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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채광 내세워 광산 개발 재시동
[BUSINESS] 프랑스 광업법 개정
[134호] 2021년 06월 01일 (화) 마티외 쥐블랭 economyinsight@hani.co.kr

광물자원 개발이 멈춘 프랑스에서 ‘윤리적 채광’이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주요 원료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마티외 쥐블랭 Matthieu Jubli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18년 몽타뉴 도르 프로젝트를 둘러싼 공개 토론회가 공공토론특위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 안내 이미지. 몽타뉴 도르 채광회사 누리집


북부 석탄과 동부의 철, 우라늄, 금, 은, 구리까지 불과 몇십 년 만에 프랑스 본토에서 채광 산업이 사라졌다. 본토에서 지금도 채굴되는 광물자원은 암염(돌소금), 철반석(알루미늄 원광), 유혈암(오일셰일)이 전부다. 프랑스가 유지하는 대규모 광업 활동은 누벨칼레도니섬에서 하는 니켈 채광이 유일하다. 프랑스는 광산을 포기했다. 경제사회환경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수입 광물에 견줘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원이 고갈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광업을 회의적 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었다.
프랑스 국민의 채광 산업에 대한 거부감은 프랑스령 기아나 금광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다. 대표 사례가 기아나 몽타뉴 도르 사업이다. 러시아-캐나다 컨소시엄 노드콜드-오레아는 이 사업으로 12년 동안 황금 85t을 채취할 계획이다. 그러려면 아마존 원시림 500ha를 벌목하고 시안화물이라는 독성물질을 수천t이나 뿌려야 한다.

느슨한 법 개정
2019년 프랑스 정부는 몽타뉴 도르 사업이 친환경 전환 목표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사업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광업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대에 맞게 환경 의무 조항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모든 정부가 같은 공약을 했지만 말만 무성할 뿐 개정된 적은 없다. 광업법이 마지막으로 수정된 것은 1994년이다. 그것도 조항 대부분이 1810년 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광업법 개정안은 원래 2020년 완성이 목표였다. 그러다 2021년 3월 의회가 심의를 시작한 ‘기후회복 법안’에 개정 내용만 포함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프랑스 기후시민협의회(CCC)가 발의한 내용과 달리 최종 기후회복 법안에는 ‘기아나 광산 개발 유예 명령’이 빠져 있다. 대신 다음 두 조항이 들어갔다. 첫 번째는 채광 작업 과정에서 국민 건강과 역사 유적, 전력·수도를 비롯한 서비스망, 수자원 등을 훼손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광산개발업체 또는 광업권을 승계받은 업체에 주어지는 의무를 개발 이후에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조항은 “윤리적 채광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행정명령으로 광업법 관련 규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회복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18개월 안에 개정안을 완성해야 한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것이다. 친환경전환부는 대통령 임기 전 개정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표가 지체될 위험이 있음을 인정했다. 새 광업법 시행령은 국가친환경전환위원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폐기된 법안을 바탕으로 해서 “거의 완성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환경단체 프랑스자연환경(FNE)의 올리비에 구르비노는 보장 장치 부재를 지적하며 “왜 애초에 개정 내용을 기후회복 법안에 넣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럽생태녹색당 소속 선출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정부는 환경을 이유로 광산 개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행정명령에서 지우고 기후복원 법안의 “엄격한” 조항으로 넣었다.
정부와 환경단체는 몽타뉴 도르 같은 사업을 못하게 하려면 궁극적으로 광업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올리비에 구르비노는 말했다. “핵심은 정부가 환경을 이유로 광산 개발 신청을 거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광산 개발 업체의 기술·재정 능력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재로선 정부가 개발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2020년 12월 카옌 행정법원은 몽타뉴 도르 사업 허가 신청을 기각한 정부의 결정이 무효라고 선고했다. 정부가 항소했지만, 광업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구르비노는 말했다.

