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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기업 감세의 환상
[COVER STORY] 이제는 통하지 않는 경제법칙- ③ 임금·일자리
[126호] 2020년 10월 01일 (목) 미셸 위송 economyinsight@hani.co.kr

미셸 위송 Michel Husson 프랑스 경제·통계학자

   
▲ 2020년 1월 프랑스 니스에서 한 시민이 노란조끼를 입고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파업에 참가했다. 그가 든 기타에는 “마크롱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REUTERS

09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뮈리엘 페니코가 얼마 전까지 노동장관으로 재직할 때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은 좋은 해법이 아니다.” 하지만 진짜로 ‘우리가 잘 아는 것’은 아는 게 없다는 것뿐이다. 최저임금과 일자리 ‘정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하나도 없다.
앙드레 질베르베르그(프랑스 최저임금 전문가 그룹 위원)와 피에르 카위(전 위원)가 함께 쓴 <경제적 부정주의>를 보자. 두 경제학자는 이 책에서 “정부가 최저임금을 계속 올리면 품을 써서 얻는 이익보다 품삯이 많이 들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경제적 부정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하겠다며 근거로 내세운 ‘과학적’ 연구가 고작 하나라는 점이다. 그 연구도 성급하게 일반화했다. 불과 1982~89년에 청년만 대상으로 한, 이론의 여지가 큰 연구였다.

경험 연구 빠진 이론
경험적 근거가 부족한 가설이 프랑스에서 ‘공적 지식’이 됐다. 그런 지식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금방 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2017년 영국 저임금위원회는 연구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이 일자리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유의미한 통계가 없다”고 밝혔다. 독일 연구진은 최저임금이 일자리에 크지는 않지만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다른 보고서에서는 최저임금 도입 이후 “저임금 노동자를 중심으로 지역 간 임금 격차가 줄었으며 평균임금이 낮은 지역에서 일자리가 사라지지도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스턴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어디에서도 최저임금이 “저숙련 노동자와 청년 일자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은 개발도상국에서 최저임금이 일자리에 영향을 준 역사가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일자리’를 둘러싼 억지 주장이 사라진 지 이제 30년이 다 됐다. 그런데도 프랑스는 여전하다.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2015년 7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서 그 새로운 합의를 소개했다. “임금 결정에 대한 이해가 지식 혁명을 거치면서 바뀌었다. 데이비드 카드와 앨런 크루거의 저서 <신화와 측정>(1995)이 출간되기 전까지 나를 포함한 경제학자 대부분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론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카드와 크루거는 최저임금 인상이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후 여러 차례 검증됐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희생시킨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니 외려 빈곤율이 낮아지고, 영유아 건강이 좋아졌다. 진작 알았어야 했다. 그러면 코로나19 싸움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에게 제대로 보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10 분담금 낮추면 기업이 일자리 만든다
노동비용이 줄면 기업이 고용을 늘릴 것이라는 말은 그럴싸하게 들린다. 노동비용을 줄인다고 노동자에게 전보다 돈을 적게 주면서 같은 일을 시킬 수는 없으니, 비용 일부인 사회분담금을 공제하거나 아예 면제해준다.
경제학자 대부분은 사회분담금을 낮추면 일자리가 늘 것이라는 이론을 믿는다. 경제분석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 효과가 유독 크다고 주장했다. 사회분담금을 없앴더니 최저임금의 1.6~2.5배를 주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높은 임금은 그만큼 고숙련 노동자를 쓰는 데 드는 자연스러운 비용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실제 검증된 이론일까.
프랑스는 1993년부터 사회분담금을 꾸준히 줄여왔다. 이런 정책 기조 결과로 탄생한 제도가 ‘경쟁력과 일자리를 위한 세액공제’(CICE)다. 최근에는 이 제도가 최저임금의 2.5배 이하 임금에 대한 사용자의 산재보험 분담금을 6%포인트 낮춰주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건강보험공단은 바로 영향받는다. 하지만 ‘경쟁력과 일자리’는 그렇지 않다. 경제분석위원회 분석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공공정책연구소 연구 결과를 보면 사회분담금 공제 정책이 일자리를 비롯해 매출, 부가가치에 끼치는 영향은 희미하다.

진짜 목적?
2014년 1월21일치 <르파리지앵>에 야니크 로르티 인터뷰가 실렸다. 신문은 관련 분야 전문가인 로르티에게 300억유로(약 42조원) 규모의 사회분담금 감면에 따른 고용 효과가 얼마나 클지 물었다. 그는 “75만~150만 개 일자리가 생기거나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CICE 제도는 이러한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300억유로를 ‘들인’ 정책이었다. 경제분석위원회 연구보고서를 다시 보자. 모든 평가조사에서 기존 일자리는 사회분담금 감면으로 얻는 효과가 희미하다는 결론에 수렴했다. 마찬가지로 공공정책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사회분담금 감면이) 수출에 별다른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런데도 사회분담금 감면을 지지하는 ‘돌림노래’는 왜 끝이 없을까. 답은 서비스업 임금에 있다.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생산성이 낮지만, 임금은 제조업과 비슷한 속도로 오르고 있다. (그런 서비스업에 집중된) 저숙련 노동자만 콕 집어 비용 절감을 외치는 이들의 진짜 속내가 뻔하다.
국내 서비스업 인건비를 쥐어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런다고 고용 효과가 있을지는 전혀 알려진 바 없다. 사회연대에 끼치는 영향은 더 불투명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이어진 노란조끼 운동의 외침만 공허하게 울린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0년 9월호(제404호)
Panique chez les économistes! Ces 10 lois qui ne fonctionnent plus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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