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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무단 사용에 속수무책
[집중기획] 중국 동영상 플랫폼 전쟁 ① 현황
[135호] 2021년 07월 01일 (목) 관충 economyinsight@hani.co.kr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중국은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나라가 됐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유쿠와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등 3대 동영상 플랫폼은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유료회원과 자체 제작 영화·드라마를 갖고 있다. 그러나 만연한 콘텐츠 무단 사용과 무료 이용 관행에 더우인·콰이서우 등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쟁에 사활을 걸었다. _편집자

관충 關聰 <차이신주간> 기자

   
▲ 훌륭한 연출과 빈틈없는 구성으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치이 제작 12부작 드라마 <나쁜 아이들>의 포스터. 아이치이 누리집

한 달 사이에 중국의 3대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OTT) 유쿠(優酷)·아이치이(愛奇藝)·텐센트비디오(騰訊視頻)와 70개 가까운 제작사, 종사자 500명이 두 차례로 나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 돌아다니는 ‘불법’ 영상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불법으로 얻은 자원으로 제작한 영상과 2차 창작물이라는 주장이다. 국가판권국과 국가전영국 등 감독부서도 ‘××분 만에 보는 영화’ ‘드라마 나눠보기’ 등 영상권리 침해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3대 긴 동영상 플랫폼이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과 콰이서우(快手) 등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 반격을 개시한 이유는 분명하다. 매출을 유지하고 콘텐츠를 지키며 짧은 동영상으로 옮겨가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서다. 청명절(4월5일) 연휴가 끝난 뒤 텐센트비디오는 10년 동안 유지한 요금제를 조정했다. 1개월 사용료를 20위안에서 30위안(약 5200원)으로 50% 올렸다. 텐센트는 대규모 고객 유실이 두렵지 않았을까? 6개월 전에 월사용료를 6위안 올린 아이치이는 1분기 만에 사용자 310만 명을 잃었다.
텐센트의 의지는 확고했다. 요금제 인상과 권리보호 등 3대 동영상 플랫폼의 조처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번번이 저항에 부딪혔다. 요금제 가격을 올리자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면책조항’ 때문에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힘들었다. 3대 동영상 플랫폼이 단호하게 사용료를 올린 배경에는 사용자 증가세가 정체되고 적자를 메우기 힘든 상황이 있었다.

긴 동영상의 위기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플랫폼 넷플릭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경제’에서 큰 이익을 얻었다. 2020년 4분기에만 유료회원이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늘어 2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엔 재택경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중국 상황이 빠르게 정상을 회복한 것도 연관이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오랜 기간 형성된 시장 환경 때문이다.
중국 영상콘텐츠 업계에는 산업화한 콘텐츠 생산 시스템이 부족하다. 긴 동영상을 유통해온 플랫폼들의 지식재산권(IP) 개발과 자체 콘텐츠 제작 등 혁신 능력이 초급 수준에 머물러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사용자에게 익숙한 무료 콘텐츠나 가격경쟁 문화가 훌륭한 콘텐츠의 발전을 억제한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유료 사용 습관을 만들지 못해 불법복제 현상이 끊이지 않는다.
모바일인터넷 분야에서 동영상 플랫폼은 사용자를 차지하기 위해 ‘제로섬게임’을 벌였다. 3대 동영상 플랫폼과 더우인·콰이서우가 맞섰다. 2019년 더우인 등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이용시간이 3대 긴 동영상 플랫폼을 앞질렀고 사용자 규모도 급증했다. 긴 동영상 플랫폼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확보한 사용자가 짧은 동영상에 매혹되는 과정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온라인 동영상 사용자의 월평균 이용시간이 14.19시간에서 13.81시간으로 줄었다. 하지만 짧은 동영상 이용시간은 30.5시간에서 42.61시간으로 늘어 긴 동영상 플랫폼의 3배에 이르렀다.
류즈징 UBS증권 중국미디어인터넷산업 애널리스트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긴 동영상 콘텐츠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짧으면 40분, 길면 2시간이 넘어 사용자가 느끼는 부담이 크다. 반면에 짧은 동영상은 계속 내보내도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느낀다. 줄곧 시선을 붙잡아둘 수 있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오른 중국 대표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와 유쿠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치이 앱에서는 현재 한국 케이블방송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도 볼 수 있다. 플레이스토어

