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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인터넷쇼핑 생방송 진행
[집중기획] 중국 인터넷 유통혁명① 배경과 현황
[124호] 2020년 08월 01일 (토) 펑옌펑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에선 인터넷쇼핑 혁명이 한창이다.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쌓은 유명인인 왕훙이 쇼핑 생방송을 진행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재 기업이 전면에 나섰다. 자사 쇼핑몰에 제품 정보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 플랫폼과 손잡고 한국의 홈쇼핑 같은 생방송 판매 행사를 연다. 둥밍주, 왕청 등 유명 가전업체 최고경영자(CEO)가 선두에 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유통에 가속도가 붙어 인터넷쇼핑 생방송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_편집자

펑옌펑 彭巖鋒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6월1일 둥밍주 회장이 직접 진행한 인터넷쇼핑 생방송 홍보 화면. 거리전기 누리집

“지금은 날마다 새 변화에 부딪힌다.” 2020년 6월12일 만난 가전제조사 거리(格力)전기의 둥밍주 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탄식하듯 말했다. 그날까지 둥밍주 회장은 다섯 차례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해 거리전기 제품을 판매했다. 해마다 돌아오는 6월18일 쇼핑축제(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닷컴 창립일인 6월18일을 앞뒤로 열리는 전자상거래 할인 행사) 때는 더 큰 규모의 인터넷 생방송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2019년 인터넷 생방송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웨이야, 리자치 등 유명 왕훙(인터넷 스타)의 사업 형태였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뒤 량젠장 씨트립 창업자와 딩레이 넷이즈(網易) 최고경영자, 둥 회장 등 여러 기업의 대표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타나 제품을 팔았다.

오프라인 위기
인터넷기업과 달리 가전제조사는 오프라인에 무게를 둔 전통산업에 속한다. 이들이 인터넷 생방송을 비롯한 온라인 판매를 확장하고 경영진 생각과 기업 속도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가전제품 소비 수요가 줄어 기업 경영이 어려움을 겪었다. 거리전기는 2020년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9.7% 줄었고, 순이익은 72.53% 급감했다. 둥밍주 회장은 2월 한 달 동안 판매 실적이 전무했다며 “4월부터 판매가 조금씩 늘었지만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전통 가전제조사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려야 했다. 둥 회장 외에 왕청 TCL 최고경영자, 왕즈궈 스카이워스(創維電視) TV부문 사장 등 가전업계 원로도 생방송 스튜디오로 향했다. 왕청 최고경영자는 “지금은 인터넷 생방송을 하지 않으면 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할 줄 모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생방송은 수많은 사용자를 동일 시간대에 불러와 마케팅 열풍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적인 온라인 판매는 티몰(天貓)과 징둥 등 제3자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의존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가전제조사들은 온라인 유통에 투자를 늘렸고, 온라인 판매 비중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중국가전연구소가 전국가전산업정보센터와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1분기 가전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인 49.5%를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4.6%포인트 늘었다.
가전업계 유통구조가 바뀌고 있다. 가전제조사 내부로는 지금까지 답습한 방식을 버리고 조직구조와 투자 비중을 조정해 온라인의 빠른 속도에 적응해야 한다. 외부에서는 대리점 체계 정비,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익의 균형과 효율적 통합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점진적 개선을 기다릴 수 없게 된 가전제조사는 많은 어려움에도 온라인 유통혁명과 직접 마주하게 됐다.

잇따른 CEO의 ‘등판’
틱톡(抖音), 콰이셔우(快手) 등 생방송 플랫폼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자상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왕훙과 연예인의 제품 판매를 시도했고, 트래픽을 몰고 다니는 유명 기업인에 주목했다. 둥 회장은 솔직하고 할 말을 하는 ‘여장부’ 이미지로 알려졌다. 레이쥔 샤오미(小米) 창업자와 10억위안(약 1720억원)을 걸었던 내기(2013년 12월 말 레이쥔이 5년 뒤 샤오미 매출이 거리전기를 추월한다는 데 10억위안을 걸겠다고 해 화제가 된 일)는 오랜 세월 회자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에서 원하는 인물이었다.
2019년 12월 말, 생방송 플랫폼에서 먼저 거리전기에 연락해 둥 회장의 인터넷 생방송을 제안했다. 2020년 4월 틱톡이 둥 회장의 첫 생방송을 성사시켰다. 4월24일 오랫동안 예고했던 그의 인터넷 생방송이 시작됐고, 10분 만에 틱톡 인기 영상 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 생방송은 누가 봐도 준비가 부족했다. 2천위안 넘는 고가 제품을 팔았고 할인 혜택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방송이 자주 멈추고 소리가 겹치는 등 기술 문제도 많았다. 결국 최대 동시접속자 수 21만6300명, 판매액 23만5300위안에 그쳤다.
방송이 끝난 뒤 둥 회장은 생방송을 맡은 거리전기 담당자를 호되게 질책했다. 하지만 새로운 판매 방식을 찾겠다는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5월10일 콰이셔우에서 다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판매할 제품을 신중하게 골랐다. 거리전기 주력 제품인 에어컨은 물론 믹서기와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을 추가했다. 24가지 제품 가운데 가격이 2천위안 이하인 저가 제품이 절반을 차지했다.
콰이셔우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검색창, 팝업창, 사이드바를 동원해 둥 회장의 생방송을 홍보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줘서 가격을 수백위안씩 낮췄다. 경험이 풍부한 방송진행자(BJ) ‘얼뤼(二馿) 부부’인 징위안린과 허핑룽이 둥 회장 옆에서 진행을 도왔다. 얼뤼 부부는 콰이셔우 인터넷 생방송에서 여러 차례 판매 최고 순위에 오른 정상급 인터넷 방송인이다. 이번 방송 효과는 틱톡을 크게 앞섰다. 최대 동시접속자가 1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조회 1600만 회, 최종 판매금액은 3억위안을 돌파했다.
인터넷 생방송 재미를 맛본 둥 회장은 직접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6월1일, 둥 회장은 ‘거리둥밍주점’(格力董明珠店)을 만들어 생방송을 진행했다. 거리전기의 3만 개 오프라인 판매점도 동시에 생방송에 참여했다. 이들은 거리둥밍주점에 온라인 판매점을 열고 독립된 격자무늬(QR)코드와 판매점 번호를 받았다. 소비자가 판매점 코드로 거리둥밍주점에 접속하면 결제액이 판매점 실적으로 계산되고, 이익은 모두 해당 점포에 돌아갔다.

