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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슬기로운 학교생활’
[FOCUS] 코로나 세대- ② 대처 방식
[129호] 2021년 01월 01일 (금) 마르쿠스 베커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쿠스 베커 Markus Becker <슈피겔> 정치부 기자 외 20명

   
▲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일시 해제되면서 2020년 6월 영국 런던의 초등학생들이 등교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REUTERS

코로나19 감염에서 나이는 중요한 요소다. 유아는 놀라울 정도로 바이러스에 휘둘린다.
수요일 아침, 독일 함부르크 페스탈로치재단 산하 바움하우스 유치원의 아이들이 카펫 위에 둘러앉아 있다. 3~5살 아이들이다. 수요일엔 보통 좋아하는 책을 읽지만, 오늘은 코로나19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의 코로나 이해 방식
코로나는 무엇일까?
프리다(5)는 즉각 “바이러스요!”라고 답했다. 카틴카(5)는 “사람들은 서로 간격을 두고 만나야 해요!”라고 말했고, 막시밀리안(4)은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많이 죽는다는 걸 알아요”라고 답했다.
다시 카틴카가 말했다. “나는 코로나가 싫어요!” 왜일까? “정말 나쁜 병이니까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디에 있을까?
마테오(5)는 “우산 위에도 떨어지고, 물건에도 묻어 있어요”라고 답했다. 카틴카는 “모든 곳에 코로나가 있어요”라고 했다. 막시밀리안은 “문을 열면 코로나가 안으로 들어와요”라고 답했다.
“코로나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서로 소리 질렀다 “수영장에 가지 말아야 해요!” “동물원도요!” “운동하러 가면 안 돼요!” “발레도 가지 말아야 해요!” “장난감 가게에도 가면 안 된대요!” “비행기도 타면 안 돼요!” “등불 축제 때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면 안 돼요!” “서로 집에 놀러 가면 안 돼요!”
어떻게 나이에 맞게 감염병 유행을 설명할 수 있을까. 어른들도 그 병의 결과와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감염병을 설명하려면 어떤 단어가 적합할까?
멜라니 가슬은 다름슈타트 근체 리즈슈타트에 살고 있다. 가슬의 아들은 3살이다. 아이는 얼마 전 2주 격리를 마쳤다. 유치원 선생님이 코로나19에 걸렸기 때문이다. 8살 누나와 부모는 문 밖에 나가는 일이 허가됐지만 아이는 집과 마당에 머물러야 했다. “우리는 아이에게 더 설명하지 않고 단지 현재는 밖에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고만 얘기했다.” 다행히 아들도 더는 묻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난감하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얼마 전 책 <새로운 시작으로서 위기>를 펴낸 얀 칼비처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특정한 걱정에서 보호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나쁜 뉴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인스부르크대학 응급과 발달심리학자인 바바라 유엔이 말했다. “아이들은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은 이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어린아이들도 일상이 변했음을 느껴야 한다.”
변화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혹은 어른들이 무언가를 숨긴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이들은 더욱 겁에 질린다. “부모는 아이에게 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유엔은 말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왜 바이러스가 조부모에게 더 위험한지, 어떻게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아주 어린 아이에게는 다음 같은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과부하를 주지 마라. 처음에는 일상생활을 이해하는 데 알아야 할 것만 알려주라. 질문에 객관적이고 침착하게 답하라.” 부모는 주제에 대해 놀이처럼 접근하고, 인체와 면역체계에 관한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주거나 책을 읽어줄 수도 있다.
좀더 큰 어린이와 청소년은 “너무 많은 통로로 정보를 받기 때문에, 어느 쪽을 신뢰할 수 있는지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해야 한다. 부모, 교사 또는 기타 보호자는 청소년과 함께 무엇이 사실이고 소문인지 알아봐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은 소셜미디어 정보의 홍수에 대응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수업’으로 전환
학교는 아이들이 안정을 찾는 곳이고, 다른 한편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계속 많은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마리온 슈리켈은 튀링겐주 아른슈타트에 있는 게슈베스터-숄-학교의 놀이터에 서 있다. 이 초등학교에선 지난 월요일부터 제한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튀링겐주는 이곳 유치원과 학교에 노란색 수준의 경보를 발령했고, 교육부는 아른슈타트에 6학년까지 서로 분리된 수업 그룹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한 학년의 각 학급에는 고유한 영역이 있다.” 바닥에 검은색과 노란색 표시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교장인 슈리켈이 말했다. 이렇게 그룹이 서로 섞이는 것을 막는다. 지금 세 학급이 쉬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서로를 쫓고 소리 지르며 놀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쉬는 시간이 끝나면 건물 입구 앞에 두 줄로 선다.
지역 감염 상황에 따라, 이 학교에서 하는 방안이 다른 학교에서도 실행될 수 있다. 고학년 학생 수업은 다르게 대처하고 있다. 많은 학교에선 대안학습 모델을 도입했다. 몇몇 청소년은 교육 당국에 항의 편지를 쓰고, 2019년에 기후 관련 시위로 시작한 여러 일을 계속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교육부 허가 아래 매주 금요일 오후 수업을 빠지고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부정기로 시위가 열린다. -편집자)
세계와 자신의 환경에 대한 가시적인 책임감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참여는 현재의 무력감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다.
주엘링 추는 16살로 쾰른 뮐하임에 있는 김나지움 학생 대표다. 또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공립학교 학생 대표회의 임원으로 활동한다. “우리 요구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하이브리드(혼종) 수업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11학년인 추가 말했다. “감염 위험을 줄이며 학교 문을 열기 위해서는 각 학급을 작게 나눠야 한다.”
추는 교육정책에 관해서는 학생 의견이 무시된다고 말했다. “주정부의 누구도 우리 생각에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는 청소년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 대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인들은 학교를 위기 이전 방식으로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비참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벗어나려는 이들도 막막함을 느낀다. 특히 이제 학교를 막 졸업하고 새 삶을 시작하려는 젊은이, 많은 계획을 가지고 사회문제에 참여하려던 청년들이 그러하다.
“독일에서 좋은 환경을 누리며 자랐다. 나는 세상에 좋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 대학시험을 마친 뒤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을 좋은 일에 쓰고 싶었다.” 이렇게 말하는 라세 로만(18)은 본 출신이다. 그는 2020년 본에 있는 베토벤김나지움을 졸업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북동쪽으로 70㎞ 떨어진 음베크웨니 마을의 독일-남아프리카 청소년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려고 했다.
그곳에서 로만은 고아와 그 가족을 돌보고, 학교 공부를 돕고, 함께 빵을 굽고, 운전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 현재 그는 이 일 대신 11월부터 뮌헨공과대학에서 분자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계획을 포기한 뒤 며칠은 힘들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인생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로만은 다른 사람들이 더 나쁜 일을 겪는다는 것을 안다. 그런 사람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이 부서진 것도 아프다. 그는 졸업 무도회나 신입생 파티를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운명일 뿐이다.”
많은 학생이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고, 대학 수업은 온라인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대학가 도시 월세방들은 텅 비어 있다. 평소라면 학생들로 북적였을 것이다. 스벤야 스트루베(20)는 네덜란드 흐로닝언에서 공부한다. 그는 한동안 독일 부모님 집에 돌아와서 살았다. 최근 스트루베는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흐로닝언은 현재 죽은 듯이 황량하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든 꾸려갈 수 있지만, 세상과 존재의 연약함은 이미 이 세대에 각인됐다. 많은 독일 사람이 물질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평화와 자유를 누리며 성장했다. 이제 독일 사람들도 매 순간 아주 기초적인 것에도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만일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지가 아니라면 무엇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소아과 의사인 헤베르트 렌츠폴스터는 그의 최근 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모든 것>과 이전 책 <교육이 신념을 형성한다>에서 급진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내가 선생님에게 요청하는 것은, 수업을 그냥 계속 진행하지 말고 아이들을 자세히 보라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뒤처지고 어떤 아이는 기분이 안 좋다. 수업이 아이들 마음에 별로 안 들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치유돼야 하고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새 위생 규칙을 도입해 이전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아이들은 교육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울 수 없다.”

