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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는 건 아직 착각”
[집중기획] 자율주행차 ② 한계
[129호] 2021년 01월 01일 (금) 필리프 베트게 economyinsight@hani.co.kr

필리프 베트게 Philip Bethge <슈피겔> 기자

   
▲ 테슬라는 자사 시스템을 ‘풀 셀프 드라이빙’(완전 자율주행)이라고 이름 지었지만 전문가들은 그것을 확신하지 못한다. 2012년 테슬라가 선보인 초기 모델을 관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REUTERS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더욱 실험적이다. 전기자동차 선구자인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힌다. 정당한 평가일까? 최근 테슬라는 자사의 자동차 생산이 100만 대를 넘어섰다고 말하며, 자율주행 혁명의 테스트 자동차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이 시스템을 ‘풀 셀프드라이빙’(Full Self-Driving·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명명했다. 이 이름은 테슬라 자동차가 단독으로 운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말 그럴까. 업데이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셜네트워크에 테슬라 운전자가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올렸다.
시스템은 급커브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술 관점에서 테슬라 시스템은 자율주행 레벨2에 더 가깝다. 하드웨어도 문제다. 예를 들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현재 자율주행차 표준에 포함되는 라이다 센서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테슬라는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머스크에게 허풍은 프로그램의 일부다. 오토파일럿(Autopilot·자동조종기)이라는 테슬라의 운전 보조 시스템 이름이 모델S 운전자를 위험한 부주의로 오도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2020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테슬라 운전자가 시속 150㎞로 달리는 중에 잠을 자려고 좌석을 눕혔다가 들킨 일이 있었다. 2016년에는 오토파일럿 모드의 테슬라 자동차가 트럭으로 돌진해, 테슬라에 타고 있던 남성이 사망했다. 시스템이 트럭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 확실하다.
다른 자동차 회사는 테슬라의 이런 전략을 비판한다. 폴크스바겐, 포르셰, 아우디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카소프트웨어(Car.Software) 조직의 토르트텐 레온하르트는 “미성숙한 시스템을 너무 빨리 도입하는 사람은 기술의 명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 폴크스바겐, 포르셰, 아우디, 현대 등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폴크스바겐 차량 생산 공정 모습. REUTERS

확신을 주지 못하는 자율주행
“우리도 복잡성 측면에서 관리 가능한 상황을 연구하고 있다”고 레온하르트는 말했다. 얼마 전 아우디는 당분간 최고급 모델 A8에 ‘AI 교통체증 파일럿’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그룹은 2014년부터 자사 차량에 도입할 예정인 ‘고속도로 파일럿’을 개발하고 있다.
반대편에서 오거나 횡단하는 차량이 없고, 자전거나 보행자도 없는 고속도로 테스트 케이스가 자율주행 기술에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고속도로 같은 조건에선 시속 60㎞뿐만 아니라 시속 130㎞까지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동차 회사들은 장담한다. 그에 따라 레벨3 승인을 확대하기 위한 신청서가 이미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 제출됐다. 그렇다면 오랜 시간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정말 곧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모든 전문가가 이를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컴퓨터와 운전자가 번갈아 가며 자동차를 제어하는 ​​자율주행 레벨3에 의심을 품는 사람이 많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과대학 마르크 폴라트는 “운전 컴퓨터는 대부분의 경우 아주 잘 대처한다”면서도, 긴급 상황에 운전자가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빠르게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폴라트는 제조사가 계획한 인수 시간 10초가 너무 짧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운전자의 70%만 10초 뒤 교통 상황을 다시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었다. 99%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15~20초가 필요하다.” 교통심리학자 폴라트는 자율주행 기술을 옹호하는 업계의 또 다른 주장도 믿지 않는다. “자율주행차가 기존 자동차보다 안전하다는 주장은 지금 시점에선 착각이다.” 평균적으로 인간은 140만㎞를 주행할 때마다 심각한 사고를 일으킨다. “기술 시스템은 먼저 이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대부분 운전자는 자신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일부 교통사고 연구자도 회의적이다. 보험사의 교통사고 연구 책임자인 지크프리트 브로크만은 “레벨3은 모순이다. 부분 자율주행은 없다”라고 말했다. 브로크만은 컴퓨터가 제어를 시작하는 즉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책임 소재는 이미 명확하게 규정됐다. 하지만 사고가 난 뒤 과실치사 혐의가 제기되면 누가 형사책임을 질 것인가? 브로크만은 “이 경우 운전자가 자신이 위급한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차량 운전자가 아니라면 누구에게 형사책임이 있는가? “자동차 제조사?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일반 운전자가 기술의 실험동물이 될 수는 없다”고 브로크만은 비판했다.
무엇보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사업모델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다. 고도로 자동화된 주행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독일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원 ‘디지털 이동성과 사회적 분화’ 연구그룹의 안드레아스 크니는 “독일 자동차산업계는 자율주행·자동화에 관해서도 기존 핵심 사업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이들은 개인 소유 자동차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차량 수와 주행 성능이 향상된다”며 “교통량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크니는 경고했다.
현재 독일에선 약 4800만 대의 개인 차량이 등록됐다. 어느 때보다 많은 수다. 10년 전보다 도로 주행 차량이 14% 늘었다. 게다가 차는 점점 더 커지고, 출력이 높아진다. 동시에 통계적으로 자동차는 하루 약 23시간 주차돼 있고, 도심 차량 정체를 초래한다. 교통데이터 회사 인릭스(Inrix) 계산에 따르면, 베를린 운전자는 매년 평균 62시간을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소비한다. 다른 대도시의 사정도 비슷하다.
교통정체를 막기 위해 차량 수를 줄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고, 기후변화가 완화되고, 자원이 절약될 것이다. 멀리 내다보는 교통 기획자는 최소한 도심 교통의 급격한 전환을 요구한다. 자율주행차는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다른 사업모델이어야 한다.
“자동차회사는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로 변신해야 한다.” 교통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니는 개인 차량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주문형 셔틀’(On-Demand Shuttles)의 공유차량 집단으로 바꾸고 싶다. 이는 “개인교통의 장점과 대중교통의 장점을 결합”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 중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X(AutoX)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초로 로보택시(Robo Taxi·자율주행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다. 오토X는 벤츠,BMW, 아우디보다 더 유망한 사업모델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토X 설립자 샤오젠슝. REUTERS

