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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상장 ‘봇물’에 당국 속도조절
[BUSINESS] 엄격해진 중국 기업공개- ① 현황과 배경
[130호] 2021년 02월 01일 (월) 류차이핑 economyinsight@hani.co.kr

류차이핑 劉彩萍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11월 중국 저장성 우한에서 열린 세계인터넷콘퍼런스(WIC) 회의장에 설치된 알리바바와 앤트파이낸셜의 광고판. 마윈 회장이 중국 금융 당국을 비판한 뒤 앤트파이낸셜의 기업공개가 중단됐다. REUTER

마윈이 이끄는 앤트그룹(螞蟻集團)의 기업공개(IPO)가 중단된 이후 과학기술 벤처기업 전용시장인 커촹반(科創板)과 중소·벤처기업 전용시장인 촹예반(創業板)에서 추진하던 기업공개 여러 건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0년 11월11일에는 촹예반에서 기업공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등록제를 시행한 뒤 상장 기준을 완화했고 변동지분실체(VIE·기업 지배구조 모델로 중국 기업이 정보기술(IT) 등 특정 사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외자 제한을 피하기 위해 쓴다) 구조와 흑자 실현을 하지 못한 기업, 내국인 위주 A주의 분할상장 기업도 직접 기업공개와 상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자 직접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도 늘었다. 중국 상하이 투자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인수·합병 대상으로 눈여겨본 회사가 몇 개 있었다. 그때는 기업가치가 10억위안 정도여서 비싸다고 생각해 인수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런 기업이 직접 기업공개를 신청해 기업가치가 100억위안(약 1조7천억원)까지 올라갔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은 최근 거래소의 예비심사 담당자들이 매일 밤늦은 시간까지 일해도 심의를 다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2일 커촹반에 213개, 촹예반에 310개 기업이 기업공개를 신청해서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총 523개 기업을 심의하고 있다. 등록제를 시행하기 전에 200여 개 기업이 대기했던 것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공개 기준 강화
이런 상황에서 감독 당국은 상장사의 질적 수준을 높여 ‘입구’를 좁히겠다고 강조했고, 상장 심사의 난도를 높였다. 상하이의 투자은행 임원은 비슷한 기업에 대해서도 최근 갑자기 거래소의 질의가 늘었고 제출하거나 보완해야 할 자료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기업의 대리점 관련 문제는 정보 공개로 끝났지만 지금은 매출 등의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등록제를 하는 이유는 거래소나 감독 당국이 우량 기업을 선별해 상장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는 데 있다. 감독 당국의 직무는 정보의 진실성을 보증하는 것이고, 선별할 책임은 투자자와 시장에 있다. 중국의 투자자 구조를 보면, 성숙한 투자자 집단이 부족하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등록제의 본질을 바꿀 이유는 되지 않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앤트그룹이 일사천리로 심의를 통과하자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의 문책을 받았고, 증감위가 입구를 좁혀 기업공개를 신청한 기업에 대한 심의가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심의를 강화하는 것 외에 거래소는 신청 기업을 상대로 문턱을 높였다. 중국 베이징의 투자은행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순이익이 낮으면 촹예반 심의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창구 지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심의를 기다리는 기업이 많아 거래소가 숨 돌릴 틈이 없다. 객관적으로 볼 때 소기업에선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업무가 바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조처다.”
소형 증권사 투자은행업무 담당자는 이런 창구 지도가 가져오는 영향이 크다며 “규모가 큰 기업의 기업공개 업무는 대형 증권사가 가져가는 반면, 소형 증권사가 맡은 기업은 신청도 하지 못하게 만들면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업공개 심사 강화는 감독 당국이 상장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조처다. 2020년 11월10일 이후이만 증감위 주석은 상장사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한 인력 동원과 배치를 지시했다. 그는 ‘입구’를 통제해 시장에 근본적인 동력을 끌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이만 주석은 등록제 개혁의 취지와 사명을 이해하고, 근본적으로 상장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도록 요구했다.
또 △현장에 있는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는 상장 홍보와 심의 등 각 단계에서 감독 책임을 수행하고 △증감위 각 기관은 직능을 전환해 규정 제정과 조율, 심의·발행 감독 등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며 △현지에 파견된 기관은 강점을 살려 감독 기준을 강화하고 지도, 검수, 현장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 2019년 7월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과학기술 벤처기업 전용 거래소 커촹반이 출범했다. 그것을 기념하는 행사장에 징이 준비돼 있다. REUTERS

