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비즈니스
     
우회상장 감독·상장폐지 강화해야
[BUSINESS] 엄격해진 중국 기업공개- ② 후속 대책
[130호] 2021년 02월 01일 (월) 류차이핑 economyinsight@hani.co.kr

류차이핑 劉彩萍 <차이신주간> 기자

   
▲ 2009년 10월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에서 중소·벤처기업 전용 거래소인 촹예반의 출범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촹예반 상장 첫날 28개 기업의 주가는 모두 2배이상 뛰었다. REUTERS

등록제 시행 이후 기업공개를 신청한 기업이 늘어난 것은 A주 시장의 높은 기업가치와 공모가로 인한 ‘신주 불패’ 신화를 믿기 때문이다. “기업 역량을 떠나 일단 부딪혀본다.” 투자은행 임원은 “투자은행 업무를 여러 해 해왔는데 최근에는 역량 있는 기업이 없고, 우수한 상장 자원은 일찌감치 고갈된 상태”라고 말했다.
“기업공개 때 가격결정 체계가 매우 혼란스럽고 기업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해 유혹이 커졌다. 신주 불패 신화가 깨지지 않고, 시장의 규율 체계가 없으며, 아무 기업이나 기업공개를 하려는 것이 기업공개 정체 현상을 빚은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 자본시장에서는 사모펀드(PE)의 80%가 인수·합병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중국의 PE는 주로 기업공개를 추진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래서 상장 때 높은 기업가치와 수익을 추구한다.”
금융업 관계자는 등록제의 효과가 명확하고 점차 허가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23배 제한을 없앤 것은 큰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주 시장에 효과적인 가격결정 체계가 수립되지 않은 것은 문제다. 기업 역량과 상관없이 신주를 발행하기만 하면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청약에 참여했고, 신주 발행 뒤 주가가 2~10배 뛰었다. 그럼에도 공모주 청약에 나서기 전에 주관사가 천신만고 끝에 작성한 투자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투자자가 거의 없다. 기관투자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랫동안 형성된 비이성적인 분위기에서 등록제를 시행하자 실력이 형편없는 기업이 섞여 들어왔고 공모주 가격은 여전히 높아 상장사가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

가격결정 체계 미비
“감독 당국이 기업공개 심의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기업공개 속도를 통제하지 않으면 주식이 충분히 상장될 것이고 투자자의 이성적인 투자를 촉진하게 된다. 상장 첫날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떨어져도 이상한 일이 아닌 시장을 만들어야, 자금이 과도하게 몰려 기업가치는 높은데 역량은 형편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투자은행이 적극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고 △기업은 이익창출에 집중해 투자자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며 △신주 발행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금융업 관계자는 말했다.
둥덩신 우한과기대학 금융연구소장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커촹반 규모를 확대하고 신주 공급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형 기업의 지분금융 수요에 부응하고 투자자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커촹반의 수급을 개선하고 주가를 안정시켜 주가 신호가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은행 임원은 신싸반(新三板·중소벤처기업 전용 장외주식거래시장, 공식 명칭은 전국 중소기업 지분양도시스템)에서 우량주를 엄선한 ‘정선층’(精選層·신싸반에서 우량주만 선별한 프리미엄 버전)을 예로 들었다. 정선층 기업의 상장 첫날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떨어졌고 초과배정옵션(Green Shoe Option)을 도입한 다음 겨우 발행가를 유지했다. 이런 사례를 지켜본 혁신층 기업은 자진해 상장을 철회하고 정선층 진입을 신청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A주의 가격 혼란에는 우회상장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우회상장이 성행했을 때 증권시장에는 두 가지 가격결정 체계가 있었다. 하나는 상장사의 이익창출 능력을 기본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를 참고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회상장을 위한 ‘껍데기’ 회사의 매각 가능성을 기반으로 자산과 부채를 분할할 수 있는지, 자본금이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지 등이 판단 지표였다.
이렇게 되자 이익창출 능력이 없는 상장사도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실적이 좋은 동종업계 상장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통시장 가격이 오랫동안 왜곡되자 발행시장도 영향 받았다. 막 기업공개를 한 기업은 자산과 부채 구조가 양호하고 과거부터 누적된 고질적인 문제가 없다. 온갖 추문으로 뒤얽혀 관리 대상이 된 ST 기업보다 기업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회상장과 재상장을 기업공개 심의에 포함해 감독을 피할 여지를 없애야 한다.” 금융업 관계자에 따르면, 우회상장 기준이 기업공개와 동등하다고 규정했지만 심의 부서가 다르다. 그래서 실제 심의 기준의 차이가 크고 특히 대기시간을 고려하면 동등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성숙한 자본시장에선 상장사의 우회상장에 대한 감독이 기업공개보다 더욱 엄격하다.