사라진 인내심
긴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중국 인터넷발전현황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으로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 사용자는 9억27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짧은 동영상 사용자 수가 8억7300만 명으로 2020년 3월보다 1억 명 늘었다. 같은 기간 긴 동영상 사용자는 2377만 명 줄었다.
사실 두 가지 동영상 플랫폼은 콘텐츠 공급 형태와 사업모델이 다르다. 게다가 판권을 포함해 여러 감독 기준에도 차이가 크다. 긴 동영상은 오랜 기간에 성장해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외부에서 감독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짧은 동영상은 플랫폼 자체 감독에만 의존한다. 법망의 허점을 이용한 콘텐츠는 사후에 감독한다. 규정을 위반했을 때 플랫폼이 져야 할 부담이 작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여러 콘텐츠는 긴 동영상 플랫폼에 올릴 수 없는 것들이다.” 예능프로그램 제작자는 “콘텐츠 제작자 관점에서 보면 이전에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사용자 유입을 유도하고 긴 동영상 플랫폼에서 수익을 창출하던 가치사슬이 형성됐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짧은 동영상만 보고 진짜 콘텐츠를 보지 않아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사용자는 긴 동영상에 인내심을 잃었다. 긴 동영상과 짧은 동영상 사이에 새로운 콘텐츠가 생겨났다. 2020년 5월 아이치이가 제작한 드라마 <나쁜 아이들>(隱秘的角落)이 인기를 얻었다.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훌륭한 연출과 빈틈없는 구성으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아이치이와 유쿠는 20회 미만으로 구성된 회당 40분 분량의 미스터리 드라마를 내놓았다. 대다수 긴 동영상 플랫폼도 짧은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공급했다.
반대로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콘텐츠는 길어졌다. 콰이서우와 더우인에서 창작자가 직접 연기하고 연출·촬영한 ‘초미니’ 드라마가 나왔다. 10분 미만의 초미니 드라마도 완벽한 줄거리를 담기에 충분했다.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의 ‘길이’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강력한 단속 요구
2021년 4월9일 저녁 공동성명 하나가 웨이보(微博)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73개 영화·드라마 제작사와 협회의 명단이 화면을 채웠다.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유쿠, 망고TV(芒果TV)의 이름도 그 사이에 있었다. 업계가 처음으로 같은 편에 서서 짧은 동영상 플랫폼과 그 플랫폼에서 급성장한 불법 콘텐츠를 겨냥했다.
더우인, 콰이서우, B잔(B站) 등 사용자제작콘텐츠(UGC) 플랫폼에서 ‘1분 만에 보는 영화’ ‘드라마 나눠보기’ 등의 제목은 낯설지 않다. 창작자는 화면 녹화나 불법 내려받기 등의 방법으로 영화나 드라마 영상을 확보한 뒤 해설과 배경음악 등을 더해 자신이 ‘창작’한 ‘영화·드라마 리뷰’나 ‘핫클립’ 콘텐츠를 만든다. 이런 콘텐츠 제작을 직업으로 하는 창작자가 많다. 이들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보상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얻는다. 드라마와 영화를 토막으로 나눠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 그대로 올려놓는 창작자도 있다.
앞의 공동성명은 이런 형태의 권리침해 콘텐츠에 ‘채를 썰다’라는 뜻의 체탸오(切條)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동성명은 △저작권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작품의 완결성을 저해하며 △작품의 제작 의도를 왜곡할 수 있다며, 이렇게 침해받는 영상에 대해 “집중적인 법률적 권리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더우인은 각종 형태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단속해왔고 “동료들의 목소리에 주목해 실질적인 저작권보호 협조 체제를 마련하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콰이서우와 B잔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4월 말까지 이들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체탸오 계정을 검색할 수 있었고, 플랫폼들은 확실한 단속 활동을 벌이지 않았다.
보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영화·드라마 제작 종사자 500여 명이 저작권 보호 진영에 합류했다. 4월23일 저녁 참여자 명단이 더 화려해진 제안서를 발표했다. 업계 목소리는 더욱 강렬해졌다. 이들은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가 플랫폼에서 즉시 권리침해 콘텐츠를 삭제하는 것이다. 또 키워드와 비디오 핑거프린팅 등 적극적인 보호 기법을 사용해 권리침해 콘텐츠의 게재(업로드)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짧은 동영상은 자연스럽게 사용자 유입을 늘려준다.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의 일부를 짧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공개해 사용자 유입을 늘리는 방법을 과거 웹영화 마케팅에서 자주 썼다”며 “최근에는 일부 극장용 영화 제작사도 영화리뷰 계정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퀘스트모바일 보고서에 따르면 연휴 기간에 최대 흥행수입을 기록한 <안녕, 리환잉>(你好, 李煥英) 개봉 이후 춘절의 더우인 콘텐츠 수와 반응이 최고를 기록했던 시기와 영화 흥행수입 증가 단계가 일치했다. 더우인에 올라온 콘텐츠의 20%가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핵심 오피니언 리더’(KOL·Key Opinion Leader)에게서 나왔다.

