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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으로 변장한 부동산그룹
[TREND] 맥도널드의 민낯
[131호] 2021년 03월 01일 (월) 상드린 풀롱 economyinsight@hani.co.kr

맥도널드는 다국적 외식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조세회피의 대가’이며 ‘편법 경영의 대명사’다. 범국가적공동행동을위한네트워크(RE’ACT·리액트)에서 내놓은 맥도널드 경영실태 보고서 내용을 살펴본다.

상드린 풀롱 Sandrine Foulo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0년 7월 프랑스 파리 근교 뱅센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REUTERS

“맥도널드는 햄버거를 파는 가게가 아니다. 부동산 회사다.” 맥도널드 초대 최고경영자 레이 크록이 직접 한 말이다.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가 만든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1961년 그와 관련된 모든 판권을 매입했다. 그런데도 대중은 맥도널드를 햄버거가 초 단위로 팔리는 가게로 알고 있다. 크록의 천재적 사업 수완은 사실 그가 부동산 제국에 세운 경제모델에 있는데 말이다.
세금을 안 내고, 종업원에게 성과급을 안 주고,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짜 지원을 받아내는 수법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일자리와 노동환경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범국가적공동행동을위한네트워크(리액트)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는 맥도널드 경영 실태가 이렇게 요약돼 있다. 리액트는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싸우는 시민·노동조합 공동체를 2010년부터 지원하는 비정부기구다.

행복한 지주
빅맥을 싫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맥도널드가 성공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반박하는 이는 없다. “맥도널드는 119개국에서 3만8천여 개 점포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그룹이다. 세계에서 매일 7천만 명 이상 방문한다.”(리액트 보고서) 민간부문 일자리 면에서도 맥도널드는 세계 2위다. 전체 종업원 수가 2천만 명이 넘는다. 프랑스는 맥도널드에 고마워하는 나라다. 미국 다음으로 매출이 잘 나온다. 전국 1500개 지점에서 7만5천 명 이상이 일한다.
맥도널드 성공의 열쇠는 매장에서 튀기는 감자에 있지 않다. 땅에 있다. 그룹은 투자 가치가 높은 토지를 물색해 사들이고 그곳에 지점을 세운 뒤 지점의 관리·임차권을 판매한다. 매장 운영자에게서 받는 임대료가 그룹의 주요 수입원이다. ‘점포 관리·임대차계약’에 따라 맥도널드 프랑스 주식회사(맥도널드프랑스)는 브랜드와 노하우 이용료 명목으로 매출의 5%, 임대료로 매출의 12~13%를 각 지점에서 걷는다.
노다지가 따로 없다. 맥도널드프랑스 매출은 끝없이 오른다. 2009년 6억9400만유로에서 2019년 10억6천만유로로 53% 뛰었다. 그렇다면 맥도널드의 행복은 땅에서만 오는 걸까. 5년 전부터 맥도널드 경영 실태를 조사해온 이 네트워크를 놀라게 한 대목은 따로 있다. 매출 증가율에 견줘 점포 수가 많이 늘지 않았다는 점(28%)이다.
프랑스에서 해마다 평균 30개 지점이 새로 문을 연다. 프랑스 전체 맥도널드 매장 수는 2009~2019년 1161개에서 1490개로 늘었다. 보고서는 매출과 점포 수 증가의 격차를 이렇게 설명했다. “(브랜드와 노하우 등) 맥도널드 시스템 이용료는 ‘이전가격 규정’에 따라 해가 바뀌어도 오르지 않는다. 대신 임대료는 올릴 수 있다.”
맥도널드프랑스가 남긴 넉넉한 이윤은 유일한 주주인 맥도널드프랑스시스템에 배당금 형태로 거의 전부 넘어간다. 맥도널드프랑스시스템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는 맥도날드 코퍼레이션의 자회사다. 델라웨어주는 기업들 사이에 조세회피처로 유명하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구에 참여한 변호사 로돌프 부아소는 말했다. “2019년 프랑스 매출에서 만들어낸 배당금은 7억5천만유로나 된다. 10년 동안 30억유로 가까이 배당금으로 빠져나갔다.”