잇따른 신청 철회
심의 미승인과 철회 건수가 늘어난 것도 기업공개 심사를 강화한 결과다. 최근 심의 결과를 보면, 커촹반과 촹예반에서 유예와 미승인 사례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커촹반에선 2020년부터 7개 기업의 상장이 유예됐다. 그 가운데 3곳이 11월에 유예 결정을 받았다. 11월9일 상하이하오위안(上海皓元)의약주식유한공사, 11월23일 진관(金冠)전기주식유한공사, 11월25일 시그런트(深圳市鼎陽科技股份有限公司)의 상장이 유예됐다. 11월26일에는 창사싱자(長沙興嘉)바이오공정주식유한공사의 기업공개가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9월1일 징잉수즈커지(精英數智科技)주식유한공사 이후 두 번째 사례였다.
촹예반에선 2019년 8월부터 등록제를 시행한 뒤 2020년 11월11일 처음 미승인 통보를 받은 기업이 나왔다. 심의 중인 기업이 신청을 철회한 사례도 늘었다. 11월에만 6곳이 기업공개 신청을 철회했고, 9월에도 3곳이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거래소의 현장조사도 늘었다고 베이징 투자은행 임원은 전했다. 통계를 보면, 커촹반에서 최근 10여 차례 현장조사를 했고, 촹예반도 현장조사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맡은 기업이 현장조사를 받았을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거래소와 감리부서 직원 18명이 2주 동안 현장에 머물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관사와 기업 회장이 상의한 이후 현장조사 직원이 도착한 날 신청을 철회했다. 기업공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벌금을 내지 않았다.” 대다수 기업이 현장조사를 견디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신청을 철회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진 않았다고 했다. 우량 기업이 아니었고, 거래소가 심사를 책임감 있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 앤트그룹과 사업 분야가 비슷한 기업도 상장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 감독 당국이 핀테크 기업의 금융 분야 사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서다. 이들 기업의 자본금 확충이나 상장 심사, 기업가치 평가에 모두 영향을 미쳤다.
2020년 9월1일, 3개월 동안 상장을 준비한 JD디지츠(京東數科)가 투자설명서를 공개했다. 총자본금의 10%에 해당하는 200억위안을 조달할 계획인데, 목표시가총액을 2천억위안으로 설정했다. 10월16일, JD디지츠는 상하이 거래소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제출했다. 베이징의 투자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1차 질의에 대응하는 데 한 달 반이 걸렸다. 2차 질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
소액대출과 유사한 업무를 취급하는 핀테크 기업의 회장은 방향을 틀었다. 애초 커촹반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앤트그룹의 기업공개가 유예된 뒤 기업가치 평가가 나빠졌다. 상장 진행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홍콩에서 상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고무줄 같은 심의 시한
등록제 시행 뒤 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는 심의 기간에 대한 ‘3+3’ 원칙을 설정했다. 거래소 심의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주관사의 답변도 3개월을 넘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또 증감위는 거래소 심의 뒤 근무일 기준으로 20일 이내에 등록을 동의하거나 비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자 기업공개 심의 주기가 크게 단축됐다.
자료를 보면 커촹반에 상장한 기업의 신청을 거래소에서 수리한 뒤 증감위의 통보를 받을 때까지 평균 147.62일이 걸렸다. 촹예반에 상장한 기업은 그 기간이 80.15일 걸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등록제 시행 이후 심의 효율을 개선했다면서도 일부 ‘기한’ 적용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이런 점을 이용해 감독 당국이 신주 발행 속도를 통제해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먼저 거래소에서 기업공개 심의를 마친 뒤 언제까지 증감위에 등록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해진 기한이 없다.
둘째, 등록신청서를 제출한 뒤 증감위는 근무일 기준 20일 이내에 심의를 끝내야 하지만 주관사가 질의에 답변해야 하는 횟수와 답변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질의와 답변 단계를 외부에서 감독할 수 없다. 근무일 기준 20일을 넘겼다고 하더라도 증감위 심의가 아니라 주관사의 답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심의를 통과했지만 증감위에서 등록신청서 제출을 허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거래소 시한이 지났지만 증감위의 시한은 시작되지 않았으니 기한을 넘기는 일이 없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공개 심의를 통과하면 대부분 시간 순서에 따라 등록신청서를 제출한다. 보통 한두 개 질의에 회신을 보내거나 자료를 보완해야 하고, 투서가 접수됐을 때는 별도로 조사하며 재무제표를 정정하는 사례도 있다. 그는 일부 기업만 바로 등록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정상이라며, 거래소는 기한에 맞춰 심의하고 기한을 초과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 2018년 독일 뮌헨 국제전자부품박람회에 설치된 시그런트 홍보관 앞에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시그런트는 최근 엄격해진 심사로 상장이 유예됐다. 시그런트 누리집

투명성 높여야
자료를 보면 2020년 12월1일 커촹반에 198개 기업이 상장됐다. 상하이거래소 상장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뒤 등록을 신청하기까지 평균 11.4일이 걸렸고, 등록 신청 이후 완료하기까지는 평균 36.55일이 소요됐다. 촹예반에선 2020년 8월부터 신주 거래를 시작한 이후 12월1일까지 54개 기업이 상장됐다. 여기서는 각각 6.5일, 26.53일이 걸렸다.
“전반적으로 보면 상황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등록제를 시작한 뒤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 커촹반에 상장한 기업은 1~2주 만에 증감위의 통보를 받았다. 2019년 10월 커촹반에 상장된 주식의 주가가 상장 첫날 발행가 아래로 떨어진 현상이 발생한 뒤 증감위의 등록 허가 속도가 느려졌다. 심의를 통과한 기업은 보통 1~2개월씩 기다려야 한다.
상하이거래소 누리집 자료를 보면, 현재 58개 기업이 상장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또 25개 기업이 등록해 11개 기업이 등록 통보를 받았다. 등록을 신청해서 완료하기까지 평균 62.36일이 걸렸다. 선전거래소에선 67개 기업이 상장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25개 기업이 등록을 신청했고 15개 기업이 등록 통보를 받았다. 등록 신청에서 완료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52.8일이다. 등록에 든 기간이 기존에 상장한 기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증감위가 중대 사안에 대해서만 추가 질의를 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는 실제 상황을 알 수 없고 등록을 통보하는 문서에만 기록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감독 당국이 등록 단계에서 신주 발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베이징의 투자은행 관계자는 증감위가 고의로 기업의 상장 속도를 늦춘 것이 아니라 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는 일종의 경쟁관계에 있다. 심의 과정에서 주관적 의견이 있을 때 증감위에서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체제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등록 단계의 심의 내용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고 △질의 내용의 범위를 정하며 △중요한 정보공개 요구사항에 속하는 범위를 밝히고 △발행 조건과 정보공개 요구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등록 단계의 투명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거래소 질의에 답변할 때는 그 내용을 공개해 질의 내용과 진행 속도에 대한 사회적 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47호
IPO為何收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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