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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워런 버핏을 알아야 하는 이유
[정혁준의 바보야, 문제는 돈이야!]
[131호] 2021년 03월 01일 (월) 정혁준 june@hani.co.kr
   
▲ 2018년 5월5일(현지시각)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최고경영자가 <폭스뉴스> 경제채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의 시대다. 한때 어색했던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뜻함)가 이젠 더는 새롭지 않을 정도다. 투자의 시대를 대표하는 게 주식이다. 주식을 해본 사람의 로망 가운데 하나는, 슈퍼개미나 기관의 포트폴리오를 살짝 엿보는 거다. 그들을 따라 주식을 사면 대박을 터뜨릴 것 같다.
사실 억만장자 포트폴리오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면 누구나 “누구냐”라며 ‘혹’한다. ‘워런 버핏’이라고 하면 “에이~”라며 ‘뚱’한 반응을 보인다. 신선한 ‘작전종목’을 바랐는데 뻔한 ’가치투자’ 얘기를 한 셈이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억만장자 투자종목
워런 버핏 소유의 버크셔해서웨이는 분기마다 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내놓는다. 그때마다 전세계 언론은 버크셔해서웨이 분기 보고서를 보도한다. 언론은 보고서 내용보다 ‘종목’에 더 주목한다.
2021년도 예외일 수 없다. 2월16일(현지시각)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2020년 12월31일 기준)이 공개됐다. 애플 주식이 1210억달러(약 133조원) 정도로 가장 많았다. 통신회사 버라이즌과 석유회사 셰브론은 새로 산 종목이었다.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버라이즌과 셰브론의 주가가 올랐다.
버핏은 어떤 사람이기에 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가 언론에 공개되고 주가도 따라 오르는 걸까?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버핏의 재산은 862억달러(약 95조원)로 세계 6위다. 사실 그가 부자여서 많은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건 아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버핏보다 더 부자다.
버핏은 기업 경영을 잘해서 돈을 많이 번 건 아니다. 투자를 잘해 많은 돈을 벌었다. 그래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게 인기다. 회사에 다니면서 투자도 잘하고 싶은 보통 사람의 로망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렇게 많은 돈을 벌게 한 버핏의 투자 원칙은 무엇일까? 버핏은 컬럼비아경영대학원에 다닐 때 당시 교수이던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나 평생 ‘원칙’을 배웠다. 책 <현명한 투자자>로 유명한 그레이엄은 가치투자 창시자로 불린다.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버핏은 사업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좋고, 기업 경영자를 믿을 수 있으며,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에 투자했다. 버핏은 수익을 어떻게 내는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버핏은 고향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돌아와서는 투자조합을 만들었다. 철저하게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을 따랐다. 눈에 띄게 가격이 낮은 주식을 매수해 적정 가치에 이르면 매도하는 투자 방식을 썼다. 1956~69년 13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은 29.5%였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 연평균 수익률은 7.4%였다.
이런 가치투자는 장기투자와 복리효과로 이어진다. 버핏은 1996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21.6% 이익을 거뒀다. 복리로 따지면 182만6천%에 이른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종목에 소문을 듣고 투자하거나, 단타 위주로 거래하거나, 테마 종목에 따라 투자하는 사람이 참고해볼 만한 투자 전략이다.
버핏은 1965년 섬유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한 뒤 투자지주회사로 탈바꿈했다. 처음엔 수익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현저하게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여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매도해서 수익을 올렸으나, 당시엔 그런 전략이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성장하면서 저평가된 우량기업을 찾기 힘들어졌고, 성장성 높은 작은 기업에 투자하면 기업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버핏은 투자 전략을 업그레이드한다. 전업 투자자 필립 피셔의 성장주 투자 방식을 알게 돼 그 방식을 적용한다. 피셔식 투자는 성장 가능성 높은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는 방법이다. 그저 그런 기업을 헐값에 사기보다 뛰어난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들이는 것이다. 그런 기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기업 브랜드 파워가 높거나, 독점력이 강해 진입장벽이 높거나, 현금 창출 능력이 높은 기업이 그런 기업이다.

장기투자와 복리효과의 중요성
버핏은 그레이엄과 피셔에게 배운 기법을 적용해 그만의 가치투자 방법을 찾아냈다. 이해하기 쉬운 사업구조, 독점적 지위와 브랜드 파워, 초우량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런 전략보다 종목을 묻는다. 코카콜라, 나이키, 디즈니, 맥도널드 같은 기업이다. 그러면 “에이”라고 한다. 새롭지 않다는 거다. 그렇다. 하지만 파랑새는 가까운 데 있다.
투자할 때 도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눈에 띈다. 버핏은 카지노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하고 투자할 만하다고도 여기지만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법적 규제 위험을 안고 있어 카지노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금 투자와 관련해서도 “현명한 사람이라면 상품에 투기하기보다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금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투자 방식 때문에 인터넷 기반의 혁신 기업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버핏은 2018년 5월5일(현지시각)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아마존의 베이조스는 기적에 가까운 일을 이뤄냈지만, 나는 거기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빌 게이츠가 한때 구글 투자를 권유했지만 그것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버핏 나이 90살. 그 나이에 애플에 투자한 것만으로도 놀랍다. 물론 버핏은 정보기술 기업으로서 애플이 아니라 독점 브랜드 기업으로서 애플에 투자했지만 말이다. 버핏 같은 투자자 얘기를 하면 나와 다른 사람으로 여기는 이가 많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여전하다.
하지만 버핏이 가진 자산의 90% 이상은 65살 이후에 번 것이다. 장기투자와 복리효과의 힘이다.

* 몇 해 전 나온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에서 중고생 18%가 “10년 감옥 사는 한이 있어도 10억원을 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돈을 향한 비뚤어진 가치관은 ‘물신주의’를 향해 내달리는 우리 사회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매일 돈과 관련한 정보가 쏟아지지만, 정작 돈과 우리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에는 익숙지 않다. ‘바보야, 문제는 돈이야!’에서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의 주인’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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