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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인구 현상은 진행 중이다”
[INTERVIEW] 파라그 카나 미국 정치학자
[133호] 2021년 05월 01일 (토) 막시밀리안 포프 economyinsight@hani.co.kr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대외정책을 맡았던 인도계 미국인 정치학자 파라그 카나(Parag Khanna·43)는 기후변화가 인류를 ‘이주의 시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말한다.


막시밀리안 포프 Maximilian Popp
토비아스 라프 Tobias Rapp <슈피겔>
기자

   
▲ 파라그 카나는 기후변화가 인류를 ‘이주의 시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도계 미국인 정치학자다. 유튜브 제공

-1년6개월 전 당신은 저서에서 미래는 서구 사회가 아니라 아시아의 것이 되리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여러 아시아 국가가 보여준 우수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당신의 주장이 입증됐다고 생각하는가.
=미래만 아시아의 것이 아니라 이미 현재도 아시아의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무엇보다 아시아의 민주주의가 신뢰를 얻었다. 한국이나 대만 같은 국가에선 권위적인 조처가 아니라 투명한 정치와 시민사회를 통해 감염병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시민들은 공동체 의식뿐 아니라 과학과 정부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야 할까.
=유럽은 디지털화가 늦은데다 인구가 고령화됐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더 심각하다. 미래에는 위기가 하나씩 차례로 오지 않고 많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것이다. 지금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외에 경제위기, 불공정한 부의 분배, 기후위기가 있다. 이 모든 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2050년 우리 삶의 모습
-유럽은 그런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가.
=잘 기능하는 복지국가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럽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유럽에선 이를 당연한 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복지국가 시스템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과 비교할 때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롤모델을 찾을 때, 나는 유럽을 본다.
-새 저서 <이동>(Move)에서 기후변화가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묘사했다. 2050년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3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시기였을 것이다. 독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인터넷이 확산됐다. 특히 기후변화로 5천만~1억 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사는 방식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어떤 대륙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 많은 아시아에 큰 파급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 2050년의 지도는 오늘날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일부 남반구 지역은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북반구는 캐나다에서 러시아를 거쳐 북유럽까지 녹색벨트가 이어질 것이다. 이 지역은 좋은 삶의 조건을 제공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수백만 명이 이동함에 따라 국경이 더는 의미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지만, 실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현재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각 지역을 정확히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선 탈인구 현상이 진행 중이다. 케냐·르완다·탄자니아의 일부 지역에선 매년 가뭄과 흉작이 이어지고, 이 지역 주민들은 도시나 비옥한 곳으로 이동한다. 많은 사람이 대륙 내에서 이동할 것이다. 2050년에 (현재 12억 명 넘는) 아프리카 인구는 40억 명이 될까? 물론 아니다. 신생아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아시아에는 비옥하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이 있다. 사람들이 그런 곳으로 이동하는 건 당연하다.
미국, 중국, 유럽은 경제구조를 기후 친화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어야 하는가.
-아무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도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는 막을 수 없다. 지금 당장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단해도, 앞으로 수십 년간 온난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유럽인들은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보다, 어떻게 도시를 재정비하고 경제를 개편할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인들은 유럽인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겪을 것이다. 기후는 건조해지고, 일부 지역은 사람이 살기에 더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이주할 수 있을까. 역사를 비춰보면 인구 대이동에는 항상 전쟁, 폭력, 갈등이 함께했다.
-30년 전 영국을 제외하면 서유럽에 거주하는 아시아인은 매우 적었다. 지금은 많은 유럽 도시에 중국인, 인도인, 파키스탄인 그룹이 살고 있다. 아시아계 유럽인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있다. 많은 아시아인이 그들의 교육과 기술을 가지고 어디로 이동하고 싶어 하는지 지역을 결정해야 한다. 유럽은 좋은 선택지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 과정이 꼭 혼란스럽게 진행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질서정연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
=만약 기후변화가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파괴적이라면, 사회는 평화롭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중세 성곽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혹은 안전한 지역이 요새화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내 견해로는 어느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나는지가 중요하다. 라틴아메리카에선 높은 확률로 무력분쟁이 발생할 것이다. 그곳은 이미 폭력 수준이 높다. 나는 이 지역의 평화를 확신할 수 없다.
-유럽도 국경 문을 닫고 있다.
=그와 동시에 유럽은 수백만 명의 아랍인과 아프리카인, 점점 수가 불어나는 아시아인을 수용했다.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
-당신은 캐나다가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캐나다는 경제·지리·정치적 이유에서 흥미로운 국가다. 이 나라는 수백만 명을 수용할 공간이 있고, 그럴 의지도 있다. 캐나다는 가까운 미래에 현재 약 1억 명인 인구를 3배로 늘리려 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지난 30년 동안 인구 4분의 1을 잃었지만 여전히 이민을 허용하지 않는 불가리아 같은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21세기는 이민의 시대라는 당신의 주장에 반하는 사례가 아닌가.
=오늘의 불가리아가 내일의 불가리아인 것은 아니다. 불가리아인 수가 줄어드는 경우 더욱 그렇다. 지도를 보면, 불가리아는 이스탄불의 교외 지역 같아 보인다. 이스탄불 인구는 2천만 명이고, 불가리아는 700만 명에 불과하다.
-‘국경 없는 세계’라는 시나리오에 특히 동유럽 사람들이 공포심을 느낀다.
=동유럽은 교육받은 젊은이들을 잃고 있다(동유럽 젊은이들이 서유럽으로 이주한다는 뜻 -편집자). 이 사실이 기성세대가 느끼는 두려움에 주파수를 맞추는 정부 정책보다 더 중요하다.
-근거 있는 두려움도 있다. 세계화는 실제로 많은 패자를 만들어냈다.
=그렇다. 세계화에서 도태된 약 15억 명의 사람이 있다. 착취당하고, 이주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이들이다. 나는 현실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려 노력한다. 남반구의 교육받은 엘리트들은 기후변화가 없더라도 미래에 북반구로 이주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어떨까? ‘기후 난민’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를 들어 태평양 지역에는 가라앉고 있는 섬의 주민을 이주시키는 계획이 있다. 주민들은 뉴질랜드로 갈 수 있는 권리를 받는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유럽에는 이런 계획이 없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그런 계획이 가능하겠는가. 현재 그런 유입에 대해 국경이 닫혀 있다.
=계획은 없다. 지금까지 각국의 주권만 있을 뿐이다.

