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 Perspective
     
2030년 세계경제 판도는
[9호] 2011년 01월 01일 (토) 앤드루 몰드 Andrew Mold economyinsight@hani.co.kr

앤드루 몰드 Andrew Mol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융·개발팀장
개발도상국은 지난 10년 동안 강력한 경제성장세를 누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2배로 빠르게 성장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 20년 동안에도 계속 개발도상국이 부유한 나라들보다 더 빨리 성장할 것인가?
   
세계경제의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릭스 정상회의 모습.
앵거스 매디슨의 유명한 예측을 업데이트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20년 뒤의 세계가 오늘날의 세계와 현격하게 다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이 되면 전세계 총생산(GDP)에서 가난한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에 타계한 매디슨은 2000년 이전의 40년 동안 국제 경제질서가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그 뒤로도 그런 변화가 계속되리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았다. 1960년대에는 세계가 제1세계, 제2세계, 제3세계로 나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새 천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서구’와 ‘나머지 나라들’, 더 나아가 ‘부유한 나라들’과 ‘나머지 나라들’이라는 말이 더 흔하게 사용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세계 GDP에서 비OECD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의 40%에서 2030년에는 57%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급격한 비중 변화는 개발도상국, 특히 인도와 중국의 역동성에 기인한다. 이 나라들이 ‘인구대국’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세계경제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거시경제, 자연자원 관리, 기술, 농업, 개발 등 많은 영역의 경제정책에 온갖 종류의 함의를 가진다.
이런 예측 수치는 OECD 개발센터의 경제사 연구자였던 앵거스 매디슨의 획기적인 연구에 토대를 둔 것이다. 매디슨이 연구자로서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은 논박의 여지가 없지만, 그도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경제에서 개도국의 상대적 비중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과소 추정한 것 같다. 그는 2003년에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예측했다. 그 뒤에 실제로 벌어진 일들은 2003년 당시에 분명하게 여겨졌던 것들과 뚜렷하게 다른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매디슨은 ‘세계경제의 윤곽 1-2030’(2007)이라는 글에서 기어리-카미스(Geary-Khamis) 구매력평가에 토대를 둔 세계경제에 대한 포괄적인 예측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 각국을 ‘부유한 나라들’과 ‘나머지 나라들’이라는 양대 집단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나라들’은 강력한 성장의 결과로 이제는 고소득 국가로 분류되는 한국 같은 나라도 포함하는 개도국을 가리킨다.
   
 