초과이익분배제 회피
그래도 맥도널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큰 불만이 없다. 실제 본사와 지점장 사이의 분쟁은 적은 편이다. 몇몇 지점장은 본사 경영진이었다. 본사에 내는 돈이 많지만, 남는 돈도 짭짤하다. 매장의 연평균 이윤이 20만유로(약 2억7천만원)다. 깨진 독을 지켜야 하는 사람은 종업원이다. 떨어지는 잉여물을 받아내기에 맥도널드 종업원은 너무 멀리 있다.
리액트 홍보 담당이자 보고서 공동저자인 아델 르푸트르는 말했다. “맥도널드는 글로벌 기업의 이윤을 내면서도 매장을 작게 쪼개는 고도의 조직 기법으로 중소기업처럼 사회적 규정을 적용받는다. 맥도널드프랑스는 작은 점포들 뒤에 숨지 말고 대기업으로서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2011~2019년 맥도널드프랑스는 순이익으로 23억유로(약 3조1천억원)를 남겼다. 지점당 연평균 순이익은 18만7천유로 이상, 순이익률은 5.3%다. 그런데도 지점 대부분에선 종업원이 50명(전일제로 환산하면 평균 37명)을 넘지 않는다. ‘초과이익분배제’(직원 50명 이상 사업장에서 초과이익을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 형태로 나눠줘야 하는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이 기간에 유일하게 초과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곳이 종업원 50명 이상인 매장이란 점이다.
매장 종업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2015년 맥도널드 파리서부지사 기업위원회는 맥도널드프랑스에 탈세 의혹이 있다며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맥도널드프랑스가 순이익을 적게 신고해 종업원에게 줘야 할 성과급을 주지 않으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프랑스 조세 당국은 맥도널드프랑스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유럽연합 집행위는 맥도널드가 유럽 매출액에서 나온 배당금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룩셈부르크를 경유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는 ‘조세 형평성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인정했다.”(보고서)
이 소송의 끝이 어떻게 되든 ‘맥도널드 체제’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다. 매장 쪼개기 수법으로 노조도 약해진다. 아델 르푸트르는 “노조가 결집해 사회적경제연합(UES)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그룹에 대기업의 의무를 지울 힘이 부족하다.”

   
▲ 2019년 11월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노란조끼 운동’ 1주년 기념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노동착취 글로벌 기업의 대명사인 맥도널드 매장을 부수고 있다. REUTERS

정부 지원 횡재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은 공적 지원까지 꼬박꼬박 챙겨 간다. 일자리를 만드는 조건으로 주는 지원금이지만, 약속은 지키지 않는다.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CICE)와 저소득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사회분담금을 감면해주는 제도인 ‘피용 공제’가 대표적이다. 두 지원책을 누릴 자격이 법적으로 충분하다. 아니, 최대 수혜자다. 종업원 급여가 적어서다.
맥도널드 세후 연봉은 평균 1만7500 유로(약 2300만원)다. 종업원 85%의 연봉이 2만유로 미만이다. 호텔·외식업에서 연봉 2만유로 미만 노동자는 전체 업계 종사자의 65%다. 리액트는 맥도널드그룹의 6년치 연간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지점마다 CICE로 매년 20만8천~28만6천유로를 아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금처럼 분담금 감면 추세가 계속되면 이 금액이 90만유로로 늘어나리라고 리액트는 예상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 부양책도 맥도널드에는 횡재다. 2020년 7월 시작된 ‘청년 한 사람, 해법 한 가지’ 정책은 맥도널드프랑스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26살 미만 청년 한 사람을 고용할 때마다 정부에서 4천유로의 고용장려금을 준다. 맥도널드프랑스는 모두 4500만유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맥도널드 이직률이 65%인 것을 생각하면, 이 사업이 아니더라도 인력 충원이 불가피했음이 분명하다. 사실 그룹도 이런 돈이 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전통 식당보다 감염병 위기로 입은 피해가 덜했다. 외려 드라이브스루(차량이동 주문), 배달, ‘클릭 앤드 콜렉트’(주문한 음식을 근처 가게에 맡기는) 서비스 덕에 맥도널드는 “경쟁력을 좀더 강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맥도널드프랑스는 갖가지 공적 지원에 힘입어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약속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 2011~2019년 일자리 2만 개를 만들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리액트가 맥도널드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봤더니 “그 기간에 만든 일자리는 1만 개 미만으로, 애초 약속한 수준의 반에도 못 미쳤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따른 고통은 오롯이 노동 현장에서 감당해야 한다. 맥도널드프랑스는 리액트에서 제시한 통계가 틀렸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건네받은 수치는 99%가 잘못됐다. 그런 근거 없는 억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부 사실이 아니다.” 여기에 덧붙인 설명은 없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1년 2월호(제409호)
Mcdo, une multinationale déguisée en PME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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