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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숲·텃밭 가꾸기 최고의 기상이변 대책
[ISSUE] 프랑스 도시녹화 바람
[125호] 2020년 09월 01일 (화) 쥐스틴 카논 economyinsight@hani.co.kr

프랑스에서 녹색도시가 기상이변 피해를 줄이고 건강을 지키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도시숲, 도시텃밭 가꾸기가 순풍을 타고 있다.

쥐스틴 카논 Justine Canonne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낭트 주변 지역의 숲 가꾸기 사업에 참여한 미니빅포레스트 회원들이 묘목을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미니빅포레스트 누리집

2020년 프랑스는 1990년 이래 가장 더운 새해를 맞았다. 여름이 두렵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9년 여름 프랑스 서남부 도시 보르도는 ‘나무차양 씌우기 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나무 2만 그루를 심기로 했다. 남부 휴양도시 니스는 ‘2019 녹색수혈 정책’을 세워 6㎞에 걸쳐 나무를 심었다. 같은 해 벨기에 브뤼셀에선 덩굴식물로 지붕을 덮는 가구에 ‘그린보너스’를 지급했다.

변화를 이끄는 지역사회
목표는 같다. 도시 열섬과 싸우는 것이다. 도시 열섬은 주변 시골이나 숲에 견줘 도시 안 기온이 국지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건축물 때문에, 콘크리트나 시멘트 포장 뒤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해 인간활동이 밀집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반면 식물이 만드는 섬은 서늘하다. 녹지밀도에 따라 기온이 최소 5℃ 낮아진다는 미국 연구기관 분석도 있다.
파리시는 2015년부터 시민에게 ‘녹색허가증’을 발급해, 시내에서 텃밭과 정원을 가꿀 수 있게 했다. 시민은 녹색공간을 넓히거나 만들고, 거리와 벽에 초록을 입힌다. 학교 앞마당 아스팔트를 벗겨내고 꽃과 나무를 심어 ‘오아시스’로 만든다. 더 크게 보면, 도시의 탄성력을 기르는 일이다.
프랑스 위험·환경·모빌리티·도시정비 연구와 전문지식 센터장이자 <도시를 다르게 살자> 공동저자인 마르조리 뮈지는 “이런 추진력은 지역사회가 10년 넘게 쌓아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접근법도 진화했다. 2000년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핵심은 생물다양성이었지만, 지금은 기후변화 적응으로 옮겨왔다.”
녹지밀도와 녹색투자 규모에 따라 매긴 2020년 녹색도시 순위에선 서부 도시 앙제와 낭트가 선두를 겨룬다. 뮈지 센터장에 따르면, 원래 서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암석이 적고 인구밀도가 낮다. 하지만 이 지역에 녹색도시가 많은 게 기후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더위 피해가 작은 해양기후권에 속한 덕이 크다. 리옹과 마르세유 같은 도시는 폭염 문제가 너무 심각해 인위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노력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도심 속 작은 원시림
도시녹화는 2020년 지방선거 때 후보들 핵심 공약이었다. 시민의 도시 속 초록 가꾸기 노력이 전국 각지에서 꽃피우던 참이었다. 스테파니 살류와 짐 부셰는 2018년 시민사회단체 ‘미니빅포레스트’를 만들었다. 두 사람의 모험은 슈벤두 샤르마를 도와 콘퍼런스를 준비하며 시작됐다. 샤르마는 인도 사회단체 어포레스트(Afforestt) 설립자로, 일본 생태학자 미야와키 아키라 박사의 ‘방법’에 따라 초소형 원시림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니빅포레스트 활동도 비슷하다.
부셰는 “미야와키 방법은 면적 1㎡의 땅에 나무 3~5그루를 밭게 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면 나무끼리 협력하거나 더 많은 빛을 쐬려 경쟁한다. 1㎡ 단위로 표지를 세워 키가 다른 나무 세 종류(키가 작은 관목, 키가 보통인 나무, 키가 큰 교목)를 촘촘하게 심는다. 빠른 속도로 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이다. 나무를 심기 전엔 반드시 흙에 퇴비를 섞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 땅을 비옥하게 해야 한다. 사람이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잘 크는 고유수종을 심는 것도 원시림을 만들 때 중요하다. 그래서 해당 지역 고유수종을 파악하기 위한 선행 연구가 꼭 필요하다.”