   
▲ 프랑스 중서부 푸아티에의 샤프트 배터리 공장에서 기술자가 화성 탐사선에 사용될 리튬이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알자스 지질대에는 상당량의 리튬이 매장됐다. REUTERS

희소광물 주권
당장 정부가 광업정책 기조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설명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기아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몽타뉴 도르 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개발업체는 개정된 법령에 부합하면서 지역주민이 동의할 만한 대안 사업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새 사업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면서도 금광 개발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2021년 2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해외영토부 장관은 “몽타뉴 도르 같은 대규모 사업이 기아나에서 제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금광 개발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 ‘윤리적 채광’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이 남았다. 의견차가 커서 정의도 내리기 어려워 보인다. 몽타뉴 도르 사업에 오래전부터 반대해온 시민단체 ‘오르’를 비롯해 여러 환경운동가와 선출 의원들은 시안화물을 아예 쓰지 못하게 할 것을 요구한다. 시안화물은 다른 광물에서 금을 분리·추출하는 데 쓰인다.
바바라 퐁필리 친환경전환부 장관의 의견은 다르다. 2021년 3월 초 퐁필리 장관은 유럽의회 지속가능개발위원회에서 “시안화물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관리’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며 “시안화물을 대체할 만한 물질이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과거 오드 지역 살시뉴 금광 지대(프랑스 남부)를 오염시키고 채광 이후 관리가 어려운 대표 오염물로 떠오른 그 시안화물 말이다.
황금만 보고 프랑스에서 채광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유럽연합은 ‘주요 원자재 30가지’ 목록을 발표했다. 디지털·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되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원자재가 목록에 포함됐다.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리튬은 2017년 주요 원자재로 분류됐다. 유럽에선 2050년까지 리튬 수요가 60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원자재 목록은 희토류 때문에 만들어졌다. 희토류는 물리화학적 특성이 독특한 17개 원소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현재 희토류 생산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 매장량은 경제적으로 개발 가능한 총량의 3분의 1 정도다. 1992년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희토류의 가치가 석유에 버금갈 정도로 올라갈 것을 알아봤다. 지금 중국은 희토류 최대 생산국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국제정치에 서슴없이 이용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일본과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이런 위험을 인식한 프랑스에서는 2010년대 들어 폐광산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르노 몽트부르 전 경제부 장관은 재임 시절인 2014년 프랑스 광업 발전을 위한 공공기업 설립 계획을 밝혔다. 그 뒤를 이은 마크롱은 이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윤리적 채광 연구팀을 구성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친광업’ 기조를 이어가다 최근 광업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광업법은 원래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2013년 바꾸려 했다.
광업법 개정과 동시에 지질광물연구소(BRGM)는 프랑스 지질대를 탐사하고 텅스텐과 안티몬, 금, 최근에는 리튬 등 희토류의 잠재 매장량을 파악하고 있다. 2019년 말에는 지열에너지 업체 퐁로시가 알자스 지질대에 국내 수요의 3분의 1을 충족할 만한 리튬이 매장된 것을 확인했다.

수요 파악이 우선
기자 기욤 피트롱은 저서 <희토류 전쟁>에서 “국내의 윤리적 채광이 외국의 비윤리적 채광보다 낫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우리가 치러야 할 진짜 환경 비용을 외면”하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윤리적 채광과 더불어 순환경제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기욤 피트롱과 경제사회환경위원회는 말한다.
‘`프랑스자연환경’의 올리비에 구르비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윤리적 채광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광산은 그래봤자 폐기장으로 남는다. 물론 폐기장은 중국보다 국내에 두는 편이 낫다. 하지만 그런 폐기장이 애초 필요한지, 재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원료가 없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광물자원 수요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관련 법령을 수정하려 한다. 환경단체 레자미드라테르의 유디트 피뇌르는 말했다. “유럽연합의 주요 원자재 목록은 실질적 수요가 아닌, 수출 중단 등으로 생길 수 있는 경제적 손실 위험만 따져 만든 것이다. 프랑스가 제대로 된 광업 발전 전략을 세우려면 경제 중심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수요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재활용으로 얻은 원료에 제값을 매겨야 한다.”
이는 ‘전략 원료’로 주목받는 광물자원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산업용 금광 개발에 반대하는 것은 진짜 산업용으로 쓰이는 금이 채취한 양의 10%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중앙은행에 비축하거나 투자한다. 아니면 보석 만드는 데 쓰인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1년 5월호(제412호)
Rouvrir des mines en France, une idée en or?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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