고속도로 아닌 곳 운행은 먼 길
자율주행 카셰어링(차량 공유)은 결정적인 구실을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중앙시스템에서 제어하고 배치하는 차량을 뜻한다. 이런 차량은 온종일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주차 공간도 필요하지 않다.” 크니는 이런 시스템이 다른 대중교통 시스템과 결합한다면 도시의 자동차 대수는 현재 거주자 1천 명당 500대에서 50대로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웨이모, 오토X 같은 회사가 벤츠, 베엠베(BMW), 아우디보다 더 유망한 사업모델을 가지는 건가? 크니는 그렇다고 확신한다. “독일 제조사가 이동성 전환에서 뒤처지고 싶지 않다면, 미래의 자율 이동성에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레벨4와 레벨5는 실제 운전자 없이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을 뜻한다. 법적 근거는 현재 마련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미 새로운 ‘자율주행법’ 초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올해 중반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 교통부에 따르면 목표는 “2022년까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차량을 정상 운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빌리티 혁명이 그렇게 빨리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는 관리하기 쉬운 운전 상황만 통제할 수 있었다. “특히 고속도로가 아닌 곳에서 자율주행 레벨4 또는 레벨5 차량을 운행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교통사고 연구원 브로크만은 말했다.
벤츠의 ‘액티브 주차 어시스트’가 증명하듯이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기능 설명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가로 주차와 세로 주차용으로만 설계됐다. 하지만 설명서를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슈투트가르트 인근 한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차장은 길을 따라 비스듬히 표시됐다. 여러 자리가 비어 있어 운전 연수를 받는 초심자라도 쉽게 주차할 수 있다.
그러나 력셔리 자동차의 주차 보조 장치에는 너무 어려웠던 모양이다. 버튼을 누르자 자동차는 후진으로 사선 주차 공간에 들어가려 했다. 이 시도는 아무리 천천히 움직여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초음파 센서와 카메라는 벤츠가 옆에 세워진 배달 차량과 닿는 것을 막지 못했다. 운전자가 편안한 상태인 것이 다행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고 운 좋게도 10만유로(약 1억3천만원)짜리 자동차도 손상되지 않았다. 인간은 우수한 자동차 운전자다. 이는 특히 인간이 더는 스스로 운전하지 않을 때 입증된다.

ⓒ Der Supiegel 2020년 제46호
Kino auf der Straße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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