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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커지는 불평등
[집중기획] 코로나 시대의 패배자 ③ 정치권의 대답
[125호] 2020년 09월 01일 (화) 팀 바르츠 economyinsight@hani.co.kr

팀 바르츠 Tim Bartz 다비트 뵈킹 David Böcking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헤닝 야우어르니히 Henning Jauernig 안톤 라이너 Anton Rainer
안네 자이트 Anne Seith
<슈피겔>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에 직격탄을 받은 곳 중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빼놓을 수 없다. 각국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내놓은 가운데 영세기업가, 예술가, 자영업자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광장에서 정부에 더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REUTERS

반년 전까지만 해도 올라프 크니림은 성공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운영하는 박람회 전시 부스 설계 사무소 엑스포웍스(Expoworks)는 매년 200만유로 매출을 올렸다. 2020년 예약이 가득 차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왔다. 크니림은 카셀시 남쪽 크뉠발트럼스펠트에 있는 다목적 건물 다락층 사무실에서 아들 다니엘과 함께 앉아 있다. 두 사람은 결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동시에 무력해 보였다.

기업가
뮌헨 독일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산업박람회, 전시회, 국제회의 관련 산업은 연간 80억유로 매출을 올렸다. 세계 유수의 박람회 가운데 약 60%가 독일에서 열린다. 독일 산업 전시회 및 박람회 위원회에 따르면 110회 이상의 박람회 취소로 2020년 9만2천여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엑스포웍스 같은 많은 소규모 기업이 위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3월에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4월이 되자 크니림은 이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되리라 예상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람회 부스 설치업체라는 사업모델이 위험에 처했다.”
크니림은 직원 6명을 단축근무자로 등록하고 직접 지원금 1만유로를 받았다. 자신의 사업모델을 다시 만들었다. 엑스포웍스는 이제 코로나19 위생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기업을 위해 출입 차단기, 방문자 통제 애플리케이션(앱), 컨설팅과 교육으로 구성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크니림과 아들 다니엘은 병원, 공공시설, 국제회의 주최자, 기업에 상품 제안서를 보냈다. 관심은 있는 것 같았지만 업무 주문을 받지 못했다. 회사는 생존 위기에 처했다. 크니림은 대출을 받고 싶지 않다. 계획대로 이루어질 거라는 보장이 없고, 대출받은 돈도 상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시 부스 시공업계는 온통 난리다. 대형 업체도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다.”
요식업, 영화관, 여행사, 전문 상점, 미용실 등 다른 업계에서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낙관을 잃어가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DIW)가 ‘사회경제패널’ 목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자영업자 약 60%가 월평균 1200유로 이상 소득이 손실됐다. 그중 거의 절반은 앞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최대 3개월이라고 답했다.

자영업자 60%, 월평균 1200유로 이상 손실
장기적으로 독일의 기업가정신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독일인은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보다 위험을 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조금 더 대담해졌다. DIW는 “최근 독일의 신생기업과 자영업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도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영업자가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보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국가 지원이 적다고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지원에 500억유로를 투입한다는 정부 정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지원금은 운영비를 보상하지만, 업주 인건비를 보상하지 않는다. 게다가 많은 기업이 크니림처럼 앞으로 제한적으로 일할 수 있기에 이전 수준의 매출액에 다시 도달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다.
팬데믹이 디지털화를 가속함에 따라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지금 디지털화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뒤처지게 된다. 독점규제위원회 위원장 아힘 밤바흐는 “하반기부터 기업 파산이 급격히 늘 것이다. 중소기업 파산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에 경쟁과 혁신 압력이 사라지고 팬데믹은 아마존·구글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
정부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 경쟁을 추가로 왜곡한다. 정치인에게는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살릴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다.
버스·열차 운영업체 플릭스모빌리티 공동창업자 앙드레 슈뵘라인은 자신을 코로나19 정책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플릭스모빌리티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단계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는 뮌헨의 신생기업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켰을 뿐만 아니라 도이체반(민영화된 독일 국영철도)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했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도이체반에 67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엄청난 금액이다.
사실 도이체반은 코로나19 확산 뒤에도 차질 없이 운영됐다. 경쟁업체에는 이것이 문제가 된다. 슈뵘라인은 “우리는 민간 회사라서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노선 운영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도이체반은 국가에서 돈을 주기 때문에 손실과 상관없이 운영할 수 있다. 이렇게 도이체반은 경쟁자를 사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독일 재무부 차관 볼프강 슈미트는 어느 때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는 1조9천억유로의 코로나19 피해 지원 계획을 발표한 올라프 숄츠(현 독일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의 오른팔이다. 슈미트는 팬데믹과 경제의 강제 동결로 독일에서 무엇인가 바뀌고 있음을 느꼈다. 위기의 비용이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느냐는 질문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습격에 따른 전례 없는 경기침체로 중산층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REUTERS

정치권의 대답
1단계에서 독일 정부는 지원금 수십억유로로 손실 소득의 일부를 보상하고 기업 운영을 유지했다. 2단계에서 숄츠와 경제부 장관 페터 알트마이어는 6월 초부터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도입했다. 고통 분담 논쟁이 있을 것이 확실하다고 슈미트는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좌파당 원내대표 아미라 모하메드 알리는 200억유로를 들여 일반 부가가치세를 6개월 동안 내리는 정책에 반대한다. 대기업은 어차피 그들이 받은 혜택을 다른 이에게 온전하게 전달하지 않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보다는 중소기업 직접 원조를 늘리고, 소비자에게 상품권을 배포하고, 연금이 적은 이들과 실업 급여자들에게 팬데믹 추가 지원금을 주라고 주장한다. 대기업 대 중소기업, 부자 대 빈자, 분배 전쟁이 시작됐다.
예를 들어 사회민주당(SPD) 공동 당대표 자스키아 에스켄은 소득 최상위층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에게 코로나19 비용을 분담시키기 위해 재산세를 재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사회분배 연구자 그랍카의 의견에 따르면 그 주장은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자금조달을 위해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기업가에게 현재 소득과 관계없이 세금이나 부과금을 부여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
지원금 정책에 대해서는 전체 정치권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도, 누가 그 비용을 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각 진영의 답변이 완전히 다르다.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 친기업 대 친노동자로 각 전선이 굳건해지고 있다. 기독교민주연합(CDU) 당대표 후보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코로나 위기가 지나간 뒤 국가 서비스 전체를 재고하려 한다. 그에 반해 사회민주당 정치인 슈미트는 최저임금을 많이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국가에 대한 경멸과 세금 인하 이데올로기를 이제 끝내야 한다.”
좌파와 우파의 싸움에서 한 계층이 특히 고통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국가 근간을 이루는 계층, 경제력, 사회적 결속력, 정치적 평화의 기반인 중산층이 그 대상이다.
푸에스트 뮌헨 독일경제 연구소장은 팬데믹이 구조 변화를 악화하면 중산층이 무너진다고 경고한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노동시장에서 더 좋은 기회를 가지도록 교육에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학교 폐쇄로 점점 더 많은 사람, 특히 교육 취약계층이 뒤처지고 있다. 푸에스트 소장은 “기회 불평등이 늘고 있다”면서 “교육은 특히 쓰라린 형태의 불평등으로, 지금까지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던 문제”라고 말했다.

ⓒ Der Spiegel 2020년 28호
Die Verlierer der Krise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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