t 배출 비용은 25유로가 됐다. 난방유 가격은 리터(ℓ)당 7.9센트, 천연가스는 1kWh(킬로와트시)당 0.6센트 올랐다. 지금까지 임대인은 추가 비용을 임차인의 월세로 떠넘길 수 있었다.
독일 내각 결의에 따르면 향후 이 비용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분담한다. 월세로 거주하는 자녀 1명을 둔 3인 가구는 연방환경부의 사례 모델링에 따르면 연간 86.60유로(약 11만7천원)가 아니라 그 절반인 43.30유로만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빠르게 올라 임대인과 임차인의 부담이 따라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전력과 열소비량에 아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고 독일민간부동산·주택회사연방협회 안드레아스 이벨 회장은 비판한다. “겨울에 온종일 창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난방을 빵빵하게 틀었다면 이산화탄소를 말 그대로 창문 밖에 내보내는 격이다.”
생태연구소는 임대인이 비용의 50%를 짊어질 때의 상황을 예측했다. 일단 임차인 가구는 2025년 연간 난방유 100유로, 천연가스 70유로를 평균적으로 추가 부담한다. 임대인의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해도 주택을 에너지효율 증대 목적으로 개조할 유인책을 갖지 못한다고 해당 연구보고서에 나온다. 하지만 탄소 가격이 오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30년 탄소 1t 가격이 125유로에 이른다면 임대인에게 연간 난방유는 210유로, 천연가스는 160유로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탄소 1t 가격이 180유로로 오르면 연간 난방유는 304유로, 천연가스는 230유로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건물 에너지 표준을 토대로 한 기후 분담금은 추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연구보고서는 밝힌다.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분담금이 늘어난다. 임대인이 에너지 분담금을 전적으로 나눠 내야 하며 임차인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연구보고서는 지적한다.

   
▲ 유럽연합은 2021년 4월22일 이틀간의 밤샘회의 끝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기후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경제와 해당 국가 국민에게 부담이 될 이 법은 탄소 통상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REUTERS

2. 에너지 수급 
2020년 독일에서 에너지 생산을 위해 이산화탄소 2억2100만t이 배출됐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은 61% 줄어 1억800만t까지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가 투입된다.
기후중립의 열쇠는 태양열이나 바람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전력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생산하는 것에 있다. 향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친환경 전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항공기는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생산된 친환경 전력을 이용할 것이다. 철강공장과 화학공장은 석탄이나 천연가스가 아닌 친환경 전력에서 생산된 수소로 움직일 것이다.
이를 통해 독일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9% 늘어나리라고 생태연구소는 추정한다. 동시에 지금까지 전력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갈탄발전소와 화력발전소는 폐쇄돼야 한다. 탈석탄은 늦어도 2038년에는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 목표치가 정해진 만큼 2030년에는 탈석탄이 완료돼야 한다”고 마테스 연구조정관은 강조한다. 그 결과 전력 생산에 큰 구멍이 생기고 전력 공급난을 겪으면서 전력 가격이 크게 치솟을 수 있다.
최근 에너지시장의 흐름은 이런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화력발전소 운영업체가 이산화탄소 1t을 배출할 때마다 내는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탄소배출 증명서는 6개월 전보다 가격이 두 배나 올라 현재 50유로다.
화석연료 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도록 독려하는 인센티브로 탄소배출 증명서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화력발전소, 가스발전소, 심지어 환경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갈탄발전소는 최근 몇 주간 전력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의 전형적인 봄 날씨와는 거리가 먼 서늘한 기온으로 전력수요량이 늘었던 것은 주요 이유가 아니다. 실상은 탈석탄과 탈핵으로 발전 용량이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적잖은 갈탄발전소가 계속 가동되며 탄소 비용으로 그렇지 않아도 높은 전력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로크노스(Prognos)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력 가격은 2030년까지 약 50%나 오를 것이라고 한다.
독일 정부는 탄소세로 거둬들인 세수를 전력 비용 인하에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탄소세로 거둬들인 세수가 전력 비용 절감에 활용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값비싼 전력 가격을 부담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을 위해 사회기관들이 수년 전부터 요구한 지원금조차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풍력·태양열 에너지의 대폭 확대로만 해결할 수 있다. 현재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원래 계획한 연간 3기가와트(GW) 용량이 아닌 1GW 용량 추가 확장에 그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 걸리는 승인 절차, 자연보호운동가와 주민의 반대, 관료주의 등이 꼽힌다.
독일 3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EnBW 같은 기업들도 육상 풍력단지를 조성하는 데 평균 6년 정도 소요된다. 이런 상황에서 2030년까지 친환경 전력 비율을 65%까지 확대하겠다는 기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 마테스의 계산에 따르면, 신규 기후변화대응법에 따라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은 2030년까지 최소 70%가 돼야 한다.
연정이 이번 국회 회기 말까지 결의하려는 긴급프로그램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의 총리 후보 아르민 라셰트가 주총리로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바이에른주에선 거주용 건물과 풍력발전기의 거리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어느 주정부도 이 규정에 감히 손댈 생각을 못한다. 그만큼 거세게 반대하는 주민과 자연보호운동가를 두려워한다. 차후 정부에 녹색당이 참여하더라도 이 규정에는 손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마다 이 사안의 찬반을 둘러싼 전선이 존재한다”고 마테스는 설명한다.

