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시각
     
코로나 회복과 인플레이션 또 하나의 경제 퍼즐
[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134호] 2021년 06월 01일 (화) 조계완 kyewan@hani.co.kr
   
▲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물가도 들썩거렸다. 2021년 4월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고급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827원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현상에는 주가 프리미엄 퍼즐, 구매력평가(PPP) 퍼즐, 소비함수 퍼즐 등 몇 가지 ‘퍼즐’(Puzzle)이 있다. 경제 변수들의 체계적인 상호 영향 관계를 다룬 전통 경제 학설로 현실에서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만족스럽게 설명하기 어려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조차 수수께끼 같다고 말한 현상들이다.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은 “경제학은 모든 사람의 일상에서 ‘1001개의 퍼즐’ 문제를 풀어내려고 시도하는 학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을 필두로 전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서 회복 경로에 들어섰다는 소식이 퍼지자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에 휩싸였다. 상품의 수요-공급 측면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과잉유동성(화폐 측면)이 복합 작용하는 인플레이션의 압력·공포 논쟁을 대하면서 퍼즐을 떠올려본다. 2021년 5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중국 국가통계국)로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전세계적으로 철강·원유 제품 가격이 뛰고,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됐으며, 세계 교역이 늘어나면서 물류비용도 급등했다. 미국 4월 생산자물가와 도매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6.2%씩 올라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발 막대한 재정지출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셈이다.
경제학은 그 기초 원리로 물적·인적 자원의 희소성과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 그리고 ‘공짜 점심은 없다’와 ‘정책 선택에서의 상쇄 효과’를 가르친다. 바이러스에 억눌려 있던(펜트업·Pent-up) 수요의 급작스러운 회복세, 코로나 위기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려고 쏟아부은 막대한 정부 재정지출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기업·중앙은행·정책담당자·경제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발 경기 침체·둔화를 언급하기 바쁘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시장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1980년에 “인플레이션은 알코올중독과 정확하게 같다”고 말했다. “감염되면 처음에는 효과가 좋아 보인다. 정부의 통화량 증가 정책은 누구나 더 많이 지출할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곧 나쁜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합세한다. 알코올중독자와 경제에 힘을 주기 위해 더 많은 알코올(통화)이 필요해진다. (…) 알코올중독자는 처음의 행복감이 사라진 후엔 숙취만 남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두 얼굴처럼 화폐는 경제학자 사이에 오랫동안 “명쾌하게 분석하기 어렵고 풀리지 않은 하나의 수수께끼 퍼즐 같은” 것이었다.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도 “화폐를 보는 시각은 마치 흘러가는 구름처럼 묘사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고 깊숙이 들여다볼수록 더욱 찾아내기 어렵다고 묘사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경제 진로를 예상할 때 인플레이션과 함께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측면은 ‘정보기술(IT) 경제의 생산성 퍼즐’이다. 로버트 솔로 교수(노벨경제학상)와 경제성장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로버트 고든 교수는 “2000년대 들어 전세계 정보기술 신경제 혁신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우리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컴퓨터·반도체·스마트폰(지능형 단말기)·태블릿피시·인터넷 이동통신 혁명의 시대를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 노동·자본 생산성 통계에서는 IT 혁신에 따른 생산성 성장을 2009년 이후 발견하기 어렵고 경제 전반에서 생산성 성장 속도는 오히려 느려지고 있다”고 주창했다. 우리 세대는 코로나19 회복 이후 경제적으로 과연 더 잘살게 될까?
한겨레 기자 kyewan@hani.co.kr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6월호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