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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학자금 대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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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2011년 01월 01일 (토) 이브스 스미스 economyinsight@hani.co.kr

이브스 스미스 Naked capitalism 운영자

언론은 부채 위기로 파생되는 ‘급성 징후’에 집착해왔다.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심각한 사안 중 하나는 악화 일로를 걷는 고용시장이 대학과 대학원 졸업생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우리에겐 무언의 사회계약이 있다. 교육을 받은 청년층, 그중에서도 특별히 ‘좋은’ 교육을 받은 젊은 사람들은 평생에 걸쳐 높은 소득을 보상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소득의 보장은 교육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결정을 합리적 행동처럼 보이게 했다.
 
   
 

교육은 더 이상 투자 수단 아니다
하지만 ‘대학 교육=높은 소득’ 공식이 언제부터인가 들어맞지 않기 시작했고, 최근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이 공식의 정확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앰허스트의 매사추세츠주립대에 재학 중인 마크 폴과 아나스타샤 윌슨은 미국의 인기 경제 블로그 ‘베이스라인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에 기고한 글에서 신규 대학 졸업생들의 암담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용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18~24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24.7%에 이른다. 미 노동통계청의 U3Tip & Tap를 사용한 이 실업 통계들은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 거의 빈사 상태인 고용시장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청년 한계 근로자’와 ‘구직 단념자’의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U3에는 ‘불완전취업’(Underemployment) 상태인 사람들도 포함하지 않는다. 대학 졸업자 절반만이 학사 학위가 필요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상황에서, 불완전고용 실태는 밀레니엄 세대(18~30살)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지표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신규 대학 졸업생 중 절반이 학사 학위가 필요 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 졸업생들이 단순히 배움의 즐거움 때문에 대학에 진학했고, 여가 시간에 소설을 쓸 수 있어 건축자재 등을 파는 매장에서 일하는 것이 괜찮다면, 이 상황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미국에서 ‘노동계급 지식인’이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이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대학이나 대학원 등 고등교육의 (사회적·개인적 가치와 대조되는) 경제적 가치는 과장됐다. 미국대학위원회는 대학을 졸업한 노동자의 평생 소득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근로자보다 80만달러 이상 높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대학위원회가 근거로 삼는 2007년 연구의 저자는 위원회 쪽의 주장을 부인하며, 45만달러가 더 현실적인 추정액이라고 말한다. 또 마크 슈나이더 미국리서치연구소 부소장은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해 10년 뒤에 버는 실제 소득 데이터를 적용하고 세금 등을 반영했더니, 두 집단 간의 평생 소득 격차는 28만달러 정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생과 부모들은 투자 수단으로서 교육의 가치를 굳게 믿었다. 그리고 대학 등록금이 과도하게 인상되면서 점점 더 많은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가 이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지난 수십 년간 대학 등록금은 미국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격하게 올랐다.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가구별 소득 중간값이 6.5배 증가한 반면, 주립대학 등록금은 같은 주 학생인 경우 15배, 다른 주 학생인 경우에는 24배 증가했다. 사립대학 등록금은 13배 이상 증가했다(아이비리그 대학에 다니려면 숙식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1년에 3만8천달러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림>을 보면 교육 부문에 비해 다른 부문의 인플레이션은 적게 상승한 것처럼 보인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미국의 많은 중산층 가정이 자녀를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시킬 만한 여건이 됐다. 하지만 지금 하버드대학에 1년 다니려면 숙식 비용을 포함해서 5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든다. 이 금액은 중산층 가정의 연간 소득과 맞먹는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학자금 대출이 파산 면책이 사실상 불가능한 개인 채무란 점이다. 법률 정보 포털 ‘파인드로’(FindLaw)에서 관련 내용을 살펴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5년 시행한 파산남용방지 및 소비자보호법 덕분에 학자금 대출자들은 ‘과중한 부담’을 증명해야만 파산 면책을 받을 수 있다. ‘과중한 부담’은 해당 대출자가 절대로 이 대출금을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판사에게 증명해야 성립된다. 이 규정을 충족시키기란 정말 어렵다.” 마크 폴과 아나스타샤 윌슨은 높은 청년실업률이 얼마나 심각한 경제적 문제고, 더 나아가 사회적 문제인지를 설명해준다.
 
연체된 학자금 30% 급증
2008년 졸업생 기준 1인당 빚은 2만3200달러에 이른다. 이는 4년간 25% 증가한 금액이며, 교육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 졸업생들의 소득이 높지 않음을 뜻한다. 대학생들의 연체율은 7.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08~2009년에 연체된 학자금은 30% 늘어 508억달러에 이른다. 소득과 학자금 대출 간 격차는 대출기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졸업생들의 신용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 신용도가 중요한 미국 사회에서 이는 앞으로 그들에게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대학생들의 부채 증가와 고용 정체 현상이 계속된다면, 청년층은 (몇몇 경제학자가 의심해왔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의해 정체가 드러난 가짜 구조적 실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심각한 ‘구조적 실업’ Tip & Tap 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이 청년층이 더 오랫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잠재적 실업’ Tip & Tap 상태에 계속 머무르면, 인적자본 가치 저하로 구조적 실업이 향후 발생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학자금 대출 위기는 천천히 진행 중인 시한폭탄이다. 더 많은 학생이 대학을 그만둘수록, 고용시장 압박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마크 폴과 아나스타샤 윌슨은 글 말미에 대책 마련과 관련해서 설득력이 높은 주장을 내놓는다.
“미국의 구조적인 실업을 막고 높은 등록금과 높은 실업률 사이에 낀 이 세대에게 미래를 보장하려면, 재정정책이 교육과 일자리 창출 위주로 시행돼야 한다. 재정 보수주의자들은 비용에 대해 불평하겠지만, 이 비용을 충당하는 부담은 더 어린 세대가 짊어진다.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재정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민간 부문의 투자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거두는 게 재정적으로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대학 졸업생들이 자신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 한, 현재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할 것이다.
번역 이기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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