   
▲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수업 방식은 물론 삶과 세계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놓았다. 영국의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REUTERS

성적을 없애고 커리큘럼도 없애라
아이들이 배우기 위해서는 성적을 없애고 커리큘럼도 사라져야 한다. “이제 아이들은 수학, 독일어, 물리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 학교는 아이들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강하다’는 것을 체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연으로 나가서 개성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개성이 만들어지면 다른 것은 따라온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교육자들은 코로나19 방역 기간이 아이들의 개성 형성과 성숙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들은 자신을 속수무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동시에 스스로 위기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을 체득한다.
아냐 토미체크는 에센 디아코니베르크(개신교 사회복지서비스) 산하 쿤터분트 유치원 선생님이자 책임자이다. 이 유치원에는 생후 4개월부터 취학 전 아동 110명이 다닌다. “2020년은 창의적으로 대처하고 관점을 바꿀 수 있는 해였다”고 토미체크는 말했다. “아이들이 부모 없이 유치원 건물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훨씬 독립적이 되었다. 이전이라면 부모의 도움을 받았을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가 기본법에 아이 권리를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끝낼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이미 아이들 권리를 기본법에 포함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뤼베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우테 타이엔이 말했다.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어른에 대한 관심과 똑같이 나타났을 테니까. 과학 전문가 출신 관료들은 어린이나 청소년을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보지 않았고 바이러스 전파자로 취급했다.”
무엇이 아이들에게 부담되는지는 관점을 바꾸면 또 다르게 보인다. 예를 들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빌린 3천억유로 넘는 부채는 어떠한가. 다음 세대에게 공포이지 않을까.
그러나 재무장관 올라프 숄츠(사회민주당·SPD)는 현재 거의 무비용으로 새로운 대출을 받았다. 상환 기간에 따라 그와 그의 후임자는 빌린 것보다 적은 금액을 상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부채 수준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보다 훨씬 낮다.
금융위기 때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0%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고 2021년 말에는 70%정도 웃돌 것이다. 금융위기 때 80%를 관리했고 10년간 4분의 1을 줄였다면, 코로나19 위기는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부채는 해롭기보다 유익하다
장기적으로 부채는 젊은이에게 해롭기보다는 유익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수십억달러의 부채로 심각한 경제 붕괴를 막아내는 것이, 그들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인생 전체에 더 도움이 된다.
만일 정부가 이렇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더 강한 경제위기가 닥치고 기업이나 정부 모두 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젊은이들이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거나 창출되지 않았을 것이고, 수많은 사람의 급여가 삭감됐을 것이다.
울름 근처 한부모가정의 사 남매에게 돌아가보자. 19살 레오나르트는 온라인에서 그의 친구들을 만난다. 매주 금요일 화상채팅으로 10~12명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떤다.
레오나르트의 동생 코스마스는 4주 전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땄다. 잠시 무언가 하고 싶을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근교로 나간다. 자유를 느끼는 순간이다. 페르디난트는 마당의 수평바에서 풀업, 림리프트 등을 연습한다. 체조훈련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말이다. 리자는 코로나19 유행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어머니 질비아는 학교가 다시는 문 닫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Der Supiegel 2020년 제49호
“Generation Corona”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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