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플랫폼기업 앞다투어 금융 ‘깃발’
[COVER STORY] 인터넷금융 춘추전국시대- ① 중국 현황
[125호] 2020년 09월 01일 (화) 후웨 economyinsight@hani.co.kr

은행과 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이 독점하던 금융서비스가 디지털 기업들 손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선두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10년 전부터 수억 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인터넷금융 분야를 개척했다. 음식배달, 차량공유, 인터넷쇼핑 등 각 분야 플랫폼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의 약진이 돋보인다. 두 나라 인터넷금융 현황을 살펴본다. _편집자

후웨 胡越 <차이신주간> 기자

   
▲ (왼쪽) 중국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이 만든 인터넷금융 업체 디디대출(滴水貸)의 스마트폰 화면 갈무리. (오른쪽)2019년 5월 푸젠성 푸저우에서 열린 디지털중국전시회에 마련된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과 알리페이 홍보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이 두 플랫폼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인터넷금융 분야를 개척해왔다. REUTERS

“메이퇀 전용대출서비스, 최고 20만위안 대출 가능, 일일이자율 최저 0.02%.” “중요 알림! 디디대출금리가 신용카드 할부금리보다 낮아졌습니다. 누르면 바로 개통 가능.”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메이퇀할부(美團月付), 디디대출(滴滴“滴水貸”), 샤오미할부(小米分期), 360대출(360借條), 바이두여우첸화(百度有錢花), 징둥바이탸오(京東白條) 등 익숙한 인터넷기업 이름 뒤에 금융상품을 뜻하는 용어가 추가됐다.
10년 동안 ‘인터넷+금융’은 인터넷업계의 거두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개척했다. 그 사이에 관리감독의 허점이 드러났고 불공정 경쟁과 시장 독점, 데이터 남용 등의 문제도 불거졌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2군에 들어 있는 인터넷기업도 금융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우후죽순
기업가치 또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군 인터넷기업 대부분이 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2020년 1분기 말 기준으로, 360파이낸스 대출잔액은 731억1600만위안(약 12조4500억원)이다. 2020년 2천억~2200억위안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2019년 말 바이두의 두샤오만파인낸스(度小滿金融·이후 여우첸화로 변경) 누적대출금이 5천억위안을 돌파했다. 징둥 할부금융사 징둥바이탸오의 대출잔액은 441억2200만위안이다. 샤오미파이낸스 대출잔액은 127억2400만위안, 은행과 함께한 공동대출을 포함하면 300억위안이 넘는다. 메이퇀소액대출 대출잔액은 600억위안, 디디파이낸스 대출잔액은 500억위안을 넘겼다.
이들보다 시가총액이 약간 적은 시나닷컴(新浪)과 쑤닝(蘇寧), 씨트립(攜程), 웨이핀후이(唯品會), 58퉁청(58同城)도 정도 차이가 있을 뿐 금융 업무를 취급했다. 넷이즈(網易)는 한때 결제와 신용대출, 금융투자상품 분야에 진출했다가 사업을 접었다. 펀드 판매를 중단했고 소액대출 허가권을 매각한 뒤 결제서비스 허가권만 유지하고 있다.
새롭게 나타난 인터넷 강자 가운데 금융 업무 허가권이 없는 바이트댄스(字節跳動)와 핀둬둬(拼多多), 하오웨이라이(好未來)는 금융 업무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트댄스는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와 틱톡(抖音)의 금융서비스 광고 매출이 상당하다.
인터넷기업은 소비자대출 업무 외에 펀드와 보험 판매, 인터넷상호부조(網絡互助·가입자끼리 그룹을 만든 뒤 일부 가입자가 의료비를 청구하면 전체 가입자가 그 비용을 분담하는 상품, 상호보험과 비슷한 과도기 형태의 유사 보험), 신용평가 분야를 집중 공략했다. 일부는 고유 특성을 이용해 공급망금융에도 진출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모두 금융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후발 주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성공을 복제할 수 있을까? 경기가 하강하고 부실해진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관리감독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각자 어느 쪽으로 향할까?

