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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대체’ 기대 정부 펀드 ‘앞장’
[SPECIAL REPORT] 상종가 치는 중국 반도체 기업- ② 전망
[125호] 2020년 09월 01일 (화) 예잔치 economyinsight@hani.co.kr

예잔치 葉展旗
취후이 葉展旗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5세대(5G) 이동통신 전시회에 마련된 중싱통신(ZTE) 홍보관. 통신장비 업체 중싱은 미국 정부의 본격 제재를 받은 첫 기업이다. REUTERS

중국 반도체 기업의 가치평가 모형에서 핵심은 국산제품 대체다. 업계에서는 중싱통신(ZTE) 사건이 불을 댕겼고, 화웨이가 제재를 당하자 불길이 거세게 타오른 것으로 본다. “화웨이는 실질 수요를 갖고 있어 제품 공급망을 이끄는 힘이 정부보다 강하다.” 반도체 상장사 관리자는 화웨이가 반도체 칩 제조 분야로 진군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면 SMIC와 TSMC의 처지가 비슷해질 수 있다. 2019년 화웨이가 SMIC 매출액의 20%인 6억달러에 기여한 반면, TSMC의 매출 비중에서는 14%(약 50억달러)를 차지했다.
중국 장비제조사 관계자는 화웨이가 중국 장비제조사와 접촉했고 우한에 생산라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중국산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변수가 너무 많고, 특히 화웨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의 국산 대체로 타격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조사는 이런 상황을 더 심각하게 느낀다. 미국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기술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더라도 중국산 제품으로 바꾸려는 신호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고객사가 전체 제품을 국산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제2공급업체를 중국 기업으로 선정하거나 주문량의 10% 정도를 중국 제조사에 맡길 수도 있다. 그는 중국에서 외국 반도체 기업의 처지가 난처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유기업 주문은 날아갈 위험이 크다. 민영기업 주문이 날아갈 확률은 중간 정도다. 외국 고객사만 안전한 상태다.”

   
▲ 2019년부터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기 시작한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프로그래머블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어센드310. 하이실리콘 누리집

화웨이 제재의 여파
2019년부터 미국 제재를 당한 화웨이는 조급한 상황이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와 아날로그 디지털 변환기(ADC)처럼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시장에서 대체할 제품을 찾을 수 없는 분야에서는 자회사 하이실리콘(海思半導體)이 더 많은 칩을 설계하고 있다. 런정페이 창업자가 장담한 “5세대(5G) 이동통신부터 코어네트워크 산업까지 미국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실천에 옮겼다.
“화웨이는 대량의 부품을 비축했다. 2021년 말까지 사용할 부품을 이미 2020년 상반기에 준비했을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화웨이의 이런 조치가 중국 후방산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화웨이 산하 허블투자(哈勃投資)는 설립 1년 남짓한 시간에 10개 넘는 기업에 투자했다. 대부분 반도체 공급망에 속한 기업이었다. “화웨이가 투자한 기업은 다른 투자자를 받지 않는다. 화웨이 주문량만 처리해도 매출액이 2천만~3천만위안이었던 기업의 규모가 상장사 수준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으로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화웨이 등이 전략적으로 중국 제조업체를 키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고 공급망 안전과 협력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중국 제조사 기술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사모펀드 투자자가 한 말이다. “외국산 무선주파수 부품을 사용하는 동안 안정적이던 스마트폰의 일부 부품을 중국산으로 바꿔 문제가 생기면 공급망 부서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외국의 압박이 강해지면 중국산 부품을 늘리지만 제재가 풀리면 중국 공급사와 거래를 중단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넓은 범위에서 시장을 보면, 비용과 효율이 역시 가장 중요하다. 중국 IT 제조사 책임자는 “국산으로 대체하는 일이 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제재 대상이 아니면 미국산 반도체를 구매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있고, 특히 정부와 가까운 기관에서 수요가 강하다. 물론 이런 기관은 국산 반도체 칩 성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핵심 업무는 미국 솔루션에 의존하고, 부품 구매 단계에서 국산화를 강조할 것이다.
“가격이 예상보다 10배 이상 높아도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면 급한 대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훙 이사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 단절로 국산화 기회가 생겼고 기존에 있던 시장이 신생 시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신생 시장의 리스크(위험요소)를 감당하지 않고도 업계에 진입할 기회가 생겼다.
“많은 기관이 무선주파수 업계를 주목한 이유가 뭘까? 완전히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훙 이사는 중국산 제품이 수입제품을 대체할 기회를 판단할 때 먼저 미국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이 기술의 선진성, 전방산업의 응용 현황을 봐야 한다. 그는 벌써 6세대(6G) 이동통신을 내세워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나타났다며, 이들은 5~10년 안에 제품을 출시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 대체와 관련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금 ‘적을 알고 나를 모르는’ 상황이다. 상대방이 우리를 막고 있는 것은 알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른다.” 웨이샤오쥔 칭화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산품 대체를 언급하면서 강조했다. “우리 스스로 무엇을 대체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울 것이다. 앞선 것으로 낙후된 것을 대체해야지, 낙후된 것으로 상대방의 낙후된 것을 대체하면 희망이 없다. 지금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정부도 가끔 실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체는 쉽지 않다. 돈을 써서 대체하는 것보다 혁신이 더 좋지 않은가?”