 <표>에 나타낸 시나리오는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에 대한 매디슨의 추정을 업데이트해 수정해본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금융위기의 여파를 반영해 부유한 나라들의 성장 전망을 하향 수정했다. 이는 위기로 초래된 재정 부담 압박이 고소득 국가의 장기적 성장 전망을 끌어내릴 수 있음을 시사해온 최근의 연구 결과를 고려한 것이다. 물론 많은 선진국들의 성장 실적에 영향을 주는 그 밖의 다른 구조적 불균형을 제거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
세계경제에서 중국과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 두 나라에 대한 예측은 대단히 중요하다. 매디슨은 지난 30년 동안 아시아에서 중국 경제가 가장 역동적 모습을 보여왔음을 인정하면서도 인구 변화 추세, 환경 피해, 도농 간 격차와 관련된 몇 가지 이유와, 중국의 임금이 상승하고 ‘기술 사다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치가 선진국의 위치와 점점 더 가까워짐에 따른 자연적인 성장 감속으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 성장률, 중국 추월할 것
그러나 그의 주장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로버트 포겔은 2040년이 되면 중국 경제가 123조달러 규모가 되어 전세계 GDP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으로 30년 동안 중국이 연평균 9%의 성장률을 지속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 예측의 근거로 교육 투자, 경제적 의사결정 통제의 분권화, 소비자 수요 증가, 해안지역에서 내륙 농촌지역으로의 성장 확산을 들었다. 이 두 가지 해석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연간 4%포인트에 해당)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앞으로 중국의 성장이 병목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매디슨의 예측 수치들을 수정해보았다. 그 결과, 2003년 이후 중국 경제가 보여온 강력한 실적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중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4.98%에서 5.80%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다.
인도도 중·장기 성장 전망에 대해 중국의 경우와 유사한 논쟁이 있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성장 실적이 상당히 낮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에 비해 몇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 인도는 민주적 정치질서, 더 강력한 금융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같은 주요 분야에서 더 활기찬 민간 부문을 갖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 추세에서도 중국보다 유리하다. 전체 인구에서 노동연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의 정점을 찍는 시점이 중국은 2010년인 데 비해 인도는 2030년대에도 그 시점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인도의 GDP 성장률은 1990년대에 약 6%였지만 2000년대 후반기에는 약 9%로 올랐다. 그 결과 인도의 성장률이 매디슨의 장기 예측에서는 5.68%였지만 수정한 예측에서는 6.0%로 상승했다.
매디슨은 중남미의 실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칠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에서 1990∼2003년에 1인당 소득의 증가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지역 국가들이 결정적인 정책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러나 매디슨은 2000년대 들어 이 지역의 경제실적이 좋아진 점을 놓쳤다. 2000년대에 중남미는 1960년대 이후로 강력했던 경제성장 시기 가운데 하나를 경험했다. 그 추동력은 1차 생산품 가격의 상승과 거시경제 관리의 개선이 결합한 데서 나왔다. 이 지역은 지난 10년 동안 그 전의 수십 년 동안 경제실적을 마비시켰던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새로운 추세의 결과가 반영돼 매디슨이 연평균 2.48%로 예측한 이 지역의 장기 성장률이 수정 예측에서는 3%로 상승했다.
아프리카의 전망에 대해서도 매디슨은 비관적이었다. 그는 급속한 인구 증가의 부정적 영향, 전염과 기생충으로 인한 질병의 만연, 높은 수준의 문맹률을 성장 실적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주목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가 강조한 제약 요인은 경제정책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실적 개선에 토착적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프리카도 그 뒤의 실제 상황 변화가 성장에 대한 장기 예측치를 3%에서 3.6%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정당화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의 경우와 비슷하게 아프리카에서도 경제실적이 2000년 이전의 20년 동안에는 미약했지만 2001∼2008년에는 많이 개선됐다. 경제위기 이후에는 1차 산품 가격이 급속히 반등해 이득을 얻었고, 신흥시장 국가들과의 투자 및 무역 교류가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민간자본의 유입이 늘어나고 거시경제 관리가 개선되는 동시에 많은 나라들의 부채 부담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1970년대 이후 어느 때보다 더 나은 전망을 할 수 있게 됐음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매디슨이 ‘기타 아시아’라고 부른 지역은 장기 성장률 예측치가 3.83%에서 4.00%로 상향 조정됐다. 매디슨의 예측에 대한 모든 수정을 더하고 보면 2030년에는 세계경제가 지금과 뚜렷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즉, 세계경제에서 ‘나머지 나라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에는 45%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거의 70%에 가까워질 것이다(<그림> 참조).

중남미·아프리카 경제관리 개선
매디슨의 성장 예측치에 가해진 조정의 폭은 작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영향이 아주 크다. 경제성장률은 마치 이자를 복리로 계산할 때처럼 누적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가정과 추정이 현실적일까? 2007년까지 많은 개도국에서 일어난 경제성장의 파도가 매디슨의 계산에는 완전하게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 점을 고려하는 범위 안에서는 앞의 가정과 추정이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1인당 소득수준의 수렴’이라는 측면에서 이 수치들이 가진 의미를 검토할 때 인구구조의 변화 추세가 나라마다 상이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매디슨은 유엔 인구국의 예측을 토대로 부유한 나라들의 인구증가율은 연평균 0.32%에 그치는 데 비해 나머지 나라들의 인구증가율은 연평균 1.08%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 아래 예측 작업을 했다. 이런 가정을 했기에 그는 2030년에 부유한 나라들의 1인당 소득은 3만7086달러가 되는 데 비해 나머지 나라들의 1인당 소득은 8504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이는 곧 2030년이 되어도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비해 여전히 4배 이상 부유한 상태일 것이라는 의미다. 세계은행이 수정한 구매력평가를 적용하면 이 소득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시장잠재력, 자원소요량, 에너지소비를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경제의 절대적 규모는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개발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1인당 소득수준이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이나 영향력 측면에서 개도국이 바야흐로 ‘황금시대’를 맞이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고소득 OECD 국가와 비슷한 생활수준을 달성하려는 열망이 충족되려면 개도국이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
ⓒ Voxeu·번역 이주명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앤드루 몰드 Andrew Mold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