결제서비스 늑장
결제서비스는 인터넷기업이 금융업에 들어서는 중요한 입구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금융업계 최강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국민 서비스로 등극한 알리페이(支付寶)와 위챗페이(微信支付)가 그 기반을 제공했다. 징둥도 결제서비스에 도전했다. 2012년 징둥은 왕인온라인(網銀在線)을 인수해 제3자 결제서비스 허가권을 확보했다. 사용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2018년에는 유니온페이(銀聯)와 제휴한 징둥샨푸(京東閃付)를 출시했다. 유니온페이 결제서비스인 퀵패스(云閃付)의 사용자 유입을 돕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징둥의 결제서비스는 징둥닷컴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해 최근까지도 시장점유율 1% 미만이었다. 징둥디지털과학기술(京東數科)의 초기 투자자는 “징둥이 몇 년 일찍 독립된 결제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지금 시장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만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징둥이 한발 늦은 바람에 온라인결제 시장에서 제3의 축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2016년 9월 제3자 결제서비스 첸다이바오(錢袋寶)를 인수한 메이퇀도 마찬가지였다. 메이퇀에 근무했던 직원에 따르면, 금융사업에 늦게 진출하는 바람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소비자를 겨냥한 시장을 점령한 상태였다. 그래서 메이퇀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O2O 서비스 가맹점의 수납 업무를 공략했다. “그때 회사 전체가 이 문제를 고민했다. 상사는 ‘가맹점 판매시점정보관리(POS)를 공략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자신이 확보한 가맹점 정보를 이용해 메이퇀 ‘포스단말기’를 보급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알리바바나 징둥의 판매자가 생태계 안에 있는 것과 달리 음식점은 메이퇀 플랫폼에서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식자재 반출이나 고객 방문 내용, 매출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음식점에 설치한 메이퇀의 포스기만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 없었다. 주로 위챗페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퀵패스와 각종 결제서비스를 통합한 격자무늬(QR)코드로 결제됐다. 결제서비스 허가권이 없던 360파이낸스는 허가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우하이셩 360파이낸스 최고경영자는 “결제와 물류 시스템이 충분히 보급됐기 때문에 기반시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 2018년 12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의 나스닥 광고 전광판에 중국 360파이낸스의 나스닥 상장을 알리는 광고가 실렸다. REUTERS

후발 주자의 선택지
후발 주자는 다른 길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 훙펑 샤오미파이낸스 회장은 “과거 계정에 기반한 결제였다면 앞으로는 생체인식 결제를 더 선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년층 이용자가 스마트 스피커와 연동해 수도·전기·가스 사용요금을 결제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새 결제 방식도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이 집 안의 식료품 보유 상황을 자동 인식해 구매하고 결제하는 것이다.
결제서비스 시장의 구도가 굳어진 다음에 진입한 후발 주자가 고객을 확보하는 방식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바이두와 360파이낸스는 외부 트래픽을 사는 방법을 선택했다. “바이두는 두샤오만을 제한적으로 지원했다. 심지어 외부 고객에 제공하는 것보다 트래픽 비용이 비쌌다. 그래서 두샤오만 광고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바이두 경쟁사에도 광고를 게재했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360파이낸스는 초기에 360그룹에 의존해 고객을 확보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8년 상장 초기 360파이낸스가 고객을 확보한 경로 가운데 △8%가 플랫폼 고객의 추천 △24%가 360그룹으로 유입 △68%가 외부 플랫폼을 통한 유입이다. 우하이셩은 “지금은 고객을 확보하는 경로가 달라졌다”며 “바이두와 텐센트 등은 물론 잉융바오(應用寶), 헬로바이크(哈啰出行), 왕이옌쉬엔(網易嚴選) 등 협력사를 통한 유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트래픽 몸값도 점점 올라갔다. 인터넷광고사 책임자는 “등록부터 고객에게 대출금을 제공할 때까지 인터넷 금융상품 고객 한 명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1천~2천위안(약 17만∼34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광고를 내보낼 경로가 줄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홍보나 항공사 애플리케이션(앱), 통신사 문자를 통해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비용이 싼 이런 유입 경로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홍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고 나머지는 규모가 줄었다.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광고를 지속하기 어렵다.” 다른 광고회사 관계자는 “효과가 낮아 금융 분야는 취급하지 않는다”며 “은행 여신한도가 너무 낮고 데이터를 사용해 광고를 게재해도 위험이 많다”고 말했다.
징둥과 메이퇀, 샤오미, 디디도 자체 시스템 내부의 트래픽에 의존한다. 저우웨이 CCV캐피털(創世夥伴資本) 파트너에 따르면, 투자자 관점에서는 거래형 플랫폼과 구동 횟수가 많고 사용자 친밀도가 높은 국민 앱의 금융 업무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 업무와 회사 고유 업무의 관련성이 적고 단순히 트래픽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전략적으로 진출해 기회를 선점했다고 해도 성장에 한계가 있다.