법률적 한계
“동영상 업계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 돌아다니는 영상 때문에 손실이 크다.” 2020년 말에 열린 아이치이의 화상 실적발표회에서 궁위 최고경영자는 짧은 체탸오 동영상의 해악을 비판하면서 “홍보 효과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적·상업적 협상과 수단을 동원해 짧은 동영상 플랫폼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영화업계 종사자는 “최근 짧은 동영상의 충격이 각종 모임과 포럼, 워크숍에서 화제”라고 전했다. “짧은 동영상이 자본을 흡수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영화와 드라마 산업이 금융시장에서 직면한 새로운 위기라고 말할 정도다. 자본과 광고 투자가 짧은 동영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권리침해에 맞서 저작권자가 권리를 주장할 확실한 근거는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쥔쩌쥔(君澤君)변호사사무소의 파트너변호사 미즈빈은 “동영상을 잘라 제작한 ‘컷’(Cut)이나 영화·드라마를 소재로 제작한 ‘2차 창작’ 모두 권리침해에 해당한다”며 “이전 판례에서도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짧은 동영상 플랫폼은 면책조항을 이용해 책임을 피할 수 있다. 미즈빈 변호사는 “현행 법률 조항으로는 저작권자를 더 보호할 수 없다”며 “동영상 플랫폼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계정에 맞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방법을 동원해 감시하고 플랫폼에 통보해 영상을 삭제하는 구조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렇다고 권리를 침해한 계정 모두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다.
2006년 발표하고 2013년 수정된 ‘정보네트워크 전파권 보호 조례’에는 인터넷서비스 제공자가 권리침해 통보를 받은 뒤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면책조항이 있다. 플랫폼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런 조항을 들어 콘텐츠 제작자의 권리침해 행위에 수동적으로 대응한다. 신고가 없으면 삭제하지 않는다. 이 조항을 도입한 초기에는 검색엔진 등 기업의 법률적 책임을 줄여줬다. 하지만 갈수록 복잡해지는 인터넷 콘텐츠 생태환경에 이 조례를 적용하기 어려워졌다.
독점규제 분야 전문 변호사는 “면책조항에 따라 침해 신고를 받은 뒤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면 플랫폼에 책임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 밖의 다른 상황에서 권리침해 동영상을 방영하면 플랫폼이 직접적 권리침해자여서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 밖의 다른 상황’의 범위에 논란이 있다. 범위를 어디까지 적용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
업계 목소리는 감독부서의 호응을 얻었다. 4월25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브리핑에서 위츠커 판권관리국 국장이 짧은 동영상 권리침해 문제에 대해 답변을 내놓았다. “국가판권국은 짧은 동영상 분야의 권리침해 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짧은 동영상 플랫폼과 개인 창작 매체, 기업 계정이 타인의 영상물과 음악 등 작품을 복제하거나 공연, 전파하는 행위를 정비하겠다.” 4월28일 국가전영국은 국가판권국과 함께 ‘××분 만에 보는 영화’ 등의 불법영상물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 財新週刊 2021년 제18호
“優愛騰”反攻短視頻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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