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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1천km 주행’은 선전 문구
[SPECIAL REPORT] 중국 전기차 기술의 허실- ① 주행거리
[132호] 2021년 04월 01일 (목)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전기자동차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전기차에 쏠린 관심은 뜨겁다. 전기차 생산이 가장 활발한 중국에서는 한 번 주행으로 1천㎞를 달린다는 차가 잇따라 선보였다.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하는 주변 감지 기술인 라이다의 보급도 늘어나고 있다. 이 두 가지 자율주행 전기차 핵심 기술의 개발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_편집자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1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웨이라이자동차가 쓰촨성 청두에서 공개한 ET7 승용차. 이 차는 신기술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으로 1천㎞를 달릴 수 있다고 회사 쪽이 설명했다. REUTERS

전기차의 문제는 한 번 충전한 뒤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 단점이 더욱 부각된다. 충전설비가 주유소만큼 보급되지 못한 상황에서, 주행거리 연장은 전기차 소유자가 가장 원하는 요구사항이며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 돼야 안심할 수 있을까?
2021년 1월9일 웨이라이자동차(NIO)가 신차 ET7을 발표한 뒤 ‘고체 배터리’가 화제가 됐다. 웨이라이차는 150킬로와트시(KWh) 배터리팩에 신기술을 적용해 주행거리가 1천㎞에 이른다고 밝혔다. 모든 걱정을 단숨에 없앨 수 있는 숫자다. 도심에서 주행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주일에 한 번만 충전해도 된다.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겨울철에도 걱정 없다.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500㎞를 넘는다. 일반 내연기관자동차에 가득 주유했을 때 주행거리와 비슷하다.

주행거리 군비경쟁
1월13일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신규 전기차 브랜드 IM모터스(智己汽車)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전기차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와 리튬이온을 주입’하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역시 주행거리가 1천㎞라고 회사 쪽은 밝혔다. 이어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자회사 아이온(埃安)이 주목받았다.
1월15일, 아이온은 포스터 한 장을 공개하며 새 배터리 기술을 보유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쪽에 따르면, 그래핀 기반의 초급속 충전 배터리는 8분 안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1천㎞에 이른다. 총격시험을 통과해 군수품 안전인증도 받았다고 한다.
중국 대표 배터리 제조사 CATL(寧德時代)의 청위췬 회장은 1월16일 열린 중국전기자동차백인회포럼에서 자사가 개발하는 순수 전기배터리팩은 △주행거리 1천㎞ △10분 이내 급속 충전 △수명 16년, 200만㎞ 주행이라고 주장했다.
배터리 업계에서 주행거리 ‘군비경쟁’이 시작됐다. 각종 홍보 문구에 이런저런 제한 조건이 붙었고, 거기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렸다. 웨이라이차가 말한 ‘고체 배터리’는 양산을 거쳐 전기차에 장착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진정한 의미의 고체 배터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통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필요한 전해질과 분리막이 도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주식의 가격이 하락했다. 배터리 포스터를 공개한 뒤 광저우차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시에서 사라졌던 ‘그래핀’ 테마가 다시 주목받았다.
전기차백인회포럼에 참석한 어우양밍가오 중국과학원 원사는 ‘주행거리 1천㎞’ 논란과 관련해 이렇게 꼬집었다. “누군가 자사에서 만든 차가 한 번 충전으로 1천㎞를 달릴 수 있고, 몇 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며, 안전하고 생산비용도 저렴하다고 말한다면 믿지 마라. 아직 이런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배터리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가 주행거리 하나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 수명, 고온·저온 성능, 충전 시간, 가격 등 여러 기준이 있다. 기술적으로 모든 것을 갖추기는 어렵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를 비교하면,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안전성이 좋고 수명이 길며 생산비용이 저렴한 반면, 에너지밀도와 고온·저온 성능이 떨어진다.
1월18일 광저우차는 “종전에 발표한 그래핀 기반의 급속 충전 배터리와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해 주행거리를 연장한 배터리가 서로 다른 종류의 배터리”라며 “두 기술을 배터리 하나에 통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CATL도 청위췬 회장이 말한 배터리는 “현재 개발 중”이며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황쉐제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연구원은 “소재에 따라 배터리가 결정된다”며 “한 가지 소재의 특성을 연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산업에 적용하려면 또 여러 해가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고체 배터리는 획기적 기술이지만, 실제 산업에 쓰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전체 완성차를 놓고 보면 주행거리는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2020년 6월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3는 중국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서 차량등록수 순위를 휩쓸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행거리가 445㎞에 불과한 이 차가 모든 차량을 압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했다. 2021년 1월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Y의 판매가를 공개했다. 예상보다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제품의 기술경쟁은 전방위적이고 성능과 가격 요인까지 작용한다. 주행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 중국의 대표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자동화 공장. 청위췬 CATL 회장은 2021년 1월 10분 이내 급속 충전과 1천㎞ 주행이 가능한 순수 전기배터리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CATL 누리집