   
▲ 독일의 움직임은 유럽연합 소속 인근 국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2020년 5월28일 유럽 의회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는 회의가 열렸다. REUTERS

3. 교통
2020년 탄소배출량이 1억4600만t이었다. 독일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43% 줄여 8500만t으로 감축하는 것이다.
기후보호에서 가장 뒤처진 부문은 이견의 여지 없이 교통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 조처가 없었다면 교통 부문은 2020년 탄소배출 상한선보다 무려 1500만t이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했을 것이다. 독일 정부가 탄소배출량 상한선을 대폭 낮추면서 자동차업체들은 탄소배출량 감축 압박을 크게 받았다. 수년째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에 뒤처졌던 폴크스바겐, 다임러, 베엠베(BMW) 등 자동차업체들이 최근 전기자동차 판매 계획을 앞다퉈 내놓았다. 폴크스바겐이 가장 적극적이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의 7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교통업계가 2045년 기후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면 2030년부터는 실질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하면 안 된다고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계산한다. 신규 승인 자가용의 90% 이상이 전기차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2045년 기후중립을 위해 녹색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 차원의 내연기관차 금지는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 ‘아고라 페르케르스벤데’(Agora Verkehrswende)의 크리스티안 호흐펠트 소장은 현재 주행거리 1㎞당 탄소배출량 상한선 95g을 큰 폭으로 낮추는 것에 찬성한다. “2030년 우리는 새로운 기후 목표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상한선의 최대 약 75% 아래로 떨어뜨려야 한다.” 자동차업체들은 이를 독일에서 연소기관 자동차를 더는 판매하지 말라는 분명한 신호로 이해할 것이다.
고객 역시 전기차로 갈아타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세금과 연비가 좋지 않은 자동차를 사는 것에 대한 벌금은 전기차로 전환을 돕는 수단이 된다. 그래도 연료에 대한 탄소 가격의 대폭 인상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2021년 1월 이후 가솔린 가격은 1ℓ당 6.9센트, 디젤 가격은 1ℓ당 7.8센트 추가 인상됐다. 기민련이 추진하는 것처럼 2022년 탄소 가격이 1t당 25유로에서 45유로로 오른다면 가솔린과 디젤 가격은 추가로 각각 5.5센트, 6.2센트 오를 것이다.
사회민주당(사민당)은 저소득층 자가용 보유자들의 역풍이 두려워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사민당은 긴급지원 프로그램에서 유류 가격 인상을 제외했다. 하지만 기민련과 녹색당이 차기 정부를 구성한다면 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전력 비용 인하와 기후 보조금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호흐펠트 소장은 말한다. “우리는 아주 성공적인 자동차 보조금과 법인용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이 한동안 필요하다.” 이런 혜택은 주로 고소득층이 누리고 있다. 고소득층이 타는 자가용이 몇 년 뒤 중고차 시장에 나오면 더 많은 사람이 그 중고차를 산다.
앞으로 자동차보다 도보, 자전거, 기차 등 대중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먼저 확충돼야 하는 시골 지역도 있고,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도 확대돼야 한다. 그리고 대중교통 비용이 싸져야 한다. 호흐펠트 소장은 대중교통 비용으로 하루에 1유로, 연간 365유로를 제안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선 이 정도 수준의 대중교통 비용이 형성됐다. 저렴한 대중교통 비용은 사회 공정성을 확립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기후행동에 나선 세계 청소년들의 연대 모임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 참가자들이 2021년 5월12일 베를린에서 인간띠를 이으며 정부의 기후위기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REUTERS

사회적 문제: 형평성
주거, 교통, 전력 가격 등 기후보호 비용은 고소득층이나 중간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크게 부담이 된다. 가처분소득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친노조 성향 거시경제연구소(Macroeconomic Policy Institute)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비교적 낮다고 평가되는 기후 부담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t당 가격 35유로는 부유층보다 저소득층 가구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각계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기후 부담금이 125유로로 인상되면 사회적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저소득층은 가구당 세후 소득의 최대 3%가 사라지는 데 비해, 소득 상위 20%의 경우 0.1%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의 가격 책정은 경제주체의 행동에 강한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시민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엄청난 세수를 국가에 안겨주기 때문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의 오트마어 에덴호퍼 소장은 “국가는 이렇게 발생한 세수를 사회적 관점을 기준으로 국민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에덴호퍼 소장은 단계별 계획을 제안한다. 부유층보다 저소득층의 가계예산에서 전력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으므로, 국가는 먼저 탄소 세수로 전력 비용을 줄여야 한다. 둘째 단계에서 정부는 모든 시민에게 동일한 기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저소득층에 전력 비용으로 인한 가계수입의 손실을 많이 메워주므로 부유층과 빈곤층의 사회적 격차를 줄여줄 것이다. 연방소비자본부협회(Federation of German Consumer Organizations) 클라우스 뮐러 협회장은 이 의견에 동의하는 동시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이산화탄소 가격 책정으로 발생하는 전체 추가 세수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각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기후보호 의제가 사회 전반에 폭넓게 수용되고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처럼 엘리트들의 전유물로 낙인찍혀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실행된다면 사회적 탄소 가격은 초당적 합의를 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녹색당은 기후 구세주로, 기민련은 경제정당으로, 사민당은 저소득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런데 평상시라면 플러스 요인이 됐을 텐데 지금은 마이너스 요인에 가깝게 작용하고 있다. 기후변화대응법이 처리되면 여름에는 정치권이 총선 모드에 돌입한다. 즉, 정치권에서 선거전은 합의가 아닌 대립을 뜻한다.

ⓒ Der Supigel 2021년 제20호
Der Preis der Revolution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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