어려운 강제 퇴출
그는 홍콩 증감위가 규정을 거듭 개정해 우회상장을 억제했다고 소개했다. 2019년 10월1일부터 시행한 새 규정은 껍데기 기업의 매각 비용을 늘려 매각을 어렵게 했다. 껍데기 기업을 키우는 것도 타격받았다. 홍콩의 기업공개도 등록제이지만, 편법을 쓰거나 우회상장을 추진할 경우 거래소가 유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우회상장이 시장의 가격결정을 좌우하는 주요 원인은 껍데기가 무궁무진하고 인수·합병 뒤 상장에 성공하면 상장폐지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들어오면 나가는 기업이 있고, 적자생존 과정을 거쳐야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 법이다.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으면’ 시장의 가격결정 체계가 왜곡돼 역선택을 하게 되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생긴다.
최근 증감위의 고위층 인사가 잇달아 정규화된 상장폐지제도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증감위 관계자는 말했다. “증감위가 증권거래소와 함께 최근에 있었던 상장폐지 사례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커촹반과 촹예반의 상장폐지 시범제도를 참고해 규정을 보완할 것이다. 조만간 상장폐지 관련 세칙에 관한 민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옌칭민 증감위 부주석은 2020년도 중국금융학회 학술총회와 중국금융포럼 총회에서 “중국 자본시장은 여전히 발전 초기 단계에 있어서 각자 의견이 다르고 상장폐지제도가 불완전하다”고 말했다. 2001~2008년 해마다 상장폐지된 기업 수는 평균 6개로, 상장폐지 비율이 0.36%였다. 미국에선 이 비율이 중국의 10배인 4%에 이른다.
미국에서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이 많은 것은 퇴출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강제 상장폐지 비율은 5%에 불과하고 사유화나 구조조정 등 다른 방식으로 퇴출하는 비율이 95%에 이른다. 집단소송 등 사법체계가 잘 갖춰져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 설치된 중소기업 전용 장외주식시장 신싼반(NEEQ)이 2013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중국 증시에선 기업의 상장폐지가 드물고, 상장폐지된 기업의 주식도 신싼반에서 거래돼 부실기업 퇴출이 쉽지 않다.신삼판 누리집

일관된 집행 태도 필요
상장폐지제도의 개혁 방향이나 그 강도와 관련해 옌칭민 부주석은 “상장폐지제도의 적응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 기업회생, 상장폐지 등 다원화된 퇴출 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회계조작을 저지르거나 지속적인 경영능력을 상실한 ‘강시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강제성을 높이고 ‘버티면 살아남는다’는 관행을 타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정 증권법에 따른 투자자보호기관 대표자 소송제도를 시행해 시장 퇴출과 투자자 보호의 이중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중위 롄추(聯儲)증권 투자은행업무 책임자는 상장폐지제도 개혁에 대한 몇 가지 사안을 내놨다. “상장폐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 집행이다. 특히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의 상장폐지를 엄격하게 집행하고 선처를 베풀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위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다.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하고 상장폐지 경로를 늘려도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의 상장폐지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만 못하다. 구체적인 사례로 상장폐지제도를 집행하겠다는 엄중한 태도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
그는 장외주식시장인 신싼반에서 상장폐지 기업의 주식거래를 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로 상장폐지된 주식을 신싼반에서 거래하면 신싼반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상장폐지제도의 억제력을 감소시킨다. 신싼반에 등록된 상장폐지 기업은 각종 방법을 동원해서 우회상장을 노린다.
큰손들이 몇 차례 연속 상한가로 끌어올려 주식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장폐지제도를 엄격하게 집행하면서 신싼반이 넝마주(부실기업)시장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면, 감독에 협조하지 않고 회사지배 구조가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퇴출기업의 주식거래를 신싼반에서 거절할 수 있도록 증권감독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
인중위는 또 증감위가 지방정부·사법기관과 조율해 상장사가 파산하지 않는 암묵적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시장이 출범한 뒤 이미 50여 기업이 강제로 상장폐지됐지만, 파산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는 경제 원리에 맞지 않고 적자생존이라는 시장 규칙을 확립하는 데도 지장을 준다. 상장폐지 기업을 포함해 기업회생 가치가 없는 상장사가 결국 파산과 청산 절차를 밟도록 해서 의도적으로 넝마주에 투기한 사람들이 원금도 찾지 못하는 리스크(위험요소)를 감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47호
IPO為何收緊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