반도체 주식 사재기
반도체 기업 주식이 유통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발행시장까지 열기가 전달됐다. 가격이 날아올랐다. “그런대로 괜찮은 기업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고, 좋은 기업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은 경쟁이 치열하다. 거의 모든 투자자가 느끼는 점이다.” 선전시 사모펀드 투자자는 여러 해 동안 중국의 첨단 제조업에 투자했다. 2018년 이전까지 반도체 업계의 투자 분위기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소규모 사모펀드도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때 많은 기업이 투자자를 찾았다. 우리는 그들의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제품을 판매할 고객사를 찾을 수 있을지 믿지 못하고 주저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눈에 차지 않는 기업에 대자본이 들어가 있다. 비이성적인 상태다.”
2020년 5월, 그는 창저우에서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제조사를 조사했다. “아쉽게도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이 기회를 가로챘다. 한번에 20억위안을 투자했다. 지금 단계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이 많지 않아도 대형 펀드가 들어오면 우리는 투자할 수 없게 된다. 대형 펀드는 기업가치도 너무 높게 올려놓는다.”
지난 2년 동안 이런 소형 사모투자기관은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데서 ‘선택할 투자 대상이 없는’ 상황으로 바뀌는 과정을 겪었다. 전망이 좋은 기업의 투자는 대규모 자금이 주도해 소규모 사모펀드는 ‘입장권’조차 구하기 어렵다. “투자할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지만 투자할 자금도 없다.” 반도체 분야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산업 대자본이 주도하고 민간 자본은 보조하는 투자 구도가 만들어졌다.
선전시 사모펀드 투자자에 따르면, 많은 반도체 기업이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고 심지어 공장도 없는 상황에서 기관이 투자할 때는 정상적인 논리로 평가할 수 없다. 기술 개발 가능성을 두고 도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말한 창저우 디스플레이 구동 칩 제조사들 또한 지금까지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BOE(京東方)와 비저녹스테크놀로지(維信諾) 등 고객사에 보낸 견본제품이 검증을 통과한 상태다.
“기술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고 고객사의 기술 검증을 통과했다면 그 기업은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후 상업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익을 남길지에 대해서 대형 펀드는 신경 쓰지 않는다.” 투자자는 “중국 반도체 사업은 방대한 응용시장이 받쳐주고 있다”며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판매시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하이실리콘은 제품을 만드는 전방산업이 소재 분야의 후방산업을 이끄는 대표 사례다. 후발 주자가 따라하는 대상이다. 6월15일, 비야디(BYD)에서 100% 출자한 자회사 BYD반도체가 두 번째 자금조달을 발표했다. 투자 전 75억위안이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BYD반도체는 19억위안과 8억위안을 잇달아 조달했다. 투자자는 세쿼이아캐피털과 한국의 SK그룹, 샤오미그룹, 레노버그룹, 중신은행산업기금(CPE) 등이다.

   
▲ 중국 산시성 시안의 비야디(BYD) 공장에서 로봇이 차량 도장 작업을 하고 있다. BYD가 100% 출자한 BYD반도체는 전기자동차에 널리 쓰이는 전력용 반도체 IGBT생산에 주력한다. REUTERS

설계업체에도 ‘단비’
BYD반도체의 핵심 제품은 전력용 반도체 IGBT로 전기자동차에 널리 쓰인다. BYD 투자자는 인피니언을 비롯한 외국 대형 제조사보다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국내시장 점유율이 벌써 2위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본사인 BYD의 자동차 생산 규모와 다른 대형 제조사와의 협력 관계가 장점이다. 곧 커촹반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상반기에 자금을 조달한 반도체 기업으로 UNISOC(紫光展銳)이 있다. 5월, 투자 전 기업가치 500억위안을 기준으로 대형 펀드 2곳과 상하이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이 각각 22.5억위안을 투자했다. 원밍(聞名)투자도 5억위안을 증자했다. 대주주인 스프레드트럼은 산샤캐피털(三峽資本)과 칭다오하이얼창업투자, 중신증권투자 등 22개 기관에 UNISOC의 지분 13.39%를 73억6600만위안에 양도했다. 스프레드트럼은 회사를 상하이로 이전해 2020년 안에 커촹반 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UNISOC는 퀄컴과 미디어텍 뒤를 잇는 세계 3위의 모바일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모바일 반도체 회사 스프레드트럼과 사물인터넷(IoT) 반도체 기업 RDA가 통합해 만들었다. 칭화유니그룹이 2013년 7월 미국 증시에서 스프레드트럼을 인수했고, 같은 해 11월에 RDA와 사유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모두 26억8700만달러였다. 하지만 4세대(4G) 이동통신 시대에 성과가 좋지 않아 2018년 매출액 73억위안, 순이익 2억5500만위안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국이 화웨이 추가 제재를 단행하자 업계에서는 제3의 모바일 반도체 제조사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두 달 동안 화웨이와 아너(榮耀)는 미디어텍 부품을 탑재한 5G 보급형 스마트폰 5종을 출시했다. 미디어텍의 2분기 매출액은 14분기 만에 최고 실적을 거뒀고 여러 해 동안 저조했던 주가도 신고가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UNISOC가 화웨이 공급망에 들어가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기대한다. 하지만 다른 반도체 기업과 같은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제재 명단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29호
半導體“替代盛筵”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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