소재 기술의 발전
황쉐제 연구원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최근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를 혁신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자동차 배터리 가운데는 망간산리튬(LMO) 배터리가 비교적 일찍 산업화에 성공했다. 닛산자동차의 리프에 장착했다. 망간산리튬 배터리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발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로 흑연을 쓴다. 업계 관례와 양극재 소재에 따라 배터리 이름을 짓는다. 양극재 소재에 따라 저장할 수 있는 전하량 차이가 달라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최근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늘리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미 산업화된 고니켈 배터리 가운데 CATL의 ‘811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8:1:1이다.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파나소닉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의 각 소재 비율은 9:0.5:0.5다.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높이는 동시에 새 음극재 소재를 응용하는 연구도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는 말했다. “웨이라이차의 고체 배터리는 사실상 고니켈화 배터리의 일종이며, 에너지밀도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양극재 소재에서 니켈 비중이 90%에 이를 것”이다. 이런 새 배터리는 실리콘과 탄소를 혼합한 음극재를 도입해 에너지밀도를 더 높일 수 있다.
대형 자동차업체 기술책임자는 “실리콘과 탄소를 혼합한 음극재는 배터리 전하를 충전하거나 방전할 때 부피 변화가 크고 배터리를 처음 사용할 때 리튬이온이 소모되기 때문에 음극재에 리튬을 보충하는 전처리를 해야 한다”며 이런 기술이 ‘실리콘 음극재와 리튬이온 주입’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라이차가 사용하는 신규 배터리는 전해질을 개선해 ‘반고체’ 상태로 만든다. 황쉐제 연구원과 업계 전문가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높아졌을 때 전해질이 반고체 상태면 안전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를 기준으로 보면, 웨이라이차가 도입한 배터리는 엄격한 의미의 고체 배터리 특징에 부합하지 않는다. 웨이라이차는 고체 배터리 공급업체를 밝히지 않았고, CATL도 업계 소문에 대응하지 않았다. 상하이차는 ‘실리콘 음극재와 리튬이온 주입’ 배터리를 CATL이 공급한다고 밝혔다. 실리콘 음극재와 다른 양극재를 함께 사용하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

한발 빼는 기업들
대형 자동차기업 기술책임자에 따르면, 이런 신기술 개발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음극재에 실리콘을 첨가하는 것 자체로 비용이 더 들고, 리튬을 주입하려면 먼저 대규모 제조설비를 투자해야 한다. 황쉐제 연구원은 “신기술의 산업화를 진행하려면 극복할 도전이 있고 시장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웨이라이차는 1월10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용자가 고가의 배터리팩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배터리 임대와 배터리 교환 방식을 도입해 배터리 신기술이 초기 단계를 넘어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증권은 1월10일 공개한 연구보고서에서 고니켈화 배터리와 실리콘 기반 음극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025년이면 생산비용이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광저우차 아이온은 1월18일 관련 기술을 설명하면서 주행거리 1천㎞인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그래핀 기반 배터리’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그래핀은 주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통로인 도전재로 쓰인다. 음극재에 첨가하면 충전 속도가 빨라지지만 주행거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이온이 그래핀 기반 배터리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양극재를 기준으로 이름을 짓던 업계 관행에 어긋나는 일이어서 논란을 불렀다.
둥쉬(東旭)광전도 2016년 ‘그래핀 배터리’를 발표했지만 산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둥쉬광전의 그래핀 사업 매출은 9천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0.52%에 불과했다. 또 응용 분야를 배터리에서 조명, 난방, 센서 등으로 전향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5호
電動汽車千公里續航虛實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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