도시텃밭
이런 원칙에 따라 미니빅포레스트는 낭트 주변 지역에서 숲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다. 민간기업(레아나튀르, 메종드몽드, 나튀르&데쿠베르트)과 시민에게 기부금을 받아 재원을 마련했다. 한번에 수백 그루를 심는다. 부셰는 “산림 개발이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천연 숲과 가장 비슷한 생태계, 즉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부셰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도시숲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도시공간을 에워싼 초록 울타리는 동물이 마음껏 지나다닐 수 있는 회랑지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번에는 기업이다. 위고 뫼니에가 도시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2015년 세운 메르시레몽이라는 벤처기업이 있다. 뫼니에는 “미국에서 생겨난 사업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식량 자립 계획을 세워 도시텃밭을 가꿨다.” 메르시레몽은 일드프랑스(파리 외곽 행정구역)에서 활동한다. 도시와 도시 외곽에서 경작 가능한 땅을 찾아 ‘퍼머컬처’(영속 농업)를 실천하는 도시농부를 지원한다. “지역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와 농촌을 다시 잇는 고리가 되어 자연 초지와 텃밭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
메르시레몽의 궁극적 목표는 ‘씨앗에서 식탁까지’다. 목표 달성을 위해 파리 도심에 자리한 식당 ‘라카보르 르 를레’와 협업한다. 지역 농부의 수고가 이곳에서 근사한 요리로 탄생한다. 도시 안으로 텃밭을 들이면서 생긴 좋은 변화는 끝도 없이 많다. “밀원(꿀이 나는) 식물을 같이 심으면 꿀벌이 수분해준다. 아무것도 심지 않은 땅은 물을 저장해준다.”

   
▲ 파리 시내 도로 주변에 마련된 작은 텃밭에서 채소와 허브 등이 자라고 있다. 나무 표지판에는 재배 주민의 이름과 시청에서 받은 재배 허가 등이 적혀 있다. REUTERS

도심 자연의 이점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도 도시의 푸른 변화를 반긴다. 그 덕분에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여름날 뜨거운 열기를 피하고 △좋은 땅 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빗물을 관리해 홍수를 막는다.
지구온난화 감소 효과 역시 탁월하다, 어느 정도까지는. 환경에너지관리청은 “나무가 저장할 수 있는 탄소량은 몇십 년이면 한계치에 이르는데다 기후, 주변 식물, 토양, 관리법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도시녹화로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도심 녹지는 아직 인간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모두 상쇄하지 못한다. 녹지의 기후변화 예방 역량을 유지·강화하려면 자연 초지·산림·농지의 도시화를 멈춰야 한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도시녹화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시에 꽃과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시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고 사람의 태도를 바꾸는 노력도 같이해야 한다. 뮈지 센터장은 말했다. “어떤 지역은 아스팔트를 걷어내기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대규모 재정비 사업이 필요한 곳도 있다. 넓은 인공 부지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도시 재정비 사업에 어떤 제약이 있는지, ‘실용’과 ‘문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해야 한다.”
식물은 건축물 단열에도 도움이 된다. 건축물 외벽에 덩굴식물로 덮기만 해도 추위와 더위를 막을 수 있다. ‘천연 단열재’이자 ‘천연 에어컨’인 셈이다. 식물은 미세먼지를 흡수해 대기질을 개선해주기도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프랑스에서 매년 4만2천 명이 일찍 사망한다. 이에 따른 사회비용은 200억~300억유로(약 27조~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환경에너지관리청은 “도시가 뿜어내는 대기오염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식물의 정화 능력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결국 오염 원천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환경생태 교육
애초에 환경을 덜 오염시키고, 토지 개발을 하지 않고, 삶에 식물을 더하는 행동은 시민이 직접 실천해야 의미가 있다. 그것도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부셰는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나무를 심어 도시숲을 가꾸는 데 참여하도록 한다. 학교와 협력해 운영하는 환경생태 교육사업이다.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 나무를 심는 것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르시레몽은 사회임대주택 사업자와 지자체의 요청으로 도시농부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에서 선정한 도시재생사업 우선 지역이 대상이다. 에손(파리 남부)에 있는 대규모 사회임대주택 단지 ‘그랑드보른’에서 ‘그린보른’ 사업을 하고 있다. 뫼니에는 말했다. “도시농부 육성사업은 사회적 연결고리이기도 하지만, 사람과 생명을 잇는 매개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태어나 초록을 보지 못하고 자란 세대가 있다. 인간은 자연과 분리돼 살 수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자연에 묻혀 살아야 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0년 7월호(제403호)
Végétaliser la ville: un pari d’avenir?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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