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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에 아파트는 샀지만…”
[Interview]
[10호] 2011년 02월 01일 (화) 피터 뮬러 Peter Müller <슈피겔> economyinsight@hani.co.kr

 

피터 뮬러 Peter Müller <슈피겔> 경제 에디터

누리엘 루비니(52)는 이란 거주 유대인의 아들로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자랐다. 현재 뉴욕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친다. 2004년부터 그는 미국의 부동산 거품에 대해 경고해왔고, 그로 인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얼마 전 당신이 550만달러를 주고 맨해튼에 새 펜트하우스를 샀을 때, 아틀란티스해 이쪽(미국)과 저쪽(유럽) 모두 경제위기를 예언했던 남자가 이제 다시 미국 부동산 시장과 미국 경제에 신뢰를 갖게 되었다는 신호로 이해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나쁜 소식도 많이 있죠. 미국 경제는 2011년 약 2.7% 성장할 겁니다. 이 성장률은 견고합니다. 두 번째 위기가 발생할 위험은 확실히 낮아졌습니다. 국채를 사들이는 연방준비위원회의 정책과 버락 오바마 정부의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요.
나쁜 소식은 무엇입니까?
장기화되는 부동산 위기, 그에 따르는 은행들의 재정 상태에 대한 걱정, 무엇보다 너무 높은 국가 채무율과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적자입니다. 미국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현재 유럽이 겪고 있는 국채로 인한 위기를 피하려면 반드시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회복세가 약해 경제성장률을 촉진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합니다.

 유로 위기와 달러 위기의 차이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부시 정부 시절에 만든 최고 상위층에 대한 세금 인하를 취소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거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 계획은 완벽한 낭비입니다. 이 정책은 적자를 늘리기만 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2013년 다음 대통령 선거 전에는 이 문제에 대해 뭔가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는 서로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 정치권의 위기입니다. ‘위기관리’ 같은 단어는 현 정치권에서 낯선 용어인 듯합니다. 재정정책적으로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어요. 앞으로 몇 년 안에 미국 국채 때문에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유로존 상태가 더 나은 것처럼 보이는데도 지금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달러가 아닌 유로화입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유로존 일부 국가의 상황은 역시 파산 위기에 처한 캘리포니아에서 일리노이까지 이르는 일부 미연방주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가 파산하더라도 미연방 통화 공동체가 그로 인해 파괴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국가 채무 문제는 실제로 유로존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미국은 자국의 적자는 언제라도 돈을 찍어내서 메울 수 있지만, 그리스나 아일랜드는 유럽중앙은행이 독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화정책을 완화해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유로존 안에는 단결보다 다툼이 더 많습니다.
미국은 연방준비위원회가 국채를 사들이고 세금을 낮춰서 경제를 살리려 하지만, 독일은 엄격한 긴축재정 정책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긴축재정, 유럽중앙은행의 보수적인 통화정책, 현재의 높은 유로화 가치. 이 모든 정책은 유럽연합의 핵심국에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경제 강국 독일에 알맞은 정책이 파산 위기에 처한 다른 유럽 국가에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의 경제력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역시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들을 건강하게 만들려면 유럽중앙은행도 미연방준비위원회처럼 더 많은 돈을 시중에 유통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합니다.
독일이 왜 지금 긴축재정을 포기해야 합니까?
유로존이 무질서하게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나 아일랜드에 요구하는 긴축재정은 부채 관리를 위해 근본적으로 옳습니다. 하지만 긴축재정은 경제성장을 둔화시킵니다. 세금이 많으면 국민은 소비를 줄입니다. 국가가 긴축재정을 하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해당 국가 정부에 큰 문제가 됩니다.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개혁 의지가 사라집니다. 독일은 유럽 전체를 위해 자국과 유럽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독일은 엄격한 긴축재정을 뒤로 미뤄야 합니다.
독일 경제는 수출로 인해 지난해 거의 4% 성장했습니다. 그에 대해 미국과 프랑스는 독일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무역 흑자를 다시 낮추라고요. 독일 회사들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독일 정부가 벌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현재의 독일 경제성장 모델은 장기적으로 독일에도 유럽에도 좋지 않습니다. 독일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는 독일의 주가 하락이 위기의 시발국이던 미국보다 더 심했습니다. 지금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더라도 독일은 서비스 부문의 자유화 같은 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이 방법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수출 의존도를 심화하는 동시에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점점 더 많은 적자를 보게 만드는 원인인 무역 흑자를 감소시킬 수 있으니까요.
   