허가권 경쟁
인터넷과 달리 금융서비스의 생명은 허가권에 있다. 결제와 소액대출, 은행, 소비금융, 보험중개, 펀드 판매는 인터넷기업이 허가권을 가장 확보하기 쉽고 실용적인 금융 또는 유사금융 분야다. 관리감독이 엄격해져 예전보다 허가권을 얻기 어려워졌다. 바이트댄스나 핀둬둬처럼 늦게 진입한 기업은 허가권을 얻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게다가 최근 1~2년간 인터넷 플랫폼들은 수익성이 높은 허가권 확보 경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말, 디디추싱이 톈진에 새 민영 둥안(東岸)은행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톈진시는 민영은행 허가권 2장 가운데 두 번째를 디디추싱에 줄 예정이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본사가 톈진에 있는 360이 진청(金城)은행 지분을 가져갔다. 하지만 360이 최종적으로 허가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진청은행 관계자는 “위뱅크(微眾銀行)와 마이뱅크(網商銀行) 이후 인터넷기업이 민영은행 주인이 된 사례가 없었다”며 “360이 허가권을 가지려면 많은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와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고 현지 은행보험감독국과 위원회, 시 정부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허가권 확보에 성공한 기업은 샤오미파이낸스다. 5월30일, 샤오미가 지분 50%를 보유한 샤오미소비금융이 충칭에서 문을 열어 중국의 26번째 소비자금융사가 되었다. 6월11일에는 샤오미그룹이 지분 90%, 상청그룹(尚乘集團)이 10%를 가진 인터넷은행 에어스타(天星銀行)가 홍콩에서 개업했다. 앞서 샤오미는 중국의 세 번째 인터넷은행인 XW뱅크(新網銀行) 지분 29.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인터넷소액대출은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레버리지 비율이 낮다. 인터넷기업은 대부분 소액대출 허가증을 갖고 있지만, 은행과 소비금융 허가권의 수익성이 높다. 우하이셩은 “360이 진청은행 허가권을 갖게 되면 자금조달비용과 법규 장벽이 낮아지고 은행 신규 고객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훙펑 샤오미파이낸스 회장은 “시중 소비자금융사가 일반 은행의 고객관리 담당자가 중심인 업무 방식을 따르고 있어 한계에 부딪혔다”며 샤오미소비금융이 사물인터넷과 데이터를 이용한 리스크(위험요소) 관리를 결합해 자금조달 비용과 부실 비율을 낮출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 다른 장애물
은행이나 소비자금융사 지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주주가 될 가능성과 지방 감독 당국 태도가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이롄(億聯)은행 주주인 메이퇀은 이롄과 시너지효과(상승효과)를 내지 못했다. 메이퇀이 2대 주주여서 발언권에 한계가 있고 보수적인 지방 감독 당국 태도도 영향을 줬다. 이롄은행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기업과 협력하면 신상품을 추가할 때 지방 감독부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신(百信)은행에 투자한 바이두도 지분 비율이 30%에 그쳐 발언권이 약하다.
징둥도 전문인터넷은행 허가권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자오상(招商)은행과 함께 자오둥(招東)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2019년부터 준비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정부가 허가권을 내주지 않아 불발에 그쳤다. 곧 결제서비스 허가권을 갖게 될 바이트댄스는 진르터우탸오 앱에 ‘안심대출’ 메뉴를 추가해 중인(中銀)소비금융, XW뱅크, 난징은행에 사용자 유입을 제공했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광고주와 이익 충돌, 금융 업무에 따른 감독과 리스크를 피하는 전략을 찾고 있다. “금융 업무 허가권이 있으면 시어머니(감독 당국) 여럿을 모셔야 한다. 돈벌이가 시원치 않을 뿐 아니라 동질화 경쟁도 심각하다.” 민영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인터넷기업이 요란하게 허가권을 확보해도 업무 확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리감독이 엄격해진 상황을 보여줄 뿐이다.” 처닝 베이징시 인터넷법학연구회 부사무국장은 말했다. “관리감독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중개처럼 허가권이 없어도 되는 업무에서도 법규를 준수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財新週刊 2020년 제26호
互聯網小巨頭的金融戰事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