   
▲ 2020년 6월 중국 가전업체 TCL의 왕청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인터넷쇼핑 생방송에 나와 자사 에어컨을 선전하고 있다. 왕청은 인터넷쇼핑 생방송에 자주 등장해‘생방송 회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후닷컴

새로운 길
둥 회장은 거리전기가 ‘새로운 소매’의 길을 탐색하는 중요한 시도로 생각하고 이 생방송에 큰 비중을 뒀다. 그날 거리전기 본사 건물 1층 로비에 임시 스튜디오를 설치했고, 건물 밖에 중계차 2대를 동원했다. 외부 업체 관계자는 둥 회장을 위해 100명 넘는 인력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런취안 등 유명 배우를 생방송에 초대했고, 판매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할인했다. 주하이시 정부도 이 생방송을 위해 지원금 수천만위안을 제공했다.
광둥 지역 대리점 관계자는 둥 회장이 진행한 생방송에서 팔린 일부 제품 가격은 대리점 출고가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그날 제품을 많이 팔지 못했다. 반대로 거리둥밍주점에서 저렴한 에어컨 20~30대를 주문했다. 거리전기가 강제로 판매목표를 할당한 게 아니라 차익을 남길 수 있어 주문했다.”
그 전날 거리전기 산둥성 판매회사는 대리점에 보낸 문서에서 6월1일 거리둥밍주점에 등록된 온라인 판매점의 실적에 따라 벽걸이형 에어컨 50위안, 스탠드형 에어컨 1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거리둥밍주점 판매액은 65억4천만위안(약 1조1250억원)이다. 일부 대리점에서 구입한 물량이 있기에 이번 생방송으로 얼마나 많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재고로 쌓였는지는 알 수 없다. 둥 회장은 판매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시장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단순하게 숫자에 치중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둥 회장의 인터넷 생방송은 가전업계에 큰 여파를 몰고 왔다. “둥 회장은 공인이고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런 인지도를 활용하면 훌륭한 수익 창출 방법이 될 것이다.” 왕청 TCL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기업인이 대중 친화적이고 변별력 있는 이미지를 갖추는 것이 마케팅에서 갈수록 큰 역할을 한다. 각 기업이 지금 하는 일이다.”
4월에 왕청 최고경영자도 징둥에서 첫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해, 1시간 만에 TCL이 최근 출시한 회전형 TV 1만 대를 팔았다. 6·18 쇼핑축제가 임박하면서 생방송 횟수도 늘었다. 6월8~11일 왕즈궈 스카이워스 사장은 티몰과 징둥에서 ‘사장님, 퇴근하고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생방송을 네 차례 진행했다. 누적 판매액이 1억위안을 돌파했다. 지금은 고정 프로그램이 됐다. 거리전기의 주요 경쟁사인 미디아그룹(美的集團)도 6·18 쇼핑축제 기간에 연예인 10여 명을 초청해 생방송을 진행했다.
수천위안 가격의 가전제품이 인터넷 생방송 판매에 적합할까? 왕청은 2019년 광군제(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알리바바가 11월11일 여는 전자상거래 할인행사)를 앞두고 TCL 내부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인터넷 생방송이 제품 전시 형식의 확장이자 개선된 형태라는 결론을 얻었다.
“인터넷 생방송과 전자상거래의 결합이 가져오는 강점은 갈수록 명확하고 소비자 구매 결정을 돕는다.” 왕청은 인터넷 생방송 판매가 일반적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둥 회장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생방송 진행자보다 강점이 있다며, 거리전기가 생산하는 제품을 판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 제품과 기술은 내가 더 잘 안다.” 왕청은 “판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며 “기업인이 매일 생방송을 진행할 순 없지만 적정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둥 회장도 인터넷 생방송이 한때 생겼다가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라 오랫동안 존재할 것으로 판단했다.

ⓒ 財新週刊 2020년 제24호
家電"線上革命"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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