 
유로 국가들이 지난해 12월 정상회의에서 2013년에 발족하기로 합의한 상시 위기관리 메커니즘은 개인 채무자의 참여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유로 국가들이 2013년에 뭘 하기로 결정했는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2013년 따위는 잊어버리세요. 중요한 것은 다가올 석 달 동안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입니다. 유럽연합은 어떻게 지금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을 어떤 방식으로 도와야 할지를 의논하지 않고, 현재의 구제 정책이 끝난 뒤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하는 정상회의를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정상회의는 최소한 현재의 구제금융을 7500억유로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유로화를 방어하고 현재 위기에 처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유럽은 더 많은 돈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는 2차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유럽연합은 계속 유럽중앙은행이 나서서 위기 국가의 국채를 사들이는 더러운 일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나은 것은 정치권이 능동적으로 나서서 구제금융을 확대하고, 유럽 채권을 도입하고, 원한다면 유럽통화기금을 신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해결책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국 독일 납세자들의 돈이 다른 나라의 채무 위기를 종식시키는 데 사용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독일이라면 구제금융 확대를 선택하겠습니다.

 독일인의 세금이 유로를 구한다 
유사시 스페인을 구하기에도 모자란 구제금융 말이죠.
그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스페인 은행은 파산 위험이 높아집니다. 구제금융이 이른 시간 안에 더 확대되지 않으면 유럽중앙은행이 스페인 국채를 사들여야 합니다. 여기에도 결국 유럽중앙은행이 자본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독일 납세자들의 돈이 필요합니다.
독일인은 더 이상 유럽의 지갑 노릇을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통화를 남유로와 북유로로 분리한다면 독일인이 위기 국가들로 인한 짐을 더 이상 지지 않아도 될까요?
아니요. 경제적으로 취약한 회원국만으로 이뤄진 통화 공동체는 지금까지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느니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는 국가 통화를 다시 도입할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나라의 부채 문제는 통화 분리를 통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취약 국가들은 그들의 새로운 자체적인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그들의 부채 일부를 계속 비싼 유로로 갚아야 합니다. 그들은 이걸 극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금융위기와 국가 부도가 다시 발생하고, 독일의 채권자들은 많은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독일 마르크를 다시 도입하는 것도 성공하지 못하겠지요?
그 경우에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이 자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돼도 그들의 부채를 독일 마르크로 갚는 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통화 공동체 안에서 부채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통화 공동체가 무너진 뒤에는 부채 청산 가능성이 더욱 낮아집니다.
통화 공동체에서 탈퇴하는 것이 쓸 만한 대안이 아니라면 통화 공동체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요? 유로존에 공통 경제 정부가 필요할까요?
근본적으로는 딱 한 가지 협상 조건이 있습니다. 만일 독일이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 찬성하고 유로화 방어와 취약 국가를 위해 돈을 더 많이 내놓는다면, 그에 대한 대가로 적자국을 자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령이 생겨야 합니다. 부채 국가는 재정 문제에서 자국의 주권이 일부 상실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협상 조건은 끔찍하죠. 하지만 유로존의 파괴를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최근 독일 국채도 이자가 올랐습니다.
저는 다른 유럽 국가에 대한 지원이 독일의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독일인의 걱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제금융 확대는 위기에 처한 국가가 그들의 재정을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강력한 결심이 전제돼야 합니다. 독일의 국가 재정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 부도의 위험이 없습니다.
유로존 문제와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로 인해 개발도상국에 너무 많은 자본이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곳에 위험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선진국에서는 이자가 거의 0%입니다. 그리고 통화 안정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에 유동자산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돈은 투자처를 찾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득이 많이 나지 않더라도 투자를 합니다. 개발도상국에는 유동자산을 막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통화를 절상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너무 비싼 것에 투자하지 말아야  
분란의 원인은 무엇보다 중국의 위안화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한다고 질책하고 있습니다. 환율전쟁이 시작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전쟁이라고까지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긴장이 감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국제경제의 성장률을 공평하게 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절하하고 위안을 절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도 중국에 하룻밤 사이에 20%를 올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쪽에서 간신히 제시한 2%는 너무 적습니다. 그 중간에서 협상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년처럼 6% 정도로요. 그러면 모두 만족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맨해튼에 아파트를 살 수 없습니다. 투자자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현재 석유 가격과 금값이 오르고 있는데, 원자재가 좋은 투자처가 될까요?
저의 조언은 간단합니다. 분산 투자하십시오. 너무 비싼 것은 사지 마십시오. 국제경제는 지금 비교적 좋은 상태이지만 여전히 위험합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미국에 의존적입니다. 중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정치적 실수 하나가 경제성장을 순식간에 동결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공업국들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지경까지 석유 가격이 치솟고 있고, 북한과 이란은 여전히 위험 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국제경제가 좋아 보인다고 하더라도 2011년은 투자자에게 위험이 많은 해가 될 것입니다.
ⓒ Der Spiegel·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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