   
▲ 2021년 4월6일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로 인도네시아의 한 마을이 폐허가 됐다. REUTERS

미래세대에 희망을
-당신은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다. 어째서인가.
=첫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년생~)는 아이를 덜 낳는다. 세계 인구 증가는 멈춘 것으로 보인다. 둘째, 여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세대는 글로벌하게 생각한다.
-그런 낙관은 어디에서 오는가. 현실정치는 늙은 남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그 예다.
=그것이 글로벌 추세는 아니다. 2020년 가을 아시아에선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40억 명이 그 영향을 받는다. 아시아에선 유례없는 국가 간 인구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젊은이들이다. 늙은 남자들이 나쁜 정치를 하는 곳에선 젊은이들이 빠져나간다.
-독일의 젊은이와 아프리카의 젊은이가 정말 같은 세대 경험을 공유하는가.
=그렇다. 내가 아는 모든 설문조사 결과에서 젊은이들은 자국의 기성세대보다 다른 국가의 또래 세대와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한다. 이동성, 기후보호, 다양성 같은 주제가 그들에게 중요하다.
-지금의 젊은이들도 결국 나이가 든다. 그리고 더 보수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에 그 과정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적게 부동산을 소유하고 부모보다 수입이 적을 것이다. 이 세대의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 Der Supigel 2021년 제12호
Die Entvölkerung läuft längs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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